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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을 품은 동악산은 장원급제자나 성인이 탄생할 때마다 진동하거나 하늘에서 음악소리가 들려서 움직일 동(動) 풍류 악(樂)을 쓰는 신령스런 산이다. 전주 송광사나 남원 실상사의 불상이 나라에 불길한 징조가 있을 때마다 땀을 흘리는 징후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동악산 최고봉인 성출봉(聖出峰·일명 형제봉) 아래에 원효대사가 길상암을 짓고 원효골에서 도를 닦고 있을 때 열여섯 아라한들이 그를 굽어보는 꿈을 꾸고 성출봉에 올랐더니 아라한 석상들이 솟아있어 길상암에 모시자 육시(불교에서 하루를 여섯으로 나눈 독경시각)만 되면 하늘에서 음악이 울려 퍼졌다고 전해온다.
동악산(動樂山·735m) 계곡이 성출계곡과 동악계곡과 더불어 삼남 제일의 암반계류로 추앙받는 것은 묵객들이 몰려들어 청류동 암반계류의 절경마다 일곡(一曲)에서 구곡(九曲), 그리고 청류동(淸流洞), 단심대(丹心臺), 낙락대(樂樂臺) 등의 지명을 짓고 시 구절을 새겨놓고는 그 절경에 취했기 때문이다. 특히 청계(淸溪)계곡은 양대박 의병장이 식솔 200명과 머물면서 호를 청계(靑溪)라 했다. 그러나 선조들은 물 맑은 계곡이 4곳이라는 의미로 사수(泗水)계곡으로 불렀다.
정상에서 조망은 북으로 남원 고리봉과 만행산, 임실 원통산, 서로는 순창 설산, 괘일산, 강천산, 추월산, 병풍산, 남으로 통명산, 백아산, 무등산, 모후산, 조계산이 한눈에 훑어지고, 호남의 젖줄 섬진강과 풍요로운 곡성들녘을 굽어보는 조망산행과 울창한 송림의 삼림욕, 철쭉이 흐드러진 아기자기함, 스릴 넘치는 암릉산행, 수려한 계곡산행 등 비록 산은 낮지만 갖출 건 다 갖춘 명산이다. 특이한 것은 동악산 정상(735m)보다 동쪽에 있는 두 개의 성출봉(758.5m)이 더 높고 유서 깊은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산줄기는 호남정맥 연산에서 나뉜 곡성지맥이 꾀꼬리봉을 지나 차일봉에 이르면 두 갈래를 친다. 남쪽으로 모후산 줄기를 보낸 뒤 동으로 뻗어가며 대명산을 지나 통명산에서 북쪽으로 가며 최악산과 동악산을 일으키고 매봉에서 섬진강으로 잦아든다. 물줄기는 모두 섬진강에 살을 섞고 광양만에서 남해에 골인한다.
삼기중학교에서 최악산~동악산으로
이번 산행은 임채인 곡성 화월산악회 회장, 광주 백계남씨, 무등산닷컴 김환기씨의 안내로 호남지리탐사회 박영근, 김영래, 김영섭(영광인쇄소 대표), 양흥식, 최병옥, 장혜경, 김효열씨(김안과원장) 등이 제1코스를 답사했다.
삼기면 27번 국도에서 삼기중학교 옆 시멘트도로를 진입하면 괴소리 2구 마을회관 앞 주차장에 닿는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27번 국도변에서 10여 분 걸어야한다. 마을회관 아래 담장이덩굴이 무성한 집 우측 골목으로 접어들어 시멘트 농로가 끝나는 지점의 하동정씨 묘소 뒤가 산행들머리다.
주민이 알려준 뾰족한 시루봉을 향해 소나무숲에 들면 솔향기가 그윽하고 풋풋한 나뭇잎들이 봄의 향연을 노래한다. 시누대숲을 지나 철쭉이 만발한 숲길을 지나 전망바위에 오르면 삼기면과 통명산이 한눈에 내려보인다(괴소 2구에서 30분 소요).
햇살에 반사되어 눈부시게 빛나는 스릴을 넘치는 암릉과 바위가 어우러진 시루봉을 오르면 북으로 최악산 암릉이 연이어진다. 임채인 회장이 최악산은 삼기면에서 최고로 웅장하고 최고(最) 큰 산(岳)이라는 의미라고 했다. 우회로가 있는 제2봉과 제3봉의 바위와 진분홍 철쭉이 어우러진 모습이 운치를 더해준다. 동쪽 괴소제에서 오는 길을 두 번 지나 고스락을 올라서면 서쪽으로 설산, 괘일산, 서암산이 눈앞을 가득 채운다.
능선에 버티고 있는 날카로운 두 바위 우회로를 버리고 스릴 넘치는 암릉을 올라서면 최악산 정상이다. 사방이 막힘없이 좋은 조망을 즐기고 암릉을 내려서면 ‘초악산’으로 잘못 표기한 표지판을 만난다. 완만한 능선을 걸으면 지나온 최악산 암릉과 성출봉(형제봉)이 우뚝 섰고, 송림이 울창한 능선을 걸으면 동쪽으로 동악산이 다가온다.
성출봉(1봉)으로 가는 길목의 거북바위를 발견한 김영래 고문이 감탄사를 연발한다. 곧이어 삼거리 안부로 내려서면 동쪽 성출봉(2봉)으로 가는 길을 만난다. 광주 문규환씨 리본을 만나고 발걸음을 재촉하면 대장봉(서봉 744.5m)에 닿는다(괴소2구에서 2시간30분 소요). 서쪽에 입면 대장리가 있어 대장봉, 또는 성출봉 서쪽이라서 서봉으로 불린다. 훼손된 표지판의 지명과 거리를 재정비했으면 좋겠다.
50분 동안 느긋하게 오찬을 즐기고 나니 몸이 나른하고 오수가 밀려온다. 송림을 내려서면 실크로드에 버티고 선 두꺼비바위를 보고 김영섭씨가 섬진강으로 뛰어들 기세라고 한다. 북쪽 도림사 험로, 서쪽 배넘어재와 동악산을 알리는 안내판을 지나면 솔향기 그윽한 송림을 거쳐 배넘어재에 닿으면(괴소2구에서 3시간 소요, 점심시간 50분 제외) ‘북쪽 동악산, 남쪽 도림사, 서쪽 약천 2.0km’ 안내판이 있는 사거리다.
첫댓글 자세한 산행안내고맙습니다 .건강한모습으로9일에봽기를....
잘 다녀 오세요...즐산하시구요.
이시간까지 접수자 18명 입네다 대장 구조 회장 총무 태주 봉오 용현 영숙 선례 귀선 인채 복심 정용외1명 병용 철주 경희 궁영 많이들 노력하여 주시고 협조하여 주세요 내일 오후 1시까지 여행자보험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