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수신기를 신청하러 다녀오다.
오늘 아침에 강 성도님이 오셨다. 같이 면사무소에 가기로 한 날이다. 스카이 라이프로 그동안 TV 보셨다. 그런데 매달 9,000원씩 내는 것이 너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그것도 기초생활수급자 형편에서 말이다. 그래서 아내가 스카이라이프를 해지해주었다. 그리고 오늘 면사무소에 가서 만 65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 대상으로 진행되는 디지털 TV 수신기 단말기를 신청하러 가기로 한 것이다. 성도님을 모시러 갔더니 앞집 할머니도 타신다. 미탄까지만 가자는 것이다. 할머니는 돈이 궁해서 마당에 심어 놓은 부차와 호박을 가지고 평창 장에 가시는 길이었다. 그래서 내친김에 평창까지 갔다. 강 성도님도 기침 감기로 고생을 하고 있어서 병원에 가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병원에 다녀와서 수신기를 신청했다. 그리고 59,000원만 내면 22인치 평면 TV도 살 수 있었다. 잘 되었다 싶었다. 그것까지 신청을 하고 회동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오후 늦게 성도님이 사택으로 오셨다. 병원에 갔다 와서 약을 안 탔다는 것이다. 아까 아내와 함께 약국에 들렸었는데 뭔일인가 싶었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태우고 아내는 곧장 강 성도님네 집에 갔다. 그랬더니 ‘감기’라고 적어 놓은 약이 그 자리에 있더라는 것이다. 갈수록 심해지신다. 단순히 건망증이길 바라고 있다. 다른 가족도 없이 자녀도 없이 홀로 사시는 분인데 몹쓸 병이라도 오면 어떻게 한단 말인가? 갈수록 누군가에게 더 의존하려 할 것이다. 그럴 때 우리가 작은 힘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우리 주님이 성도님에게 진정한 구주가 되시길 성도님 마음 속에 그리스도가 굳건히 자리 잡길 간절히 기도해야겠다.
성도님은 아이들 주라고 우유 5개를 사오셨다.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며 말이다. 그런 성도님이 아내는 마음이 많이 쓰이는 것 같다. 어쩌면 우리를 이곳에 보내신 이유는 이런 분들과 함께 신앙을 나누고 사랑을 나누며 삶을 살아 내라는 것은 아닐지. 다시 한번 그 분 앞에 거룩히 서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