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차~~ 봄이 오기만을 소극적으로
기다리기 보다는 활짝 핀 봄꽃 내음을 앞서서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봄
내음을 가득 담은 꽃차를 마시는 것입니다. 그윽한 향기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꽃차를 한 모금 입 안에 머금으면, 어느덧 내 안에 봄이 찾아와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니다.
투명한 유리 티포트에 꽃차 한 송이를 넣고 끓는 물을 부으면 차가 우러나면서 안에 감춰져 있던 꽃이 피어납니다. 천천히, 잎이 벌어지고 그 속에
있던 붉은 꽃잎이 피어나는 모습에 반하지 않을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피로가 찾아오는 오후 시간~~ 꽃차를 앞에 놓고 그 향기를 맡다 보면 뻣뻣했던 몸도 이완되고
그 향만큼의 여유가 찾아올 것입니다.
꽃차는 시각, 후각, 미각을 모두 만족시키는 차입니다. 꽃차를 마실 때는 먼저 눈으로 꽃을 즐긴 다음, 코로 향기를
음미합니다. 코로 향을 마시는 동안 꽃잎이 밑으로 가라앉으면, 이때 혀끝을 차로 가져갑니다. 혀끝을 통해 온몸으로 향이 퍼져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시각과 후각을 거쳐 마지막에 미각으로 돌아가는 것이 바로 꽃차의 묘미일
것입니다.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세속에 찌든 삶에서 벗어나 자연과 벗하며 유유자적하는 삶~~ 우리
선조들이 꿈꾸었던 이상향입니다. 물론 첨단물질 문명에 둘러싸여 풍요롭게 살고 있는 현대
시대에 이런 삶의 방식은 왠지 거리감이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연과 동화돼 에코토피아(Ecotopia) 적인 풍류를 즐기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꽃차 전문가 송희자(여·43)씨가 바로 그
사람입니다.
봄볕이 고왔던 지난 3월 23일~~ 그녀가 전남 담양군
월산면 용흥리 210-5에서 운영하는 꽃차 전문 찻집인 '머루랑 다래랑'에
다녀왔습니다.
'머루랑 다래랑'은 서울 태생인 그녀가 13년 전 남편의 고향인 이곳으로 내려온 뒤
찔레꽃 향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지난 98년 꽃차 전문 찻집을 열었다고
합니다.
그녀가 차의
재료로 쓰는 꽃은 무려 120여가지~~ 한겨울 눈 속에서 피는 복수초꽃을 시작으로 11월 녹차꽃까지 산야에 피는 거의 모든 꽃을 따서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닥나무꽃, 구절초꽃, 생강꽃, 은행꽃, 옥 수수꽃 등 일반인들이 눈여겨 보지 않은 꽃들도 많았습니다. 또 그녀가 식물의 잎으로 만든 차는 80여가지~~
열매로 만든 차 또한 50여가지나 되었습니다.
아무튼 꽃차 전문가 송희자
씨는 자신이 지은 <마음 맑은 우리 꽃차>라는 책에서 꽃차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맨처음 꽃차를 우릴 때는 화려함으로
마시고~~ 두 번째는 그윽함으로 마시고~~ 세 번째는 빛바랜 아름다움으로 마신다. 네 번째는 순수함으로 마시고~~ 마지막으로 자연이라 생각하고 마시게
된다.
'머루랑 다래랑'이 있는 곳 : 전남
담양군 월산면 용흥리 210-5 전화 : (061)381-1112
첫댓글 우와 대단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