요즘 학생들과는 달리 내 또래의 여자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비로서 핸드백이란걸 갖게 되었을 것이다.
나도 졸업식 직후 친척언니가 찾아와 나를 데리고 시내에 나가 가방을 사준 기억이 새롭다.
끈이 긴 갈 색 가방이었다. 그때 이후로 많은 종류의 핸드백이 내 어깨에 걸리게 되었다.
때로는 책가방 대용으로 넉넉한 크기의 가방도 있지만
어느땐 과장해서 말하면 남자 손바닥 만한 가방도 있었다.
하여간 여자들이 외출을 할 땐 이 가방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것같다.
집 근처 수퍼에 갈 땐 지갑하나 달랑 들고 가기 뭣해 말 그대로 손가방하나 들고 나간다.
역시 집 근처에서 가까운 사람들 만나러 나갈땐 또 손가방 을 찾게 된다.
지갑, 열쇠, 핸드폰 최소한의 것을 넣으려면 작은 손가방이 필요한 것이다.
남자들 역시 비슷할 텐데 대개 맨손으로 다니는 것이 신기하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남자가 여자들 보기에 더 그런것 같다.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자주 물어보는 말 중에 이런 것이 있다.
' 도대체 그 가방 속엔 뭐가 들었어?'
별로 가지고 다닐 것도 없는데 여자들이 신주단지 모시듯 늘 끼고 다니는 핸드백이 궁금한가 보다.
여자의 핸드백을 한번 들여다 보면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비슷한 것도 있다.
비슷한 것이란 대개 지갑, 핸드폰, 열쇠, 거울달린 화장품 정도일 것이다.
그런데 내가 20대 땐 좀 옛날이었는지 아주 작은 실 바늘 셋트를 갖고 다니는 친구들도 여럿있었고
손수건은 기본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손수건보다 휴지를 더 많이 갖고 다니는 것 같다.
또 어떤 여자는 아예 화장품을 종류대로 다 갖고 다니면서 아침엔 맨 얼굴로 나와 회사나 학교에 가서 화장을 하는 여자도 있다.
나는 문고판 책이나 시집을 넣고 다니기도 했는데 요즘엔 누굴 기다리는 일이 없어서인지
책은 안가지고 다니지만 대신 생수를 담은 작은 물병을 넣고 다닌다.
또 아무때나 먹으려고 집을 나올때 현관에서 비타민 씨를 한 두개 집어가지고 가방에 넣는다.
글쎄 군것질 좋아하는 여자인 경우는 몇가지 간식도 들어있을테지만,
하여간 그다지 신기해 할 것은 아닌것 같다.
그나저나 요즘 젊은 남자들은 데이트하면서 여자의 핸드백을 대신 메고 다니는데
메고 다니는 남자들보다 핸드백 마저 맡긴 여자들의 심리가 궁금하다.
누구 아시는 분 알려주세요.
첫댓글 물어보진못했지만,'머슴을 키우는게 아닐까요?'옷걸이처럼 잠시 걸어두는 건 아닐까요?그러고보니 궁금해지네요.
헛...옷걸이? 머슴?...
나 너한테서 도망가지 않겠다는 정표일 것 같은데...갖고 다니는 사람은 너 내꺼야 뭐 이런 주거니 받거니의 감정일 것 같습니다. 여자는 의존적 성향이 강하고 남자는 소유욕이 많거나(뺏다시피 가져간 남자), 주체성이 약한(여자가 강제로 맞겨서 갖고 있는 남자), 아님 배려심이 있는(여자가 강제로 맞겨서) 남자
들어주면 고맙지.. 뭘그리도 깊게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난 핸드백이 없다. 매일 쌕만 메고 다니는 게 안되보였는지 아빠가 상품권을 주면서 핸드백을 사라고 줬지만 큼직한 보험가방같은걸 사서 메고 다녔는데... 작은 핸드백을 들고 다니는 여자들 보면 차라리 맨손으로 다니지 저 지갑만한건 가지고 다녀서 뭐하누?
라고 혀를 끌끌차는데...암튼 난 학창시절에도 엄청 큰 가방과 많은 책들을 그속에 넣고 다녔다. 그래서 어깨가 축 늘어졌다. 아직까지도 책(문자중독증) 휴지(과민성대장증후군의 좋지않은 대장증상) 지갑(버스카드와 약간의 돈은 생명줄), 전자사전(모르는 단어땜시)온갖 쓰레기(과자봉지, 코 푼 휴지, 끄적거린 종이들)
을 들고다니다보면 쪼그만게 왜그리도 큰 가방을 끼고 다니느냐고 많은 뭇남성들이 대신 메주기도 하고, 들어주기도 했을때 난 정말 고맙던데... 물론 반강제와 야! 이것좀 들어라! 류의 고압적 명령어로 마지못해 들어주기도 한 경우가 99%였지만 여하튼 남의 짐을 자진해서 들어주는건 고맙기 그지없는 일이라고 봄.
한때 같이 다녔던 남정네 하나는, 핸드백 그까이꺼 뭐 그리 대단하다고 그거 들어준다고 그렇게 야단을 떨던지. 길거리에서 싸울 뻔 한 적도 있습니다. 거절하니까 상당히 서운해 하더라구요. 여자 핸드백을 들어준다는 것은 '니 핸드백 나한테 있다, 도망갈 생각하지 마라' 그 정도 의미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상대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만날 때 가방부터 휙 가져가는 모습, 정말 꼴볼견이었습니다. 마치 맡겨놓은 자기 물건인냥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