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곡종중회>-
-<초등부 이야기 경시대회 예상문제>-
구정 벼루에 얽힌 전설
충북 진천 초평면 진암리 소재
충청북도 진천군 초평면 진암리에는
“구정벼루” 라는 곳이 있다. 이곳은
높게 솟은 9개의 산봉우리가 있고
앞에는 미호천으로 흘러가는 커다란
냇물이 있어 봄·가을이면 소풍객이
몰려드는 경치 좋은 곳이다.
이 구정 벼루에는 마음씨 착한 이 처
사에 대한 전설이 예로부터 전해 내
려 오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보기 드
문 이 처사의 아름답고 갸륵한 마음
씨를 소개하고자 한다.
옛날 조선시대 성종 때 이 처사라는
청빈한 한 선비가 살고 있었다. 선비
의 생활이라 가세는 곤궁하기 이를
데 없고 50이 가깝도록 슬하에 자식
을 두지 못했다.
어느 해, 동지섣달, 눈은 쏟아지고
모진 바람이 씽씽 부는 겨울밤이었다.
이처사 내외는 추운 방에서 잠자리에
들어 말을 주고받았다.
“여보, 오늘날까지 당신을 고생만 시
켜 미안하기 한이 없오.”
하고 이 처사가 말을 꺼내자, 부인이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임자를 만나
아무것도 더 바랄 것이 없아오나 오직
슬하에 혈육이 없어, 선조의 향화를 끊
게 되었으니 소첩의 죄 죽어 마땅하오
나 모진 목숨이 임자의 은덕으로 살고
있어 몸 둘 바를 모르나니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시나이까? 여보, 밖에 날씨가
추워지는가 봅니다. 어서 주무세요.”
하고 막 잠이 들려고 하는 때에 어디선
지 “사람 살려주오.” 하는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이 처사는
“밖에서 사람 소리가 나는데 이 추운 날
에 웬 사람인가?”
살려 달라고 애원하였다. 이 참상을 본
이 처사는 걸인을 친절히 안내하여 방으
로 들어왔다.
“부인은 윗방으로 올라갔지요. 이리로
오세요. 방이라고 냉방 같습니다. 아랫
목 이불 속으로 들어오시지요.”
하면서 이불을 들어 준다. 걸인은 미안
하다는 말을 하면서 이불 속으로 들어왔
다.
이 처사가 등잔불에 비친 걸인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니 얼굴에 종기가 다닥다닥
난 문둥이 모습이었다.
이 처사는 부인을 불러 손님이 오셨으니
식사를 올리라고 했다. 부인은 밖으로 나
갔다. 이 처사도 방에 불을 때기 위해 부엌
으로 나갔다. 나가니 부인이
“밥을 지을까요? 죽을 쓸까요? 마침 좁쌀
이 아침거리 밖에 안 되는데 지금 밥을 지으
면 내일 아침은 죽거리밖에 안 되는데요 .”
하자 이 처사는
“여보, 손님인데 밥을 지어야지요. 불은 내
가 집히겠오.” 하고 말을 했다.
얼마 후, 밥상을 들고 들어간 이 처사는 이
불을 밀어 놓고
“어서 밥을 드세요. 얼마나 시장하시겠습
니까? ” 하나, 걸언은 이 처사를 보고
“참으로 고맙습니다. 내가 좀 추운 것은
이겨내는데 오늘은 유독 더 추워서 얼어
죽을 것만 같아 소리를 질렀더니 주인
양반의 후덕으로 온 몸을 녹이고 살아났
는데 또 밥까지 새로 지어다 주시니 은
혜를 무엇으로 갚으리까” 하며 고마워했
다.
걸언은 순식간에 밥 사발을 비웠다. 상
을 물리고 둘이 나란히 잠자리에 들었다.
부인은 윗방에서 자리에 누웠다. 잠시 후
에 걸인은
“주인 양반 잠이 들었습니까?”
이 처사는 막 잠이 들려고 하는 참에 손
님이 말을 청하여 눈을 떴다.
“예, 그런데 어째 안 주무십니까? 무슨
걱정되는 일이 있는지요?”
주인 양반 보다시피 저는 온 몸에 종기투
성이 이지요? 더운데 있으면 가려워 목욕
을 하면 시원합니다. 어렵지만 물 좀 데워
줄 수 있을까요?”
이 처사는 귀찮다는 기색도 없이 부엌으
로 나가 목욕할 물을 데웠다. 부엌에서
나오려고 하니 걸인은 등을 밀어 달라고
부탁을 했다. 이 처사는 종기투성이의 등
을 살살 깨끗이 밀어 주었다.
더럽고 악취가 났지만 이 처사는 아무소
리도 않은 채 불쌍하게 생각하여, 정성껏
닦아주었다. 다 닦으니
“주인 양반은 들어가시지요? 저는 물기
를 닦고 천천히 들어가리다.”
이 처사는 방에 먼저 들어가 누워 이때나,
저때나 손님이 들어올 때를 기다려도 손
님은 들어오지 않았다. 이상해서 부엌에
나가보니 걸인은 온데 간 데가 없었다.
변소엘 갔는가 싶어 변소엘 가 보았어도
아무도 없었다. 집안을 한바퀴 돌아보고
아무리 기다려도 걸인은 돌아오지 않았
다.
싸립문 바깥에도 눈이 계속 쌓였어도
사람이 나간 발자국이 없었다. 이 처사는
궁금하고 이상한 생각을 하면서 늦게야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동창이 훤히
밝아서야 이들 부부는 일어났다.
이 처사는
“여보, 간밤에 난 이상한 꿈을 꾸었오.”
하고 말을 하니 부인도
“예 ? 저도 기이한 꿈을 꾸었는데요.”
“그럼, 부인이 먼저 이야기 해 보소.”
부인은 간 밤에 꾼 꿈 이야기를 하기 시작
했다.
“잠이 깊이 들었는데, 밖에서
“이 처사” 하고 부르기에 문을 열고 내다보
니 어떤 백발노인이
“그대들은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렸으니 활
인적덕을 베풀었오.
내일 도봉산에 올라 목욕재계하고 천제를
지내면 옥동자를 낳아 대대로 ‘부귀영화를
누리리라 명심불망할지어다.”
하시면서 마치 인사도 못했는데 백발노인
은 온 데 간 데 없더군요.”
“허어, 어찌 그렇게도 내 꿈과 같으오. 우리
자식이 없으니 천제를 지내봅시다.”
이 처사 내외가 천제를 정성껏 지낸 달부터
부인은 이상하게도 태기가 있었다.
얼마 후 아기를 낳았는데 옥동자를 낳았다.
아기는 무럭무럭 잘 자라나, 학문에도 뛰어
나 벼슬이 정승에 올랐다.
이 처사 집안은 대대로 번성하여 9정승이
났다고 한다. 그래서 후세 사람들은 이들
구정 승이 살았다는 높다란 벼랑을 “구정
벼루” 라고 했다고 한다.
“적선지가에 필유여경이요. 적불선지가에
필유여화”란 글처럼 착한 일을 한 이 처사
는 행복한 삶을 누렸다는 전설이다. 이
구정 벼루에서 약 3km 떨어진 곳에 구정
초등학교가 위치하여 오늘도 착한 마음씨
를 지닌 어린 새싹들이 자라나고 있다.
-<시험 문제>-
(1) 이 글에서 지은이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일깨워 주기 위해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요.
(2) 이야기가 주는 교훈을 400자 내지 500자
내외로 원고지에 쓰고
(3) 본 이야기 경시대회에 출전하시는 미래 종회원
님 여러분께서는 이 이야기 보다 더 재미있고
유익한 이야기로 재구성하여 교훈적인 내용으
로 또는 설득력 있는 화법으로 청중을 감동시
킬 수 있는 이야기로 말해보시오.
카페 게시글
(02) 고을의 전래 史話
(10) 구정 벼루에 얽힌 전설 (충북 진천군 초평면 진암리)
안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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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8.0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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