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돌적(素那突賊)역주 동국신속삼강행실도 3집충신도 제1권
①素那 稷山縣人 嘗鎭②阿達城 靺鞨潛師猝入 素那奮刃大呼曰 爾知新羅有沈那之子素那乎 欲鬪者來 遂奮擊突賊 賊射之矢集其身如蝟 遂死 其妻哭曰 亡人常曰 大丈夫固當死於王事 豈可臥床上 死婦人手乎 今死其志也
Ⓒ 편찬 | 이성 / 1617년(광해군 9)
소라 ③직산현 사이라 ④일즉 아달셩의 딘 ⑤텻더니 ⑥말갈이 ⑦군 ⑧마니 ⑨믄득 ⑩드러오나 ⑪소래 ⑫칼흘 ⑬분발여 ⑭크기 주 ⑮블너 오 네 신라의 ⑯심나의 아 소래 잇 줄 아냐 싸호고져 ⑰니 오라 고 드듸여 ⑱분격여 도적의게 돌딘니 도적이 ⑲니 ⑳살이 그 몸애 ㉑몯거 ㉒고솜돋 주022) ㉓티 니 드듸여 ㉔죽그니라 그 ㉕안해 울고 오 주근 사이 ㉖샹해 닐오 ㉗나 진실로 ㉘맛당이 ㉙님굼의 일에 주글 거시니 엇디 가히 자리 ㉙우희 ㉛누어 부인의 손애 주그리오 더니 이제 ㉜주금이 그 ㉝디라
Ⓒ 언해 | 이성 / 1617년(광해군 9)
소나돌적 - 소나가 적을 향해 돌진하다
소나(素那)는 직산현(稷山縣) 사람이다. 일찍이 〈북쪽 변경을 방어하기 위해〉 아달성(阿達城)에 ㉞진을 치고 있었는데, 말갈(靺鞨)이 가만히 군사를 거느리고 갑자기 침공해 오므로 소나가 칼날을 휘두르며 크게 외쳐 이르기를, “너희들이 신라에 심나(沈那) 장수의 아들 소나가 있는 줄 아느냐? 싸우고자 하는 자는 나오라.” 하고, 드디어 분노하여 적진으로 ㉟돌진 주하자 적들이 활을 쏘니 그 화살이 소나의 몸에 집중하므로 고슴도치의 털처럼 박혀 마침내 전사하였다. 그의 아내가 울면서 말하기를, “죽은 남편이 항상 말하기를, ‘사나이 대장부는 진실로 마땅히 임금의 일을 위하여 죽어야 하는 것이니, 어찌 가히 침상에 누워 부인의 간호를 받으며 죽겠는가?’ 하였는데, 이제 죽은 것은 그 뜻에 따른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 역자 | 김문웅 / 2015년 5월 15일
① 소나(素那):(?~675) 신라 중대의 장수. 일명 ‘금천(金川)’이라고도 한다. 백성군(白城郡) 사산(蛇山 : 지금의 稷山) 출신. 심나(沈那)의 아들이다. 백제가 망한 뒤 한주(漢州) 도독(都督) 유공(儒公)의 청으로 문무왕은 소나를 북쪽 변경의 아달성(阿達城)에 머물며 변경을 방어하도록 하였다.
② 아달성(阿達城):현재 북한에 위치한 강원도 이천군(伊川郡)지역으로, 철원군보다 북쪽 지역이다. 675년 당시 이곳은 신라 최전방 지역으로 당나라의 지시를 받은 말갈 군사들이 자주 쳐들어오던 곳이다.
③ 직산현(稷山縣):충청남도 천안시 성거읍·성환읍·직산면·입장면에 있던 옛 고을. 고려초에 직산으로 개칭되었으며, 1018년(현종 9) 천안의 속현(屬縣)으로 병합되었으나 후에 감무(監務)를 둠으로써 독립했다. 1413년(태종 13) 직산현이 되어 조선시대에는 경기도에 속했다.
④ 일즉:일찍. 이 문헌에는 ‘일즙’의 형태도 가끔 등장한다. ¶안즈나 누으나 일즙 우디 아닐 제기 업더라(충신도 1 : 24ㄴ).
⑤ 텻더니:티-[設] + -엇-(완료 시상 선어말 어미) + -더-(과거 시상 선어말 어미) + -니(종속적 연결 어미). 설치하였더니.
⑥ 말갈(靺鞨):지금의 백두산 이북, 송화강(松花江), 흑룡강(黑龍江) 및 오소리강(烏蘇里江)의 광대한 지역에 분포했던 민족으로 주(周), 진(秦), 서한(西漢) 시기에는 숙신(肅慎)으로 불렸으며 동한(東漢)에서 위진(魏晋) 시에는 읍루(挹娄), 남북조(南北朝) 시기에는 물길(勿吉)로 불렸다. 이후 고구려 유민과 연합하여 발해(渤海)를 세웠으며 발해 멸망 이후 여진(女眞)으로 불렸다.
⑦ 군:군(軍士) + -(목적격 조사). 군사를. 이 문헌에는 모음 사이에서 ㄴ과 ㄹ의 혼기 현상이 많이 나타난다. 그리하여 목적격 조사 ‘-’이 ‘-’로 표기되거나, 어미 ‘-거’이 ‘-거’로 표기되는 예를 제법 볼 수 있다.
⑧ 마니:가만히. 이 문헌에서 ‘ㆍ’의 동요를 볼 수 있다. 비어두 음절에서의 동요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어두 음절에서도 ‘ㆍ’의 동요를 보여 준다. 바로 ‘마니’가 한 문헌에서 ‘가만이’로도 나타나기 때문이다. ¶금산 묏 가온대 가만이 무덧더니. 이 밖에 ‘매’와 ‘소매’, ‘’과 ‘흙’의 혼기 현상도 어두 음절에서의 ‘ㆍ’의 동요를 보이는 예들이다.
⑨ 믄득:문득. 갑자기.
⑩ 드러오나:들-[入] + -어(연결어미) + 오-[來] + -나(종속적 연결 어미). 들어오므로. 침공해 오므로. 어미 ‘-거, -거’이 특별히 ‘오-[來]’ 동사 뒤에서는 ‘-나, -나’으로 교체되어 쓰였다.
⑪ 소래:소라(素那) + -ㅣ(주격 조사). 소나가.
⑫ 칼흘:칼[刀] + ㅎ[刃] + -(목적격 조사). 칼날을. 15세기에는 ‘갈ㅎ’로 사용되다가 그 이후 ‘칼ㅎ’로 유기음화하였다. 본래 ‘갈ㅎ’은 ㅎ종성 체언이지만 이 문헌에는 ‘칼’에 ㅎ종성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소실된 경우도 나타난다. ¶김시 칼을 텨 스스로 멱 디니(열녀도 4 : 8ㄴ). 도적이 칼 여 코 버히되.
⑬ 분발여:분발-[奮發] + -ㅣ-(사동 접미사) + -여(연결 어미). 분발하게 하여.
⑭ 크기:크게. ‘크기’의 ‘-기’는 명사형 어미임에도 여기서는 부사형 어미 ‘-게’의 기능을 나타내고 있다. 이 문헌에는 이와 같이 ‘크기’가 부사처럼 사용된 예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이는 방언형의 표기가 아닌가 한다. ¶왜적이 크기 니르거. 후쥬 무뎨 뇨동을 틸 션봉이 되어 분로여 텨 크기 이긔니.
⑮ 블너:브르-[呼] + -어(연결 어미). 불러. 어간 ‘브르-’ 다음에 모음의 어미가 오면 어간은 ‘블ㄹ-’로 교체된다. 그렇게 하여 ‘블러’가 되어야 하지만 근대 국어에 와서는 모음 사이의 ‘ㄹㄹ’이 ‘ㄹㄴ’으로 혼용되기도 하므로 ‘블너’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이 문헌에는 ‘블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길이 혼자 궤산 군 블러 뫼화.
⑯ 심나(沈那):생몰년 미상. 27대 선덕여왕(善德女王) 때 장수. 소나(素那)의 아버지이다. 혹 황천(煌川)이라고도 하는데 힘이 세고 몸이 가볍고 재빨랐다. 사성(蛇城 : 淸原郡 稷山面)은 백제와 맞붙어 끊임없이 충돌이 있었는데, 심나가 하도 용맹하여 백제군이 당하지 못하였다. 백제인이 그를 두려워하여 비장(飛將)이라 하였다. 말갈(靺鞨) 군과 싸우다 전사하였다.
⑰ 니:-[爲] + -(관형사형 어미) + 이(人, 의존 명사) + -(보조사). 하는 사람은. 연철하여 ‘니’으로 함이 옳으나 중철 표기로 ㄴ을 중복 표기하여 ‘니’이 되었다.
⑱ 분격(奮擊):분발하여 공격함.
⑲ 니:-[射] + -니(종속적 연결 어미). 〈활을〉 쏘니. 훈민정음 초기 문헌에는 ‘쏘다’로 표기되었다. ¶쏘다爲射(훈민정음 해례본 : 합자해).
⑳ 살이:살[矢] + -이(주격 조사). 화살이.
㉑몯거:몯-[集] + -거(종속적 연결 어미). 모이므로. 집중하므로.
㉒ 고솜돋:고슴도치[蝟]. ‘고솜돝’이 휴지(休止)나 자음 앞에서 8종성 제한 규칙에 따라 ‘고솜돋’으로 교체된 것이다. ¶머리터럭과 고솜도 가 게 호아.
㉓티:-[如] + -이(부사 접미사). 같이.
㉔ 죽그니라:죽-[死] + -으니라(평서법 어미). 죽었다. ‘죽그니라’는 어간 말음 ㄱ을 어간말과 어미의 두음에 중복해서 표기한 중철 표기이다. 이 문헌에는 연철 표기인 ‘주그니라’도 함께 등장한다. ¶셩이 함몰매 미처 눌최 주그니라.
㉕ 안해:아내[妻].
㉖ 샹해:늘. 항상.
㉗ 나:사나이. 훈민정음 초기 문헌에는 ‘’로 사용되었고, 15세기 말에는 ‘아’로 사용되다가, 16세기에 들어서 ‘나’로 표기하고 있다. ¶남지늬 소리 겨지븨 소리 소리 갓나 소리. 아 오좀.
㉘ 맛당이:마땅히.
㉙ 님굼의 일[王事]:임금이 나라를 위하여 하는 일.
㉚ 우희:우ㅎ[上] + -의(처격 조사). 위에. ‘우ㅎ’는 ㅎ종성 체언이다.
㉛ 누어:눕-[臥] + -어(연결 어미). 누워. ‘누어’에서는 어간 말음 ㅂ이 모음 사이에서 탈락하였다.
㉜ 주금이:죽-[死] + -음(명사형 어미) + -이(주격 조사). 죽는 것이.
㉝ 디라:[意] + -이라(서술격 조사). 뜻이다.
㉞ 진(陣):진영(陣營). 군대가 진을 치고 있는 곳.
㉟ 돌진(突陣):적진으로 거침없이 나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