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자녀가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데 어떤 법적조치가 가능한가요?

[안영주변호사]

학교폭력사건을 담당하다보면 '남학생' 과 '여학생' 간 학교폭력 발생 유형의 차이가 있습니다. 통계적으로 남학생들간에는 '폭행' 유형이 많고, 여학생들간에는 '따돌림' 유형이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따돌림'의 정의에 대해, 막연히 '잘 놀다가 갑자기 안놀면 무조건 따돌림이 아닌가'하는데, '따돌림의 의미' 에 대해서는 학교폭력예방법에 규정이 되어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 ucc 콘테스트 시상자 안영주 변호사

 학교폭력예방법에 규정된 '따돌림'이란?

학교 내외에서 2명 이상의 학생들이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으로 신체적 또는 심리적 공격을 가하여 상대방이 고통을 느끼도록 하는 모든 행위를 말합니다.

Q : '단짝 친구'가 갑자기 저와 놀지 않고, 다른 친구와 노는 경우 따돌림이 아닌가요?

A : 학교폭력예방법에 규정된 따돌림의 정의에 따르면 '2명이상'이 주체가 되어 '특정인' 또는 '특정집단'에게 신체적, 심리적 공격을 하는 것을 말하므로, 단짝 친구 한명이 갑자기 본인과 놀지 않는다고 해서 단짝친구의 행위에 대해 '따돌림'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입니다.

Q : 반 학생들이 '은근히' 저를 무시하고 소외하는 것같은데, 이런 것도 따돌림에 해당하는 것인가요?

A : '은근히' 따돌린다고 해도, 학교 또는 학급 등 집단에서 복수의 학생들이 한 명 또는 소수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의도와 적극성을 가지고, 지속적이면서도 반복적으로 관계에서 소외시키거나 괴롭힌다면, 이는 '집단따돌림'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부산자치경찰위원회 여성청소년분과장 안영주변호사

 '따돌림'의 경우 '형사조치'가 가능한가요?

▶ '따돌림'이 행해지는 유형에 따라 판단해볼 수 있으며, ① 때리거나 유형력의 행사를 통한 따돌림이라면, 형법상 '폭행, 상해죄'로 ② 공연히 모욕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했다면 '모욕죄, 명예훼손죄' ③ 위협하는 발언을 하는 경우 '협박죄' 등이 성립될 수 있습니다.

▶ 특히 '집단'으로 따돌림이 행해지는 경우, 형법상 폭행, 상해 등이 아닌, 폭처법상 공동상해, 공동폭행 등이 적용되어 가중처벌 될 수 있습니다. 통상 청소년 형사사건의 경우 단순폭행, 상해일 때 대부분 소년보호처분 조치가 내려지지만, 집단폭행, 상해로 범행의 태양이나 결과가 중하다면, 형사처벌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kbs k-talk 청소년 폭력 패널 안영주변호사

'따돌림'의 경우 '민사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한가요?

▶ '따돌림'을 당한 경우, 피해학생 측은 가해학생 측에게 민법제750조 불법행위로서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합니다. 특히 '미성년자녀의 부모역시 훈육자로서 보호, 감독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우 가해자녀와 함께 연대책임이 발생하게 됩니다.

부산지방법원

학교폭력 발생 시, '담임교사' 나 '학교 측' 또는 '국가, 지자체'에 책임을 물을 수 없을까요?

▶ 학교의 교장이나 교사의 학생에 대한 보호감독의무는 학교 내에서의 학생의 전 생활관계에 미치는 것이 아니고 학교에서의 교육활동 및 이와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생활관계에 한하며, 그 의무 범위 내의 생활관계라고 하더라도 사고가 학교생활에서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또는 예측가능성(사고발생의 구체적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교장이나 교사는 보호감독의무위반에 대한 책임을 진다고 할 것인바, 위의 예측가능성에 대하여서는 교육활동의 때, 장소, 가해자의 분별능력, 가해자의 성행, 가해자와 피해자와의 관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 교사나 학교 측의 책임을 부정한 판례 >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점심시간에 장난으로 급우가 앉아 있던 의자를 걷어차 급우로 하여금 뒷머리부분을 교실벽에 부딪쳐 상해를 입게 한 사고에 대하여 교장이나 담임교사 등에게 보호감독의무위반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대판92다13646)

< 교사나 학교 측의 책임을 인정한 판례 >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이 급우들 사이의 집단따돌림으로 인하여 자살한 사안에서, 따돌림의 정도와 행위의 태양,
피해 학생의 평소 행동 등에 비추어 담임교사에게 피해 학생의 자살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있었다고 인정하지 아니하여 자살의 결과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부정하면서, 다만 학생들 사이의 갈등에 대한 대처를 소홀히 한 과실을 인정하여 교사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발생한 집단따돌림의 피해에 대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사례. (대판2005다16034)

 안변의 정리

따돌림이 발생한 경우, 따돌림 행위는 학교폭력에 해당함은 물론, 민, 형사상 조치도 가능하며, 집단으로 이루어진다면 형사상 가중처벌될 수 있습니다. 민사손해배상의 경우 미성년의 부모 역시 연대책임을 지게 되며, 다만 학교폭력에 대한 예측가능성 여부에 따라 '학교나 지자체의 책임여부나 범위'가 인정될 수 있다고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