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곡폭포 훈련 보고서
원 종 민
(훈련 개요)
토왕폭 빙폭 등반을 위한 훈련으로 택한 장소는 당연히 강원도 춘성군 구곡폭포였다. 현명식, 원종민, 김운회 대원 그리고 중도에 참가한 김석근 대원이 약 한달간에 걸쳐 프론트 포인팅에 의한 빙벽 등반 훈련을 중점적으로 실시하여 훈련기간 중 구곡포 등반 회수는 총 187회에 달하였다.
(훈련일지)
(85년 12월 25일, 수요일 맑음) 호덕형이 내준 봉고차를 이용, 원종민 대원 집에서 캠프생활용품을 싣고 구곡폭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50분이었다. 현명식 대원, 남동건 회원은 짐을 방에 옮겨 놓고 바로 귀경하였다. 한 평이 조금 넘는 지하실 방은 너무 비좁아 긴 탁자를 구해 좁은 공간을 넓혀보려 했지만 좁기는 마찬가지다. 대충 짐 정리가 끝나고 저녁식사를 마친 이합승 회원은 막차로 귀경하였고 원종민, 김운회 대원은 햄머와 픽켈 슬링 런너 등을 만들었다.
(95년 12월 26일, 목요일 맑음) 대낮에도 캄캄한 지하실 방이라 날이 밝은 줄도 모르고 9시 30분까지 잤다. 12시에 등반, 가운데 노말 코스를 김운회 대원이 선등했다. 등반 소요시간은 3시간이었다. 방에 선반을 달고 못을 여러 군데 박으니 훨씬 넓어진 것 같다. 낡은 석유난로를 청소해 사용하니 웬만한 자취방보다 훨씬 아늑한 것 같다. (등반 누계: 원종민(1), 김운회 (1)) * ( )안의 숫자는 등반 회수 누계
(85년 12월 27일, 금요일 맑음) 1회 등반 : 원종민 - 김운회 (소요시간 2시간 30분) 2회 등반 : 김운회 - 원종민 (2:40) 오후 5시40분이 되서야 등반을 마쳤다. 토왕폭이 높게만 느껴진다. 토왕은 구곡폭의 약 6배인데 지금의 상태로는 15시간이상 그것도 가능한 것인지(?) * 호루라기 교신을 제정했다. 등반누계 : 원종민(3), 김운회(3)
(85년 12월 28일, 토요일 맑음) 어제와 같은 08:30분에 기상했다. 1회 등반 : 원종민 - 김운회(2:20) 2회 등반 : 김운회 - 원종민 (2:20) 확실히 1차 등반이 힘에 부치는 듯하다. 2차 등반은 몸이 풀려 체력에 큰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다. 밤에는 K.B.S 방송국의 31일 자정 프로그램의 녹화촬영을 했다. 등반누계 : 원종민 (5), 김운회(5) (입산대원) 현명식, 윤용문, 이합승, support
(85년 12월 29일, 일요일 비와 진눈깨비) 1회 등반 : 현명식 - 원종민 - 윤용문, 김운회 - 이합승 비가 오다가 진눈깨비가 내렸지만 빙질은 좋았다. 12시쯤에 유영희, 윤은주 회원이 왔다. 대원들이 개인사정으로 모두 귀경하게 되어 원 대원 혼자 남게 되니 2일간 캠프가 비게 되었다. 등반누계: 현명식(1), 원종민(6), 김운회(6)
(85년 12월 31일, 화요일 비-맑음) 19:50분 청량리발 막차를 타기 위해 원종민, 이합승 대원이 1분전까지 김운회 회원을 기다리다 승차하니 열차가 출발한 조금 뒤 김운회 대원이 왔다. 표도 사지 않고 뛰어들어와 막 출발하는 열차에 올라탔다고 한다. 석유난로는 일주일에 10미터이상의 석유를 소모하기에 수시로 석유를 수송해야 했다.
(86년 1월 1일, 수요일 맑음) 10시 조금 넘어서 폭포로 가보니 철암의 종관씨가 첫차로 혼자와 있었다. 동굴 왼쪽 직벽을 거침없이 오르는 종관씨를 빌레이 보던 원종민(나) 대원이 비슷하게 해보려고 했으나 힘, 자세, 스피드 모두 뒤떨어진다. (1)회 등반 김운회 - 이합승(2:00) , 이종관 - 원종민 (1:20) (2)회 등반 원종민 - 김운회 - 이합승 (2:50) 오후에 현명식, 남동건 대원이 왔다. 어제 새로 구입한 피피를 사용하니 매우 편리하다. 저녁에 확보 설치시간을 줄일 것, 배낭을 좀 더 무겁게 맬 것, 자세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등반누계 : 현명식(1), 원종민(8), 김운회(8)
(86년 1월 2일, 목요일 맑음) 신정연휴라 수많은 팀이 야영을 들어와 아침부터 다닥다닥 폭포에 붙어 있다. 영하 20도를 내려가는 강추위에 텐트 생활하는 친구들은 추위에 잠 못 이루고 새벽부터 설치지만 우리는 따뜻하게 늦잠을 자고 10시가 넘어서야 붙는다. 그러나 이제는 앞지를 수 있다. 직벽에 매달려 빌레이 보는 팀도 우리밖에 없는 듯 하다. 점심으로 호빵 등을 들통에 데워 먹으니 꿀맛이다. (1)회 등반 : 김운회 - 원종민 - 이합승 (2:40) , 현명식 - 남동건 (2:10) (2)회 등반 : 원종민 - 남동건, 김운회 - 현명식 (2:30) 등반누계 : 현명식(3), 원종민(10), 김운회(10)
(86년 1월 3일, 금요일 눈 약 20센지) 어제 저녁부터 몸살기가 있더니 아침에는 본격적으로 쑤시기 시작했다. 손가락, 팔, 장딴지, 허리 무리한 곳은 모두 쑤신다. 나는 사진 촬영을 하며 쉬기로 하고 명식형, 김운회만 등반을 한다. (1)회 등반 : 현명식 - 김운회 (1:50) (2)회 등반 : 김운회 - 현명식 (1:50) 처음으로 1시간대로 등반시간을 줄었다. 동건이는 토요일에 다시 온다며 빈 몸으로 귀경했다.
(86년 1월 4일, 토요일 - 23도) 나는 몸이 계속 아파 오늘도 쉬어야만 했다. (1)회 등반 : 현명식 - 김운회 (2:00) 오후에는 실내에서 턱걸이, 매달리기, 픽켈 스윙 등 운동을 열심히 했다. 밤 11시에 기활형, 종선형, 동건이가 개썰매를 끌고 도착하였다. 미처 식량 생각을 못하고 마중을 가지 않아 고생 끝에 식량 썰매를 강촌에서 급조하여 형님들이 끌고 오셨다. 밤새 마이티를 쳤지만 형님들이 대원들 돈을 모두 터셨다. "악조건 하에 등반할 기회를 만들기 위하여"라는 명목 하에... 누계: 현(6), 종민(10), 운회(13))
(86년 1월 5일, 일요일 맑음) 강추위는 여전하다. 종선 형님이 중간까지 올라가시다 그만 힘에 부치는지 하강하신다. (1)회 등반 : 김운회 - 현명식, 원종민 (2:30) 등반후 동건이가 좀더 빨리 올라야 한다고 독려하지만 지금의 힘과 기술로는 어렵다. 더 열심히 할뿐이다. 몸이 좀 나아진 것 같아 등반을 했는데 무리인가보다. 몸살이 심해졌다. 누계 : 현명식(7), 원종민(11), 김운회(14)
(86년 1월 6일, 월요일 맑음) 캠프에는 운회씨와 나만 남았다. 오늘은 휴식하기로 결정, 춘천에 가서 목욕도 하고 자장면도 먹었다. 나는 여전히 아프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계속 쑤셔대니 미칠 지경이다. 잘 적에는 매달려 빌레이 보던 허리통증에 잠을 설친다.
(86년 1월 7일, 화요일 약간 눈) 몸이 좀 나아졌으나 몸조리를 위해 나는 쉬고 운회씨가 좌측을 단독 등반한다. 자일 2동을 이어서 등반하고 하강하여 확보물을 회수했다. 누계 : 현(7), 원(11), 김(15)
(86년 1월 8일, 수요일 맑음) 형님들이 보내주신 쌍화탕 10병을 먹고 나서 완쾌된 것 같다. 근육이 많이 풀려 힘이 들었지만 그런데도 스피드가 났다. (1회) 등반 : 김운회 - 원종민 (2:10) (2회) 등반 : 원종민 - 김운회 (1:35)
(86년 1월 9일, 목요일 맑음) MBC-TV 차인태의 "출발 새아침" 프로의 녹화가 있어 개미 산악회와 촬영을 했다. 월간 "산"지의 박인식 기자도 다녀갔다고 가게 아주머니가 전해 준다. (1)회 등반 : 김운회 - 원종민 (1:30) 누계 : 현(7), 원(14), 김(18)
(86년 1월 10일, 금요일 맑음) 구곡폭 위에 있다는 미나리폭을 찾아 2시간을 헤매다 못 찾고 구곡폭으로 하강하여 2회 등반하였다. (1)회 등반 : 김운회 - 원종민 (2:00) (2)회 등반 : 원종민 - 김운회 (1:40) 누계 : 현명식(7), 원종민(16), 김운회(20)
(86년 1월 11일, 토요일 맑음) 처음으로 3번 등반하였다. (1)회 등반 : 김운회 - 원종민 (1:35) (2)회 등반 : 원종민 - 김운회 (2:00) (3)회 등반 : 김운회 - 원종민 (1:40) 얼음질이 안 좋아 폭포 위에서 물꼬를 터트려 놓고 하강하였다. 내일이면 위에 새 얼음이 얼어붙기를 기대하면서... 저녁에 기활형, 명식형, 용문형, 합승이가 왔다. 용문형이 신정연휴때 찍어온 토왕폭 사진에 대원들 모두 입이 벌어지고 말았다. 상단의 위용에 압도되는 듯 했다. 악조건을 위해 또 밤새 마이티, 그러나 또 대원들이 털리고 말았다. 누계 : 현명식(7), 원종민(19), 김운회(23)
(86년 1월 12일, 일요일 맑음) (1) 현명식 - 윤용문 (2) 원종민 - 장기활 (3) 김운회 - 이합승 이렇게 3Part가 동시에 출발, 구곡을 덮었으나 기활 형님이 중간 빌레이 지점까지 오셨다가 그만 하산하시고 말았다. 몇 년만에 얼음을 찍어 보시니 어쩔 수 없으신가 보다. (1)회 등반 : 현명식 - 윤용문 - 원종민, 김운회 - 이합승 (2)회 등반 : 원종민 - 현명식 (1:25), 김운회 - 이합승 (1:50) 오후에 석근이와 여자회원이 도착했다. 내가 서울로 내려가 캠프에는 명식형, 운회씨만 남게 되었다, 누계 : 현명식(9), 원종민(21), 김운회(25)
(86년 1월 13일, 월요일 맑음) 올해의 구곡폭은 예년에 비해 얼음폭도 좁고 질도 좋지 않다. 등반코스는 총 8개의 직등 route를 생각할 수 있다. 난이도는 우측 동굴 쪽에서부터 코스번호를 정할 때 (1)번, (6)번, (7)번, (8)번... 어렵다. (1)회 등반 : 현명식 - 김운회 (1번 코스 : 1:50) (2)회 등반 : 김운회 - 현명식 (8번 코스 : 1:30) 누계 : 현(11), 원(21), 김(27)
(86년 1월 14일, 화요일 맑음) 처음으로 4회 연장 등반하였다. 이합승 대원이 제작한 스나그 회수기는 좀 무겁긴 하지만 스나그를 편하게 빨리 회수할 수 있다. (1)회 등반 : 현명식 - 김운회 (1:30) (2)회 등반 : 김운회 - 현명식 (1:40) (3)회 등반 : 현명식 - 김운회 (1:00) (4)회 등반 : 김운회 - 현명식 (1:20) 나는 석근이와 80미터 자일과 함께 막차로 캠프에 돌아왔다. 캠프의 대원 모두가 80미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어 기뻐했다.누계 : 현(15), 원(21), 김(31)
(86년 1월 15일, 수요일 맑음) 날씨가 오랜만에 포근해 졌다. 10시 반에 등반을 시작해 오후 6시까지 5번을 열심히 등반했다. 모두들 힘이 남아돌아 체력에 자신감이 생긴다. 누계 : 현(20), 원(26), 김(36)
(86년 1월 16일, 목요일 흐림) 나하고 운회씨가 서울로 나가게 되어 명식형과 석근이만 등반하게 되었다. 운회씨는 그 동안 캠프생활에 지쳐 오랜만의 나들이에 기뻐한다. (1)회 등반 : 현명식 - 김석근 (2)회 등반 : 현명식 - 쥬마확보 단독 등반 (3)회 등반 : 현명식 - 김석근 누계 : 현(23), 원(26), 김(36), 김석근(2)
(86년 1월 17일, 금요일 맑음) 운회씨와 나는 약속도 하지 않고 각각 표를 구입했는데 기막히게 같은 좌석이었다. 강촌에 도착, 완행 막차 버스로 캠프에 도착하니 명식형이 우측 직벽을 단독으로 19분 걸려 등반했다고 기뻐한다. 현명식 4회 등반 김석근 2회 등반 누계 : 현명식(27), 원종민(26), 김(36), 김석근(4)
(86년 1월 18일, 토요일, 맑음) 날씨는 계속 포근했다. 일요일의 번잡함을 피하여 어김없이 매주 토요일 오후에만 오는 춘천 팀은 오늘 드디어 구곡폭 완등에 성공했다. 비록 성공은 했지만 등반기술 장비 사용법 등이 미숙하여 폭포 위에서 빌레이를 보며 여러 가지 테크닉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마침 훈련 팀도 우리에게 배우고 싶은데 자존심 때문에 곁눈질밖에는 못하고 있었다며 고마워해서 건방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버릴 수 있었다. 동굴 쪽에서 올라붙어 등반하는 어떤 팀의 톱이 2차례씩 같은 자리에서 떨어지는 이유를 우리는 자세히 알고 있다. 마음속에는 그 동안 우리가 터득한 것들을 가르쳐 주고 싶은 심정이 가득했었다. 명식형, 운회씨, 내가 4회, 등반 석근이가 2회 등반, 소요시간은 총 5시간 40분이었다. 큰형들로부터 김치볶음밥을 5인분 준비해 놓으라는 전갈을 받았다. 캠프의 주식이 된 김치볶음밥의 맛은 서울에까지 냄새를 전할 정도가 되었다. 밤 12시가 못되어 형님들이 오셨는데 상국형, 노정형까지 오셨다.(승용차 편으로) 누계 : 현명식(31), 원종민(30), 김운회(40), 김석근(6)
(86년 1월 19일, 일요일, 맑음) 일요일마다 수많은 클라이머들이 매달려 있지만 우리들이 갈 코스는 비어 있다. 형님들이 밑에서 구경하시기에 폼에 선경 써서 스피드를 내어보니 스스로 만족감에 가슴이 뿌듯하다. 석근이는 8자 하강도중 자일이 미끄러져 십여미터 슬립 하였으나 다친데는 없었다. "S"산악회의 톱이 40미터를 추락하였으나 크게 다치진 않았다. (바위는 상당히 잘하는 친구인데) 구곡을 선등 할만한 실력이 안 된다. 올해 처음 빙벽을 했다고 한다. 누계 : 현명식(32), 원종민(32), 김운회(43), 김석근(7)
(86년 1월 20일, 월요일 맑음) 어제부터 철암의 종관씨, 병모씨가(토왕폭 하루 2번 등반을 목표로 일주일동안) 옆방에서 같이 훈련하게 되었다. 명식형은 어제 서울로 향하였다. 철암 팀과 같이 훈련하니 그 동안 지루하던 저녁시간이 즐거워졌다. 토왕폭 이야기 등으로 시간가는 줄 모른다. 누계 : 현(32), 원(43), 김(47), 석근(9)
(86년 1월 21일, 화요일 흐림) 야간 빙벽 등반을 꼭 해보라는 기활형의 당부도 있고 하루 10번 등반을 당초 달성 목표로 정했기에 오늘 시도해 보기로 했지만 6회 등반에 그쳤다. 서로 경주하듯 철암과 오르락내리락했으나 철암은 20분이 더 걸려 7회 등반하였다. 체력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거듭할수록 속도가 빨라졌다. 1회 등반에 45분 - 1시간을 소요했다. 배가 너무 고프고, 찍고 오르는 것이 무의식중에 이루어진다. 이젠 지겹다. 철암 팀은 우리가 날씨만 좋다면 4시간대로 토왕폭을 등반할 수 있겠다고 하나 믿어지지 않는다. 누계 : 현명식(32), 원(40), 김(53), 석근(12)
(86년 1월 22일, 수요일 맑음) 어제 열심히 했더니 몸이 뻐근하다. 철암과 1회씩만 하자고 약속했으나 2회를 등반했다. 매일 저녁에 고스톱을 즐긴다. 고리로 폭포휴게소 과자를 떨이했다. 누계 : 현(32), 원(42), 김(55), 석근(12)
(86년 1월 23일, 목요일 맑음) 이젠 구곡이 지겹다. 빨리 토왕에 붙고 싶다. 단 1회만 등반했다. 운회씨는 쉬면서 사진촬영을 했다. 저녁에 명식형이 돌아 왔다. 누계 : 현(32), 원(43), 김(55), 석근(13)
(86년 1월 24일, 금요일 맑음) 4일간 쉰 명식형이 첫 등반에서 고전을 한다. 이래가지고는 토왕에 어림없다며 매일 쉬지 않고 운동할 것을 다짐한다. 3회 등반하였다. 빈대떡을 부치는데 사공이 너무 많다. 누계 : 현(35), 원(46), 김(58), 석근(14)
(86년 1월 25일, 토요일 맑음) 어김없이 토요일에 오는 춘천 팀이 늦게 붙어 어두워져 하강을 하나 스크류를 회수 못했다. 2번을 등반하고 보름달에 캠프파이어를 폭포 밑에서 했다. 밤 12시가 넘어서까지 내일 철수할 짐 정리를 했다. 누계 : 현(35), 원(48), 김(60), 석근(15)
(86년 1월 26일, 일요일 맑음) 서둘러 2회 등반하고 한 달간의 구곡 캠프 훈련을 마쳤다. 현명식(37), 원종민(50), 김운회(62), 김석근(15) 예정보다 늦게 호덕형이 보내주신 봉고차가 도착, 기활형 댁에 도착했으나 9시가 다 되어서였다. 동건이가 퇴근하고 와 있었다. 바쁜 가운데도 봉고차를 내어 주신 호덕형과 호덕형 큰 형님께 깊은 감사를 느낀다.
(훈련량)
훈련기간은 85년 12월 25일부터 86년 1월 26일까지였지만 캠프에 있던 기간은 31일이었다. 이 기간중 대원별 구곡폭를 등반한 회수는 현명식 대원 37회, 원종민 대원 50회, 김운회 대원 62회이다. 토왕폭 등반을 하기전 전 회원이 등반한 총 회수는 187회였다. 구곡폭의 등반 50미터로 간주할 때 50미터x 187=9,350미터를 산출할 수 있다.
개인별로 볼 때 현명식 대원 1,850미터, 원종민 대원이 2,500미터, 김운회 대원이 3,100미터, 김석근 대원이 750미터이다. 한달간에 한사람이 수직의 빙폭 1,000 - 3,100미터를 등반했다는 것과 단일 산악회에서 구곡폭 187회 등반은 아마 국내의 기록이 아닐까 생각한다.
(훈련장 - 구곡폭포)
75년에 초등된 구곡폭포는 전장이 70미터 정도이고, 오버행으로 된 바위를 덮으며 얼어붙어 빙질은 부분적으로 수직의 고드름을 이루고 있다. 실제 등반가치가 있는 70도 - 90도의 수직은 긴 쪽이 60미터, 동굴 쪽이 30미터 정도이다. 40미터 로프로 등반을 할 경우 중간에 빌레이를 해야 하는데 왼쪽의 하켄과 오른쪽 동굴을 많이 이용하고 중앙의 약간 경사가 누운 곳에 테라스를 설치하는 팀도 많다. 몸이 뒤집히는 듯한 85도 - 90도의 어려운 부분은 중간에서 위로 10 - 15미터 정도이다. 빙질은 고드름이 심한 동굴 쪽과 왼쪽 하켄 쪽이 있고, 중앙부분은 고드름보다는 보통 청빙 상태에 물이 항상 흐르고 있다.
구곡폭의 난이도를 토왕폭과 비교해 볼 때 토왕폭 하단이 75미터정도, 길이는 길지만 전체적인 난이도는 코스에 따라 구곡폭이 더 어려운 곳이 있고 쉬운 곳도 있다.
토왕폭 상단이 쉬운 루트와 비교해 볼 때 구곡폭 좌우측 고드름 직벽은 난이도가 높다. 물론 120미터가 계속 직벽으로 이어지는 토왕 상단의 전체적인 난이도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따라서 곳에 따라 토왕보다 어려운 피치를 가지고 있다해서 몇 미터의 직벽만 넘고 나면 경사가 70도정도로 누워지는 구곡폭을 한 두번 등반했다고 해서 토왕을 함부로 넘볼 수는 없는 것이다.
- 구곡 훈련을 마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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