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항상 다른 사람 혹은 집단들과 사이좋게 지낼 수는 없다. 하루에도 몇 번씩 사람들은 갈등을 겪게 되는데, 이러한 갈등은 대인간에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집단 대 집단, 더 나아가 국가 간에도 일어난다.
물론 나라 간에 벌어지는 갈등의 가장 비극적인 형태는 전쟁이다. 이러한 갈등은 따라서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거리가 되어 왔고 자연스럽게 뉴스의 주요한 가치기준으로 자리 잡아 왔다.
최근의 예를 들더라도 2003년에 미국의 공격으로 시작된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은 전쟁 발발부터 수년 후까지도 각종 미디어의 주요한 관심사가 되어 왔다. 또한 전쟁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각 나라 간의 첨예한 군비경쟁 혹은 무역 마찰, 문화적 갈등에 대한 내용은 아주 쉽게 뉴스거리가 된다.
이때 미디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갈등을 보도하는 것이 미디어의 임무라고 할 수 있으나, 만일 평화적인 방법으로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사항을 미디어에서 갈등이나 전쟁을 조장하는 방향으로 묘사한다면 엄청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미디어는 그 영향력으로 인해 전쟁이나 지역분쟁을 일으킬 수도, 또한 이를 막을 수도 있다. 100여 년 전에 퓰리처는 전쟁을 방지하기도 하고 도발하기도 하는 모순적인 행태를 보였다. 그가 소유하고 있었던 <뉴욕 월드>의 지면을 통해 그는 잘못하면 분쟁으로 발전할 수도 있었던 미국과 영국의 갈등을 최선을 다해 방지하도록 노력하여 결국 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숙적이었던 허스트의 <뉴욕 저널>과 과도한 부수경쟁에 몰두해서, 쿠바에 주둔한 스페인과의 갈등을 불러일으켜 결국 스페인-미국 전쟁을 도발하기도 하였다.
바람직한 저널리즘의 역할은 갈등의 원인과 그 해결까지도 모색하는 방향으로 제시되어야지 갈등만을 제시하고 오히려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보도는 조화롭고 평화로운 세계를 만드는 데 커다란 장애물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