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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간다 너머 가
* 나오는 사람
교감/ 나용식 (분회장)/ 한문숙 (특활)/ 배기돈/ 김상희/ 박희진/ 오에치피
혜미/ 슬비/ 중한/ 은지/ 민정(남학생)/
혜미부/ 슬비모/ 관료들/ 마귀들/
프롤로그 -- 심장을 돌려 줘!
제일 처음에 징이 쾅, 이어 북소리 울리고 마귀의 주문과도 같은 소리가 마치 주문인지 현 실의 말인지 애매 모호하게 음산하게 울려 퍼진다.
마귀1 : 얼룩 고양이가 세 번 울었다. 세 번. 가마솥주위를 빙빙 돌아라.
내장과 심장을 집어넣어라. 서른 하루의 낮과 밤을 자면서
마술의 가마솥을 끓여라!
마귀2 :불길아 타올라라! 가마솥아 끓어라!
마귀1 : 정보화. 창의성 슬로건을 아그작아그작 씹어, 컴퓨터 랜 시스템를 종종 썰어 넣고,
수행평가, 근무평가에 목숨을 걸어라.
마귀2 : 평교사, 수석교사, 성과급 교사들끼리 싸워 울컥 울컥 토한 피를 섞어 버므려라.
마귀1 : 교사연봉제, 명예 퇴직 땜에 흘린 눈물로 간을 맞춰 섞어지개로 끓여 내거라.
마귀2 : 구더기가 썩은 쥐시체를 파먹듯 공동체, 사랑, 불멸의 심장을 녹여 버려라!
마귀1 : 모두 제 살을 갉아먹고 동족의 피를 마셔라
교사들: 조용히 해! 엎드려 뻗쳐! 주번 누구야! 쳐다보지마. 고민하지마. 입도 뻥긋하지 마.
아이들심장: 냅둬! 싫어! 때리지 마! 신고할거야! 답답해! ........
마귀1 : 모두 박박 기면서 끊임없는 경쟁, 경쟁, 경쟁
마귀2 : 어메리칸 에듀케이션 빅토리.
마귀1 : WTO여 영원하라
마귀들: 신자유주의여 만만세.
(심장들 떼그르르 돌면서 뮤지컬처럼 심장을 돌려줘 노래와 함께 심장 찾기 춤을 춤)
삽입곡 : 심장 (노래에 맞춰 교사와 아이들 희화적인 춤)
제 1 마당 -- 아침 학교 풍경(오늘 우리의 학교는 어떠한가?)
끌려오는 혜미
특활 : 야! 지금 너희 뭐 하는 거야? 최혜미, 너 또 말썽이냐?
혜미 : 선생님, 저 아니에요.
특활 : 아니긴 뭐가 아냐. 나가, 이년아.
혜미 : 저 아니라니깐요
특활 : 시끄러워. 어서 나가.
(아이들 뒤따라 퇴장, 은지 쓰레기통에 화풀이 하며 퇴장)
특활 : 들어가. 김선생, 김선생!
김 : 네?
특활 : 아니 이 기집애가 말이야... 세상 말세야 말세. 아니, 내가 12반이 시끄러워서 들어가 보니까 얘가 애를 울리고 있잖우? 거 김선생반 말 안하는 애있지?
김 : 은지요?
특활 : 맨날 뜨개질하는 애.... 애들은 둘러싸고 있고 이 기집애가 떡하니 애 패고 있잖어.
혜미 : 저 아니라니깐요!
특활 : 시끄러! 난 눈이 없냐? 애 단도리 좀 해요! 이제 중견 아냐? 신경 좀 써요.
혜미: 저 아니라니까요.
김 : 최혜미! 부장님, 죄송해요!
특 : 저 눈빛 좀 봐. 싹수가 노래요.
김 : 혜미야 이리와! 너 요즘 왜 그래? 허구헌날 지각에다, 무단외출에다 이젠 애까지 패?
혜미 : 아니라니깐요! 왜 못믿으세요?
배 : 너 어디서 큰소리야? 여기가 니네 집인 줄 알어?
박 : 너 힙합반 연습 하는 것 만큼만 ..그렇게 좀 해라.
김 : 최혜미! 선생님들 회의해야 하니깐 이따 점심 시간에 내려와! (혜미 퇴장)
분 : 요즘 너 교무실에 뜸하더니 무슨 일 있어? 나중에 나랑 얘기 좀 하자.
배 : 저런 녀석은 잘라야 된다니까. 내버려 두니까 폭력까지 쓰잖어.
교무회의
(부저 소리와 함께 교감 등장, 대열을 갖춤)
교감 : 자, 직원조회 시작합시다. 에 요새 교육청에서 불시에 복무감사가 뜬다고 합니다. 출 근 시간 엄수해 주시구요, 10부제 꼭 좀 지켜 주세요.
박 : (삐리리 삐리리) 여보세요. 나중에 전화해. 끊어.
교감 : 거 요새 우리 학교도 어느 반이라고 말하긴 뭐하지만 집단 따돌림 및 학내 폭력이 심각하다고 합니다(핸드폰 진동, 드르르....)막내니? 뭐? 경찰서? 알았어. 애들 인성 지도에 유념해 주세요! 체벌은 절대 하지 않도록 해주세요.
그리고
요즘 단체협약 결과에 따라 시정 운운하시는데 아직 단체협약 세부사항 결정된 바 없으니까 좀더 기다려본다음에 논의하도록 하지요.
단체협약인지 뭔지 말들이 많으신데 그 공문이 도중에 없어졌어요. 행방불명이 됐어요. 그걸 찾고 난 후에 근거를 가지고 말들을 합시다.
분 : 교감선생님!
제가 공문 다운받아왔는데 각 항목별로 이 자리에서 서로 읽으면서 같이 검토하지요.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다 학교 잘 되자고 하는 일입니다.
교감 : 나선생! 이따 둘이서 얘기합시다! 특활부장님...
특활 : 드디어 다음주에 특활발표회가 있습니다, 준비해 주시고요. 참, 발표회 끝나고 식사가 준비되었으니 꼭 참석하시구요.
배 : 벽에 수능시험 감독관 명단 있습니다. 확인하시구 못 할 사유가 있으신 분은 미리 교무 부에 말씀해주세요.. 오늘 오후 최종 명단 넘깁니다.
박 : 고사계에서 말씀드릴께요. 기말고사 원안이 오늘까지구요, 수행평가는 제출 기한이 지 났는데 안 내신 분은 오늘 퇴근 전까지 꼭 내주세요.
교감 : 이상으로 직원조회 마치겠습니다. 김선생! 수행평가는 왜 안내는 거예요?
그리고 도대체 그 반은 왜그리 매일 사곱니까? 담임하는 일이 뭐예요! (퇴장)
특활 : (벽보고) 아니, 도대체 누가 짠거야? 내가 이 나이에 수능 감독 가게 됐어?(퇴장)
배 : 부장님! 우리두 돈 있습니다. 누가 뷔페 먹고 싶댔나?(퇴장)
분회장 : (김선생에게) 요즘 복무감사 뜬다구 신경이 날카롭나봐. 너무 신경 쓰지마
김 : 네... (퇴장)
제 2 마당 -- 수업시간의 모습 (학생과 교사의 갈등과 의사소통 방법)
아이들 등교, '기계 인형'의 경음악에 맞춰 통제된 학교로 들어서는 모습.
영어 수업
영어 : Hi! Everybody!
아이들 : Good morning, teacher!
영어 : 조별 수행평가 과제, You did it very good, 그 중에서 the best team is....슬비team!
아이들: 와(박수)
영어 : 슬비팀's report is excellent! (중한: 엑설런트!)
슬비팀은 우리지역의 명소를 영어로 소개하는 팜플렛을 만들어 왔어요.
아주 창의적인 과제여서 꼭 칭찬해 주고 싶었어요.
아이들: 와, 대단하다.
영어 : 소중한, 여기 가 본 곳 중에서 어디가 제일 좋았어?
중한 : 예?
영어 : 최혜미, 여기 버스노선이 어떻게 된다고?
혜미 : 그게.....
영어 : 너희들 다 같이 한 거 맞아?
아이들: 맞아요
영어 : 근데 왜 대답을 못해.
아이들:그럴 수도 있죠 뭐.
영어 : 조용히 해. 이슬비, 일어나 봐. 정말 다 같이 한 거 맞아?(슬비:......)
너흰 함께 하라는 조별수행평가의 기본 의미를 저버렸어. 모두 감점 5점
슬비 : 아..억울해요. 그거 하는데 일주일이나 걸렸어요.
영어 : 슬비야, 너가 수고한 건 알겠는데 Team Work에서는 리더쉽도 중요한거야. 알겠니?
혜미 : 오, 리더쉽
영어 : 자자, Now, you wanna Crossword Puzzle? (학생들;예)
Cross no. 1. Computer, Internet, Game,..
중한 : 스타크래프트
영어: Good job! Down no.2. Music, Dance, 왁스, 오빠..
혜미 : 리메이크요
영어 : Got it! Listen to the music! Dance to the music!
아이들: 와우 (춤춘다)
한문 수업
특활 : 다들 앉어! 일주일에 한시간이지만 한문을 알아야 인간이 되는거야. 오늘 숙제 안 한 녀석 있냐? (혜미 슬비 찌르는데 슬비 못했다는 눈짓) 책들고 뒤로 나가. (혜미 내내 슬비 째림) 책 펴. 사제 동행 (사제동행) 교학상장 (교학상장) 군사부 삼위일체라, 예 로부터 임금과 스승과 부모는 한 몸과 같아서 스승의 그림자는 밟으면 안된다. 자 이 말을 또박 또박 10번씩 써온다. (아이들 : 에이) 20번 (아이들 ++: 아우..) 쪽지 시험, 5대!(아이들:에이~) 시끄러! (슬비에게)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하라. 슬비야, 너무 공부 만 하면 두통생긴다. 쉬엄쉬엄 하렴. (혜미에게) 애새끼 패놓고 반성문도 안 써오고 숙제도 안 해 오고, 넌 도대체 뭐하러 학교 다니냐? 책, 공책들고 교무실로 내려와. 3학년 12반, 어이구, 우이동풍에 마이독경이지!
혜미 : 야, 이슬비, 너 왜 내 숙제 안해왔어?
슬비 : 영어 수행평가 하느라고...
혜미 : 그건 내 알 바 아니고, 외고 가는 너한테나 영어가 중요하지. 한문 숙제 안 해오면 엿먹는 거 몰라?
(특활: 빨리 안 따라와!)
혜미 : 너 갔다와서 봐.
슬비 : (은지에게) 야 따! 너 왜 혜미 숙제 안 해왔어? 너땜에 혜미한테 욕먹었잖아. 내가 니 영어수행평가 해왔으면 베껴라도 와야할 거 아냐. 그것도 못해? 바보야?
은지 : 미안해... 초롱이가 아파서....
중한 : 나 출석점수 만점 줬지?
슬비 : 넌 나오지도 않았잖아.
중한 : 혜미는 만점 줬드만.
슬비 : 몰라. 양심 좀 있어라. 내가 니 수행평가 해주러 학교 다니냐?
중한 : 야, 초롱이 엄마! 넌 또 개새끼 조끼 뜨냐? 색깔이 바꼈네? 넌 개새끼 하고만 필이 통하냐? 그러니까 따지
슬비 : 야 따! (메모지 들고 와서) 이거 읽어봐!
은지 : 뭐?
슬비 : 큰소리로 읽으라니깐!
중한 : 뭐냐? 뭔대? 따, 넌 글씨도 모르냐?
은지 : .....
슬비 : '난 바보다, 난 멍멍이다' (중한 큰 소리로 같이 함)
중한, 슬비 : '난 바보다, 난 멍멍이다' '난 바보다, 난 멍멍이다'.......
은지 : 이러지 마.....(중한을 밀며)
중한 : 야, 손 떼! 개털 묻잖아, 이 강아지 엄마야. (은지 이리저리 몰리다가 울먹인다)
옆반아이:야, 너 기술 숙제 좀 구해봐. 뻑카 그 새끼 숙제 안해오면 벌점이 몇점이냐.
빨리 구해봐. 새꺄.
중한 : 오늘 힙합반 올거지?
옆아 : 나 오늘 못간다. 영어한테 얘기 잘 해.
중한 : 어, 왜?
옆아 : 오늘 수진이하고 백일이잖아.
중한 : 콩 까러 가냐?
옆아, 중한 : 우, 아, 우, 아,,,,,,
도덕(담임) 수업
김 : 자 수업하자... 교실은 왜이리 더러워. 주번 누구니?
슬비 : 중한이요!
김 : 소중한, 너 어제두 청소 안하구 도망갔지? 자꾸 그럼 다음주도 주번 시킨다.
중한 : 담주까지 하면 한달 다 채워요.
김 : 빨리 교실 좀 쓸어.
중한 : 네, 잘 하겠습니다.(혜미 쓱 들어옴)
김 : 혜미야, 종치면 일찍 일찍 들어와. 이따 4교시 끝나고 교무실로 내려와. 선생님이랑 얘기 좀 하자.
김 : 은지야, 괜찮지?
은지 : 네.
김 : 은지야, 그건 뭐니? 이쁘다.
은지 : 초롱이 조끼요.
김 : 초롱인 주인 잘 만나서 행복하겠네...선생님네 복실이 것도 떠줄거지?
은지 : 네
김 : 고맙다.....
김 : 콜록, 소중한, 그만. 넌 3학년이나 되서 빗자루질도 못하니? 이리 내! 교실을 쓸땐 이렇 게......
중한 : 선생님, 여기도 쓰레기 있는데,.....여기두...
김: 나 참, 내가 주번이냐, 니가 주번이냐? 마저 쓸어!
김 : 어제 우리반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던 모양인데.... 들판에 피어있는 작은 들국화를 생 각해 볼래? 아무도 찾아와 주지 않지만 저마다 자기 색깔을 지니고 은은한 향기가 멀리 멀리 퍼지잖니? 세상엔 따뜻한 시선으로 봐줄 때 더욱 빛이 나는 게 있는 법이란다. 난 너희들도 그렇게 살았음 해...... 너희들 친구끼리도 말이야......
중한 : 선생님, 저 오늘도 청소해야 하나요?
슬비 : 선생님, 이번 기말고사 시험범위 어디까지예요.
혜미 : 선생님, 방학 언제 해요?
아이들: (다같이) 5,4,3,2,1 땡. (소리 지르며 환호성)
슬비 : 혜미야, 도덕 수행평가 우리 조에 넣어 줄께.
혜미 : 맘대루 해. (다시 엎드림)
중한 : 난? 나두 넣어줘! (슬비를 붙잡고 늘어짐)
슬비 : 넌 초롱이 엄마랑 해!
중한 : 싫어. 내가 미쳤냐! (아이들 어수선할 때 배 선생 등장)
기술 수업
배선생 : 어 이거들 봐라, 동작 그만! 너 몇번이야? (중한:15번인데요) 자리 이탈 10점.
(슬비:15번 소중한 총합 75점입니다) 넌 몇번? (은지:34번인데요) 수업 준비 미비 20점 (슬비 30번 송은지 지금까지 25점입니다). 자 줄 맞추고! 기술 수업이라고 얕 잡아 보는거야 뭐야, 부회장, 교무실 가서 멀티 키 가져 와라. (네, 슬비 갔다 옴) 급히 처리할 공문이 있어서 선생님이 좀 바쁘다. 대신 멀티로 필기 내용 보여줄 테 니 이번 시간까지 써서 공책 낸다. 알겠냐? 내가 돌아올 때 떠들면 너희반은 모두 벌점 30점이다! 명심해. 부회장 이거 틀어라. (멀티 소리가 들리면 배 선생 퇴장)
소중한: 야, 내가 게임 CD 가져왔어.
슬비 : 안 돼! 걸리면 혼난단 말이야
중한 : 안 걸려. 뻑카, 수업 안 들어오는 거 한 두번이냐?
슬비 : 안 돼!
혜미 : 야, 가만 좀 놔둬라.
중한 : (슬비에게) 야, 망 좀 봐. 자, 게임 스타트!
(노래 '기계인형'에 맞춰 게임하는 모습. 아이스하키하는 모습)
(바깥에서 배선생의 목소리가 들리고 아이들 후다닥 뒷정리)
배 : 어쭈 너 안 나와? 이거 봐라... (혜미 배선생에게 끌려 교실로 옴) 너 누가 화장실 가 래? 너 거기서 담배 폈지?
혜미 : 안 폈는데요.
배선생 : 안 폈는데요? 이 새끼가 날 병신으로 만들어. 그리구 학생이 하고 다니는 꼴이 이 게 뭐냐? 너 밤에 어디 나가냐? (머리 툭툭)
혜미 : 머리 자꾸 치지 마세요.
배선생 : 뭐?
혜미 : 벌점 주시면 돼잖아요?
배선생 : 뭐야? 넌 도대체 뭐 하러 학교 오냐? 너 같은 것 땜에 학교가 무너진다는 소리가 나오는 거야, 너 어제두 애 패서 학생부로 끌려왔었지? 쓰레기 같은 게....
혜미 : 알지도 못하면서 괜히 지랄이야. 씨발.
배선생 : 뭐? 뒤로 나가! (혜미 버티자) 안 나가? 뭐 이런 새끼가 다 있어. 일루 와!
혜미 : 이거 놔! 나가면 될 거 아냐?
중한 : 어어, 둘다 막나가네. 존나 터질거야. 구경 가보자!
은지 : 어떻게 해..?
(슬비 멈춤 동작 슬비 흘겨 보다 퇴장, 암전)
Bridge 1 -- 담밑의 세 아이
혜미--- 수업에 못들어간 혜미가 운동장을 빙빙 돌다가 담을 민다.
은지---(은지가 나와서 밥을 먹는데 벽을 보며 마치 강아지가 있는 듯이 밥을 먹여 주며)
: 초롱아 맛있지? 오늘 담임선생님이 나한테 니 옷짜는 거 물어 보셨다. 영어 선생님은 나 사탕을 주셨구 한문 선생님은 내 머리 쓰다듬어 주셨는데 근데... (활발하게 미친 것처럼 마구 이야기 한다.)
슬비--- 동시 진행으로 슬비는 학교가 지겨운 표정을 하면서 학교 안을 바라보다가
영어단어를 처음엔 느리고 작게 그러다 크게 마구 소리치며 단어를 외운다.
제 3 마당 --- 교사 버거지 (쫓고 쫓기기)
분회장-박희진
분 : (들어와서) 여러 선생님들 참 바쁘시죠? 드디어 전국 교직원 노동조합과 교육부가 단체교섭을
성공했습니다. 우리 학교에도 세부결정을 해야 하니 많은 성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힘 좀 실어주세요.
박 : 나선생님, 주번교사랑 출근부 학급일지 폐지 말고 어떤 걸 더 따내면 좋을까요?
분 : 글쎄, 의견수렴은 들어야겠지만 아마도 학습지도안, 결재 간소화 정도는 해야겠지. 근데 분회보 아직 안 나왔어?
박 : 며칠 뒷면 나와요.
분 : 요샌 일이 마구 몰리니..원. 숨 쉴 시간도 없으니. 참, 단체교섭에 관한 의견 수렴도 해줄래?
박 : 또 제가 해야되요? 아우.. 난 수업두 많구, 힙합반 발표도 해야 되구...
분 : 그래두 박선생밖에 믿을 사람이....
박 : 아참, 수행평가 결재 받아야지. 교장 선생님 계실지 모르겠네.
분 : 어 박선생. (퇴장)
배기돈-특활
특 : 아이구 배선생! 잘만났다. 근데 저기 지난번 부탁한 거, 우리두 옆학교 예술제 때처럼 뭐시냐. 응 그림 양쪽에서 뿅뿅 쏘는 거...
배: 파워포인트요?
특 : 응, 아직 안됐어?
배 : 아 제가 요즘 바빠서 못한다구 말씀드렸잖아요, (따르릉) 여보세요.... 네 제가 배기돈인 데요. ..혜미 아부지...아니 또 당신이야? 어따 대구 반말이야. (전화기 꽝)
특 : 또 혜미 아부지야? 벌써 며칠째야? 질기네. 혜미땜애 힘들지! 가정교육이 문제라니깐. 근데 그거 뿅뿅 안 해 줄거야?
배 : 아 저두요, 다음주부터 교육청에서 하는 강의 준비를 해야 되구 3학년 내신두 내야되구 재적보고도 올려야 하구..오늘은 점심도 못먹었다구요.
특 : 내가 할 줄 알면 내가 해요
배 : 좀 배워서 하세요.(퇴장)
특 : 아니, 배선생
특활-오에이치피
오에치피 : 부장님, 오에치피 못 봤어요?
특 : 다 쓰나부지. 그냥 분필루 써!
오에치피 : 자료 간신히 만들었는데, 부장님 모르세요?
특활 : 아 참, 지난번 고쳐놨다구 하던데. 시청각실 가봐.
오에치피 : 시청각실 가 봤는데 없든데요.
특활 : 생물실인가보다. (없든데요) 상담실,(없든데요) 제1교무실,(없든데요) 제2교무실,(없든 데요) 체육실...... 아! 화장실이다. 화-장-실!
오에치피 : 거긴 안 가봤어요, 부장님.
김선생-최혜미
김 : 최혜미, 따라 들어와.
혜미:왜 자꾸 그러세요?
김 : 너 며칠전엔 은지 때려서 울리더니 이젠 선생님한테 욕까지 하며 대들어?
혜미:기술이 저한테 어떻게 했는지 아세요? 그것도 애들 앞에서.
김 : 너 담배 피다 걸린 것도 사실이고, 선생님한테 덤빈 것도 잘못이고, 너 왜그래? 왜그리 막나가니? 그리고 기술 시간에 안 들어간데메?
혜미:기술이 들어오지 말랬어요.
김 : 그래, 너 잘났다, 잘났어. 너 맘대로 해. 학생부실에 가 있어.
배기돈-김선생
배 : 없네. 아이 부장님은 내가 컴퓨터로 보이나? 내가 컴퓨터 하러 학교 다녀, 애들 가르치 러 다녀? 나 선생 맞어?
김 : (들어와서) 저기 배선생님, 혜미요...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들어오지 말라 했다던데....
배 : 그런데요?
김 : 선생님이 먼저 아량을 베풀어주시면 안될까요? 학생부에서두 선생님만 용서해주시면 잘 선처해 줄 수 있다고 하던데.
배 : 애비는 내가 지 자식만 미워한다구 전화질이구. 애 새끼는 지 잘못은 생각 안하구, 공 개사과 하라구 하니까 오지두 않잖아요. 입장 바꿔 놓고 생각해 보세요. 제가 어떻게 얼 굴 마주 대구 수업을 하겠습니까?
김 : 선생님.... 졸업두 얼마 안 남았는데.
배 : 벌점 168은 제적 아닌가요? 다른 애들 입장도 생각해 보세요. 내가 걔들 부모라면 어 디 애들 무서워서 학교 보내겠습니까? (퇴장)
김 : 배선생님!
박희진-특활
박 : 부장님, 김선생님 못 보셨어요?
특 : 아까 까지 여기 있었는데....
박 : 저번에 부탁하신 자료 인터넷에서 다 뽑아놨는데.....급하다 그랬는데...
특 : 참, 박선생, 이번에 대학원에 합격했다매?
박 : 예, 특차로 합격했어요.
특 : 좋겠다, 똑똑한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달러. 어떡할 건데?
박 : 장학금도 준다는데 휴직할까 봐요. 교사에겐 무엇보다 전문성이 필요하잖아요. 끊임없 이 연구하고 노력하고 자기개발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제 분필 하나 들고 수업하는 시 대는 지났잖아요?
특 : 그래서 자긴 수업을 특이하게 하는구나.
박 : 예
특 : 자기 요새 수행평가 조별로 한다며?
박 : 예.
특 : 그거 잘 돼?
박 : 예..그거 여러가지 면에서 장점이 많은 것 같아요. 아이들끼리 어울리는 기회도 되고.....
특 : 조별 평가할 때 잘하는 애가 혼자 다 한다는데 알어?
박 : 누가 그래요?
특 : 아니... 슬비 엄마가 전화가 왔는데, 애가 무척 힘들어한다고 그러더라구..
박 : 슬비요? 걘 굉장히 열심히 하는 앤데 무슨 오해가 있겠죠.
특 : 오해? 학부모가 괜히 전화했겠어? 이것 저것 끌어다 수업하지만 현실적으로 애한테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헛고생만 시킨다고 하더라구.
박 : .....
특 : 잘 난 척은 혼자 다 하더니 고거 참 쌤통이다.
역시 수업은 전통적인 분필 수업이 최고라니깐
교감-교사들
오에이치피 : (들어오며) 아, 자기만 훌륭한 교사야? 같이 좀 쓰자는데 나 참 그래 그깟 오 에이치피 없어두 내가 한다! 뭔 놈의 학교가 오에이치피가 3대 밖에 없어. 오에이치피 봤어요?
박 : 실물화상기 쓰시면 되잖아요.
오에치피 : 그게 뭔데 그거 혹시 컴퓨터에 연결해 쓰는 거 아냐? 난 오에치피밖에 몰라..
교감 : (뛰어들어오며) 선생님들. 교무실 분위기 왜 이리 어수선합니까? 근무기강이 엉망이 잖아요.
오에이치피: 교감 선생님, 혹시 오에치피 못 보셨어요? 그걸 좀 쓸라카는데....
교감 : 참, 이번주 주번 교사가 누구죠? (오에치피녀 : 전데요) 점심시간에 쭉 둘러보니깐 복도가 너무 지저분하던데, 5교시 전에 청소 좀 하라구 하세요. (오에치피: 교감선생님, 어느 반인데요? 제가 다 확인했는데요....) 그걸 내가 어떻게 외워요! 그게 중요한 게 아니구, 선생님들, 복무감사가 떴답니다! 근무상황부! 출근부! (교사들 허둥지둥) 참, 10 부제! 오늘이 며칠이지? 2번, 2번 차 빼세요. 아참 내차! 점심시간 순시하세요! (교사들 우르르 나감) (교감 포스터 치운다)
제 4마당 -- 아이들 담치기 / 관료
교사 학생 미지기
(아이 하나 어슬렁 거리며 나와 살피더니 뒤를 보며 손짓하자 아이들 우루루 나온다)
중한 : 야 아무도 없냐?
혜미 : 확실히 봐. 나 이번까지 걸리면 완전히 짤려.
민정 : 새끼야, 깔어.
중한 : 난 망만 보래메.(엎드린다)
학생들 : 아줌마! 여기 떡복이! 오뎅 국물두! 하드 3개! 뿌셔뿌셔 5개! 왕짱구~~~
(학생들 한 아이는 엎드려 있고 그 위를 올라타고 학교 밖을 향해 아우성 치는 모습)
교사들 : (소리) 동작 그만! 거기 안 서!
아이들 : (놀라 다른 쪽으로 도망) 야 튀어!
특활 : 너희들은 포위됐다. 순순히 투항하라!
민정 : 투항이 뭔대?
아이들 : 몰라, 우리도 먹고 살자!
교사들 : (소리) 모두들 교실로 돌아가라!
학생들 : 매점을 돌려달라!
교사들 : (소리) 도시락을 애용하라!
학생들 : 밥만 먹구 살 수 없다! 먹을 거를 보장하라!
교사들 : 잡아라!
(서로 미지기. 풍물 오방진 장단)
학생들 : 학교는 꽉꽉 막힌 정사각형 집합! 우린 학교를 탈출하고 싶다!
교사들 : 밖에서 기다리는 온갖 유혹! 3일도 못 버티고 돌아올껄!
학생들 : 학교는 구제불능 불치병! 조금만 튀어도 미친놈! 미친놈!
교사들 : 규율과 질서는 교육의 기본! 너희는 똑같이 배워야만 해!
교육이 바로 서야 세상도 선다!
학생들 : 학교는 감옥! 선생은 간수! 우리는 죄인!
교사들 : 너희는 3년이면 졸업이지만, 우리는 평생을 갇혀 지낸다!
교사학생 : 45분 쳇바퀴 속에 우린 앵무새!
교사 : 잡았다!
(서로 붸고 붸기며 퇴장)
관 료
관료들 : 교감 선생님! 교감 선생님!
교감 : 네. 어서 오십시요. 오시느라 피곤하실텐데 따끈한 쌍화차라도....
관료1: 이 학교는 왜 이렇게 조용한 날이 없습니까?
관료2: 아이들은 수시로 경찰서에 드나들지 않나, 학부모들은 자기 애를 팼다고 교육청 민원 실에 진정서를 내지 않나
관료1: 배모모 교사. 어떻게 했길래 애들이 학교 홈페이지에 그 교사 욕을 올립니까?
당장 경위서 쓰게 하세요.
교감 : 예.
관료2: 이번 일, 낱낱이 조사해서 확실히 처리하시오.
교감 : 예, 예.
관료1: 출근부!
교감 : 여기...
관료1: 아니, 김상희 선생. 다른 날은 싸인인데 왜 오늘만 도장입니까? 이렇게 복무기강이 해이해서야.. 사유서 쓰게 하세요!
관료2: 수행평가계획서.
교감 : 여기...
관료2: 어디 보자, 아니 이 교과는 왜 서술형을 안합니까? 서술형을 하라구 했잖습니까?
교감 : 그게.... 한문은 교사 1인당 애들이 1000명이나 되나서....
관료2: 아, 그래서 컴퓨터를 준 게 아닙니까? 타타닥 치면 되잖아요?
(교사 : 잡아라!)
교감 : 시정하겠습니다.
관료1: 교단 선진화 기자재 사용 기록부. 아니? 이게 뭡니까? 백지 아닙니까?
교감 : 아니 그게 워낙 고장이 많이 나고 애프터 서비스가 불러도 안 와서...
관료1: 이거야 원 위에서는 뼈빠지게 예산 끌어다 정보화에 발 맞추고 있는데 교사들이 이 렇게 무능해서 되겠습니까?
관료들: 결보강 계획서, 출장 명령부, 당직 명령부, 주번일지, 근무상황부...
(교사 : 잡아라!)
중한 : 교장 선생님, 우리 이제 3학년이라구요, 책상이 낮아서 다리 빼고 앉았더니 건방지다 고 존나 맞았어요.
(교사 : 거기 안서!)
관료2: 지금 뭐가 지나 갔습니까?
교감 : 글쎄요.
관료1: 혹시 이 학교에 체벌하는 교사 있습니까?
교감 : 없습니다
관료2: 촌지 받는 교사는?
교감 : 없습니다
관료1: 무능한 교사는요?
교감 : 절대 없습니다
관료1: 듣자 하니까, 이 학교엔 컴퓨터 자격증을 가진 교사가 한 명 밖에 없다는데..
(교사 : 잡아라!)
관료2: 무슨 행사 있습니까?
관료1: 사제동행 달리긴가 보군요.
교감 : 네..
관료1: 살아있는 학굡니다
(교사 : 잡아라!)
김선생 : 장관님! 50명 학생 데리고 5분씩만 얘기해도 하루가 다 갑니다. 언제 애들 면담하 고, 언제 수업하며 언제 공문처리합니까? 공문 12시에 보내고 2시까지 보고하라면 밥도 먹지 말라는 말입니까?
관료2: 아니, 관리자들이 어떻게 했길래 학교가 이 모양이에요?
특활 : 잡아라!
교감 : 부장님! CA 일지!
특활 : 잡힐라! (퇴장)
교감 : 부장님! (퇴장)
관료들: 교감선생! 비상 연락망! 교외지도일지! 잡아라! (퇴장)
(교사 : 잡아라!)
교감 : (뛰면서)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거죠? (글쎄요.)
교감 : 잘 가고 있는 건가요? (글쎄요.)
교감 : 장관님은 알까요? (글쎄요. 모르지요. 모르겠지요.)
교감 : 대통령은 알까요? (글쎄요. 모르지요. 모르겠지요.)
교감 : 그럼 누가 알까요?
관료1: 묻지 마세요.
관료2: 다칩니다.
관료1: 우린 교육개혁을 위하여 (교감:위하여) 그저 열심히 달릴 뿐입니다. 하나둘셋넷(퇴장)
교감 : 안녕히 가세요. 종종 들러 주세요. 어이구, 정말 지겨워 죽겠네. 특활 부장님! (퇴장)
혜미-중한
혜미 : 선생들 따라 오지도 못하면서
중한 : 아이, 씨발. 잡힐 뻔했네. 크으, 냄새
혜미 : 야, 남자 새끼들은 똥 싸고 물도 안 내리냐?
중한 : 말도 마. 저 변기통 안 보이냐? 3층 똥탑이 기본이야. 잘못하면 찔려.
혜미 : 야, 담배 줘봐 (담배 얻는다) 불!
중한 : 에이, 불 필요한 인간. (불 붙여준다) 야, 근데 너 존나 빨리 뛰더라.
하기사 똥줄타지. 이번에 담치기 하는 것까지 걸렸어봐. 완전히 학교에서 끝 아냐.
너 땜에 학교에서 선도회의 뭐 그런 거 열린다며?
혜미 : 차라리 짤리는 게 낫지. 어제도 우리 아빠 술먹고 다 뒤집어 엎었다.
중한 : 왜?
혜미 : 기집애가 학교 하나 제대로 못 다닌다고. 나도 노력하는 거야.
근데 학교 오면 선생들 난리치지. 점심 시간까지 이게 뭐하는 짓이냐
중한 : 이게 학교냐? 무슨 놈의 학교가 매점 하나 없어요.
혜미 : 야, 난 그놈의 담만 보면 미쳐버리겠다.
중한 : 야, 넌 근데 뻐카 시간에는 안 들어와도 힙합반엔 올거지?
혜미 : 아 몰라. 학교 그만 둘까봐
민정 : 야 떴다.
(중한, 혜미 급히 퇴장)
특 : 자식들 더럽게 빠르네. 장학사들도 와 있는데 큰일날뻔 했잖아. 근데 혜미 선도위 열린다며?
김 : 예, 걱정이예요. 잘 되야 할텐데...
특 : 난 애를 생각해서라도 배선생이 한 발 물러나야 한다는 생각이야.
김 : 그러세요? 그럼 이번 선도위에서 힘 좀 써 주세요. 혜미..
특 : 아참, CA 일지! 교감! (특활 퇴장, 분회장 등장)
김 :
담밑의 아이들
제 5 마당 -- 대중문화 마당 / 여교사 휴게실
(중한 혜미 슬비 -- 힙합반 춤 연습)
중한 : 춤은 유승준이 짱이라니까. 아, 몸풀려.
야 막가(혜미), 너 진짜 대단하더라. 너 아직두 뻑카한테 사과 안 했다며?
혜미: 신경꺼
박 : 니네 지금 뭐해? 연습 안 할 거니?
중한 : 어, 선생님 오셨어요!
박 : 발표가 낼 모레야! 너흰 걱정도 안 되니?
중한 : 연습하고 있었어요.
박 : 그래? 근데 왜 사람이 이것밖에 없어? 아직 안 온거야?
박 : 우혁이랑 수진이 오늘 110일 기념일이라고 나가던데요. 우혁이 이자식 오늘 콩 깔거야.
박 : 콩까다니? 콩까는게 뭔데?
중한 : 아이, 선생님은 몰라도 돼요
박 : 한슬이랑 채림이는?
혜미 : 발표회 때 입을 옷 사러 갔어요.
박 : 옷만 잘 입으면 춤이 저절로 나온데니?
혜미 : 왜요. 옷만 잘 입어도 분위기 죽이잖아요..
박 : 아니, 니들은 발표회가 며칠 남았다고 그 모양이냐?
자자 남은 사람 만이라도 한번 맞춰 보고 가자. 준비!
중한 : 야, 범생!
슬비 : 왜?
중한 : 돈 좀 줘!
슬비 : 없어, 너 지난 번에도 안 갚았잖아.
중한 : 야, 그거 얼마나 된다고 그래?
슬비 : 너 벌써 8000원이나 안 갚았단 말이야.
중한 : 그러지 말고 이번 한 번만.
박 : 야, 너희들 뭐하는 거야?
슬비 : 자꾸 돈 달라구 하잖아요.
영어 : 소중한! 이리와봐. 너, 왜 애들한테 돈을 달래?
중한 : 콜라텍 가려구요.
영어 : 콜라텍?
중한 : 오늘 애들하고 거기서 만나기로 약속했단 말이예요.
영어 : 근데 왜 애들한테 돈을 달라구 해? 빌리는 것두 아니라며?
중한 : 값을 수가 없으니까요. 거짓말하는 것보단 낫잖아요.
슬비 : 선생님.
중한 : 이번 발표회때 저 솔로부분 있잖아요..
영어 : 근데?
슬비 : 선생님, 저 이번 발표회 참가 못하겠는데요.
박: 뭐라구? 무슨 말이야?
중한 : 선생님 콜라텍 갈 돈 좀 주세요. 거기서 아는 형한테 솔로 지도 받기로 했거든요?.
영어 : 알았어. 이따 교무실로 와.
중한 : 정말요, 주시는 거죠?
박 : 너 지금 무슨 말이야? 그만둔다니?
슬비 : 엄마가 힙합반 하지 말래요. 시간 없다고
외고 준비도 해야 되고 영어회화 과외도 받아야 되고...
박 : (중한 혜미한테)너희들 개인연습하고 있어.
안 그래도 너하고 얘기 좀 할려 그랬는데, 어머님이 전화하셨다고 하더라.
슬비:........
박 : 슬비야, 수행평가 땜에 많이 힘들었니? 얘기해봐.
슬비 : 솔직히 왜 하는지 모르겠어요. 하필이면 선생님들은 시험 때만 몰아서 내주시는 거예요? 밤새도록 인터넷 뒤질려면 얼마나 힘든지 아세요? 내신 땜에 할 수 없이 하긴 하지만 입시에는 전혀 도움이 안된다구요.
박 : 넌 공부를 입시땜에 하니? 그래 입시공부 하겠다고, 며칠 남지도 않은 발표회를 그만 둔다구? 나 너 그렇게 안 봤는데 너 아주 무책임한 애구나.
슬비 : 무책임하다구요? 할 마음도 없고 할 능력도 안 돼는 애들한테 수행평가 해오라는 선 생님이 더 무책임하신 거 아니에요? 저 바빠요 영어회화 레슨 받으러 가봐야 돼요
박 : 슬비...!
김선생 : 박선생, 연습 끝났어? 나 혜미 좀 데려 갔음 하는데 괜찮지?
영어 : 네... (김선생 혜미 손목 붙잡고 퇴장, 영어 망연자실)
중한 : 선생이~~~~임!
영어 : 엉?
중한 : 주세요!
영어 : 뭐?
중한 : 아까 콜라텍 갈 돈 준댔잖아요. 입장료 2000원이랑요, 햄버거 사 먹게 2000원 더해 서 4천원 되겠습니다.
영어 : 잠깐만, 소중한
중한 : 아니다, 아니다. 1000원 더 필요해요. 5000원 주세요.
발 : 너 지금 뭐 하는 짓이야? 내가 너한테 빚졌니?
중한 : 준다구 그랬잖아요? 얼릉 줘요.
영어 : 어따대구 돈을 달라 말라 하는거야? 안돼.
중한 : 왜 이랬다 저랬다 하세요. 약속은 약속이잖아요.
영어 : 너 진짜 뭐야? 내가 니 친구야? 선생님한테 이래도 되는거야? 너까지 왜 이러니?
중한아, 남한테 그냥 얻어서 쓰면 너한테두 좋을게 없잖아.
중한 : (속으로 알았어요, 알았어! 하며 귀찮다는 듯이 티껍게 밖으로 나간다.)
박 : 야 소중한
중한 : (뒤돌아 보며) 왜요?
박 : 내 말 아직 안 끝났어!
중한 : 안 준다매요. (기냥 나가버림)
영어 : (뒤쫓아가면서) 중한아! ~~ 아니, 뭐 저런 자식이 다 있어?
(혜미-김선생)
(반대편 김선생 혜미 손목 잡고 들어옴)
김선생 : 혜미야... 나랑 얘기 좀 하자.
혜미 : 할 말 없는데요.
김 : 자 이리 앉자. 힙합반은 재밌니? 배 선생님이 겉으론 그러셔두 너 나쁘게야 하시겠니? 니가 이해해 드리렴. 너 졸업 두 달 남았어. 배선생님한테 사과하자. 응?
혜미 : (침묵)
김 : 아버지도 얼마나 속상하시겠어. 내가 학생부 가서 물어보니까 니가 사과만 하면 봉사활 동으로 감해 준다고 하시더라. 그건 해봤잖아.
혜미 : (침묵)
김 : 지난번 은지 일도 그렇고, 흡연도 그렇고.. 근데 니가 이렇게 버티면 전학가든지 해야 돼. 지금 어디루 전학을 가?
혜미 : (침묵, 딴짓)
김 : 너 지금 학교 그만두면 뭐 할거야? 지금은 고등학교라도 나와야 어디 가도 사람 대접 받어, 앞날을 생각해야지. 사과하자, 응?
혜미 : 그냥 그만 다닐래요. (인사하고 나가다가)
어차피 저 같은 건 학교에 필요없어요. (퇴장)
나와있던 영어가 혜미와 김선생의 만남을 본다. 혜미 나간후 김선생은 한쪽 구석에서 좌절하고 영어도 등을 맞대고 각자 자기 구석에서 좌절.
Bridge 3
슬비와 은지
슬비 : (은지를 민다.) 혜미, 학교 그만 둔데. 너도 좋지?
은지 : ....
슬비 : 너도 잘못했잖아. 그 날 왜 덤벼. 너 담임한테 얘기하면 알지? (퇴장)
교복 벗는 혜미
혜미 나와서 교복에서 사복으로 갈아입음 (실루엣)
제 6 마당 -- 징계위원회 (교사들의 갈등 심화)
분 : 3학년 12반 37번 최혜미. 교내 흡연 10회, 금품갈취 3회, 무단 외출 15회, 교내 폭력 1 회, 현재 벌점 168점. 지금부터 최혜미 학생의 선도위원회를 시작하겠습니다.
(분회장 호루라기 불고 동전 던지기)
교감: 앞면!
김 : 내가 앞면 할라 그랬는데..
교감:(동전 확인후) 앞면이다. 전학 아니면 제적. 끝났습니다.
김 : 전 담임으로써 혜미를 자퇴하게 내버려 둘 수가 없습니다.
교감: 아니, 벌점 168은 재적 아닌가요?
김 : 그게 원칙입니다만 우리학교 벌점이 워낙 자질구레 하다보니 혜미뿐만 아니라 많은 아 이들이 걸리는 걸로 아는데요.
특 : 1대 0, 교감 선생님, 머리핀 3점, 껌 뱉기 5점, 욕하기 5점, 그거 너무 자질구레 하잖습 니까?
교감: 그럼 체벌은 하지 말라는데 다른 대안 있습니까?
특 : 대안이 없는 관계로 1대 1. 자, 해보라구
교감: 담임으로서의 의견만 얘기하세요.
김 : 죄송합니다. 물론 혜미가 그동안 폭력이다 뭐다 해서 말썽이 많았다는 건 인정합니다. 하지만 졸업두 얼마 안 남은 애를 학교 밖으로 내치면 어떡합니까? 이번 한번만 용서 해 주시면.... 아니. 일단 봉사활동으로라도 감해주시면 제가 끝까지 책임을 지겠습니다.
특 : 감동적입니다. 요즘 이런 담임 있습니까? 저는 이쪽에 점수를 주고 싶군요. 5대 1. 끝내 죠. 사회 봉사 2달쯤 시키면 되잖아요? 사회 봉사 2달 !
분 : 사회 봉사도 형식적이라 아이들을 잘 관리 해주는 곳도 없구요, 실질적으로 그렇게 오 래는 못 시키죠.
교감 : 자자, 솔직히 까 놓구 얘기합시다. 최혜미? 걔가 문제된 게 뻑하면 폭력 쓰고 애 왕 따 시키고 배선생한테 덤벼서 이렇게 된 아니에요? 이런 아일 그냥 둘 수 있어요?
특 : 그냥 둘 수 없죠. 10 대 5, 역전. 애들마다 다 덤비면 어떻게 수업을 합니까?
김 : 하지만 이 학교에서 저 학교로, 저 학교에서 이 학교로 책임 회피를 위해 아이를 내치 는 게 과연 올바른가요?
특 : 올바르지 않죠.
교감:다른 대안이 있어요?
특 : 대안이 없어... 올바름, 대안, 올바름, 대안......아, 나 못하겠어.
분 : 우리 관내 어느 학교에서는 지역 상담 센터와 연계하는 학교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교감: 아니, 나선생, 지금 그게 현실성 있는 발언이에요?
분 : 담배 피우는 학생 금연 학교에 보내기도 하잖습니까? 아이들이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좋은 환경과 연결시켜 주는 것도 학교의 중요한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교감: 당장 그걸 누가 합니까? 다들 수업은 안하고 문제아 관리만 하고 있을 겁니까? 다수의 선량한 아이들도 생각을 해야죠.
김,분.특: .......
특 : 교감 선생님 30점, 최종합계 45 대 20, 게임 오버.
교감 : 최혜미 학생은 전학 조치하는 걸로 학부모에게 통고하세요. 나선생, 회의록 싸인 받 고 결재 올리세요. (나가려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구, 지금 3학년 작년 답안지 검사 안 했죠? 거 최혜미하고 배선생 일이 복잡해져서 내일 모레 종합 감사 나온답니다. 그 깐 깐하기고 유명한 이만구 장학사 그사람이 나와서 답안지 딱 열었을 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누가 책임집니까? 지금부터 3학년 답안지 검사 시작하세요. 오늘 안으로 이 일 못 끝내면 퇴근 못합니다. (퇴장)
특 : (싸인하며) 선도위 할 때마다 갈등 때린다니까
김 : (싸인하며)
분 : 미안해...
박 : 잘 안됐나 봐요?
특 : 으응. 아휴, 자기도 분회장이 하는 말을 들었어야 하는 건데. 역시 생각하는 깊이가 달 라요. 거 뭐냐, 애 하나를 두고 핑퐁게임 하는 게 대책이 아니다..지역 상담 센터..
김 : 부장님, 이미 다 끝난 일이에요. 그만 하세요.
특 : 아니 왜 나한테 화풀이야? 어쨋든 개선 방향에는 동의한다는 거지. 현재 우리 학교 규 정은 그런 걸 어떻게 해?
배선생 : (답안지 들고 와 놓으며) 교육청 컴퓨터 강사도 짤리고 주의도 받았으니 속이 시 원하시겠습니다.
분 : 교육청 일은 혼자 다 해줬는데, 해도 너무 하는구만.
특 : 배선생두 솔직히 잘한건 없잖아...아 그런 애들을 강압적으로 한다고 말을 듣나?
배 : 응 그래서 선생님은 맨날 애들 두들겨 패구 그럽니까? 케케묵은 한문책이나 들고...
특 : 뭐요? 허이구 참, 뻑하면 수업 빼먹구 맨날 컴퓨터만 치는 사람이 무슨...
배 : 뭐요?
분 : 왜 이래!
특 : 젊은 사람이 아주 학교에서 인정 받는다구 눈에 뵈는 게 없나분데...
배 : 나일 먹었으면 챙피한 걸 알아야지
특 : 아니 이 사람. 왜 이렇게 막 돼 먹었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나도 잘 해보작 이러는 건데
배 : 나도 애들 잘 가르쳐 볼라구 발버둥 치는데 너무 그러지 맙시다.
박 : 왜들 이러세요! 선생님들 보고 있으면 너무 답답해요.
배 : 답답? 대학원 특차로 입학했다구 남아 있는 사람은 다 우습게 보이나 본데. 애들 남산 도서관에 가게 하구 인터넷이나 뒤지게 하는게 무슨 교육인 줄 알어? 환상 버려! 학교 에서 한 10년 썩어봐. 그런 소리가 나오나.
김 : 배선생님은 쌈 하러 여기 왔어요? 배선생 원하는 대로 혜미 결국 길거리로 쫓겨나게 됐어요
배 : 그 새낀 내가 아니래도 부딪혔을 거구 결국 지 발로 나갔을 놈이라구요. 그래, 애들만 중요하고 교사 자존심은 안 중요합니까? 너무 자기만 애 위한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왜 나만 동네북이냐구요.
박 : 제발 그만들 좀 하세요, 내가 왜 교사가 되려고 했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혜미아버지: (뛰어들어오며) 야, 배기돈이 누구야? 너야? 너야? (멱살을 잡으며) 우리 애 찾 어내 얼른! 교사가 애를 뭐 전학? 졸업이 두달 남았는데 인제 어디서 받아주냐구? 애미 없이 키운다고 깔보는 거야?
배 : (컥컥대며) 이거 안 놔요?
아버지:지 가 교육청에 따지구 학교 앞에서 데모라두 하구 싶은 심정이라구요. 이렇게 돈 없고 빽 없다고 무시해도 돼? (횡설수설 술 병 꺼내면서) 그래서 교장한테 전화했다. 왜? 아니 지가 잘못했습니다. 제 잘못이에요. 한번만 봐주세요...
김 : 혜미 아버님 이러시면 일이 더 어려워져요. 앉아서 차근 차근 말씀하세요.
분 : 이렇게 술 먹구 찾아와서 해결 될 일이 아니잖아요,
특 : 요새 아무리 학교가 우습게 됐다지만 여긴 아직 신성한 곳이라구. 당신이 이렇게 행동 하니까 애가 그 모양 아니예요. 이럴수록 사람이 이성적으로 행동해야지. 그리구 학교 오는데 복장이 이게 뭐야, 그 술병 이리 안 내요?
아버지 : 뭐? 뭐야, 넌?
(휙 밀어버리자 특활이 넘어지구 기절, 박선생 팔다리 주물름)
배 : (달려들며) 당신, 지금 뭐하는 거야? 아주 콩밥을 먹구 싶군 그래!
아버지 : 뭐야? (둘이 다시 멱살 잡이)
특 : 피, 피다.
분 : (아버지를 떼어내며) 자자, 나랑 얘기합시다. 이리로 가시죠, 네? (아버지 끌고 퇴장)
배 : 당신은 벌점 150점 짜리야.
모두들:....................
교사 담넘기
교감 : 아니, 답안지 검사 시작도 안하구 뭐 합니까? 교장 선생님이 얼마나 노심초사 하시 는데.. 다시 한번 얘기하는데, 오늘 이 일 못 끝내면 퇴근 못합니다. 확인 받고 퇴근하 세요. 김기사님, 교문이랑, 후문 잠가요. (퇴장)
김 : (먼저 답안지 가져다가 검사)
배 : 얼른 끝내구 집에 갑시다.
특 : 진짜 잠궜네. 우리가 죄수야 뭐야. 앞문 뒷문 다 잠가놓고. 염병할 종합감산지 뭔지...
배 : 채점 실수야 재검한다고 안 나오나. 눈 뒤집고 찾을래면 왜 못 찾아.
특 : 아니 이걸 언제 다 봐... 에구 디스크가 또 도지려나...
김 : 인터넷? 얜 어이를 아이로 썼네.
분 : 코페르니쿠스, 코베르니쿠스,..
배 : 실린더, 시린다,
분 : 코페르니쿠스, 코베르니쿠스,.................................
(김선생 갑자기 답안지 놓고 나간다.)
박 : 이게 학교에요? (나간다)
분 : 교장실에 가봐야겠어.(나간다)
(배선생, 미친 듯이 답안지 넘기다 갑자기 나간다)
특 : 아니, 다들 어쩌려구 그래. 답안지 검사해야지. 이러다가 채점 실수 한거라두 나와봐. 여러 사람 입장 곤란해지구, 교장 교감 입장도 생각 해줘야지. 하루 이틀 해보나 다 이러구 사는거지, 나가봐. IMF라고 누가 나 같은 사람 받아주나? 어구 나도 모르겄 다...... (답안지 챙겨 처량하게 나간다)
(암전 속에서 음악과 함께 부장의 목소리)
부장 : (어둠속에서) 저 사람들 어쩌려구 저래. 어 담치기 하네. 어쿠쿠 저저 떨어진다. 미끄 러진다니까. 좀 받쳐줘. 배선생, 저쪽에 김선생 좀 어깨로 받쳐주래니까. 올라간다, 올라가!
(Fade In/선생들 모두 담 너머를 바라보며 시원해 하는 모습/Fade Out)
제 7 마당 -- 거리의 아이들
중한 : 씨발, 그깟 판 한번 잘못 돌렸다구 때려? 언젠 잘한다구 학교 때리치고 오라고선....
(중한 콜라텍에서 나와 얼굴 멍 문지르다 들려오는 음악 소리에 맞춰 춤을 춤) 뭐요? 디스요? 알았어요. (퇴장)
일군의 아이들이 등장한다. 오락실서 오락하고 화장 고치고, 생일빵으로 한 아이를 패고 또한 아이가 소주를 내밀고 모두 한 모금식 빤다. 그리고 꽁초를 들고 피워 분다.
슬비 지나가며 전화한다.
슬비 : (핸드폰) 엄마, 나 오늘 좀 늦어. 오늘 외고 선배 만날려고 지금까지 잘 했잖아...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해. 알았어 (전화건다) 저 거기 주유소죠? 거기 혜미라구...
(끊음, 퇴장)
아이들, 벽에 붙어서 이상야릇한 짓거리한다.
분회장과 배기돈 술에 취해 지나감
배 : 형님은 아이들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게 꿈이랬지? 그래서 교사도 하는거구. 근데 형님, 사는 게 왜 이렇게 팍팍해?
분 : 그래두 강물은 제 갈길로 흘러가는 법이야..
배 : 야 이 새끼들아, 집에 가, 임마.
분 : 자자 우리 3차 가자. ('네 박자'를 소리높여 부르며 퇴장)
아이: 저 꼰대 녀석들은 왜 지랄이야?
거리의 한 아이 토한다.
주유소의 혜미
혜미 : 감사합니다. 어서오세요. 얼마 넣어 드릴까요? 2만원이요? 잠시만요, 영수증 필요하 세요? (유리창 걸레질 후) 점수 됐으니까 사은품 신청하세요.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거리의 아이 끌고 나갈 때 혜미 함께 퇴장
김선생 혜미와 아이들 모습 바라본다.
제 8 마당 -- 진실
교감의 방송 : 에...3학년 애들 학기말이라구 자꾸 담 넘어서 도망가고 그러는데, 그러다 무 슨 일이라도 생기면 누가 책임집니까? 담임 선생님들 교실 비워두지 마시고 빨리 빨리 교실로 들어가 주세요.
(기계인형 경음악에 맞춰 아이들 등장).
중한 : (대걸레통 들고 들어오며) 에이 씨, 졸업두 얼마 안 남았는데 난 언제까지 주번이야?
슬비 : 외고 단어 공부는 언제 하냐?
중한 : (슬비에게) 야 넌 시험도 끝났는데, 아직까지 공부냐? 공부할 땐 공부하고, 놀 땐 노 는 거야.
슬비 : 너도 공부할 때가 있냐?
중한 : 왜? 넌 낮에 공부하지. 나는 저녁마다 나가서 판돌이 공부하지 않냐. (노래흉내)
김선생 : (몽둥이 들고 굉장히 화난 목소리로) 자리에 앉어! 자리 앉아!
지난번 은지 괴롭힌 게 혜미가 아니라며? 어떻게 된 거야? 도대체 누구야?
소중한 : 그게요.. 사실은요....
이슬비 : 야!
소중한 : (슬비를 힐끗 보고) 그날 외고 다니는 선배가 교실에 왔는데요,
(장면 바뀌어 그 때 상황, 은지는 엎드려 자고 있고 애들은 이야기 듣고 있음)
외고생 : 안녕하세요. 저는 연우외고 1학년 이연지입니다. 외고 오면 내신이 불리할 거라구 생각하시는데요, 아니에요. 같은 과를 지망하면 훨씬 유리합니다. 많이 지원해 주세요.
소중한 : 선배님, 거기 힙합반도 있어요?
외고생 : 그럼요. 힙합반두 있구, 동아리만 30개가 넘어요.
슬비 : 저, 선배님, 어느 과가 제일 좋아요?
외고생 : 내가 다니는 영어과가 있구... (슬비를 보며)나 점심시간 까지 시청각실에 있을 테니깐 글루 와. (퇴장)
혜미 : (들어오며) 씨발, 외고 가는 년만 데리구 얘기하지, 왜 우리한테까지 지랄이야?
중한 ; 왜, 수업 땡까구 좋잖아.
혜미 ; 뭐 어떤 과가 좋아요? 남은 다 들러리지? 하는 짓마다 재수 없어.
슬비 : 혜미야, 엄마가 친구들이랑 나눠 먹으라고 김밥 싸줬거든, 같이 먹자.
중한 : 야, 나도 같이 먹자.
혜미 : 됐어, 너나 먹어. (은지에게) 난 얘만 보면 왜 이렇게 답답하냐?
슬비 : (은지에게) 아우, 개 냄새.
중한 : 쟤는 맨날 강아지 껴안고 자잖아.
은지 : 아냐, 나 매일 목욕한단 말이야.
슬비 : 이게 뭐야? 이거 갖고 놀면 재밌겠다.
(뜨게질옷을 뺏어 중한이랑 던지며 놀다 쓰레기통에 집어 던지며)
슬비 : 아우, 개냄새. 좀 빨어라 빨어 (은지 쓰레기통 뒤지자)
어머 그걸 또 집어, 아우 더러워.
(은지 슬비를 확 밀침)
슬비 : 어 이게 누굴 밀어? (은지를 대걸레통에 넣으며) 내가 너랑 같은 줄 알어? 너까지 날 무시해?
은지 : 아 아,.....
혜미 : 야! 그만 좀 해!! 그만 좀 하라구! 이슬비! 오바하지마. 그런다고 내가 봐줄거 같아? (은지에게) 야, 일어나. 어서 일어나.
(특활 등장. 아이들 싸움하는 주위에 몰려있음.)
특활 : 야! 지금 너희 뭐 하는 거야? 최혜미, 너 또 말썽이냐?
혜미 : 선생님, 저 아니에요.
특활 : 아니긴 뭐가 아냐. 나가, 이년아.
혜미 : 저 아니라니깐요
특활 : 시끄러워. 어서 나가.
(현재로 돌아옴)
김선생 : 왜 아무도 말하지 않았니? 왜? 왜 그랬어?
슬비 : 저 은지 한테 고의루 그런 건 아니에요....정말이에요.
김 : 아니라구? 너 당하는 사람 입장 한번이라두 생각해 봤니?
슬비 : 제가 당하면요? 먼저 왕따시키지 않으면 제가 당하는 걸요. 저요, 혜미 눈치 보면서 보고서에 이름 올려주고 숙제도 맨날 대신했어요. 그런데 제가 왜 말해야 되요?
김선생 : 니들이 말 안해서 결국 혜미가 그 지경 되구 학교까지 안 나오게 된 거 아냐.
나중에라두 선생님한테 말했어야지.
중한 : 뭐, 선생님한테 말하면 달라지나요. 선생님두 이미 화 나셔서 혜미 때리시구...저희한 테 물어 보지두 않았잖아요?
은지 : 누가 그랬든 무슨 상관이에요.
김: 나와! 다 나와! 엎드려. 너흰 비겁한 자식들이야. (슬비를 때림)
슬비 : 선생님이 뭘 알아요? 저두.... 저두 살아야 하잖아요.....어쩔 수가 없었단 말에요.
(피날레 음악과 함께 소리)
# 오늘도 교탁만 탕탕 치다 나오고 말았다. 난 왜 아이들 앞에 서있는 것일까?
# 바다 한가운데서 나는 끝까지 살기 위해 또다시 친구 한 명을 물에 빠뜨린다.
허우적거리는 친구를 보며 미소를 짓는 나. 어쩌면 우리는 잔인한 인간이 되어 가는지도 모른다.
# 누군가 그랬다. 인생은 아름답다고.
이런 말도 안 되는 말장난에서 벗어난 지금 난 다시 어딘가로 달려가고 있는데 그곳은 어떤 곳일까?
# 다시 바위 앞에 서서 바위를 잡는다. 감히 사람과 함께 가리라 선택한 것
그것이 바위를 밀어 올리는 이 평생의 형벌을 가져오게 했는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실어준 사랑의 무게가 가팔라도 오늘 또다시 난 바위 앞에 선다.
에필로그--열락을 위한 집단 군무로 이어짐 /커튼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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