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리구 도농위원회에서 도농어울림한마당과 풍년기원미사가 성주 가쳔수련원에서 있었습니다. 전세혁신부님이 주례하시고 허연구신부님이 강론해 주셨습니다. 월성, 도원, 이곡, 범어, 성주, 가천, 초전, 논공 본당에서 100여명이 함께 햇습니다. 고구마를 심고, 옥수수를 심었습니다. 콩은 모종을 심으려고 했는데 아직옮겨 심을 정도가 아니어서 뒤로 미루었고, 황토염색, 두부만들기, 전굽기, 놀이한마당이 열렸습니다.
허 신부님은 강론을 하시면서 참가한 아이들과 대화를 하면서 강론을 하셨습니다. 보통 어른들 중심으로 강론하면 아이들이 떠들기 마련인데 아이들 중심으로 하니 강론은 버드나무에 이는 바람소리와 어울려 사뭇 즐겁고 엄숙했습니다. 허신부님 강론에서 기억나는 말씀은 '우리가 농사를 지으면서 풀 뽑기기가 힘들어서 풀을 죽이려고 치는 제초제가 바로 고엽제다고 설명하시고는, 생명의 밥상을 위해서는 우리가 바로 이 제초제 농약과 비료를 최대한 사용하지 않고, 힘들여서 농사를 지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점심을 먹은 뒤에 두분 신부님과 농업소위원회 회의를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도농공동체보다는 농업공동체로 하자고 했고, 소위장으로는 농민을 대표하여 정환길선생을 추대했습니다. 허신부님은 너무 기쁘다, 늘 함께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급히 차를 몰아 왜관역으로 갔습니다. 멀리 목포에서는 6시간 30분 차를 몰아 40여명이 참석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곧이어 베네딕도수도회 수사신부님들 20여분이 참여하셨습니다. 수도회에서 공식 참여를 결정하셨고, 아빠스님께서 고신부님에게 이 일을 맡기셨다고 했습니다. 베네딕도수도회가 100년의 봉쇄를 풀고 공식적이고 조직적으로 세상의 일에 나선 것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수도회 소속본당인 왜관, 석전, 가실, 신동, 약목 성당을 중심으로 순회 설명회를 하면서 전교조 칠곡지회를 빼고는 시민사회단체 하나없는 왜관에서 수도회의 힘은 정말 소중하리라 여겨집니다.
이제 개발은 수도원 앞 마당에 까지 쳐들어 갑니다. 개발은 노동자 농민에게 뿐만 아니라 성지를 향하고, 수도원을 향하고, 교회를 향합니다. 하지만 시민사회가 밥줄 때문에 끈질기게 막아내지 못하고 있지만 마산 수정만 매립에 반대해 봉쇄를 뚫고 3년에 걸친 싸움으로 매립을 막아낸 트라피스트수녀원의 힘처럼 이제는 사제와 수도자들이 나서야 할 때입니다. 과거 민주화 투쟁에서 교회가 보호막이 되어 주는 역할을 했다면 야만의 자본시대에는 이제 사제, 수도자들이 직접행동으로 나서야 할 때인가 봅니다. 그래서 이날 시위대의 맨 앞줄은 수사님들이 서셨습니다. 정평위 환경생태소위에 참가한 백제호씨는 수사님을 보면서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고백했습니다. 빨리 냉담을 풀어야 겠다고 합니다.
본대회가 끝나고 캠프캐롤 정문까지 행진을 했습니다.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비행기를 날린 뒤, 행렬은 군청앞에서 정리 집회를 했습니다. 정리집회를 마치고 일부는 수도원 1928년 건립된 옛 성당까지 갔습니다. 이날 캠프캐롤에서 나는 정중규선생님 휠체어를 밀어드렸는데, 도착하고 보니 정중규선생님의 할아버지이신 정재문선생 (칠곡지역 독립운동가 정행돈선생의 아들이시라고 함)이 사재를 내 놓아 지으신 성당이라고 하셨습니다. 대구교구 세번째로 오래된 성당이기도 합니다.
마치고 고진석 신부님과 잔디에 둘러 앉아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여름 홍수가 나면 낙동강 지천을 나누어 맡아 피해조사를 하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정평위원들은 환경생태소위에서 6명, 농업소위에서 4명(정한길, 김병혁, 서재학, 이철수), 교육소위 2명(임성무, 이용우), 인권복지소위 1명(정중규), 미디어소위 1명(우세민기자) 모두 14명이 참석했습니다.
이후 일정을 협의한 것은 6월 중에 수도원성당에서 4대강과 고엽제를 주제로 생명평화미사를 봉헌하는 것을 제안하기로 했습니다. 오늘 정평위 뒷 자리와 31일 교구 사제평의회에서 결정되는 대로 움직이면 될 듯합니다. 수도회 아빠스님께서 대주교님께도 요청하셨다고 합니다.
정평위는 이제 겨우 5개월 활동했는데도 점점 세상 사람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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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나는 언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배우지???
임성무 선생님, 화이팅~ 오늘 사모님을 교구청에서 만났어요. 많이 반가웠지요. 그리고 선생님의 유우머, 열정..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