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 안 버리기 운동
아름다운 금수강산 1회용으로 훼손시키지 말고 자자손손에게 옥토를 물려줍시다!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음식물쓰레기2004년 9월 14일, 대구시 다사읍 방천리 쓰레기 매립장 인근 서재리 주민 100여 명이 매립장으로 들어가는 쓰레기 차량들의 진입로를 막고 청소차에 실린 쓰레기 검사를 하자 청소차 수십 대가 매립장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되돌아갔다.
주민들은 쓰레기 반입을 무조건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매립해선 안 될 쓰레기들이 있는지 일일이 열어보고 확인을 하고 있다고 했다. “매립장으로 들어오라고 하는 데도 진입하는 청소차가 없었다”며 “500여 대의 청소차 가운데 법을 지킨 청소차는 단 1대도 없는 모양”이라고 이화건 대구환경주민협비상대책 위원장은 말했다. 종량제를 지키지 않거나 위법 쓰레기를 반입하다가 적발된 청소차는 1~30일까지 매립장 반입 정지처분을 내리기 때문이다.
13만 평 규모의 방천리 위생매립장은 지난 90년 5월부터 대구 시민들이 날마다 쏟아내는 쓰레기를 매립해 왔으며 2004년 7월 당시 하루 997톤을 매립하고 있어, 이 추세라면 2007년에는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1998년부터 2007년까지 590억 원을 투입하여 위생매립장을 33만 평 규모로 늘리기로 하였으나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난항을 겪었다. 이제까지 쓰레기 매립에 대해서 우리는 별 신경을 써오지 않았는데, 다사 매립장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쓰레기 매립에 대한 많은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적절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다사 쓰레기 매립장 바로 인근에 사는 서재리 주민들의 가장 불편한 점은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악취이다.
지난 2005년 1월 1일부터는 쓰레기 매립장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수 없게 되었다. 거기에 때맞춰 불교 정토회 주최로 음식물 쓰레기 안 남기기 운동인 이른바 ‘빈그릇 운동’을 전개하고 있고, 2004 광주 비엔날레에서도 ‘먼지 한 톨, 물 한 방울’이란 주제로 자연보호 주제를 들고 나왔으며, 전국아파트연합회에서도 음식물 쓰레기 수거료 부당 인상에 대한 항의를 하고 있어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우리 사회의 반응이 임계점에 이른 듯 하다.
음식물 쓰레기 발생 추이를 보면 1998년도에 1인당 하루 0.25kg, 2002년 0.24kg씩 발생됐다. 지난 5년 동안 거의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생활 쓰레기 전체 발생량은 98년도 1인당 1일 평균 0.96kg에서 2002년도에는 1인당 일일 평균 1.04kg으로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 배출원별 분류는 아래와 같다.
단위:% 출처:환경부(2002)
또 연도별 쓰레기 발생 현황 및 처리 방법을 보자
단위:톤/일 출처:환경부(2002)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해마다 재활용 부문이 늘어나고 매립 부분이 줄어들고는 있으나 2002년에도 매립부분이 29%나 차지하고 있어 2005년 1월 1일부터 매립이 전면 금지되었는데도 분명한 해결책이 없는 것이 문제이다. 물론 정부나 시 당국에서 대책을 세워야 하겠지만 우리 국민들이 솔선하여 음식물 쓰레기 배출을 없애야 한다.
우리는 상암축구장을 채울 양의 음식물을 버리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의 선조 양반들은 먹던 음식을 좀 남기는 것을 미덕으로 여겨왔다. 음식물이 충분하지 못한 예전에는 남의 집 손님으로 초대되었을 때 차려진 음식을 조금 남겨서 집주인으로 하여금 ‘음식이 모자라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게 배려했다. 또한 윗사람이나 가정의 가장은 아랫사람이나 다른 가족들을 배려해서 음식을 좀 남겨주었다.
가난한 그 시절에는 모든 가족들에게 쌀밥을 해줄 수 없었기에 가장에게만 쌀밥을 뜨고 다른 가족은 보리밥을 먹었다. 또 가장의 상에만 생선 한 토막을 놓고 다른 가족상에는 생선을 차리지 못했다. 그런 연유로 음식을 좀 남겼지만 오늘날처럼 결코 남은 음식이 음식물 쓰레기가 되는 법은 없었다. 그 당시에는 혹시 밥이 남았다 하더라도 삭혀서 식혜(단술)를 해 먹었고, 막걸리가 남았다 해도 식초를 담아 먹었다.
가을 추수가 끝날 무렵 갯밭에는 무와 배추를 뽑는데 그때 하루의 품삯은 무잎을 한 짐 지고 가는 것이었다. 그 무잎을 이고, 지고 집에 가지고 와서 말렸다가 겨우 내내 시래기죽을 끓여먹었다. 고구마의 잎줄기, 콩잎, 깻잎, 호박잎, 우엉잎, 어느 한 가지 버릴 것 없는 건강식품으로 식탁에 올라왔다.
오늘날은 노동력 부족으로 많은 농산물이 버려지고 있다. 그 많은 청도의 감도 모두 다 따지 못한다. 노동력이 부족해서 추수를 못 하는 농작물을 제외하더라도 음식물 쓰레기 양은 엄청나다. 하루에 10톤 트럭 1천140대 분량이며, 이는 높이가 50m인 상암 축구장을 한 달에 가득 채울 만큼의 양이다.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약 14조7천억 원에 이른다.
또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만으로도 5천억 원 이상이 든다. 막대한 환경오염이 발생하는데 이를 정화하기 위해서는 라면 국물 한 컵을 버렸을 때 5천 컵의 물, 김치찌개 1컵에는 1만 컵의 물, 우유 한 컵에는 5만 컵의 물이 필요하다.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하는 원인을 보면 필요량보다 많이 조리하는 것, 무계획한 식품구매, 잘못된 음식보관, 과도한 상차림, 많은 반찬가지 수, 허례적 접대문화 등을 꼽을 수 있다.
한국에는 국물 문화가 있다. 김치에도 국물이 있다
그런데 이 국물 문화가 있기 때문에 유독 쓰레기가 많이 나온다. 국물이 없다면 쓰레기가 나올 일이 별로 없다. 라면 하나를 끓여 먹을 때 많은 사람들이 라면 건더기를 건져 먹고 국물의 절반은 버린다.
김치의 경우도 김칫독 한 독을 비우고 나면 국물이 1/4 정도 남아 있다. 그것을 소비할 때 골고루 국물과 건더기를 함께 건져 먹어야 한다. 물론 이 국물이라는 것이 맛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물도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국물이 있어야 맛을 내고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이 국물을 남기지 않고 잘 먹어야 한다.
모밀국수집에 가면 모밀국수를 국물에 말아 먹는데 국수를 쏙 건져 먹고 국물은 다 마시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 모밀국수 국물을 절반으로 줄이든지 해서 국물도 다 마시도록 해야 한다.
우동이나 라면의 경우도 비슷하다. 라면의 경우 그렇잖아도 스프의 양이 많은데 김치도 들어가고 하면 염분이 너무 많다. 필요한 염분의 두 배, 세 배를 넣으니 국물이 많이 남을 수밖에 없다. 반찬도 그렇다. 젓갈류나 조림, 반찬의 절임 등은 매우 짜다. 정상적으로 식사를 하려면 밥을 세 배를 먹어야 된다.
서울의 어느 한정식집 이야기
지난번 서울역에서 기차를 탈 시각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점심을 먹기 위해 근처의 한정식을 찾았다. 마침 점심 때여서 그런지 40여 석의 좌석이 거의 만원이 되었고, 쉴 새 없이 손님이 들어오고, 나가고 있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15분 정도면 식사를 끝내고 있어서 한 시간에 100명 이상의 고객이 식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나는 전주비빔밥을 시켰는데 비빔밥 외에 배추김치, 깍두기, 오이지(오이절임)가 밑반찬으로 나왔다. 그런데 두세 사람이 주문할 때와 한 사람이 주문할 때 모두 똑같은 양의 밑반찬이 나왔다. 나는 식사를 끝내고 나가는 사람들의 접시를 관찰해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반찬을 남기고 있었고, 특히 혼자 식사하는 사람은 처음 제공받은 반찬의 절반 이상을 남기고 있었다. 식사가 끝나고 나가는 고객 수십 명의 반찬접시를 유심히 관찰하였으나 세 접시 모두 깨끗이 비우고 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책임자를 불러서 “반찬의 양을 좀 줄이고 특히 혼자 먹는 사람들에게는 1/3로 줄이면 안 되겠느냐”고 건의를 했다. 그 지배인의 대답은 주방에서 반찬을 일률적으로 똑같이 담아서 내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또 무엇보다도 손님들에게 푸짐하다는 인상을 줘야만 다른 업체와 경쟁력을 가진다고 대답했다.
나는 반찬의 양을 줄인다면 경영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어 좋을 것이라는 건의를 해서 지배인으로부터 “고려를 해 보겠다”는 억지 대답을 듣긴 했지만 실천을 할지 의문이 간다. 다음에 서울 올라갈 때는 꼭 한 번 더 가서 확인을 해보고 싶다.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방안
1. 초·중·고등학교 교과 과정에 자연보호, 환경사랑에 대한 과목을 이수하게 한다. 각 단체나 학교에서 자연보호, 환경사랑에 대한 특강을 듣는 것을 의무화 한다. 왜 우리는 엄청난 효과가 기대되는 이 제도를 도입하지 않는가? 이 제도를 도입하여 ‘음식물 쓰레기 버리지 않기 운동’을 철저히 전개한다면 수년 내에 음식물 쓰레기를 현재 수준보다 1/10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2. 음식물을 남기지 않는 음식점에 ‘환경사랑 음식점’ 지정을 하여 세재 혜택 등 지원을 강화한다. 시민단체에 환경감시원 제도를 확대, 도입하고 활용하여 그들로 하여금 평가를 하도록 한다.
3. 음식물 쓰레기가 남도록 많은 음식물을 제공하는 업체에는 벌금을 부과하고, 고객도 음식을 남기지 않게 상을 적게 차리도록 잔소리를 꼭 해줘야 한다. 고객은 과도하게 남도록 음식값이 비싸게 측정된 음식점 이용을 말아야 한다. 상에 마지막 남은 음식은 꼭 먹어 치우자.
서로 양보를 하다가 보면 가장 맛있는 음식을 남기는 경우가 있다.
음식을 만들기 위해 고생했던 피땀 흘린 농부나 어부, 축산가, 배가 고프지만 굶주려야 하는 아이들을 생각할 때 우리는 음식을 남겨선 안 된다.
병에 술이나 음료가 남아있을 때 새 병을 따지 말자. 술을 먹지 못하는 사람에게 술을 권하지도 말고 술을 먹지 않으려는 사람은 술 한 잔이라도 받지 말자.
커피의 설탕이나 크림은 개인의 취향에 맞게 자기가 타도록 하자. 커피에 설탕이나 크림을 이미 적당히 타서 주는 이른바 ‘다방 커피’를 주지 말자. 최근에는 설탕이나 크림을 타지 않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커피믹스 또한 음식의 품위를 떨어뜨린다. 외국에서는 개성을 존중하기에 점잖은 자리에서는 혼합형 커피를 내는 경우가 없다. 디저트 또한 일일이 개성에 맞게 주문을 받는다. 우리처럼 일률적으로 식혜를 준다든가 하는 경우는 없다.
4. 음식을 권하지 말자. 뷔페에서는 남의 음식도 가져오지 말자. 뷔페에는 50가지에서 100가지 정도의 음식이 나온다. 이것을 1/4로 줄여 20가지 정도면 충분할 것이라 생각된다.
당국에서도 뷔페 음식은 20가지 이상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법령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결혼식 때 장사진처럼 긴 줄을 서지 않아도 된다. 군대에서도 ‘1식 3찬’이란 말이 있는데 한 끼에 세 가지 반찬만으로도 군인들은 충분히 훈련하고 건강하게 지내는데, 우리 소비자들은 호텔이나 음식점에서 갑자기 임금이나 된 것처럼 까다로워질 필요가 있을까?
5. 냉장고를 과신하고 냉장고에 너무 많은 음식을 넣는다. 냉장고는 음식물의 빠른 부패를 막아주지만 여전히 세균이 번식하고 오래 두면 음식의 맛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상한다. 특히 냉장고에 며칠씩이나 음식을 보관하면 많은 세균이 번식하게 된다. 냉장고를 믿고 너무 많은 식품을 구입하거나 음식을 만들지 말자.
6. 식대를 낮추자. 외식업체에 도시락을 6천 원짜리 이상을 맞추게 되면 반찬이 많이 남는다. 그러나 2천, 3천 원 짜리를 맞추면 절대로 남지 않는다. 요식업체에서도 음식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반찬을 많이 낸다. 1만5천 원이면 충분할 한정식을 3만 원에서 5만 원을 받으며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음식을 차린다. 양으로 가격을 올리지 말고 높은 질과 서비스로 제 가격을 받아야 할 것이다.
7. 음식점 식단을 규격화 하자. 대부분의 일본 음식점에서는 음식점 입구에 음식의 견본 메뉴를 진열해 놓고 가격을 표시해 둔다. 그리고 1인분 위주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 횟집의 경우 1인분씩 판매를 하지 않는 곳이 많다. 유원지의 닭요리도 마리당으로 팔아 혼자서는 다 먹을 수 없고 두세 사람이 먹어도 남도록 팔고 있다. 중국 시장을 살펴봐도 1인 위주로 팔고 있다. 수박 한 통을 1/6 정도로 나누어서 랩으로 싸서 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