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Ⅹ. 제의례 상식(祭儀禮 常識)
1. 제의례의 의미
가. 의미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관혼상제(冠禮, 婚禮, 喪禮, 祭禮)라는 4단계의 예(禮)를 거치게 되는데, ①관례는 어른이 되는 절차를, ②혼례는 혼인을 하여 한 가정을 이룸을, ③상례는 행복하게 살다가 죽음에 이르게 됨을, ④제례는 죽은 뒤에 자손으로부터의 제의례(祭儀禮)를 의미한다. 이와 같은 4의례 중 제례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한다.
예서(禮書)에 의하면 「제왕(帝王)은 하늘을 제사지내고, 제후(諸侯)는 산천을 제사지내며, 사대부(士大夫)는 조상(祖上)을 제사 지낸다」고 하였다. 온 세상을 다스리는 제왕에게는 천지가 절대자이고, 한 지역을 다스리는 제후에게는 산천이 절대자이며, 그렇지 않은 사인(私人)에게 있어서의 절대자는 조상이라는 데에 연유한다 하겠다. 또한 자연에 의지하고 살아가는 고대인들에게 있어서 그 의지의 대상이 하늘(天)과 산천(地)과 조상(人)이었음을 알 수 있다. 제례(祭禮)라 함은 시조이하 선대 선조들을 추앙하는 여러 가지 의식을 비롯하여, 돌아가신 분들을 추모 또는 추도하기 위하여 돌아가신 날에, 또는 사시명절(四時名節)에 제사를 올리는 의식절차를 말한다.
인간이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까닭은 孝를 계속하기 위함이며, 孝란 자기존재에 대한 보답이라 할 수 있으므로, 제 의례를 근본에 보답하는 의례라는 뜻으로 보본의식(報本儀式)이라 하기도 한다. 따라서 효는 조상이 살아계신 동안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 계속 해야 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나. 제의례의 변천
인류역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제의례는 함께 존속해 왔다고 볼 때, 원시시대에 있어서 제의례의 의의는 자기의 조상에게 보답하는 원천적인 것이 아니라, 자기보존의 본능에서 초능력자에게 기구(祈求)하는 형태였을 것이다. 그 조상숭모의 제의례에 있어서도 대표적인 제의례가 기제사(忌祭祀)인데 기제사의 대상을 어느 조상까지로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역사적으로 많은 변천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1) 고려 말 공민왕 2년에 포은 정몽주(圃隱 鄭夢周) 선생이 제정한 제례규정(祭禮規定)에 의하면, 3품관 이상은 증조부까지 3대를 제사지내고, 6품관 이상은 조부모까지 2대, 7품관 이하 서민들은 부모까지만 제사를 지낸다고 하였는데 이는 신분에 의한 차별을 두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2) 그 뒤 조선조의 경국대전(經國大典)에 의하면 3품관 이상은 고조부모까지 4대 봉사, 6품관 이상은 증조부모까지 3대 봉사, 7품관 이하 선비들은 조부모까지 2대 봉사를 하고, 기타 서민들은 부모까지만 제사를 지내도록 하였다.
3) 이렇게 신분에 의한 봉사조상(奉祀祖上)의 차별은 근세까지 전해져 왔으며, 1894년에 갑오경장(甲午更張)으로 신분제도가 철폐되면서 모두가 앞을 다투어 고조부모까지 4대 봉사를 하게 되었고, 신분제도가 철폐되면서 상위 신분자가 조부모나 부모까지로 하향하지 않고, 오히려 서민들까지도 고조부모까지 4대봉사로 상향해 봉사하게 된 까닭은 4대봉사가 합목적이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4) 그러나 현재는 가정의례준칙에 의거 2대 봉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2. 제례의 종류와 범절(凡節)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이라 불리어 올 만큼 각종 예의범절이 잘 지켜져 왔다. 제례(祭禮)란 조상의 제사를 모시는데 대한 여러 가지 예의(禮義)를 일컫는 말인데, 뿌리 없는 나무가 없듯이 조상없는 자손은 있을 수 없다고 하겠다. 나를 낳아 길러주시고 가르쳐주신 선조에 대하여 인륜(人倫)의 도의(道義)로 정성껏 제사를 모시는 것은 자손으로서 당연한 도리라 할 것이다. 조상에 대한 숭배사상이라기보다는 생전의 부모를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 의미인 것이다. 아무리 바쁜 생활에 쫓기는 현대인이지만 1년에 한번 돌아오는 조상의 기일(忌日)만이라도 보은감사(報恩感謝)의 마음을 가지고 예를 지킴이 옳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문제는 상례(喪禮)와 제례(祭禮)에는 말도 많고 형식과 절차도 가지가지라는 점이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당쟁(黨爭)이 심하여 당파별(黨派別)로 가례를 다르게 취했으며, 또한 지방에 따라서도 차이가 많았다. 때문에 나의 가문이 아닌 타 가문의 제사에는 관여하는 것이 아니며, 또한 어느 방법이 옳다고도 할 수 없다. 따라서 여기서는 우리나라 4례(四禮)의 모체가 되는 주문공가례(朱文公家禮)를 중심으로 간략하게 알아보고자 한다.
가. 가묘제의(家廟祭儀)
1) 시제(時祭)
춘하추동 매 계절의 가운데 달에 날을 골라 사당에 모신 조상에게 지내며 제의절차의 기준이라 할 수 있다.
2) 삭망참(朔望參)
매월 초하루와 보름날에 모든 조상에게 간략한 제의를 지내는 것을 말한다.
3) 차례(茶禮)
① 모든 명절에 조상에게 명절음식을 차려서 올리는 제의를 말한다.
[속절즉 헌이시식(俗節則 獻以時食)]
② 새로운 음식이나 과실(果實)이 생기면 가묘의 위패 앞에 먼저 올린다.
[천신(薦新)]
③ 살아계신 어른에게 여쭈어야 할 일이 생기면 가묘(家廟)에도 아뢴다.
[유사즉 고(有事則 告)]
④ 가족이 나들이 할 때나 돌아와서는 꼭 아뢴다. [출입필고(出入必 告)]
⑤ 주인은 아침마다 가묘를 찾아뵙는다. 다른 가족도 주인을 따르도록 한다.
[주인신알(主人晨謁)]
나. 시조제(始祖祭)
시조제는 자기의 성씨(姓氏)를 개창한 시조에게 지내는 제의(祭儀)로서, 매년 양(陽 음양)이 일어나는 동지(冬至)에 시조의 위패를 모신 곳에서 지낸다.
다. 선조제(先祖祭)
자기의 2세조 이하 5대조 이상의 모든 조상에게 지내는 제의를 말하는데, 매년 만물이 소생하기 시작하는 입춘(立春)에 선조의 위패를 모신 곳에서 지낸다.
라. 이제(禰祭)
부모의 생신에 지내는 제의를 말한다. 큰아들의 집에서 위패를 정청에 모시고 지내며, 절차와 상차림은 기일제와 같은데, 고례(古禮)에는 음력 9월 15일에 한번만 지냈다.
마. 기제사(忌祭祀)
기제(忌祭)는 해마다 고인이 돌아가신 날에 한 번씩 올리는 제사로서, 고인의 추억을 더듬어 별세한 그 날을 길이 잊지 못하여, 몸과 마음을 경건하게 하고, 금기 한다는 뜻에서 올리는 제사이며, 그 날을 기일(忌日) 또는 휘일(諱日)이라고 한다. 기일(忌日)은 고인(故人)이 별세(別世)한 날을 말하는데, ① 별세 전날이 입재일(入齋日), ② 별세한 날이 기일(忌日), ③ 그 다음 날이 파재일(罷齋日)이다.
입재일에는 ㉮제주와 주부가 목욕재계하고, ㉯음주를 삼가며, ㉰가무(歌舞)를 금하고, ㉱상가의 문상도 안가는 법이며, ㉲집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고인의 생존시(生存時)를 회상하면서 추모하도록 한다.
1) 기제명칭
돌아가신 날의 제사로서 기일제사인데 약칭해 기제(忌祭)라 한다.
2) 기제대상
기제의 봉사(奉祀)대상은 제주(祭主)로부터 五대조까지 모시는 것이 일반적인 우리의 풍속이며, 옛날 권문명가(權門名家)들은 八대조 봉사(奉祀)까지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해온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봉사주인(奉祀主人)의 고조까지 4대를 지내는데 이는 살아생전에 뵈올 수 있는 조상까지를 지낸다는 의미라고 하겠다. 그러나 오늘날의 가정의례준칙(18조)은 제주로부터 2대조까지만 기제를 지내도록 하고 있다.
3) 봉사자손
원칙적으로 장자손(長子孫)이 주인이 되고 아내가 주부가 되어 주인의 집에서 지낸다.
가) 제주(祭主) : 제주라 함은 제사를 맡아서 지내는 즉 제사를 주재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제주는 고인의 장자 또는 장손이 되며 장자 또는 장손이 없는 경우에는 차자 또는 차손이 제주가 되어 제사를 주재한다. 상처한 경우에는 남편이나 그의 자손이 제주가 되고 자손이 없이 상부(喪夫)한 경우에는 아내가 제주가 된다.
나) 참사자(慘祀者) : 고인의 직계 자손으로 하되 가까운 친척이나 친지, 평소에 고인과 가깝게 지내온 지인들이 참석하게 되며, 부득이 참사할 수 없는 자손은 자기가 있는 곳에서 묵념으로 고인을 추모하는 것도 하나의 예의라 하겠다.
4) 행사방법
고인 내외분을 함께 모시는 것을 합설(合設)이라 하고, 그 날 별세하신 한 분만을 모시는 것을 단설(單設)이라고 하는데, 기제는 돌아가신 날에 지내므로 돌아가신 조상만 지내는 것이 원칙이나 인정상 배우자도 함께 모시는 것이 맞다고 하겠다.
5) 기제일시
제사를 드리는 시간은 돌아가신 전날 자정(子正)이 지난 새벽 1시경 조용한 때에 엄숙히 드리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는 돌아가신 날 가장 일찍 모시기 위해서이며, 예문(禮文)에는 별세한날 자시(子時 11시에서 1시)에 제사를 지낸다고 하였다. 따라서 그 날이 되면 제일 먼저 돌아가신 조상을 기리는 일부터 해야 하므로 자정(子正 12시)부터 인시(寅時 5시)까지 날이 새기 전 새벽에 기제를 올리는 것이 예의라 하겠다. 그러나 요사이는 생활여건의 변화로 돌아가신 전날의 초저녁에 지내는 가정이 늘고 있는데, 만일 초저녁에 지내려면 돌아가신 날 해가 진 다음부터 밤 11시가 되기 전에 지내는 것이 적당하다 하겠다.
6) 기제장소
장자손(長子孫)의 집 정침(正寢)에서 지내는데, 정침이란 주인이 거처하는 방을 말하며 보통 제주(祭主)의 가정에서 대청이나 방 한 곳에 제상(祭床)을 차리고 예를 올리게 된다. 그러나 특별한 지위나 사회적인 기제(忌祭)일 경우에는 다른 장소를 마련하여 행사(行祀)하는 경우도 있다.
7) 체천기제(遞遷忌祭)
장자손이 고조까지 지내므로 현손인 장자손이 세상을 떠나면 살아있는 현손이 차례대로 옮겨서 지내는 기제를 말하며, 모든 현손이 다 죽으면 친진(親盡)이라 해서 기제를 끝내고 시제(歲一祀)를 지내게 된다. 그러나 나라에 공훈이 있어서 계속해 기제사를 지내도록 부조(不兆)를 명(命)받은 조상은 친진 후에도 기제를 지낸다.
8) 부녀참례(婦女參禮)
예전에는 주로 남자들만이 참례자가 되었으나, 여자들도 참례하는 것이 흉이 아니며, 특히 최근에는 모든 제사에 여자들도 참례하는 추세이다.
9) 기제방위
기제에서의 방위는 신위를 모신 곳을 북쪽으로 설정해 정한다.
바. 차례(茶禮)
1) 차례명칭
고례(古禮)에는 차례란 말이 없고, 속절즉 헌이시식(俗節則 獻以時食), 즉 「민속 명절이면 명절음식을 올린다」고 했다. 그것을 차례(茶禮)라 말하게 된 유래는 확실한 기록이 보이지 않으나, 중국의 고례에 보름의 망참(望參)에는 조상께 간단한 차 한 잔을 올렸다고 한 것으로 볼 때 이를 “차례”라 말하게 되었다고 보여지며, 우리나라에서는 명절에 조상께 간략하게 예를 올리기 때문에 「차례」라 한 것으로 보인다.
2) 차례대상
차례는 자기가 기제를 받드는 모든 조상에게 지낸다.
3) 봉사자손
자손이 주인이 되고 주인의 아내가 주부가 된다.
4) 차례일시
고례에는 모든 명절에 차례를 지냈으나, 일반적으로 명절인 설날(元朝), 한식(寒食), 단오(端午), 한가위(秋夕)에 지내왔다. 그러나 현재는 설날과 한가위에만 지내며, 아침 해뜨는 시간에 가묘(家廟)나 집에서 지내게 된다.
5) 차례장소
가묘(家廟)나 안방에서 지낸다. 성묘(省墓)할 때는 주과포(酒果脯)만 묘지 앞에 차리고 성묘를 했는데, 현대는 그렇게 할 경우 중복행사라고 해서 설날은 집에서만 지내고, 한식과 한가위에는 반드시 성묘를 해야 하기 때문에 묘지에서 지내는 경우도 있다고 하겠다.
✥ 차례와 기제의 차이점
1) 지내는 날:기제는 조상이 돌아가신 날에 지내고, 차례는 명절에 지낸다.
2) 지내는 시간:기제는 밤에 지내고, 차례는 낮에 지낸다.
3) 지내는 대상:기제는 그날 돌아가신 조상과 그 배우자만 지내고, 차례는 자기가 기제를 받드는 모든 조상을 지낸다.
4) 지내는 장소:기제는 장자손의 집에서 지내고, 차례는 가묘(家廟)나 안방에서 지내되 묘지에서 지내기도 한다.
5) 차리는 제수:기제에는 메(밥)와 갱(국)을 차리지만, 차례에는 명절음식을 올린다.
명절음식은 설날 → 떡국, 한식 → 화전․쑥떡, 한가위 → 송편 등이다. 또한 기제에는 해(생선젓․조기)를 올리지만, 차례에는 그 자리에 해(醯․식혜건더기)를 차린다.
6) 지내는 절차:
① 기제에는 술을 3번 올리지만[三獻 초헌, 아헌, 종헌], 차례에는 1번[單獻]만 올린다.
② 기제에는 술을 올릴 때마다 제주(祭酒)를 하지만, 차례는 제주를 하지 않는다.
③ 기제에는 술을 올릴 때마다 적(炙 고기․생선류 등을 양념하여 꼬챙이에 꿰어서 굽는 요리)을 올리고 내리고 하지만, 차례에는 진찬(進饌) 때 3적을 함께 차린다.
④ 기제에는 합문․계문(闔․啓門)을 하지만, 차례에서는 하지 않는다.
⑤ 기제에는 숙수(숭늉)를 올리지만, 차례에는 올리지 않는다.
⑥ 기제에는 반드시 축문을 읽는데, 차례에는 읽지 않는다.
7) 기타 차이점:
① 기제는 하루에 두분(예:祖와 父)의 기제를 모시는 경우라도 따로 두 번을 지내지만, 차례는 모든 조상의 제상을 내외분마다 따로 차리되 한 번으로 지낸다. 따라서 교의, 제상, 제기 등은 조상마다 내외분씩 따로 차리되 향안, 주가, 소탁 등은 하나만 있어도 된다.
② 정월 설날이나 8월 추석과 같은 절사(節祀)에는 축이 없고 단작(單酌)으로 초헌만하며 그 밖의 절차는 기제와 같다.
③ 묘제의 진설이나 절차는 기제사에 준하지만 먼저 참신하고 후에 강신한다.
사. 성묘(省墓)
조상의 묘지를 살피는 일을 성묘라고 하는데 성묘는 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설날, 한식, 한가위, 섣달그믐에 성묘하게 된다.
1) 설날성묘
살아계신 어른에게 세배를 올리듯이 돌아가신 조상을 모신 묘지에 세배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하겠으며, 대개 정월 15일 이내에 성묘를 하면 된다.
2) 한식성묘
한식은 언 땅이 풀리고 초목의 생장이 시작되는 때이므로 겨울사이에 눈사태가 나지 않았을까? 또는 땅이 녹으면서 무너지지는 않았을까? 염려가 되므로 살피기 위하여 반드시 성묘를 해야 한다. 또 초목이 생장하는 때이므로 묘지를 수축하고 옮기고 돌을 세우고(立石) 나무나 떼(잔듸)를 심는데는 최상의 시기이므로 묘지를 손보는 사초(莎草)를 하기도 한다.
3) 한가위 성묘
장마철이 지나고 초목의 생장이 멈추는 계절이므로, 장마에 사태로 무너지지 않았을까? 잡초나 나무 가지가 뒤덮지는 않았을까? 염려되어 성묘를 하며 또한 이때에 너무 많이 자란 풀을 깎는 벌초(伐草 금초)를 하게 된다.
4) 섣달그믐의 성묘
한 해를 보내면서 조상에게 한해의 가호(加護)하심에 대한 보은과 묵은세배를 드리는 것이다.
✥ 성묘와 묘지차례의 순서
조상묘지의 성묘와 차례의 순서는 원칙적으로 윗대 조상, 남자 조상, 여자 조상의 순서여야 한다. 그러나 자기 집에 서의 거리와 교통 형편 등을 고려해 편리한 대로 순서를 바꾸어도 무방하다 하겠다. 따라서 성묘와 묘지 차례를 해당 명절날 모두 지낼 수 없는 형편이라면, 다음날까지 지내도 큰 잘못은 아니라고 하겠으며, 만일 명절날에 피할 수 없는 사정이 있으면, 명절에 가까운 다른 날에 지내도 망발이 되지는 않는다고 하겠다.
아. 세일사(歲一祀)
1) 세일사 명칭
세일사란 1년에 한 번만 지내는 제사란 뜻이다. 기제를 지내는 조상은 기제․차례 등 1년에도 여러차례 지내지만, 세일사를 지내는 조상은 1년에 한 번만 지낸다. 일반적으로 세일사를 시제(時祭)라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시제란 매 계절의 중간달에 지내는 제사를 사시제(四時祭)라 하는 것이며, 또한 묘제(墓祭)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묘제는 명절차례 등 묘지 앞에서 지내는 제사를 말하므로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2) 일시
대개 추수가 끝난 음력 10월중의 하루를 지정해 지내게 되는데, 같은 10월이라도 윗대 조상을 먼저 지내고 아랫대 조상을 뒤에 지내게 된다. 그러나 묘지가 윗대 조상의 묘지 근처에 있는 아랫대 조상은 그 웃대 조상보다 먼저 지내게 되기도 하며, 교통편의 등을 참작해 순서가 바뀌어도 나쁠 것은 없다고 하겠다.
3) 장소
원칙적으로 해당 조상의 묘지에서 지내며, 만일 묘지가 없어 제단을 모았으면 제단에서 지낸다. 그러나 묘지도 없고 제단도 없으면 위패를 사우(祠宇)에 모시고 지내며, 사우도 없으면 지방을 모시고 지내기도 한다.
4) 세일사 대상
고조까지는 기제를 지내므로 5대조 이상의 조상에게 지낸다. 다만 부조묘(不祧廟)는 세일사를 지내지 않는다.
5) 봉사자손
세일사는 대개 자손이 많기 때문에 자손들이 문중(門中)을 형성하여 전답(田畓) 등 위토가 마련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세일사의 봉사자는 그 문중이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인은 장자손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문중대표가 되어도 괜찮은 것이다.
6) 배우자 합사
해당 조상의 배우자를 합장했으면 당연히 내외분을 합사하나 만일 묘지가 따로 있으면 따로 지내기도 한다.
7) 상차림과 절차
기제와 같으나 묘지에서 지내기 때문에 유식(侑食) 즉 첨작(添酌), 합문․계문(闔門․啓門)의 절차가 없고, 초헌시 계반개(啓飯蓋)와 동시에 삽시정저(揷匙正箸)를 한다.
✥ 시향(時享)
시향은 시제와 공통된 말로서 종중의 대제를 말한다. 매년 음력으로 2월, 5월, 8월, 11월에 사당에 지내는 제사를 말하며, 음 10월에 5대 이상의 조상 산소에서 지내는 제사를 말하기도 한다. 이를 시사 또는 묘사墓祀)라 하기도 하는데 이 제사는 일정한 의식에 따라 행하게 된다.
자. 산신제(山神祭)
산신제는 자기조상의 영세(永世)를 의탁한 산신(山神)에게 감사를 드리는 동시에 또 앞으로의 수호(守護)도 부탁하는 의미가 있어서 옛 부터 선토제(先土祭) 또는 후토제(後土祭)를 논할 만큼 중요한 제사의 하나였다.
1) 명칭
신제를 사토후(祀土后)라고도 하는데 조상 묘지가 있는 산의 신(神)을 제사지내는 것이다.
2) 봉사자
산에 있는 조상 묘지에 세일사나 차례를 지내는 주인이 봉사자가 된다.
3) 일시
산에 있는 조상 묘지에 세일사나 차례를 지낸 직전 또는 직후에 지낸다. 만일 같은 산에 여러 위의 조상 묘가 있더라도 산신제는 1년에 한 번만 지낸다.
4) 장소
선대 조상 묘지의 동북쪽에 제단을 설치하고 지낸다.
5) 제수
명절 차례 때의 제수와 같이 차리며 시접에는 젓가락만 담는다.
6) 신위수
산신제는 신위를 1위로 보아 한 분 상만 차린다.
3. 제의례 준비와 기본상식
가. 제의례음식
제수는 지방과 가문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사용하고 있는데, 제사음식을 보통 한문으로 표기할 때는 제수(祭需)라고 표기한다. 그러나 제수(祭需)란 제의에 사용하는 물품을 말하는 것이고, 제사음식을 표기할 때에는 제수(祭羞)라고 하는 것이 맞다고 하겠다.
1) 제수를 조리할 때에는 몸을 깨끗이 하고, 기구를 정결한 것으로 쓰며, 침을 튀거나 머리카락 등이 섞이지 않아야 한다.
2) 모든 제수의 조리에는 마늘, 고춧가루, 양념 등의 조미료 또는 향신료를 사용하지 않고, 간장과 소금으로만 조미한다.
3) 색소를 이용하여 화려한 색깔을 내지 않는다.
4) 잘게 칼질하거나 각을 뜨지 않고 가급적 통채로 조리한다.
5) 메, 갱, 탕, 전, 적, 면, 편과 같이 뜨겁게 먹어야 할 음식은 식지 않도록 한다.
6) 제상에 올릴 제수는 자손이 먼저 먹지 않도록 하고, 만약 먼저 먹어야 할 경우에는 제상에 올릴 만큼 따로 담아놓고 남는 것을 먹도록 한다.
7) 제상에 올릴 제수를 제기에 담으면 대상(大牀)에 올려 대기시킨다.
8) 밤은 껍질을 벗기고, 기타의 과일은 아래와 위를 도려내어 담기 편하게 하고
배, 사과와 같이 꼭지가 있는 과일은 꼭지부위가 위로 가게 담는다.
9) 복숭아와 꽁치․참치․갈치 등 치자이름이 들어간 생선은 사용하지 않는다.
10) 진설의 순서는 시접과 잔반을 먼저 올린 뒤에 앞줄부터 순서대로 놓는다.
11) 지방을 사용할 때에는 반드시 축문을 읽어야 한다.
✥ 제수를 그릇이나 접시에 담을 때는 「~를 괸다」라고 한다.
✥ 참고
제의례에는 대추․밤․곶감을 꼭 쓰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대추는 씨가 1개로 임금을 뜻하고, 밤은 씨가 세톨이므로 3정승을 뜻하며, 곶감은 씨가 6개로 육조판서를 의미 하며, 배는 8개로 8도 관찰사를 뜻한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며,
「대추의 특징은 한 나무에 열매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열리며 꽃 하나가 피면 반드시 열매 하나가 열리고 나서 꽃이 떨어진다. 대추를 맞지 않고 떨어지는 꽃은 없다. 즉,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반드시 자식을 낳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상에 대추가 첫 번째 자리에 놓인다. 자손의 번창을 기원하는 뜻에서이다. 밤은 다른 식물의 경우 나무를 길러낸 첫 씨앗은 땅속에서 썩어 없어져 버리지만, 밤은 땅 속의 씨밤이 생밤인 채로 뿌리에 달려 있다가 나무가 자라서 씨앗을 맺어야만 씨밤이 썩는다. 그래서 밤은 자기와 조상과의 영원한 연결을 상징한다. 자손이 수십 수백 대를 내려가도 조상은 언제나 자기와 연결되어 함께 이어간다는 뜻이다. 신주를 밤나무로 만 드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또한 감은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것이 천지의 이치이 지만, 감은 그렇지 않다. 감의 씨앗을 심으면 감나무가 나지 않고 대신 고염나무가 난다. 그래서 묘목(3 ~ 5년 쯤 지났을 때)시기에 기존의 감나무 가지를 잘라 이 고염나무에 접을 붙여야 그 다음 해부터 감이 열린다. 이 감나무가 상징하는 것은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다 사람이 아니라 가르치고 배워야 비로소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가르침을 받고 배우는 데는 생가지를 칼로 째서 접붙일 때처럼 아픔이 따른다. 그 아품을 겪으며 선인의 예지를 이어 받을 때 비로소 하나의 인격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감은 접을 붙여야하기 때문에 결혼하여 한 가정을 이룬다는 뜻도 되겠다.」이와 같이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나. 제의례의 기본 제수(祭羞)
아래와 같이 많은 종류의 제수를 옛부터 준비하여 왔으나 최근에는 중요한 몇 가지만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정성이 중요한 만큼 가지 수가 많은 것이 꼭 좋다고만은 할 수 없을 것이다.
○ 메 또는 반(飯)
밥을 얘기하며 신위의 수대로 식기에 수북하게 담고 덮개를 덮는다.
○ 갱(羹) 또는 메탕
국을 얘기하며 일반적으로 소고기와 무를 네모로 납작하게 썰어 넣고 끓인 뒤, 신위수대로 그릇에 담고 덮개를 덮는다.
○ 숙수(熟水)
숭늉을 말하는데 신위수대로 준비한다.
○ 면(麵)
국수를 말하는데 떡을 담은 접시의 숫자만큼 그릇에 담고 덮개를 덮는다.
국수 위에 계란 흰자를 부쳐 네모로 썰어 얹어서 모양을 내기도 한다.
○ 편
떡을 말하는데 현란한 색깔은 피하도록 하며 한다. 일반적으로 시루떡을 해서 정사각형의 접시에 괴고, 위에는 찹쌀가루로 갖가지 모양을 만들어 기름에 튀기고, 꿀이나 조청을 바른 웃기를 얹기도 하며, 신위 수대로 또는 한 제상에 1접시를 진설한다. 그러나 팥고물을 쓸 때는 껍질을 벗기고 흰 빛깔이 되도록 한다.
○ 편청
꿀이나 조청 또는 설탕을 작은 접시에 담아 떡접시의 숫자만큼 옆에 놓는다.
○ 탕(湯)
찌개류를 말하는데 탕은 홀수 그릇으로 쓰며 일반적으로 3탕을 쓰고 여유가 있으면 5탕을 쓰기도 한다. 모든 탕은 재료를 끓여서 건더기만 그릇에 담고 덮개를 덮는다.
- 육탕(肉湯) : 소고기를 재료로 한다.
- 어탕(魚湯) : 생선을 재료로 한다.
- 계탕(鷄湯) : 꿩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나 닭을 쓴다.
○ 전(煎)
부침개를 말하며 적과 합해서 홀수의 접시를 쓰는데 대개 육전과 어전 2가지를 쓰며 여유가 있으면 육회와 어회를 보태 4가지를 쓰기도 한다. 둥근 접시에 담는다.
- 육전(肉煎) : 고기를 다져서 두부와 섞어 동그랗게 만들고 계란 노른자를 묻혀서 기름에 부친것.
- 어전(魚煎) : 생선을 납작하게 저며서 노란자를 묻혀서 기름에 부친것
- 육회(肉膾) : 소의 살코기 장, 간 등을 썰어서 접시에 담은것
- 어회(魚膾) : 생선살만 저미거나 썰어서 접시에 담은것
○ 초첩(醋捷)
식초를 말하며 종지에 담는다.
○ 초장(醋醬)
간장에 식초를 타서 종지에 담는다
○ 겨자
어회를 쓸 때에만 겨자 가루를 물에 개어 작은 접시에 담는다.
○ 적(炙)
고기구이를 말하는데 3가지를 마련해 원칙적으로 술을 올릴 때마다 바꾸어 올린다. 직사각형 접시에 담는다.
- 육적 : 소고기구이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소고기를 손바닥 너비정도의 길이로 토막 내어 칼집을 내고 소금이나 간장만으로 양념해 익힌 것으로 2~3개를 직사각형의 접시에 담는다. 지방에 따라 소고기의 각 부위를 대 꼬치에 꿰어 굽는 경우도 있다.
- 소적 또는 어적 : 생선구이를 말한다. 생선의 입과 꼬리 끝을 잘라내고 칼집을 내어 소금 간장으로 양념을 해서 익혀 2~3마리를 직사각형의 접시에 담는다.
- 계적 : 닭 구이를 말하는데 머리와 두 발을 잘라낸 다음 익혀서 직사각형의 접시에 담는다.
○ 적염(炙鹽)
소금을 말하는데 적을 찍어먹을 수 있도록 소금을 작은 접시에 담는다.
○ 포(脯)
생선 말린 어포나 고기 말린 육포를 직사각형의 접시에 담는다. 생선 말린 어포를 쓸 때는 등이 위로 되게 담는다.
○ 해
생선젓이다. 생선젓이면 무엇이든 좋은데 대개 소금에 절인 조기 2~3마리를 직사각형의 접시에 어적을 담듯이 담는다. 차례 때는 쓰지 않는다.
○ 혜(醯)
식혜건더기를 둥근 접시에 담고 잣을 몇 개 박기도 한다.
○ 숙채(熟菜)
익힌 나물이다. 대개 고사리, 도라지, 배추나물 등 3가지를 곁들여 둥근 접시에 담는다.
○ 김치
물김치이다. 주로 무로 담근 나박김치를 그릇에 담는다.
○ 청장(淸醬)
간장이다. 간장을 종지에 담는다.
○ 과일(果實)
나무에 달린 생과와 곡식으로 만든 과자를 말하는데 종류마다 다른 둥근 접시에 담는데, 1접시에 담는 수량은 적당히 하되 전체의 접시 수는 짝수로 한다.
○ 제주(祭酒)
술이다. 가급적이면 맑은 술을 병이나 주전자에 담는다.
○ 현주(玄酒)
정화수이다. 제일 먼저 받은 맑은 물을 병에 담는다. 술이 생기기 전에는 정화수로 제례를 지냈었기 때문에 비록 술을 쓰더라도 준비하는 것이다.
다. 기제사 진설
제의례에 있어서 가장 논란이 많은 부분이 진설법이다. 당파별 지방별로 가례를 다르게 취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나의 가문이 아닌 타 가문의 제사에는 관여하는 것이 아니며, 또한 어느 방법이 옳다고도 할 수 없다.
어떤 지방과 가문에서는 육전, 면, 어전, 떡, 편, 청, 메, 갱, 적(炙)을 한꺼번에 진설하는 경우가 있고, 잔반(盞盤), 시첩(匙첩), 과(果), 소채(蔬菜)등 제물은 참신(參神)하기에 앞서 진설하고 육(肉), 면(麵), 어(魚), 편(편), 갱(羹), 반(飯)의 6품은 참신(參神) 후에 진설하는 지방과 가문이 있으며, 육과 어와 갱은 주인이 올리고, 면, 편 메는 주부가 올리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초헌(初獻)때 육적(肉炙), 아헌(亞獻) 때 계적(鷄炙), 종헌(縱獻)때 어적(魚炙)을 각각 올리는 지방과 가문도 있다.
따라서 진설은 각 가문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가례대로 행사하는 것이 무방하다 할 것이다.
1) 진설의 원칙
가) 방향
동쪽은 제관의 우측, 서쪽은 제관의 좌측이다.
나) 고서비동(考西妣東)
남자조상은 서쪽, 여자조상은 동쪽이라는 뜻이다. 즉 고위(考位 남자)의 신위․밥․국․술잔은 왼쪽에 놓고, 비위(妣位 여자)는 오른쪽에 놓는다.
다) 좌포우혜
좌측에 포, 우측에 혜를 진설한다.
라) 어동육서
동쪽에는 어류, 서쪽에는 육류를 진설한다.
마) 동두서미(東頭西尾)
머리와 꼬리가 분명한 제수(생선 등)는 제사자의 입장에서 머리가 동쪽(오른쪽)으로, 꼬리는 서쪽(왼쪽) 방향으로 진설한다.
바) 홍동백서
붉은색은 동편으로 흰색은 서편으로 진설한다.
사) 조율이시
대추․밤․배․감의 순서로 놓는다 (조율시이로 하여 배와 감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
2) 과일을 놓는 줄
제 5열(신위에서 보아 제일 끝 열)은 과실이나 조과(造菓)를 놓는 줄인데 나무과일, 넝쿨과일 순으로 진설을 하며 복숭아는 쓰지 않는다. 지방과 가문에 따라 홍동백서(紅東白西) 또는 조율시이(棗栗枾梨), 조율이시(棗栗梨枾)로 진설하는데,
가) 홍동백서로 진설하면 붉은 과실은 동쪽에 흰 과실은 서쪽에 진설하고 중앙에 조과를 놓되, 이것도 붉은 조과는 동쪽에 흰 조과는 서쪽에 진설한다.
나) 조율시이 또는 조율이시라 하여 목실(木實)과 조과(造菓)를 따로 목실은 서쪽으로 조과는 동쪽으로 진설하는 가문도 있다.
다) 맨 앞줄은 과실과 조과의 줄이니 과실로는 기본 4과(대추, 밤, 배, 감)인 목과를 서쪽부터 차례로 진설하고, 다음에 기본 4과외의 목과(木果), 만과(蔓果), 초과(草果), 조과(造果)의 순으로 진설하기도 한다.
- 목과(木果)에는 기본 4과외에 은행, 앵두, 사과, 석류, 바나나, 밀감, 파인애플 등 쳐다보는 나무에 달린 과실이고,
- 만과(蔓果)에는 포도, 멀구, 다래, 토마토 등이 있는데 줄기에 달려 있는 과실이고,
- 초과(草果)에는 딸기, 참외, 수박 등 땅위에 붙은 과실이다.
- 조과(造果)는 손으로 만든 과자류를 말하는데 유과, 전과, 약과, 다식, 엿 등이 있으며 조과의 으뜸은 유과로서 최상위에 놓기도 한다. 조과류(손으로 만든 과자)를 쓰되 먼저 다식류를 놓고 다음에 유과류 당속류를 놓는다. 과일진설은 가문의 전통에 따라 하게 되는데, 과일이 지산(地産)이라 하여 그릇수는 음수인 짝수(2, 4, 6 등)로 하였다.
3) 반찬을 놓는 줄
제 4열(과일의 앞 열)은 서포동혜(西脯東醯)라 하여 포(북어, 대구, 오징어 등)는 서쪽에 놓고 식혜는 동쪽에 놓되 마른 것은 서편에 놓으며, 젖은 것은 동편에 진설한다. 좌포우혜라는 말을 써 왔는데 해석여하에 따라 신위 본위로 좌, 우로 말하는 경우도 있고 또한 참사자 본위로 좌, 우로 말하여 혼란이 많다. 그래서 성균관에서는 좌포우혜라는 말 대신에 서포동혜라는 용어를 쓰기로 하였다. 나물류(콩나물, 숙주나물, 무나물 또는 고사리, 도라지나물 등) 즉 침채(沈菜), 청장(淸장), 숙채(熟菜)는 가운데에 진설한다.
4) 탕을 놓는 줄
제 3열(가운데 열)은 탕(湯)을 진설하는 줄로서 관작 여하에 따라 대개는 3탕으로 육탕(육류), 소탕(두부류), 어탕(어패류)을 사용하나, 5탕을 사용할 때는 봉탕(오리), 잡탕 등을 더하였다. 어탕은 동쪽에 육탕은 서쪽으로, 소탕(素湯)은 가운데 진설한다.
5) 적과 전을 놓는 줄
제 2열은 적(炙)과 전(煎)을 진설하는 줄로서, 적이라 함은 불에 굽거나 찐 것을 말하며, 전은 기름에 튀긴 것을 말한다. 대개는 3적으로 육적, 어적, 계적의 순으로 올리나, 5적을 사용할 때는 봉적(닭, 오리), 채소적을 더 사용하기도 한다.
대부분은 각각 제기에 담아 진설한다.
가) 어동육서(魚東肉西)라 하여 어류는 동쪽에 육류는 서쪽에 진설한다
나) 동두서미(東頭西尾)라 하여 생선의 머리는 동쪽으로 꼬리를 서쪽으로 향하게 한다. 또한 배는 신위 쪽으로 향하게 담는다. 왜냐하면 등이 신위 쪽으로 가면 도망가는 모습이 되고 배가 신위 쪽으로 가게하면 가까이 있는 모습이 되기 때문이다.
다) 계적(鷄炙)은 닭의 머리․내장을 제거하고 등이 위로 가도록하여 사각의 접시에 담는다. 적을 올릴 때에는 적염이라 하여 소금을 접시나 종지에 담아 한 그릇만 준비하도록 한다.
라) 인모우(鱗毛羽 어적, 육적, 계적)의 차례로 한꺼번에 제물을 진설하는 경우에는 밑에 비늘이 있는 물고기를 괴고, 그 위에 털이 있는 쇠고기 또는 돼지고기 등을 괴고, 가장 위에 날개가 있는 닭 등을 괴어 진설한다.
6) 메(밥), 갱(국)을 놓는 줄
제 1열(신위의 앞 열)은 반(밥)과 갱(국)을 놓는 줄로서
가) 반서갱동(飯西羹東)이라고 하여 밥은 서쪽 국은 동쪽이다. 즉 제사자의 입장에서 볼 때 밥은 왼쪽, 국은 오른쪽으로 놓는다. 산사람과 반대이다
나) 술잔은 메와 갱 사이에 올린다.
다) 수저는 단위제의 경우 왼쪽 갱 옆에, 양위제의 경우 중간에 올린다.
라) 면(국수)은 건더기만 하여 왼쪽 끝에 올리며 편(떡 종류)은 오른쪽 끝에 올린다.
7) 향상
축판과 향로․향합을 올려놓으며 그 밑에 모사그릇, 퇴주그릇, 제주(술) 등을 놓는다.
8) 기타
천산양수(天産陽數) : 하늘에서 나는 것으로 홀수로 진설하야야 하며,
지산음수(地産陰數) : 땅에서 나는 것은 짝수로 진설하여야 하며,
부접불기(附接不記) : 주된 음식에 붙이는 조미료(설탕, 초장, 소금, 겨자 등)는 따로 기록되지 않았으나 주된 음식에 붙여 놓으면 될 것이다.
라. 절하는 법
제배(祭拜)는 단순한 절이라고 하기 보다는 하나의 의식이라고 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따라서 제배는 예의(禮儀)가 집합되어 표출되는 절차가 중요하므로 전통적으로는 다음의 순서에 의한다 하겠으나 최근에는 복잡한 절차를 단순화하여 그 중에서 「읍」의 차례를 생략해도 좋다고 하겠다.
1) 남좌여우(南東女西)
신위나 인사를 받을 분의 왼쪽에 남자, 오른쪽에 여자가 선다. 다시 말해서 남녀가 나란히 섰을 때는 여자가 남자의 왼쪽에 선다.
2) 공수(拱手)
두 손을 앞으로 모아 잡고 선다. 공수할 때의 손의 모습은 위로 가는 손바닥으로 아래 손등을 덮어서 포개 잡는데 두엄지가 깍지 끼듯이 교차한다. 이를 차수(叉手)라고도 한다. 차례․제사와 같은 길사, 평상시 인사 때에는 남자는 왼손,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오게 잡는다. 장례 등의 흉사는 그 반대로 한다.
① 제배는 서 있는 자세에서 출발하고, 그것으로 끝난다. 이 자세를 「흥(興)」이라 하며, "일어 서 있다"는 뜻으로 보면 된다.
② 서 있는 상태에서 들어가는 첫 제배 순서는 「읍(揖)」이다. 양 팔을 눈높이까지 모아 쥐는 행동이다. 이는 동양의 독특한 인사 법 중 하나이다.
③ 다음에는 모아 쥔 양 팔을 내리면서 꿇어앉는다. 이것을 전례 용어로는 「궤(跪)」라 한다. "꿇어 앉는다"는 뜻의 한자말이다.
④ 꿇어앉은 뒤에도 또 두 손을 다시 모아 쥔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높이가 「읍」때와 달리 가슴 정도에 머문다. 이 순서를 「공수(拱手)」라 부른다.
⑤ 그런 다음에야 엎드린다. 절을 한자로 쓴 「배(拜)」가 이 순서의 이름이다.
이것이 끝나면 일어나기, 즉 「흥」으로 순서가 다시 이어지는 것이다.
4. 제례법
가. 기제의 준비
1) 재계(齋戒)
기제일이 되면 전날부터 기제에 참례할 모든 사람은 몸을 깨끗이 하고 마음을 근신해 오로지 그 조상만을 생각 한다.
2) 쇄소정침(灑掃正寢)
제사모실 장소를 깨끗이 쓸고 닦는다.
3) 제주수축(題主修祝)
주인은 만일 신주가 없으면 단정한 자세로 지방과 축문을 쓴다.
4) 설위진기(設位陳器)
주인은 제의기구를 배설한다. 앙장(역막)․병풍, 교의, 제사상, 좌면지, 향안, 주가, 소탁, 자리, 촛대, 향로, 향합, 주전자, 퇴주기, 모사기, 축판(축․지방), 대상, 화로, 쟁반, 행주, 세수그릇, 수건 등을 제자리에 준비한다.
5) 척기구찬(滌器具饌)
주부는 그릇을 깨끗이 씻고 제수를 조리해 대상위에 대기시키며, 식어서는 안 될 제수는 식지 않도록 한다.
6) 변복서립(變服序立)
제사 지낼 시간이 되면, 모든 참례자가 예복으로 바꾸어 입고, 손을 씻은 다음 정한 자리에 공손한 자세로 선다.
7) 점촉(點燭)
어두우면 동서집사(東西執事)가 초에 불을 켠다.
8) 설소과주찬(設蔬果酒饌)
주인과 주부는 집사(진설)의 협조를 받아 진설 순서에 따라 차린다.
9) 봉주취위(奉主就位)
가묘에 신주가 계시면 모든 참례자가 가묘 앞에 서고, 주인이 그 날 제의 대상 신주를 받들고, 정침으로 돌아와 소탁위에 모셨다가, 주인이 교의위의 정한 자리에 다시 모신다. 지방일 경우에는 이때 교의에 붙여 모시고 사진을 모실 것이면 정한자리에 모신다. 신주라면 주인이 독개(櫝蓋 위패 아래덮개)를 열고 남자조상의 신주덮개[도(韜)]를 벗기고, 주부가 여자조상의 신주덮개를 벗겨, 독좌(櫝座) 좌우에 세운다.
✥ 참고
- 강신(降神)
제사를 지낼 때 먼저 신을 내려오게 하는 뜻으로 향을 피우고 술을 잔에 따라 모사위에 붓는 것을 말한다.
- 참신(參神)
제사를 지낼 때 강신한 다음 제관들이 신주에 절하는 것을 말한다.
- 신위봉안(神位奉安)
고인의 신위를 제청(祭廳)에 모시는 것을 말하는데,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낼 때에는 참신(參神)을 먼저하고, 강신(降神)을 뒤에 하며, 지방을 모시고 제사를 지낼 때에는 강신을 먼저하고, 참신을 뒤에 한다. 그러나 묘제 만은 참신을 먼저하고 강신을 후에 한다는 명문(明文)이 사례(四禮)에 있다.
- 옛날에는 절을 하는 횟수가 남자는 재배(再拜), 여자는 4배(拜)로 하였다.
이는 남녀차별의 뜻이 아니라 음양의 원리에 따른 것이다. 산 사람(生者)과 남자는 양의 도를 따르고, 죽은 사 람과 여자는 음의 도를 따르기 때문에 산 사람에게는 한 번(홀수는 양) 절하고, 죽은 사람에게는 두 번(짝수는 음) 절하나, 여자는 그 두 배(倍)를 한다. 그러나 현대에서는 음양 이론을 따르는 것이 만사가 아니므로, 남자 와 마찬가지로 재배만으로도 무방할 것이다
나. 기제의 절차
1) 영신(迎神)
먼저 대문을 열어 놓는다. 제사상의 뒤쪽(북쪽)에 병풍을 치고, 제사상 위에 제물을 진설한다. 지방을 써서 붙이고 제사의 준비를 마친다. 가묘가 있는 경우에는 출주라고 하여 사당에서 신주를 모셔 온다.
2) 강신(降神)
㉮ 강신분향(降神焚香)
강신은 영혼의 강림을 청하는 의식인데 신주라면 먼저 참신을 하고, 다음에 강신을 하는 것이 원칙이나, 참신을 먼저 했으면 그 다음에 강신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先參神後降神). 왜냐하면 참신을 먼저하고도 강신을 하는 고례(古禮)의 제도로 볼 때 먼저 하는 참신은 신주를 뵙는 것이지 조상을 뵙는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연히 강신을 먼저 해야 할 것이다. 분향은 향긋한 향을 태워 하늘에 계실지도 모르는 조상의 신령이 향기를 타고 오시라는 상식적인 행사이다.
○ 주인이 향안 앞에 북향해 읍을 하고 꿇어앉는다.
○ 왼손으로 향로 뚜껑을 열어 향로 남쪽에 놓고, 오른손으로 향합 뚜껑을 열어 향합 남쪽에 놓는다.
○ 오른손으로 향을 집어 향로에 넣어 태우기를 세 번하고, 왼손으로 향로뚜껑을 덮고, 오른손으로 향합 뚜껑을 덮는다. 이때 향을 집어 이마에 대고, 기도하는 듯 하는 동작은 하지 않도록 한다.
○ 주인은 일어나서 한 발 뒤로 물러나 읍하고 두 번 절을 한다.
㉯ 강신뇌주(降神酹酒)
뇌주는 향기로운 술을 땅바닥에 부어 적시어 지하에 계실지도 모를 조상의 혼백을 모시는 절차이다.
○ 동집사는 주가 앞으로 가서 술병의 뚜껑을 열고 행주로 술병주둥이를 깨끗이 닦은 다음 주전자에 술을 붓는다.(술을 따르기 편한 술병이면 주전자가 필요 없을 것임)
○ 동집사는 주전자를 두 손으로 받쳐 들고, 주인의 오른쪽 앞에서 서쪽을 향해 선다.
○ 서집사는 소탁 앞으로 가서, 강신잔반을 두 손으로 받쳐 들고, 주인의 왼쪽 앞에서 동쪽을 향해 선다.
○ 주인은 읍하고 주인과 두 집사가 함께 꿇어앉는다.
○ 서집사는 강신잔반을 주인에게 주고, 주인은 두 손으로 강신잔반을 받아서 받쳐 든다.
○ 동집사는 주인이 든 강신잔반에 술을 따른다.
○ 주인은 왼손으로 잔대를 잡고, 오른손으로 잔을 집어, 모사에 서쪽에서 동쪽으로, 세 번에 나누어 술을 모두 지운다 (三祭于地).
○ 주인은 잔을 잔대위에 올려놓고 잔반을 서집사에게 주고 서집사는 두 손으로 받는다.
○ 주인과 두 집사가 함께 일어난다.
○ 동집사는 강신잔반과 주전자를 원래의 자리에 놓고 제자리로 물러난다.
○ 주인은 한발 물러나서 읍하고 두 번 절하고 제자리로 물러난다.
✥ 향으로써 하늘의 혼(魂)을 부르고, 모사기에 술을 부음으로써 땅의 백(魄)을 부른다. 따라서 지방에 따라서는 영신의 절차를 생략하는 지방도 있다.
3) 참신(參神)
고인의 신위에 모든 참례자가 인사하는 의식인데 모든 참례자가 조상에게 뵙는 절차로써 일제히 두 번 절을 한다.
✥ 신주인 경우에는 참신을 먼저 하고, 지방인 경우에는 강신을 먼저 한다. 미리 제찬을 진설하지 않고 참신 뒤에 진찬이라 하여 제찬을 올리기도 한다.
4) 진찬(進饌)
식어서는 안 되는 제수를, 제사상에 올려서 차리는 일을 말하는데, 주인이 올리는 제수는 남자집사가, 주부가 올리는 제수는 여자집사가, 대상위에서 재반에 받쳐 제사상으로 나른다.
○ 주인은 향안 앞 동쪽 앞에 나가서 서고 주부는 주인의 왼쪽에 선다.
○ 주인은 읍하고 주부는 몸을 굽혀 예를 한다.
○ 주인과 주부가 제사상 서쪽으로 가서, 주인이 육전초장(육회)을 올리고, 주부가 고위 면과 비위 면을 올린다.
○ 주인과 주부가 제사상의 동쪽으로 옮겨가서, 주인이 어적(어회, 겨자)을 올리고 주부가 고위 떡 설탕, 비위 떡 설탕을 올린다.
○ 집사가 탕을 모두 올린다.
○ 주인, 주부, 남여집사가 모두 제자리로 돌아간다.
5) 초헌(初獻)
제주가 첫 번째 술잔을 올리는 의식이다. 제주가 신위 앞으로 나아가 꿇어
앉아 분향한다. 집사가 제주에게 잔을 주고 술을 따른다. 제주는 오른손으로 잔을 들어 향불위에 세 번 돌리고, 모사 그릇에 조금씩 세 번 부은 다음, 두 손으로 받들어 집사에게 준다. 집사는 술잔을 받아 메 그릇과 갱 그릇 사이의 앞쪽에 놓고, 제물위에 젓가락을 올려놓는다. 제주는 두 번 절한다. 잔은 합설인 경우 고위 앞에 먼저 올리고, 다음에 비위 앞에 올린다. 집안에 따라 의식에 약간의 차이는 있다.
㉮ 전주(奠酒)
○ 주인이 향안 앞에 가서 신위를 향해 읍하고 제사상 서쪽으로 가서 고위 잔반을 접어 두 손으로 받들고 향안 앞 서쪽에서 동향해 선다.
○ 동집사가 주가 앞으로 가서 주전자를 들고 향안 앞 동쪽에서 서향해 선다.
○ 동집사는 주인이 받들고 선 고위 잔반에 술을 가득 따른다.
○ 주인은 제사상의 서쪽으로 가서 원 자리에 고위 잔반을 올린다.
○ 주인은 제사상의 동쪽으로 옮겨 비위 잔반을 집어 받들고 향안 앞 서쪽에서 동향해 선다.
○ 동집사는 술을 가득 따르고 주전자를 원 자리에 놓고 물러난다.
○ 주인은 제사상의 동쪽으로 가서 원자리에 비위잔반을 놓는다.
○ 주인은 향안 앞으로 와서 북향해 선다.
㉯ 좨주(祭酒)
○ 서집사는 고위 잔반을 집어서 받들고 향안앞 주인의 왼쪽에서 동향해 서고, 동집사는 비위잔반을 집어서 받들고, 향안앞 주인의 오른쪽에서 서향해 선다.
○ 주인과 주집사가 함께 꿇어앉는다.
○ 서집사는 고위 잔반을 서집사에게 주고, 주인은 고위 잔반을 받아 왼손으로 잔대를 잡고, 오른 손으로 잔을 들어 모사에 조금씩 3번 지우고, 잔대에 흘린 술을 퇴주기에 쏟은 다음, 잔을 잔대에 올려놓고 잔반을 서집사에게 준다. 이어서 동집사의 비위 잔반을 그렇게 좨주한다. 이때 잔반을 향로위에서 돌리는 일을 하지 않는다.
○ 동집사는 일어나서 잔반을 원 자리에 올리고 물러난다.
㉰ 전적(奠炙)
○ 주인은 일어난다.
○ 동집사가 협력해 육적을 정한 자리에 올리고, 이어서 적 소금을 올린다음 물러난다.
6) 독축(讀祝)
○ 독축자가 주인의 왼쪽으로 나아가서 향안위의 축판을 들고 북향해 선다.
○ 주인이하 모두가 꿇어앉는다. 축문은 제주가 읽어도 되며, 엄숙한 목소리로 정확하게 천천히 읽는다.
○ 독축자가 축문을 다 읽고, 축판을 소탁위의 강신잔반 서쪽에 놓는다.
○ 주인이하 모두 엎드려 제의대상을 추모하는 묵념을 한다. (고례에는 곡(哭)을 했다)
○ 모두 일어난다. 주인이 제일 나중에 일어난다.
○ 주인과 독축자가 읍하고 두 번 절하고, 독축자는 일어나 제자리에 간다.
7) 퇴주(退酒)
○ 주인은 주가위의 퇴주기를 두 손으로 들고 향안 앞에 북향해 선다.
○ 동집사는 비위 잔반, 서집사는 고위 잔반을 집어 퇴주기에 비우고, 원 자리에 잔반을 돌려놓는다.
○ 주인은 퇴주기를 주가위 원 자리에 놓는다.
8) 철적(撤炙)
○ 동․서 집사는 협력해 육적을 내려 대상으로 옮긴다.
○ 주인과 두 집사는 제자리로 물러난다. 철적을 하거나 첨적을 하는 경우도 있으며, 삼적을 다같이 놓는 경우도 있다
9) 아헌(亞獻)
○ 두 번째 술잔을 올리는 의식으로써, 주인의 다음가는 근친자가 잔을 올린다. 절차는 초헌 때와 같다. 모사그릇에 술을 따르지 않는다. 주부는 네 번 절한다.
○ 이 때의 집사는 여자가 된다. 부득이 주부가 아헌을 못할 때에는 주인 다음차례의 사람이 하는데, 남자가 아헌을 하면 집사도 반드시 남자여야 한다.
○ 전적에는 어적을 올리고, 독축이나 계반개 절차는 없고, 좨주 아헌자의 절(주부는 4배)과 퇴주․ 철적의 절차는 초헌 때와 같다.
✥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여자가 헌작(獻酌)하는 풍습이 드물었으므로 이는 주로 형제들이 행하였다. 그러나 "제사는 부부가 함께 한다.(夫婦共祭)"는 정신에서 [가례]류의 예법서에는 주부가 버금잔(아헌)을 드려야 한다고 하였다.
10) 종헌(終獻)
○ 세 번째 술을 올리는 의식으로 아헌자의 다음 가는 근친자 또는 참례자중 다른 어른이나 특별한 사유가 있는 사람이 세 번째 술을 올리는 일이다.
○ 술은 잔의 1/3정도가 차도록 따른다. 모든 절차는 아헌 때와 같은데, 다만 전적에 계적을 올리고 퇴주 철적을 하지 않는다.
○ 제의에 술을 세 번 올리는 까닭은 주인과 주부, 손님이 한번씩 올리기 때문이다.
11) 첨작(添酌)
○ 종헌이 끝나고 조금 있다가, 제주가 다시 신위 앞으로 나아가 꿇어앉으면, 집사는 술 주전자를 들어, 종헌 때 1/3정도 부은 축이 난 잔에 술을 가득히 채워 따른다.
○ 술잔에 세 번 첨작하여 술잔을 가득 채운다.
○ 주전자를 원 자리에 두고 향안 앞에 북향해 선다.
12) 계반개(啓飯蓋)
서집사는 고위 반, 고위 갱, 고위 면, 비위 면의 덮개를 벗겨 각 그릇의 남쪽에 놓고, 동집사는 비위 반, 비위 갱의 덮개를 벗겨 빈자리에 놓는다. 이어서 집사는 모든 탕의 덮개를 벗겨 빈자리에 놓는다.
13) 삽시정저(揷匙正著)
○ 주부는 제사상의 서쪽으로 가서 시접의 숟가락을 고위 메에 숟가락 앞이 동쪽을 향하게 꽂고, 젓가락을 가지런히 골라, 시접위의 북쪽에 손잡이가 서쪽이 되게 걸친다.
○ 이어서 비위의 시저도 그렇게 하고, 주인의 왼쪽 옆에 북향해 선다.
○ 주인은 재배 주부는 4배하고 제자리에 물러난다.
✥ 첨작과 삽시정저의 두 절차를 흔히 유식(侑食)이라 하는데, 이는 “진지를 권하는 의식”이다. 뒤의 합문까지를 유식이라고 하여, 합문유식이라는 합성어도 생기게 되었으나, 유식은 첨잔하고 수저를 올린 후 재배하는 단순한 의식에 불과하다. 신위 향안 앞에 나아가 북향해 읍하고, 주부는 주인의 왼쪽에 서서 북향해 몸을 굽혀 예를 표한다.
14) 합문(闔門)
조상이 마음 놓고 잡수시도록 자리를 비우는 절차이다
○ 참사자가 모두 밖으로 나가 문을 닫고 기다린다. 제일 나중에 나가는 참사자가 문을 닫는다. 만일 문을 닫을 수 없는 곳이면, 병풍을 둘러 쳐도 된다. 대청마루에 제사상을 차렸으면, 뜰 아래로 내려 가 읍한 자세로 잠시 기다린다. 단칸방의 경우에는 제자리에서 잠시 동안 엎드려 있다가 일어난다.
○ 주인이하 남자는 차례대로 문의 동쪽에서 서향해 서고, 주부이하 여자는 차례대로 문의 서쪽에서 동향해 선다.
○ 노약자는 다른 방에서 쉴 수 있다.
○ 7 ~ 8분간 (九食항절 : 아홉 숟가락 먹는 동안) 공손히 서서 있는다.
15) 계문(啓門)
닫았던 문을 열고 들어가는 절차이다.
○ 축관이 3번 “어흠 어흠 어흠 ”인기척을 내고 문을 열고 들어가면, 참사자 모두가 뒤따라 들어간다.
○ 주인이하 모두 들어가서 제자리에 선다.
16) 진숙수(進熟水)
물을 올리는 절차이다
○ 주인과 주부는 향안 앞에 나아가서 북향해 읍․굴 신례를 한다.
○ 주인은 남자집사의 협조를 받아, 고위 갱과 비위 갱의 덮개를 덮어 퇴하고, 주부는 집사의 협조를 받아 고위 숙수와 비위 숙수를 올린다.
17) 헌다(獻茶)
갱을 내리고 숙수를 올리고 나서, 메 세 술을 떠서 물에 말아 놓고, 저를 고른다. 이 때 참사자는 모두 머리를 숙이고 잠시 동안 앉아 있다가 고개를 든다.
18) 철시복반(철시복반)
○ 숭늉(숙수)그릇에 있는 수저를 거두어 제자리로 옮긴다.
○ 메 그릇의 뚜껑을 덮는다.
19) 낙시저 (落匙箸 또는 下匙箸)
○ 주부는 제사상의 서쪽으로 가서, 고위 메에서 숟가락을 뽑아 시접에 담고, 고위젓가락을 내려 시접에 담는다.
○ 이어서 비위의 시저도 그렇게 한다. 이때 시저로 시접바닥을 구르거나, 밥을 떠서 숙수(숭늉)에 말거나, 젓가락을 다른 제수 위에 올려놓는 일은 하지 않는다.
20) 합반개(闔飯蓋)
집사는 모든 뚜껑을 덮는다.
21) 사신辭神
㉮ 고인의 영혼을 전송하는 의식이다. 주인이하 남자 참사자가 신위 앞에 일제히 두 번 절하고, 주부이하 여자는 4번 절한다.
㉯ 납주(納主)
○ 신주는 봉주할 때와 반대로 가묘에 모신다.
○ 사진이라면 원 자리에 모신다.
㉰ 분축(焚祝)
독축자는 지방과 축문을 태워 재를 향로에 담는다.
22) 철상[撤床 철찬(撤饌)]
제상위에 있는 제수를 내리는 절차로서, 집사가 뒤 쪽에서 부터 차례로 물린다.
23) 음복(飮福)
참사자가 한자리에 앉아 제수를 나누어 먹으며, 조상의 음덕을 기리는 의식이다. 음복을 끝내기 전에는 제복을 벗거나 담배를 피워서는 않된다.
고례에는 준이라 하여 참사자뿐 만 아니라, 가까운 이웃에까지 제사 음식을 나누어 주고 이웃 어른들을 모셔다가 대접하기도 했다.
24) 철기구(撤器具)
모든 제의 기구를 원 자리에 치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