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을 훌쩍 넘긴 국내 최고 전통의 화곡어머니테니스대회 준비과정을 곁에서 간간이 지켜보면서 클럽의 1년 중 가장 큰 행사인 동호인대회에 회원 전체가 한마음으로 준비하고 각자 잘하는 분야에서 몸으로 봉사하는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화곡 클럽은 연말 총회를 하고 나서부터 동호인대회 준비에 나선다. 매년 정해진 날짜에 일정한 역할을 나눠하지만 '형님들'의 점검은 매주 정기모임인 화요일에 시험보듯, 시어머니가 며느리 교육하듯 엄하게 치러져 보였다.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았다. 참가상품 결정과 홍보, 시상품, 초청장 만들기 까지 몇주에 걸쳐 하나하나 짚고 나갔다.
집안일 한창 바쁜 아우들도 화곡대회가 중차대한지라 개인 볼 일은 뒷전으로 하고 대회 임박해서는 준비에 팔을 걷었다.
차로만 안막혀도 40분거리에 집이 있다는 한 준비 회원은 대회가 임박하면 몸이 열개라도 모자른 판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자기가 해야지하는 마음이 앞선다고 한다.
회원들의 동호인 대회 일에 대한 열정은 참가자 접수에서도 나타났다.
목동 부천 안양 군포 등 수도권 대형코트를 다 빌려 치러도 넘치는 참가자들의 신청을 마다하지 않았다. 배포는 하두 넓어 끝이 보이지 않는 새만금 간척지 크기 이상이었다.
코트는 목동 단지내 코트를 싹쓰리해 빌리면 된다는 것이었고, 각 구장 담당은 동호인대회라면 도가 튼 국화부 회원들을 두셋씩 배정하면 된다는 것이다.
참 두둑한 배짱이다.
어쨌든 21일 비로 연기되어 27일 열린 개나리부 경기는 화려하게 열렸다.
전국각처에서 월요일 새벽길 달려 모인 다양한 내빈이 참석한 입장식과 경기 도중 무지개와 소낙비, 강렬한 태양 등 화곡 멤버와 역사만큼이나 화려하게 치러졌다.
떠들썩하고 어수선할것만 같은 개나리대회장은 각 코트에 프로페셔널한 진행요원이 배치된 탓인지 라인긋는 일, 대진 붙이는 일, 등등이 스무스하게 진행됐다.
시장 바닥같았던 것은 접수하면서 참가품 나눠줄 때 뿐이었다. 이후는 우아하고 조용하게 소나기속에도 예정했던 16강까지 마쳤다. 참 대단하다. '우리나라 어머니의 힘'.
아래는 입장식과 개나리부 8강 이전까지 이모저모를 담았다/편집자
27일, 목동운동장과 보조 경기장에서 우천으로 연기 되었던 제34회 화곡어머니배 개나리부가 8강만 남기고 종료되었다.
300여 팀 참가 접수자가 밀려오면서 코트 여건 때문에 다 수용 할 수없는 고민에 빠졌으나 비로 연기 되면서 자동 조율이 되어 500여명 참석했다.
대회를 치르는 동안 내내 하루 날씨가 우리네 인생과도 같이 변화무쌍하였다.
매사 저절로 되는 일은 없다. 대추하나가 붉어지는데도 그 안에 천둥 몇 개와 무서리와 땡볕 몇 달이 들어있듯 34년째 여는 화곡대회를 위한 찬란한 태양이 하늘에 솟아오를 때까지만 해도 오후에 쏟아질 소나기와 무지개를 예상하지 못했다.
두드리면 쨍하고 깨질듯 푸른 하늘과 맑은 태양이 내리쬐는 가운데 목동운동장에서 열린 입장식에는 많은 내빈이 참석하였다.
국민생활체육의 김문일 랭킹위원장, 박종열 수석 부회장, 비트로 학산 김정하 이사, 서울시 고부영회장,꿈나무 육성의 배국환회장,멀리 전남 순천서 달려온 전남 임현호 사무국장,성웅배 정만석회장 베테스트의 이광수회장,바볼랏 김광수 부장, 여자연맹 양정순이사,사랑채 클럽의 김재룡회장,테니스코리아 박원식 편집장, 이성근감독.
그리고 신 새벽부터 춘천에서 달려와 '파크'개념이 도입된 국내 최초의 24면 테니스장 모형도를 직접 펜스에 걸어 홍보하던 한광호 소장이 그곳에서 6월초 처음 열리게 되는 춘천소양강배에 많은 참여를 바란다는 인사를 했다.
입장식 동안 깜짝 이벤트가 참가한 선수들을 즐겁게 해 주었다.
(주)학산 비트로의 김정하 이사는 34년 역사를 가진 화곡과 손잡고 15년 동안 가족처럼 지내는 순수 국내브랜드 비트로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동호인들을 무작위로 선정하여 오거닉 최신 제품을 구매 할 수 있는 상품권을 주었다.
또한 박종렬 수석 부회장은 바블랏 라켓을 행운 상품으로 내 놓았고 올해로 20년째 주고 있는 주니어 육성 장학금 전달식이 있었다.
양정순 이사가 대신 수여한 이 장학금은 5월에 있을 여자연맹 회장배 중등부에서 우승한 선수에게 수여 될 예정이다.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전통을 고집하는 화곡클럽은 요즘 대회장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예선 박스에 네팀을 한 조에 넣어 다양한 구질의 공을 받아 보며 충분히 기량을 발휘하도록 참가 선수들을 배려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자리엔 다양한 화제가 만발한다.
삼삼오오 도시락을 싸들고 점심을 먹는 장소에서 만난 개나리부 어머니들의 주제는 단연 각 단체의 개나리부 우승자의 인정여부다.
최근 생활체육대회에서 한 번 우승하여 세 단체 다 우승자로 인정받아 클럽 선수들을 응원하러 나온 한 선수는 "대단히 불공정한 일 인 것 같다. 카타나 카토에서 우승하고서도 아직도 개나리부 대회에 출전하는 친구들 보면 미안하다"고 한다.
"랭킹대회 시작한지 일 년 밖에 안 되는 생활체육에서 2년 전 우승자는 모두 국화부로 인정 하면서 작년부터 타 단체 우승자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로 타 단체에서 우승하여 국화부에 올라온 선수들을 모아 국화부 대회를 열면서도 타 단체 개나리부 우승자를 인정하지 않는 다는 것은 커다란 모순이다. 만약 그렇게 타 단체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면 생활체육 개나리부에서 우승한 선수들만 모아서 국화부 경기를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고 많은 어머니선수들은 그 표현에 동조의 시선을 보냈다.
카타와 카토에서 우승하고 생활체육에서 아직 개나리부로 출전한 한 선수는"세 단체 개나리부에서 다 우승을 해야만 제 실력을 확실하게 검증 받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 한다"며 자신의 이름을 밝히고 싶지 않다고 말한 선수도 있었다.
무궁무진한 대화가 끝없이 오가던 그 목동운동장에 한줄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그리고 잠시 게임은 중단되었다가 동쪽 하늘에 비치는 오색 무지개를 보면서 16강 경기까지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부천과 안양에서 경기를 펼치던 어머니 선수들과 목동에서 최종 승자로 남겨진 선수들은 28일 목동코트에서 오전 11시부터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