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개 : 천황산은 경남 밀양군 산내면, 단장면과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에 있는 산이다. 천황산은 억새로도 유명한 영남알프스 산군의 하나이다.
가지산(해발 1,240m) 운문산(1,188m) 신불산(1,208m), 취서산(1,059m) 고헌산(1,032m) 간월산(1,083m), 재약산(1,189m) 등 해발 1천m 이상의 산군(山群)을 지칭하여 알프스와 풍광이 버금간다는 뜻에서 영남알프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천황산(1,189m)과 재약산(1,108m)은 능선으로 50여분 거리로 이어져 있다. 두산을 연결하여 산행을 하거나 독립하여 산행을 한다.
두산이 인접해 있어 일부에서는 두산을 합쳐 천황산이나 재약산으로 잘못 부르거나 두산을 혼돈하기도 한다.
정상과 재약산 사이의 분지와 재약산 동쪽 사자평의 억새밭이 전국으뜸일 만큼 크고 아름다운 산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보다 더 아름다운 계곡과 폭포계곡을 가진 산이 천황산이다.
천황산과 재약산은 표충사와 억새로 대표되는 명산이다. 예로부터 삼남의 금강이라 부르는 이 기슭에 표충사를 비롯 많은 유적이 들어서 있다.
영남알프스의 명물은 8∼9분 능선 곳곳에 펼쳐진 광활한 억새밭. 이 가운데 재약산 사자평원은 억새밭이 가장 장엄하게 펼쳐진 곳으로 꼽히고 있다. 무려 1백여만평에 이르는 사자평원에는 가을이면 흰색 자태를 뽐내는 억새가 활짝 피어나 등산객들을 반긴다.
상북면 쪽에서 접근도 가능하고 통도사에서 영취산, 신불산을 거쳐 천황산으로 올 수도 있다. 높이에 걸맞은 아름다운 계곡과 다양한 산세로 사철 찾는 사람이 많은 산이다.
폭포와 담이 아름다운 홍류동 계곡은 이름난 계곡이다.
천황산은 밀양쪽에서 산행을 시작할 때 대개 이 홍류동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서 홍류폭포,층층폭포와 계곡의 암반, 소와 담 등 절경을 즐기면서 사자평에 도착, 한숨 돌린 뒤 재약산을 거쳐 천황산으로 올라간다.
홍류동 계곡길은 암반과 담으로 이어지는 변화많은 등산로이며 급경사도 더러 있다. 거대한 단애 밑이나 개울이 흐르는 암반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기도 하고 골짜기와 떨어져 급경사를 오르면 계곡이 바라다 보이는 전망대에서 멀리 좁은 골로 하얗게 부서지며 떨어지는 폭포와 그 아래 푸르게 반짝이는 담을 볼 수도 있다.
이곳 전망대에서 바라본 협곡의 폭포와 푸른 소는 절경이다. 직벽을 이룬 단애를 배경으로 떨어지는 폭포수의 하얀 물줄기와 그 아래 담은 한폭의 그림같다. 좌우로 단애와 절벽을 보면서 가파른 산길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올라가면 층층폭포에 닿게된다.
폭포높이는 30미터로 장관을 이룬다. 이 폭포는 천황산의 최대명물 중 하나이다. 길은 층층폭포 아래를 횡단하여 폭포위로 올라가게 되어있다. 폭포위가 사자평이다.
사자평은 100만평을 넘는다는 분지로 층층폭포의 수량에 영향을 주는 분지이다. 층층폭포를 떨어지는 수량은 많은 편이다.
천황산 산행은 홍류동 계곡과 사자평에서 재약산까지의 코스가 고될 뿐 일단 재약산에 올라가면 그때부터는 고원지대 특유의 비교적 평탄한 산길이 기다리고 있다.
억새가 황갈색으로 변한 어느 늦가을날 비를 맞으며 이곳을 지나던 기억은 천지가 온통 황갈색의 물결로 충일한 듯한 그런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비를 맞으면 억새잎은 망막을 더욱 선열한 황갈색 이미지로 가득채우는 듯했다. 특히 억새분지에 끼인 안개는 환상적이었다. 그 시적인 분위기로 말할 것 같으면 표현할 길이 막막할 지경이었다.
하산길은 정상에서 서쪽으로 난 긴 능선을 따라 내려오는(중간에 한계암이 있다)길이 조망도 좋고 길도 괜찮은 편이어서 많이 이용하고 있다. 이길을 올라가 사자평-홍류동 계곡으로 내려오는 코스도 좋다. 천황산-재약산 사이의 안부에서 진불암으로 내려가는 코스도 있다.
바위를 타는 사람들은 워킹산행꾼들을 좀 낮게(?) 평가한다는 것은 상식이 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가지산-천황산은 물론이고 백두대간 종주 및 구간종주의 희열을 느끼게 해주는 모든 크고 작은 종주산행은 록 클라이머가 경험할 수 없는 어떤 정신적인 양식을 주는 것 같다. 공간이동처럼 인간두뇌에 활기를 진작시키는 것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옛날이라면 문화와 풍토가 완벽하게 달랐던 지역들을 이동하면서 환경적 상이성을 동시적으로 경험하게 해주는 종주산행의 가치를 제대로 분석해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