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제 / 기제사(忌祭祀)

[김태원]

祝   축

    維歲次某年某月干支朔某日干支孝子某

   유세차모년모월간지삭모일간지효자모

   敢昭告于

   감소고우

顯考處士(學生)府君歲序遷易諱日復臨追遠感時昊天罔極謹以淸酌庶羞恭伸奠獻   尙

현고처사(학생)부군세서천역휘일부림추원감시호천망극근이청작서수공신전헌   상 

   饗

   향

※ 축문을 줄여서 축이라고도 한다. 신명에게 읽어 고하는 글이다. (이 축문은 아버지의 경우이다)

※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모년 모월 모일 봉사자 아무는 돌아가신 아버님께 감히 밝혀 고합니다. 해가 바뀌어 제삿날이 다시 다가왔기에 세월이 흐를수록 그리운 마음은 하늘과 같이 끝이 없어서 삼가 맑은 술과 여러 가지 음식으로 공손하게 받들어 올리오니 맛보소서.’

○ ‘모년’은 태세, 제사 지내는 해의 간지를 쓴다. 2009년은 <기축(己丑)>이다.

○ ‘모월’은 제사 드는 달을 쓴다.

○ ‘간지’는 제사 드는 달의 초하룻날의 간지를 쓴다.

○ ‘모일’은 고인이 작고한 날을 쓴다. 제사 드는 날을 쓰지 않는다. 파제일을 쓴다. 3일이면 <초삼일>이다.

○ 마지막 ‘간지’는 ‘모일’의 간지, 제삿날의 간지이다.

○ ‘효자’는 대를 이은 봉사자를 가리킨다. 맏이 양자를 가면, 아우가 효자이다. ‘모’는 주인의 이름을 작게 쓴다. 주제자가 출장이어서 그 아우가 대신 제사를 받들면, 주인 이름 밑에 <出外未還(출외미환) 使弟(사제) 某(모-아우이름) 其執常事(기집상사)>를 써 넣는다.

○ 축문의 줄을 바꾸는 것은 안동지역과 기호지역이 좀 다르다. 여기는 주로 안동남인들이 쓰는 형식이다. ‘현’은 한 글자 올려서 쓰고, 그 줄은 한 줄로 연달아 쓰나, 종이가 짧아 다 쓸 수 없으면, 적당히 나누어서 쓴다. 유(維), 감(敢), 현(顯), 향(饗)의 네 글자 줄이 각각 한 줄이다. 기호지방은 대체로 유(維), 세(歲), 현(顯), 휘(諱), 향(饗)을 머리로 하여 각각 한 줄씩 바꾸어 쓰고, ‘현’자는 한 글자 높여 쓴다.

○ 축을 읽을 때(독축)는 잘 띄어 읽어야 한다. 대체로 다음과 같다.

    <유 세차 간지 모월 간지삭 모일 / 효자 모 / 감소고우 / 현고 학생부군 세서천역 / 휘일부림 추원감시 호천망극 / 근이 / 청작서수 공신전헌 / 상 향>

※ 축이 없으면 헌작은 단헌(단잔)이고, 축이 있으면 삼헌한다.

◎ 요사이는 한글로 축하기를 권하고 있다.

      <○○○○년 ○월 ○일 아들 ○○는

    아버님 신위 전에 삼가 고하나이다.

    아버님께서 별세하시던 날을 다시 당하오니 추모의 정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에 간소한 제수를 드리오니

     강림하시와 흠향하옵소서.>

陳 設   진  설

메        잔반       시저       갱

탕

면          도적          전          병/편

포      숙채      간장      식혜     침채

과일         과일

  축문    향로    향합

모사

※ ‘진설’은 넉 줄 또는 다섯줄로 한다. ‘탕’이 없으면 넉 줄이다. ‘탕’을 국으로 보는 집은 뫼․갱 앞줄에 쓰고 진찬했으며, ‘탕’을 반찬으로 보는 집은 면․편줄 앞줄에 쓰되 진설할 때 함께 한다. 홀수-짝수-홀수-짝수-홀수 등으로 줄을 맞춘다. 하도 다양하게 진설하기 때문에 ‘가가례(家家禮)’라는 말이 여기서 생겼다. 고인이 생전에 즐기던 음식을 진설하면 좋다. 술은 향합 동편 아래이다.

※  내앞파에서는 다섯줄로 진설한다. 탕은 삼탕이 원칙이고, 2열에 포-청채-간장-식혜-백채-침체이다.

※ <메․갱․탕․면․도적․전․편> 등은 참신이 끝나고 진찬했다. 아직도 그렇게 하는 집도 있다.

○ 1열, 실과줄은 짝수이다. 형편에 따라 계절에 따라 2색, 4색, 6색, 8색, 10색 등으로 맞추되, 복숭아는 공자가 과실 중에서 하품이라 하여 쓰지 말라고 했다. ‘홍동백서’ 또는 ‘조․율․이․시’로 하되, ‘유밀과’도 이 줄이다. 억지로 구색을 맞추지 말고, 철철이 다르게 쓰는 것이 법도이다. 옛날에는 봄 제사에는 배를 놓을 수 없었고, 밤도 가을에 말렸다가 물에 불려 썼으나 과례이다. 감자, 고구마, 땅콩, 옥수수 등도 과실로 보았으니, 고인이 좋아하던 실과를 간소하게 쓰되, 껍질을 깎아 먹은 과일은 깎아서 써야 하지만, 과일에 따라 위쪽만이라도 톱는다. 밤은 구운밤, 삶은 밤, 생밤을 다 쓸 수 있다.

○ 2열, 반찬줄은 홀수이다. ‘포’를 자반으로 보는 집은 별도의 자반을 쓰지 않지만, 포와 자반을 구별하는 집은 <포․자반․숙채․간장․젓갈․식혜․침채>등으로 한다. 초에 묻힌 ‘생나물’을 쓰기도 한다. 젓갈을 구하기 힘든 집은 <포․청채․묵나물․간장․백채․식혜․침체>로도 쓴다. 식혜는 ‘초’ 또는 ‘감주’이다. 생동숙서(生東熟西)로 한다.

○ ‘면’에는 국물이 없다. ‘도적(都炙)’은 모든 구운 고기를 함께 담았다는 뜻이다. 갈라놓기도 하여서 <면․우적․육적․어적․전․편>으로도 한다. ‘회’를 올리는 집도 있다. <면․육회․도적․어회․초장․편>으로도 한다. ‘구운 간’과 ‘수란’을 더 쓰기도 하고, ‘편’ 옆에 ‘꿀’을 놓기도 한다. ‘도적’을 담는 순서는 <어적-육적-우적> 순이다. ‘어동육서’하고, ‘동두서미’한다. ‘병’은 밀가루로 만든 떡이고, ‘편’은 쌀로 만든 떡이다. ‘편’은 본편 위에 부편을 올린다. 3열은 짝수로 형편에 맞게 진설한다.

○ 4열은 홀수이다.  ‘탕’은 단탕, 삼탕, 오탕이다. 삼탕이면 <우탕․육탕․어탕> 순으로 진설한다. 두부와 다시마로 만든 소탕(素湯), 조개류로 끓인 패탕(貝湯)이면 오탕이다. 우탕(羽湯)을 조탕(鳥湯), 소탕(巢湯)이라고도 한다. ‘탕’을 올리지 않는 집이 더 많다. ‘탕’이 없으면 ‘갱’에는 고깃국을 써야하고, ‘탕’이 있으면 ‘갱’에는 나물국으로 한다. ‘탕’을 3열에 진설하는 집은 대체로 육탕과 어탕으로 이탕을 쓴다. 3열은 짝수이기 때문이다.

○ ‘잔반’은 술잔과, 술잔받침인 잔대이고, ‘시저(匙箸)’는 수저이다.

參  禮  참  례

※ 참례는 제사 행사에 참가한다는 뜻이다. 참사(參祀)라고도 한다. 음복까지가 참례이다. 제사를 지내는 의식을 행제(行祭), 행사(行祀)라고도 한다.

○ 서립 설찬(序立設饌) <제사의식의 시작이다>

   ∘ 진설(陳設) <제수를 제사상에 차리는 의식이다>

            불을 켜고 교의와 제상과 향상을 북쪽으로 향하게 놓는다. 집의 구조가 북향할 수 없을 때는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 다만 남향하지는 않는다. 그런 다음 제수를 진설한다. 전에는 두 번 갈라서 했으나, 요사이는 대체로 다 진설하는 추세이다. <메․갱․탕․면․도적․전․편>을 제외한 음식을 올렸다.

   ∘ 서립(序立) <행제의 공간 위치이다>

            진설이 되면 제관이 모두 늘어선다. 주인이 중앙 제일 앞이다. 주인 앞에는 아무도 설 수 없다. 남자는 동편에 늘어서고, 여자는 서편에 늘어선다. 주부 앞에는 시어머니만이 설 수 있다. 남자는 오른 손을 위로 하는 공수이고, 여자는 반대다.

   ∘ 취위(就位) <혼령이 앉으실 위치에 지방을 모시는 의식이다>

           마지막으로 지방을 모신다. 원래는 사당의 신위를 모시고 행사하였으나 요사이 사당이 거의 없다. 사진을 놓기도 하지만 혼령이 사진 위에 앉으시게 하기가 좀 미안하다.

○ 강신(降神) <영혼의 강림을 청하는 의식이다>

         주인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꿇어앉아 향을 사른다. 좌집사자가 잔반을 내려 주인에게 주면 우집사자는 술병의 술(뢰주)을 꿇어앉아 따른다. 주인은 왼손으로 잔대를 잡고, 오른손으로 술잔을 잡아 모사그릇에 세 번 나누어 붓고, 그리고서 집사자에게 되돌려 주면 집사자는 제자리에 올리어 놓는다. 이에 주인은 절하고 제자리 한다. 제사의 절은 재배이다.

○ 참신(參神) <혼령을 뵙는 의식이다>

        모든 참례자가 절한다.

○ 진찬(進饌) <주식을 올리는 의식이다>

        ※ ‘면․도적․편․탕․메․갱’ 등 주식을 올린다. 거의 사라진 의식이지만 요사이도 이렇게 하는 집이 있다. 집사자가 올리는 집도 있고, 주인과 주부가 나누어서 올리는 집도 있었다.

○ 헌작(獻爵) <술을 올리는 의식이다>

   ∘ 초헌(初獻) <첫잔을 올리는 의식이다>

            주인이 초헌관이다. 신위 앞에 나아가 꿇어앉으면, 집사자가 잔반을 내려 초헌관에게 주고, 우집사자는 꿇어앉아 주전자의 술(주주)을 술잔에 침주한다. 전에는 뢰주(강신술)와 주주(참신술)를 구별했으나 요사이는 구별하지 않은 추세이다. 술이 가득 부어지면, 초헌관은 퇴주그릇에다가 세 번 부어 빈 잔을 올리는 집도 있고, 침주된 잔을 그대로 올리는 집도 있다. 술을 가득 부어 올리는 것이 좋다. 집사자는 계반(啓飯)한다. 모든 그릇의 뚜껑을 벗겨 남쪽에 놓는다. 이 때, 제주는 꿇어앉아 있는 상태이다.

   ∘ 독축(讀祝) <신에게 고하는 의식이다>

            축관은 제주의 서편에 나아가서 동쪽을 향해 꿇어 앉아 축문을 읽는다.  모든 제관도 따라서 부복한다. 축 읽기가 끝나면 부모제사에는 곡을 했지만, 요사이는 하지 아니하므로 모든 제관은 일어선다. 이에 초헌은 절하고 제자리 한다. 독축할 사람이 없으면 주인이 한다. 축이 없으면 아헌과 종헌을 하지 않는다. 이것을 무축단잔(無祝單盞)이라 한다.

   ∘ 아헌(亞獻) <두 번째 술을 올리는 의식이다>

           아헌은 주부이다. 주인의 아내가 주부이다. 주부가 없거나 병질이면 근친자가 한다. 아헌이 들어오면 집사자는 잔반을 내려 술을 퇴주그릇에 쏟고, 아헌에게 준다. 이하는 초헌과 같다.

   ∘ 종헌(終獻) <마지막 술을 올리는 의식이다>

            종헌은 손님이 한다. 고인의 친구, 사위, 친척, 아우의 아내 등 특별한 관계가 있는 사람을 미리 정해야 한다. 아헌과 같이 하되, 침주된 술을 퇴주그릇에다가 삼제(三除)한다. 조금씩 세 번 갈라 따르지만, 술잔이 비면 안 된다. 집사자에게 주어 올리도록 한다. 절한 후 제자리로 간다.

○유식(侑食) <흠향하시도록 권하는 의식이다>

   ∘ 첨작(添酌) <잔에 술을 채우는 의식이다>

           종헌 때 삼제되어 덜 찬 술잔에 술을 가득 채운다. 제주 또는 집사자가 한다. 뚜껑에다가 술을 따라 그 술로 채웠으나 주전자로 바로 채워도 된다.

   ∘ 삽시․정저(揷匙正箸) <수저를 사용하시라는 뜻이다>

           주부 또는 집사자가 한다. 메에 숟가락을 꽂는다. 안쪽이 동쪽으로 가게하고, 젓가락은 가지런히 걸쳐 놓되, 손잡이가 서쪽이다.

○ 합문(闔門) <운감하시도록 자리를 비우는 의식이다>

        참석자 모두 문 밖으로 나가고 축관이 문을 닫는다. 차리어 놓은 음식의 맛을 보시라는 뜻이 운감(殞感)이다. 흠향(歆饗)과 뜻이 같다. 아홉 숟가락 드시는 시간, 약 15분~30분이다. 읍하는 자세이다. 조상이 운감하시는데 자손이 쳐다보는 것은 실례라고 생각해서 자리를 비킨다. 바깥으로 못 나가는 경우, 병풍을 둘리고 ‘부복(俯伏)’을 한다.

○ 계문(啓門) <흠향이 끝남을 알리는 의식이다>

        축관이 조용히 일어나 병풍 가까이에 가서 삼희흠(三噫歆)한다. 이 때 ‘어흠, 어흠, 어흠’하지 않더록 주의해야 한다. ‘애햄, 애햄, 애햄’ 세 번 기침을 하고 병풍을 열면 제관은 일어서서 제자리 한다.

○ 헌다(獻茶) 국궁(鞠躬) <차를 올리는 의식이다>

        숭늉을 올린다. 중국에서는 차를 올렸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차가 귀해서 대신 진숙수(進熟水)했다. 제주 또는 주부, 집사자가 한다. 갱을 내리고, 메 세 술을 떠서 물에 말아서 올린다. 숟가락은 숭늉그릇에 둔다. 제관은 모두 국궁한다. 국궁은 고개를 숙이고 상체를 약간 구부린 자세다. 시간은 세 술 뜨는 시간이니, 합문 시간의 삼분의 일 시간이다. 축관이 희흠(기침)을 하면 참사자 모두 바른 자세를 취한다.

        ※ 고인이 즐겨 마시던 커피나 녹차, 인삼차 등속을 올리는 것이 좋다. 요사이 식사 후 숭늉을 마시는 집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 철시 복반(撤匙覆飯) <제사가 끝났음을 알리기 위해 수저를 거두는 의식이다>

   ∘ 고이성(告利成) <제사가 순조롭게 끝났음을 말하는 의식이다>

            축관은 주인의 서편에 가서 주인을 향해 “이성” 하고 말한다. 이성(利成)이란 양례(養禮), 곧 공양이 무사히 끝났다는 뜻이다. 요사이도 하는 집이 더러 있다.

   ∘ 낙시저(落匙箸) <수저를 거두는 의식이다>

           숟가락을 거두고, 젓가락을 처음의 상태로 돌린다.

   ∘ 복반(覆飯) <뚜껑을 덮는 의식이다>

           벗겨 놓은 뚜껑을 다 덮는다.

○ 사신(辭神) <혼령을 전송하는 의식이다>

   ∘ 배(拜) <혼령을 배웅하는 인사이다>

           모든 제관은 절한다.

   ∘ 소지 분축(燒紙焚祝) <하늘로 잘 가시라는 배웅의 의식이다>

           지방과 축문을 불살라 하늘로 날린다. 제주가 문 밖에 나가서 행한다.

○ 철상(撤床) <제수를 물리는 의식이다>

        제상 위의 제수를 물린다. 이 때 술을 제일 먼저 내리고, 신위 앞의 메․갱줄부터 순서대로 내린다. 실과줄을 마지막으로 내리고, 교의와 제상과 병풍도 거둔다.

○ 음복(飮福) <복 받기를 기원하는 의식이다>

        자손의 단결과 화목과 복 받기를 기원하는 뜻으로서 음식을 나누어 먹는 의식이다. 먼저 술을 돌려가며 마시며 보통 세 순배까지 한다. 다음에 비빔밥을 먹는다. 반찬과 과일도 고루 갈라서 먹는다. 음복은 반드시 순서를 따라야 한다. 초헌관-아헌관-종헌관-축관-항렬이 높은 사람과 연장자 순이다. 제주가 수저를 들어야만 다른 제관도 수저를 잡을 수 있다.

※ 음복을 마쳐야 제사가 끝이다.

※ 기제사(忌祭祀), 기제(忌祭), 기사(忌祀)는 모두 기일제(忌日祭)를 말한다. 제삿날을 기일(忌日)이라 하고 높임말은 ‘기신(忌辰)’이다. ‘휘일(諱日)’은 축문에만 쓴다.

※ 제사에는 사당, 사시제, 이제, 기일제, 묘제의 다섯이었다. 사당제는 신알례, 출입례, 참례, 천신례, 고사례가 있었다.   ‘사시제’는 증조부모, 조부모, 부모, 방친 중 무후자에게 2월․5월․8월․11월 네 계절에 지내는 제사이고, 이제 / 예제는 9월에 아버지에게만 지내는 제사이며, 기제는 기일에 지내는 제사이다. 묘제는 3월에 묘 앞에서 지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제례도 변했다. 대보름, 삼짇날, 단오, 유두, 칠석, 추석, 중양(중기), 동지, 납향에 지내던 천신례가 차사로 바뀌어 간소화 되었다. 일제침략기에는 정월 초하룻날 지내는 차사가 보태어졌으나, 시절 차사인 앵두철의 앵두차사, 국수철의 국수차사 등이 사라졌다. 정조(설날), 대보름, 한식, 단오, 추석, 동지 등의 날에 떡국, 찰밥, 햇과일, 국수, 햇곡식, 팥죽 등으로 차사를 지냈으나, 문중과 향리에서 약속하여 줄여서 지금은 설차사와 추석차사만 남았다.  3월에 지내던 묘사도 시월 시사로 바뀌었다. 그래서 시사를 묘사라 하는 집이 더 많다.

        요사이는 설차사와 추석차사, 기제사, 시사(시제 또는 시향제)를 지내지만 추석차사를 폐지하고 시사로 대체한 집이 많다. 추석차사가 추석묘사로 바뀌어 가고 있고, 시사도 없어져 가고 있는 추세이다.

※ ‘례’는 요사이 말하는 행사나 의식의 형식을 말한다. 대표적 례가 사례이다. 관․혼․상․제례인데, 중국의 주나라 례를 기본으로 하고, 주자가례를 기준으로 하여서,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변형하여 시행해 왔다. 이제 관례는 아예 없어졌다. 혼례, 상례, 제례 등의 가례도 많이 변화되었다. 수연례도 환갑잔치로 바뀌었다가 흔적만 남아 있다. 옛날의 례는 이제 조금 남아 있는 실정이다. 

         제사는 몇 특정 종교의 영향과, 서구문명의 유입으로 삶의 양식이 엄청나게 변화되자 제사도 엄청나게 달라져서 오늘에 이르렀다. 기제사도 많이 달라질 수밖에 없었으나 그래도 아직은 제일 많이 그 형식을 보존하고 있는 셈이다. ‘가가례(家家禮)’라 하여 집집마다 예문이 다르지만, 기제사를 지내는 집의 제사절차만은 아직도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이 기제사도 앞으로는 더 많이 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생활하는 방법과 의식이 변하기 때문이다. 남의 제사에 감 놔라 배 놔라,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은 것이 례이다.

[명관]

감사합니다.

[창현:文浩]

수고많았습니다 축문중에 별세일 15일을 전후로 이전은 삭(朔) 이후는 다른 용어로 표기하든데 표기글자는 ? /왜 이분화 표기하는지 또서원 이나 큰산소에서 지내는 방법이 상이하든데 왜 그렇게하는지? 관세는 요즈음 상당히 필요한듯한데 보완해주면 좋겠네

[김태원]

1. 관세는 기제사에서는 하지를 않습니다. 손을 씼은 것이 관세입니다. 기제사에는 모든 제관이 삼일 전에 목욕하고 당일 행제 전에 세수를 합니다. 어릴 때 겨울에 찬물에 세수하던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2. 축문에서 15일 전후에 달라지는 일이 없습니다. '삭'이라는 말은 그달의 초하룻날을 말하고 초하룻날의 간지를 씁니다. 예를 들면 오늘 정월 스무날이라면,2009년 음력 일월 20일이면 "유 세차 기축 일월 신미(辛未) 삭 이십일 병신(丙申)"이라고 씁니다. 신미삭은 정월초하룻날입니다. '기축년 일월 초하룻날 신미로 부터 이십일 째 되는 날 병신'이라는 뜻입니다.

[김태원]

서원에서 지내는 향사와 기제사는 상당히 다릅니다. 서원의 향사는 희생이 있고 기제는 희생이 없습니다. 그리고 묘제와 기제도 상당히 다릅니다. 원래 묘제는 3월에 지냈습니다. 주로 주자가례에다가 약간의 변형을 취하여 지냈기 때문입니다. 현실에 맞게 고쳤습니다. 동암 선생의 '상변통고'란 책이 있습니다. 상은 변하지 않는 것이고, 변은 시공간에 따라 변하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옛 것이라고 무조건 따르는 것은 무리입니다. 퇴계 선생도 옛것을 참조하되 현실의 시속도 따라야 한다고 했습니다.

[김태원]

<<축문중에 별세일 15일을 전후로 이전은 삭(朔) 이후는 다른 용어로 표기하든데 표기글자는 ? /왜 이분화 표기하는지 >>----다르게 표기하는 집이 있으면 예를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삭의 대구는 망인데 삭망이란 초하루와 보름입니다.

[김태원]

<<또서원 이나 큰산소에서 지내는 방법이 상이하든데 왜 그렇게하는지?>>서원의 향사는 그 지방의 유림들이 합의하여 만든 진설도와 홀기에 따라 진행이 됩니다. 서원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큰 산소라는 말은 자손들이 운집하여 지내는 제사인데, 이 큰제사는 사람이 많이 모이다보니까 제수도 많이 들고 제약도 많아서, 자손들이 규정을 만들어서 그 규정에 맞추어 제사를 받들기 때문에 약간씩 다릅니다. 특히 제수와 진설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가례라고 합니다. 그러나 기본은 비슷합니다.

[김태원]

서원의 향사는 원규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안동지방의 경우, 영주의 소수서원에다가 영주의 이산서원, 예안의 도산서원을 참조합니다. 퇴계선생이 원규를 만드셨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빈서원은 안동부의 여강서원을 참조하여 원규를 정했습니다. 여강서원은 나중에 호계서원으로 사액되었지요. 안동의 수선서원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