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골때골 땍때골 도토리 하나’, 5.16 참요가 생각난다 (1/2)
참요(讖謠)가 생각난다.
너무나 어수선한 세상이다.
누가 그랬지, “역사는 반복된다”라고 . . .
참요(讖謠)는 민심이 드러나는 노래이다. 왕조를 바꾸거나 민란이 나거나 세상이 어수선할 때에 민심은 저절로, 의도적, 풍자적으로, 경고적으로 . . . 나타나는 것이다. 요(謠)는 풍문이나 유언비어, 항간에 떠도는 소문, 지배층에 대한 불만 등이 짧고 간결한 노래에 담겨져 퍼지는 것이다. 민심의 바로미터이기에 위정자는 당연히 귀를 기울여야 한다. 참요의 참자(讖)는 도참(圖讖)에서와 같은 글자로 비밀을 뜻하고 퍼트리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참요는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 민심을 체감하기 위해 왕들은 변복, 변장을 하고 저잣거리를 잠행하기도 하고, 암행어사를 보냈으며 근대에는 비밀 정보요원을 파견한다. 요즈음도 짜고치는 고스톱, 안봐도 비디오와 같은 민심탐방, 민생행보라고 시장을 찾는 쇼도 일종의 민심체감 이벤트라고 하겠다. 그래도 개돼지들에게는 안하는 것보다 나을 것이다.
[1] 5.16 참요(讖謠)
1961년 5월 16일, 내가 고등학생일 때 서울 중구 다동에서 살 때인데 새벽잠을 깨었다. 록수주점이라고 드럼통 테이블로 왕대포 장사를 하는 음식점에서 살았다(록수는 장록수 張綠水에서 따온것이고, 장록수는 연산군(10대)이 좋아하는 여자). 총소리를 듣고 모두 놀라서 드럼통 뒤에 숨으면서 밖을 보니 남산 쪽에서 총소리가 탕탕거리고 총알 불빛이 꼭 나를 겨냥하는 것 같이 번뻑 번쩍 날아 다녔다. 날이 밝으면서 구리개 네거리, 미 문화원을 앞을 지나 시청쪽으로 가보니 사람들이 웅성거리는데 꾸데타라고 하였다. 때가 어수선하고 불안한 상황이었어도 학교는 정상이었다. 그때 나는 가까운 수송국민학교 운동장 옆길로 학교를 다니었다. 올적 갈적 수송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고무줄 놀이를 하는데 그애들이 부르던 고무줄 노래가 지금도 들리는 것 같다. 학생들이 부르는 고무줄 노래를 하도 많이 들어서 아직도 외워진다. 아래는 1961년 5.16후에 서울시내 국민학교 일원에서 부르던 고무줄 노래이다. 516 꾸데타에 대한 시민들의 민심을 반영한 것이었다. 이런 것이 바로 참요이다.
* 5.16 요
때골때골 땍때골 도토리 하나
도토리 먹으면 약이 된대서
육군사관학교 찾아 갔더니
나라를 사랑하는 꽃송이
도토리는 킥 작은 사람을, 때골대골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의 등장을 말하고, 약이된다는 것은 보신용 줄대기, 육군사관학교는 군관련 힘 댈 수 있는 유력인사의 상징, 꽃송이는 사관생도들의 충성심을 말한다. 사회가 극도로 혼란스럽고 어수선했던 시절이어서 민심의 풍향을 엿볼 수 있다.
[2] 서동요(薯童謠)
어느 시대나, 어느 곳에서나 나타나는 것이 참요인데 우리나라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삼국시대에 불렸다는 아래와 같은 ‘서동요(薯童謠)’가 대표적인 참요이다.
* 서동요(薯童謠)
"선화공주님은 남몰래 짝을 지어두고
서동 서방을 밤에 몰래 안고 간다네.”
백제에서 산마를 캐던 소년, 서동(薯童)이 머리를 깎고 신라에 들어가 위와 같은 망측한 노래를 퍼뜨렸다. 선화공주님이 은밀히 남친을 두고 밤마다 만나 정을 통한다는 왕가의 스캔들을 노래로 부른 것이다. 왕가의 권위 유지를 위해 선화공주는 느닷없이 유배를 떠나야 했다. 공교롭게도 그 길목에 서동이 나타나 공주를 백제로 업어 간 것이다.
[3] 미나리요
근대에는 아래와 같은 미나리요가 있다. 나도 어린시절에 할머니한테 장다리 꽃, 미나리 꽃을 보면서 들었던 노래이다.
* 미나리요
“장다리는 한철이요 미나리는 사철이라.”
이것이 장희빈과 민비에 관한 참요이다. 조선왕조 18대 현종조에 서인의 지지를 받는 명성황후(현종의 부인 명성(明聖)황후) 김씨와 남인의 지지를 받는 장희빈과의 세력 타툼이 전개되었다. 18대 현종의 왕비이고 아들 19대 숙종의 어머니인 명성황후 김씨가 죽자(1684년) 서인세의 왕비인 인현황후 민씨를 폐위하고(1689년), 남인세의 장희빈을 왕비로 맞았다(1690년). 숙종은 다시 서인세를 등용하면서 인현황우는 민씨는 복위되고(1694년) 장희빈은 희빈으로 강등되고 자결하였다(1701년). 장다리는 장희빈(본명, 張玉貞)을 빗댄 것이고, 미나리는 인현황후 민씨를 빗댄 것이다. 두 여인의 운명을 무, 배추 따위의 꽃줄기로 한 철 먹는 생 나물 장다리 나물(장희빈)과 사철 먹는 생 나물 미나리 나물(민비)로 둘러대는 노래이다.(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