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민과 더불어 힘께 축하드립니다.
"천년제국 로마"로부터
배우는 지혜와 리더십 / 양병무
오늘의 정치경제
환경을 고려할 때 천년제국을 건설했던
로마인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로마는 인류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대국으로
존속하고
유지된 국가이다.
로마가 이탈리아의 작은 반도 국가에서 시작하여
당시에 세계에서 가장 큰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첫째로 로마인들의 관용주의와 열린사고를 들 수 있다.
로마의 지도자들은 정적에 대하여
관용을 베풀고
다른 민족과 싸울 때는 패배자까지도 로마화하는
개방적인 자세를 보였다.
대표적인 인물이 로마제국의 청사진을
제시한 율리우스 카이사르이다.
그가 폼페이우스와의 내전에서 승리하여
최고권력자가 된 후 내세운 정책이
바로 클레멘티아, 즉
관용이다.
귀족과 평민 그리고 내전에서 승리자와 패배자가
서로를 포용하고 인정함으로써
보복의 악순환을 막자고
했다.
그래서 카이사르는 부하들이 만들어 준 살생부를 즉시 소각하고
포용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인재도 능력에 따라
고르게 등용하였고,
자신과 반대편에 섰던 사람들도 과감하게 발탁하여
화합의 정치를 이루었다.
식민지 국가에 대해서도 현지의
문화와 종교를 존중하는
개방정책을 실시하여 식민지 출신이
로마의 황제에 오르기까지 했다.
둘째는 법과 제도가 움직이는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로마인들은 정책이 사람의 자의성에 따라
좌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법과 제도를 만들어 운용하였다.
우선 로마본국과 식민지의 원활한 통치를 목적으로
로마가도, 로마법, 로마달력, 로마통화를 공유하면서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그 시스템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혁신하면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환경변화에 적응시켜 나갔다.
셋째,
지도자들이 경제를 이해하였다는 점이다.
카이사르가 착수하고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완성한 화폐개혁에서
보듯이 경제인은 정치를 이해하지
못해도 성공할 수 있지만
정치인은 경제를 몰라서는 안 된다는 것을
로마의 지도자들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정치논리보다는
경제논리를 가지고 문제를 풀어나갔다.
관세정책도 경제수준과 상품의 속성에 따라 다변화하였다.
본국 이탈리아는 5%, 저개발지역엔
1.5%,
동방의 고급품에 대해서는 25%를 부과하였다.
넷째로 들 수 있는 특성은 노블리스 오블리제이다.
가진 자들에게는 높은 도덕성과 함께 남다른 의무가 지워졌다.
지도자가 평민과는 달리 특권을 양보하고,
자신을 희생하고,
솔선수범하면서
부를 사회에 환원할 때 존경받을 수 있었다.
초대황제 아우구스투스는 재임 중에
국가가 어렵거나 돈이 필요할
때
개인 돈으로 국고를 네 번이나 지원했다.
또한 그의 딸과 손녀가 법을 어기자, 가차 없이 유배형에 처하여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밖에 기록을 중시한 점을 들할 수 있다.
기원전에 원로원에서 원로원 의원들이
신랄하게 논란을 벌인 내용이 지금도 그대로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무엇이든 기록으로 남겨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문화를
이룩하였다.
이런 특성은 군대에서도 잘 나타나 교본을 만들어
메뉴얼화하는 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예를 들면 로마군대의
평균속도까지 세 종류로 분류하여
평상시 행군은 5시간 25킬로, 강행군은 7시간 30-35킬로,
최강행군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최대한의 거리를 행군해 간다고
기록하고 있을 정도이다.
풍부한 기록물 덕택에 일본계 이탈리아 작가인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라는 세계사에 남을 대작을
집필할 수 있었다.
이렇게 무장된 로마제국도 말기에 이르러
지도자의 리더십
부족으로 쇠락의 과정으로 들어선다.
특히 3세기 초의 카라칼라 황제의 인기영합주의는
멸망으로 가는 길을 재촉하였다.
그는
로마 시민권을 모든 식민지 사람들에게까지 허용하여
로마인이라는 자부심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윈래 식민지 출신이 시민권을 취득하려면
군대에 가서 봉사를 한 후에야 주어졌는데
이것을 누구에게나 부여하였으니
희소성의 가치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또한
속주세를 폐지하고 상속세를 강화함으로써
재정의 파탄을 초래하여 제국을 사양길로 몰아넣었다.
권리란 일단 부여가 되면 그것을
돌이키기란 어려운 법이다.
황제 한 사람이 경제논리를 무시하고
임기응변적인 정책을 실시함으로써
영원할 것 같던 로마제국도
붕괴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세계화, 정보화라는
거세 파고가 몰려오는 가운데
세대간
이념간 노사간 갈등요인이 표면화되고 있다.
갈 길은 멀고 밤은 깊어가고 있기에 국가 장래에 대한
근심과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도 개방성과 다양성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문제의 해결책이 없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획일적인 사회보다는
건강한 사회라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네트워크 사회에서
독불장군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적대시해서는 곤란하다.
적극적으로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에게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역사는 늘 현명한 선택을 한 민족에게 번영의 기회를 허락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처한 오늘의
현실을 개선하는데 천년제국을 건설하고
유지한 로마인의 지혜를 활용하는 것도
소중한 참고가 되리라
본다.
오늘 좋은 강연 가슴에
오래 오래 새기겠습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