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시 : 조비오 신부 선종
진관 시인
무등의 언덕너머 태양이 솟아오르면
망월동에 잠든이들 눈물을 닦고 나와
극락강 노저어가는 반야용선 바라본다.
길 잃은 이들 모두 길을 찾아 나서는 듯
어둠이 내려온 길 홀로서 가야하는데
실종자 남겨두고서 어이하려 떠나가나
가는 길 험난해도 필경 가야하지만
아직도 해야 할 일 산처럼 남았는데
하나 된 조국 사랑을 그림으로 남기려나.
참으로 다정한 나의 벗
-조비오 신부에게-
다정다감한 속삭임으로 우리만나
지난날 기억들을 하나둘 생각하니
어느 던 세상인연은 그림자로 남았네.
달려온 발자국을 더듬어 보았는데
옮기는 걸움마다 연꽃으로 장엄되어
따르는 이들 가슴에 꿈으로 장엄하리.
청산에 나는 새들 옹기종기 모여 살아
신천지 마을 만들어 우리함께 살자고
우리가 맺은 언약을 잊지 말자 다짐하네.
가을을 사랑한 조비오
가을을 너무나도 사랑했나보다
들판에 푸름이 붉게 물들인 바다
파도가 내려쳐도 그대로 있던 바위
들국화가 우리들 마음에 피어나는 날
산 멀리에서 소쩍새가 그렇게 울더니
하늘에 별이 되어 빛을 보내는 창가에
이름 없는 새의 날개를 바람과 같이 떠나
어딘가로 자취 없는 자유를 찾아 나섰다
무등산 서석대 바위 돌이끼 피어
아름다운 꽃 그림을 남기고 떠나간
천상의 돌담길에 핀 나팔꽃 목에 걸었나.
찬이슬이 내려와 가슴속을 적신다.
그날 아침에 조비오 신부
새벽이 내려오는 그날 아침에
우리가 다정히 만났던 그 숲속에는
아직도 새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우리들을 남겨두고 아무도 없는
숲길을 향해 홀로 떠나가나
거기에 가면 기다리는 이들
반가이 맞아주겠네
황금으로 물 들리는 언덕아래
코스모스가 바람에 흔들리고
국화가 만발한 망월동 가는길
언제 우리가 서로 만나리.
저 하늘에 뜬구름 가는 곳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려니
말없이 바라보았던 그날
내 이렇게 손을 내밀어
잡으려 해도 잡을 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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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 시조
조시 : 조비오 신부 선종
진관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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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9.2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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