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서 옮김)
어제 미국 스타벅스 노조 운동에 대해 기사를 쓴 뉴욕타임즈 기자는 자신의 이번 기사에 대해 SNS에 이렇게 소개했다.
"버팔로 스타벅스의 승리가 불꽃이었다면, 불쏘시개는 스타벅스가 수년에 걸쳐 고용해왔던 수천 명의 버니 샌더스 지지자들이었다."
https://www.nytimes.com/2022/01/14/business/economy/starbucks-union.html?smid=tw-share
어제 오늘, 크게 화제가 된 기사다. 스타벅스가 매장의 주고객인 교육 받은 리버럴 청년들을 응대하기 위해 버리스타와 매장 노동자로 교육을 받은 젊은 청년들을 고용해왔는데, 알고 보니, 수천 명에 이르는 스타벅스 노동자들이 버니 샌더스 지지자였더라는 이야기. 스타벅스가 자신도 모르게 발등에 도끼를 찍고 있었다는 것.
새삼 세상이 참 공교롭다는 걸 느낀다. 대통령이 아닌데도, 죽지도 않고 그 열기가 여전히 풀뿌리 형태로 번져나가고 있었다. 2016년, 2020년 두 번에 걸친 버니 샌더스 선거 캠페인이 단지 선거 운동이 아니었다는 방증일 것이다. ' Not me, Us' 운동.
물론 최근에 이르러 1965년 이래로 미국인들이 가장 노조 친화적인 인식을 가지게 된 정치사회적 배경이 존재하지만, 버니 샌더스라는 대문자 상징을 앞세웠던 미국 진보-청년 운동의 여파를 보여주는 예일 것이다.
기사에 나온 것처럼 버니 샌더스 운동은 많은 청년들에게 '싸움의 기술'을 자각하게 해줬다. '조직하라, 조직하라, 그리고 또 조직하라'. 풀뿌리 조직과 대중 조직, 노조 조직만이 슬기로운 해법이라는 것.
진보, 좌파 선거 전술이 단지 화려한 몇 개 선거 공약을 앞세우는 것으로 그친다면, 획일화된 양당제 구조와 자본에 유리한 금권주의를 뚫어내기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특히 한국처럼 병적으로 이 질서가 고착된 사회에선 더더욱. 공약 몇 개로 뚫어낼 정도의 장막이었다면 진즉에 변화의 기미가 있었을 것이다.
선거 운동은 곧 대중을 조직하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는 교훈. 기득권과 자본의 우위를 뚫어내는 힘은 결국 '사람들'에게서 온다는 고전적인 교훈. 이렇게 풀뿌리 운동이 되었을 때 비록 선거에서 지더라도 그 사회적 힘과 결기는 계속 존속된다는 교훈.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