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원 에세이】
아름답게 사는 길 ‘삼자훈(3字訓)’
― 장형이 주신 귀한 ‘삶의 덕목’
― 마음의 보약 ‘양생 비결(養生秘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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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원 에세이】
아름답게 사는 길 ‘삼자훈(3字訓)’
― 장형이 주신 귀한 ‘삶의 덕목’
― 마음의 보약 ‘양생 비결(養生秘決)’
윤승원 수필문학인, 전 대전수필문학회장
■ 필자의 말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게 되는 시점이다. ‘송구영신(送舊迎新)’이란 말이 오가는 이때가 되면 나는 장형(尹佶遠. 교육자, 향토사학자)이 그리워진다.
새해에 큰댁에 가면 장형은 내게 많은 것을 주셨다. 색다른 음식뿐만이 아니다. 정신적인 가르침도 주셨다.
그중에서 ‘양생 비결’은 잊히지 않는 생활 덕목이다. 형님은 이제 곁에 계시지 않지만, 정신적인 가르침은 벽장 속 ‘가정비망록’처럼 기억을 되살려주고 있다.
▲ 필자의 장형 윤길원(尹佶遠, 교육자, 향토사학자) 그림=윤종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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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하고 싶은 글은 지난 2004년 정초에 쓴 글이다. 매년 정초가 되면 다시 읽어보는 글이다.
‘새해 다짐’이 한 해 동안 잘 지켜지지 않은 아쉬움이 크다. 그래도 새해가 되면 다시 반복하여 옛 어르신의 가르침을 음미하게 된다. ‘양생 비결’이 그렇다. ♣
2024. 12. 26.
윤승원 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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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촌수필】
새해가 되면 다시 읽는 어르신의 귀한 가르침
― 아름답게 사는 길 ‘3字訓’
윤승원
새해에 큰댁에 가면 귀한 책자를 몇 권씩 들고 오게 된다. 교육자이자 향토사 연구가인 장형은 경찰 직업을 가진 동생이 찾아오면 으레 무슨 책자라도 한두 권씩 꼭 챙겨 두셨다가 정성껏 봉투에 넣어주신다.
내 직장이 정서적으로 다소 거친 환경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동생이 이런저런 형태의 글도 쓰고, 독서도 하면서 나름대로 마음의 여유를 갖고자 하는 것을 잘 아시는 터라 이런 책자를 챙겨 주시는지 모른다.
형님이 주신 책자를 펼치면 나는 맨 먼저 형님이 쓰신 옥고를 읽고 나서, 그 밖의 글들도 틈틈이 눈여겨본다.
올해에도 몇 권의 책을 받아 가지고 왔다. 전직 교장 선생님들의 친목 모임인 ‘삼락회(三樂會)’에서 펴낸 문집과 형님이 고문으로 있는 옥천지역 향토사 연구회에서 펴낸 ‘향토사 자료집’ 등이다.
이 중에서 전직 교장 선생님들이 펴낸 문집 『忠北三樂』 제15호(2001년)에서 뜻밖에 재미있는 글을 발견했다.
趙敏植 선생님(충북삼락회 부회장)이 쓰신 『아름답게 사는 길 333…』이란 제목의 글인데, 새해에 나름대로 생각을 새롭게 가다듬을 수 있는 글이었다.
‘좋은 글’은 집 안에 스크랩해 놓고 혼자서 틈틈이 음미하는 것도 의미가 있으나, 연초(年初)이고 하니, 몸과 마음을 새롭게 가다듬는 의미에서 먹을 갈아 습자(習字)를 해보는 것도 유익하지 싶다.
▲ 새해에 큰댁에서 받아온 귀한 책자들 - 한평생 교육현장에서 헌신하시다가 퇴임하신 전직 교장 선생님으로서 교육 철학이 담긴 글과 향토사 연구자료 등 큰댁에 가면 큰형님께서는 동생을 위해 귀한 책자들을 알뜰히 챙겨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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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답게 사는 길 333…
■ 즐겁게 사는 길(心)
3善(奉仕) : 慈善, 積善, 最善(나누고 섬기고 최선을 다하자) 3低(謙遜) : 低頭, 低肩, 低腰(굽히고 낮추어 겸손하자) 3淸(淸高) : 淸淨, 淸雅, 淸儉(맑고 깨끗하고 검소하자) 3和(平和) : 心和, 人和, 家和(자신과 가정 이웃에 평화를) 3少(便安) : 少慾, 少憤, 少憂(탐하지 말고 성내지 않고 걱정말자) 3恩(感謝) : 知恩, 謝恩, 報恩(늘 감사하고 은혜에 보답하자) 3寬(容恕) : 寬容, 寬大, 寬恕(너그럽게 받아들이고 용서하자) 3氣(신바람) : 德氣, 活氣, 潤氣(덕을 닦고 넓고 크게 신바람나자) 3愛(사랑) : 愛他, 愛隣, 愛國(이웃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자)
■ 건강하게 사는 길(身)
3多(多動) : 多事, 多忙, 多藝(바쁘게 살며 취미는 다양하게) 3學(學不厭) : 好學, 勉學, 獨學(늘 배우고 공부하자) 3樂(즐김) : 樂山, 樂水, 樂此(자연을 즐기고 즐겁게 일하자) 3步(조깅) : 活步, 速步, 土步(하루 만보 이상 걷자) 3守(節制) : 守分, 守節, 守身(스스로 안전과 건강을 지키자) 3快(快適) : 快食, 快眠, 快笑(잘 먹고 잘 자고 웃으며 살자) 3食(小食) : 小食, 混食, 粗食(담백한 음식으로 소식하자) 3有(有望) : 有情, 有備, 有望(늘 준비하고 희망을 갖자) 3禁(禁煙) : 禁煙, 禁酒, 禁色(담배 술 여자를 삼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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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배우고 공부한다’라는 말이 이 글 속에도 들어 있듯이, 여기 열거한 ‘3字’만 익히고 음미하면서 살아가도 따로 수양이 필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한자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젊은이들은 혹여 진부한 한자 나열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만히 음미해 보면 누구나 잘 알면서도 그냥 지나치기 쉬운 인생 덕목과 삶의 지침이 여기 ‘3자訓’ 안에 다 들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모름지기 수신(修身)이란 좋은 말을 벽에 붙여 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부단히 성찰하고 익혀, 하나라도 내 것으로 해야 할 일이다.
새해에 좋은 글을 음미하게 해 주신 조민식 선생님과 이런 귀한 책자를 치안 일선에서 종사하는 동생을 위해 알뜰히 챙겨 주신 큰 형님께도 고마운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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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필자가 방송에 출연하여 낭송한 <건강 칼럼>입니다.
【대전 MBC 라디오】
마음의 보약과 양생비결
/ 수필가 윤승원
○ 방송일 : 2010. 4. 17(토) 오전 11:15 ~ 12:00
○ 담당 PD : 임종식 * 구성 : 강혜정 * 진행 : 김하나
※ 로하스 건강시대 – 명사 칼럼
◇ 진행자 :
명사들을 찾아가 그들만의 노하우가 담긴 건강비결을 들어보고 그들을 통해서 로하스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실천방법을 알아보는 시간.
오늘은 현직 경찰관이자 대전수필문학회장인 윤승원 님의 ‘마음의 보약과 양생 비결’을 들어 봅니다.
▲ 대전mbc 스튜디오 『로하스 건강시대 ‘명사 칼럼’』 - 윤승원 수필가 (※사진 : 대전mbc 편성국 이주진 작가가 담아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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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원 방송칼럼】
◆ 제목 : 마음의 보약과 ‘양생비결(養生秘決)’ ― 온상 속 화초는 아름답기는 하나 비바람에 약하고, 야생화는 누가 보살피지 않아도 질긴 생명력을 지닌 것처럼… ―
공적인 모임이 되었든, 사적인 행사가 되었든, 사람이 모인 장소에 가면 으레 건강에 관한 이야기가 주요 화젯거리로 오가기 마련입니다.
인사말 가운데도 가장 많이 쓰이는 말이 ‘건강 좋으시냐?’, ‘건강하세요.’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 집안 형제들도 직장에서 정년 퇴임하여 ‘건강관리’를 가장 중요한 삶의 화두로 삼다 보니, 서로 안부를 물을 때도 건강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중요 정보처럼 교환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선 경찰이라는 거친 직무환경에서 30여 년 넘게 긴장하면서 살아온 저와는 달리, 교육자 형님들은 비교적 정서가 안정된 직장 생활을 해 오신 터여서 그 ‘건강비결’을 귀담아듣고 살아왔습니다. 형님들의 건강비결은 무엇보다 ‘순리적인 생활 방식’에 있는 것 같습니다.
가령, ▲ 잠을 편안하게 잘 자는 것 ▲ 담백한 음식을 먹는 것 ▲ 속상한 것을 가급적 피하거나 간직하지 않고 사는 것 등을 말합니다.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철저히 지키는 것이 있습니다. 저녁 아홉 시 이후에는 가급적 전화하지 말도록 자식들한테도 일러 놓고 삽니다.
대개 깊은 밤에 걸려오는 전화는 걱정스러운 일이 많고, 밤에 서둘러 봤자 시원스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닐 바엔 조금 늦어도 낮에 연락해도 괜찮다는 것입니다.
가능한 ‘험한 꼴’을 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 또한 그렇습니다. 뜻밖에 충격적인 장면이라든지, 끔찍하여 몸서리쳐지는 사건뉴스는 가급적 외면하려는 것이지요.
경찰 직업을 가진 저로서는 어느 한 가지도 따르지 못할 것들이어서 형님들께 말씀드렸지요.
“제시간에 정상적으로 잠자고, 제때에 소박하고 담백한 음식 가려먹고, 적당히 운동하고, 긴장되는 전화 받지 않고, 험한 꼴 보지 않고, 그렇게 살 작정이면 경찰이라는 직업은 아예 버려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러자 형님들은 동생의 처지가 안타깝다는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저의 직장 동료들도 대부분 수긍하나 일부 생각을 달리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생각을 달리하는 직원 중에는 이런 말을 하는 직원도 있습니다. “인간이 그렇게 약하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자극성 있는 음식도 먹어야 면역성이 길러지는 법이고, 험한 꼴도 더러는 보고 살아야 마음이 강직해진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온상 속의 화초는 아름답기는 하나 비바람에 약하고, 야생화는 누가 보살피지 않아도 질긴 생명력을 지닌 것과 같습니다.
살아가면서 이따금 자신에게 묻습니다. 진정 내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돈인가? 명예인가? 아니면 몸을 망치면서까지 몰두할 만큼 중요한 것이 있는가?
문제는 ‘삶의 균형과 조화’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한쪽 면만 지나치게 의식하여 고집하지 말고, 보통 사람의 상식의 정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게 살아가려는 삶의 지혜 즉, ‘양생(養生)비결’이 자신을 지키는 ‘보약’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 ♧
【養生 秘訣(양생비결)이란?】
◇ 少言語 養育氣(소언어 양육기)말을 적게 하여 속 기운을 배양할 것 ◇ 戒色慾 養精氣(계색욕 양정기)욕망(성)을 자제하여 정기를 배양할 것 ◇ 薄滋味 養血氣(박자미 양혈기)음식을 담백하게 하여 피를 맑게 할 것 ◇ 莫愼怒 養肝氣(막신노 양간기)흥분과 분노를 삼가 하여 간기를 배양할 것 ◇ 節食 養胃氣(절식 양위기)음식을 절도 있게 먹어 위의 기운을 배양할 것 ◇ 少貪慾 戒心憂(소탐욕 계심우)탐욕을 줄이어 근심을 적게 할 것 ◇ 聽聲樂 悅心神(청성낙 열심신)아름다운 음악을 자주 들어 심신을 기쁘게 할 것 ◇ 避過勞 防未病(피과로 방미병)과로를 피하여 질병을 미연에 예방할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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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 <논어>에는 '낙樂'자가 여러 번 나온다. '낙'자는 상형 문자다. 고대 중국의 악기를 본뜬 글자다. 글자를 뜯어보면, 나무로 만든 받침대의 중앙에 큰 북이 매달려 있고 그 좌우에 조그만 북이 네개나 달려 있다. 이 악기를 신나게 두드리면서 즐거워했다. '낙'자의 원래의 발음은 '풍류 악'자다. 음악은 곧 즐거운 것이다.'악樂' 즉 '낙樂'이다. 무슨일이나 즐거우면 좋아하게 된다. 그러므로 '좋아할 요'자로 발전했다. ----'자왈 지자요수 인자요산子曰 知者樂水 仁者樂山'<논어><雍也篇>
전직 교장선생님들의 모임 명칭을 <삼락회三樂會>라고 한 것은 <군자삼락>에서 따온 것이라 들었습니다. 君子三樂이란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으로 즉 ▲부모가 살아 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것, ▲하늘과 사람에게 부끄러울 것이 없는 것, ▲영재(英才)를 얻어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고 합니다. 역시 전직 교장 선생님들의 모임이 뜻하는 바를 명칭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