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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의 생가는 대구 동구 신용동 용진마을에 자리잡고 있다.
용진마을은 이름 그대로 용이 나아가 그 기세를 가라앉혀 기지맥지를 이루는 명산 팔공산 대지룡의 한 자락
이 굽이굽이 꿈틀거리며 내려오다가 멈춰선 곳이다.
생가는 그 용맥이 매조지를 하며 땅의 가운을 한 곳에 응축시키는 자리에 위치해 누가 봐도 팔공산의 정기
를 가득히 안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왕옥혼이 쓴 ‘노태우 전기’에도 “신용리는 팔공산 기슭에 위치하고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분지를 이루고
있다.
그곳은 시냇물이 흐르고 농지가 종횡으로 가로 놓여 있다. 팔공산 위에서 멀리 내려다 보면 온 분지가 마치
한 마리의 용이 도사리고 있는 듯 하며 신용리는 용의 머리에 위치하고 있다”라고 적고 있다.
이는 생가터를 중심으로 한 풍광적인 지세를 아름답게 표현한 것이며 풍수지리적 관점에서 서술된 것은 아
니다. 산도에서 보듯 팔공산은 노 전 대통령의 생가터를 형성시키는 태조산격의 명산이다.
이는 낙동정맥에서 서남방으로 발달한 소간룡에 버금가는 용맥이 군위군과 영천시를 가르며 뻗어내려 오다
가 홀연히 치솟아 오르기를 수백리, 이내 1192.9m의 명산 팔공산을 하늘 높이 일으켜 세운 다음, 하나의
큰 줄기의 대지용맥은 인봉과 관봉을 연이어 세우면서 동남쪽으로 줄달음치며 크게 용틀임하는 용맥을 뻗
어 대구시와 경산시의 분계를 형성한다.
또 한가닥의 대지룡이 서쪽으로 출렁이며 내딛다가 991.2m의 파계봉을 드높이 세우고는 경상북도와 대구
시의 경계를 이루면서 도덕산을 거쳐 남서로 뻗어 내린다.
그 가닥의 한 줄기가 마치 어떤 소명이라도 달성시키리려는 듯 크게 결인처를 만든 다음 한 숨을 돌리고는
곧장 용진마을의 주산이 되는 거저산으로 기어 오른다.
그리고 다시 숨가쁜 용의 행도가 연이어져 좌선룡의 주룡(혈을 짓는 요건을 갖는 주체가 되는 용맥)을 형성
하면서 기복, 위이, 과협의 용세를 이루다 마침내 용진마을, 그러니까 노태우 전 대통령의 생가터를 향해
이제까지 지켜서 가득 싣고온 땅의 기운을 응결시키는 봉우리를 멈춰 세운 후 마치 창공을 날던 한 마리의
봉황이 살며시 내려 앉기라도 하듯 평양맥을 이루면서 좌선의 행도를 거듭하다 팔공산의 정기가 빨려 들어
가듯이 생가터로 들어가 길고 긴 용맥의 진행을 멈춘다.
그 용맥의 행도를 결인처에서 부터 실사해 본 결과 영락없는 3태교구를 이루며 용진혈적의 조건을 충족시
키고도 남았다.(산도 윗쪽 교구통맥도 참고)
그리고 한 줄기 용맥이 윗쪽의 본신용에서 갈라져 내려오면서 주룡을 호종하는 백호맥을 이루고 그 밖에서
도 외백호맥이 겹겹이 싸고 돌아 용진마을을 포옹한다. 또 거저산 바로 아래의 주필봉에서 한자락 본신룡이
분지돼 마을과 생가터의 청룡맥을 이루며 마을을 껴안아 돌듯이 다정하게 내룡해 백호맥과 교쇄를 이뤄 구
세의 모든 물이 한 곳으로 빠져나가 지묘천을 채운다.
또 마을 가까이 병풍을 두르 듯 내청룡 가닥이 마을터와 생가터를 안고 돌아 청룡쪽의 허술함을 보완해 주
고 탑박골과 큰 골에서 모아진 신용저수지가 높은곳에 자리잡은 생가에 응결된 지기가 행여 새어날까봐 잘
에워싸고 있다.
현무봉에서 생가터로 진행해 돌아오는 용맥의 입수처에 큰 골에서 흘러온 개울물의 한 가닥이 현무봉을 감
아 돌아가는 작은 물줄기의 도랑으로 변해 ‘신용지’의 저수지로 들어오는 것이 매우 특이한 지세였다.
이는 용세를 단절시키는 작용으로, 자칫 단정할 소지가 있다 하겠다.
그러나 생가터의 입구와 집뒤에 박혀있는 크고도 우람한 바위를 보고나서 현무봉 아래로 돌아가는 실개천
의 물길이 살기를 터는 제살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고 그에 대한 의문점이 풀렸다.
자연암반이 집터나 묘지주변에 있는 것에 대해 풍수지리학에선 강세룡이거나 발복이 빠른 것으로도 해석된
다.
그리고 그 암석이 흙을 동반하지 않을때는 지기를 맴돌아 서리게 하는 구실을 못한다고 해석한다.
땅속의 기(氣)는 암반과 토맥의 사이로 흐르는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노 전대통령의 생가터에 박혀있는 암석은 팔공산에서 내룡한 주룡의 맥이 그 마무리를 위해 생기를 서리게
하는 길석(吉石)이라고 필자는 해석했다.
왜냐 하면 용맥을 확인한 결과, 그 교구가 성립된 진혈처에 박혀 있는 것이 실측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산인 팔공산이 거의 암석이므로 그 맥의 혈 역시 조상을 닮아 석혈로 이뤄진다는 순수 정혈법에
접근되기도 한다.
어쨌든 노 전 대통령의 생가터는 옛 왕조시대라면 음택의 길지가 더해지면 군왕지지로서 손색이 없는 양택
의 명당대지임이 확실한 것이다.
집터의 주룡이 팔공산의 명산 정기를 받을 수 있는 본원의 근거가 확실하고 집터까지 이어지는 주룡의 행도
가 좌선룡으로서 생가터에 땅의 기운이 서리어 맴돌 수 있는 3태교구 통맥을 이뤘으며 마무리용맥이 간인
맥으로서 음두와 양두에 이어지는 음미의 배합을 이루는 지점이었다.
그리고 선매의 맥도 뚜렷했다.
또 생가터의 지기를 잘 옹호하고 보전하기 위한 청룡과 백호가 울타리 역할을 잘할 수 있게 발달한데다 물
이 빠져나가는 길목에 적당한 높이의 일자문성의 화표사격인 길사가 있어 금상첨화를 이뤘기 때문에 더욱
혈증이 확실하다고 믿었다.
집터 풍수의 대표적 고전으로 알려진 ‘양택심서’에는 ‘사람이 거처할 집에선 그 내려오는 산 능선(용맥)의
기세가 중요하다’고 해서 집뒤로 이어지는 내룡맥을 중시하고 있다.
어디 양택뿐이겠는가. 음택도 예외일 수 없다.
혈터로 이어지는 용맥이 불확실한데 거기서 진혈을 찾으려는 것은 마치 진깃줄이 이어지지 않았는데 전등
에 불이 밝혀지기를 바라는 어리석음과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작혈을 위해 조산으로부터 내룡하는 용맥을
주룡이라 한다.
주로 양택길지를 만드는 용맥이 좌선룡이기 때문에 이를 청룡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나 주룡과
청룡은 엄연히 그 몫이 다르고 윤서도 다른 것을 유념해야 한다.
하지만 옥에도 티가 있게 마련이다.
국내의 유명하다는 명혈대지의 대부분이 석혈명당인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석혈 명당도 암석에서 나오는 살기를 피할 수 있고 또 토살과 제살의 과정을 거친 곳에 혈을 정하거
나 비보를 통해 화를 피하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이다.
그런데 노 전 대통령 생가터 여기저기 돋아 있는 암석이 비록 권세를 누리는 인물을 배출시키는 길석이라고
해도 너무 드러나 노출 돼 있다.
결과론이지만 1932년 맏아들로 태어난 노 전 대통령이 7세되던 해 부친 노병수씨가 29세의 젊은 나이에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났다.
이를 두고 풍수 호사가들은 생가터의 암석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하곤 했다.
“대지의 명당을 쓰려거든 소흉을 감수하라”는 풍수지리학의 경구를 끝으로 용진마을 윗자리에 덩실하게
자리잡은 군왕지지를 다시금 떠 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