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 숙소를 나와 해돋이 보기 좋다는 바닷가 언덕으로 올라 갔다가...
숨어 있는 작은 해변 2-3 곳을 돌아 보는데 한곳은 시진 찍지 말라며 경비원이 제지하는데 누드비치인가?
갑자기 오토바이가 등장하며 선라이즈! 선라이즈를 외칩니다..
산 위로 올라가 해돋이 사진을 찍으라는 건데...
꼬임에 넘어가 아내와 함께 오토바이 뒤에 매달려 산꼭대기의 급한 경사길을 오름니다.
정상에 거진 닿았는데 입장료를 요구하니 이제와 취소도 억울하고 저기 해는 이미 떠오르고...
황급히 올라가니 예전 전쟁시 바다와 영공을 지켰던 요새가 나오고(canon port)
참호속에 녹슬고 낡은 대포가 외로이 우리를 맞아 줍니다.
하기사 모든 경치는 높이 오를수록 좋은 법..
해 뜨는 순간을 지켜 본다고 무슨 의미가 있으리오...
주변의 경관이나 살피면 되는게지..
다시 쪽팔리게 사람들 왕래가 제법 되는 거리를 오토바이에 매달려 바닷가로 원 위치하니
그가 정했던 80,000동(4천원)이 1사람 분이었다는 고전적인 떼쓰기가 나오려 합니다
인석아 우리가 한 두번 당한 줄 아냐?
미리 선수치며 소리를 높이고 아내도 가세하니(이때는 언어의 장벽이나 구별도 없답니다)
녀석이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사라집니다...
뒤이어 절벽을 깍아 만든 순환 산책로를 걷다보면 바닷가와 연결되며 숙소 앞까지 오게 되는데
인적도 전혀없이 조용하고 조망도 기가 막혔답니다.
마을의 혼잡을 피한 고급 리조트가 이렇게 호젓이 자리했는데
저 한구석의 채석장은 웬말이고...
난개발스러운 깟바 마을의 전경입니다.
그리고 앞엔 수상 살림집도 보이고..
식후 다시 버스타고 북쪽 포구로 나가는 길...
공룡이나 킹콩이 금방이라도 나올 것 같은 기묘하고 멋진 봉우리가 가득합니다.
물론 이중 일부는 국립공원에 속해 있겠네..
선착장 대기중의 풍경...
행상 아줌마의 무장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아까 배를 대기하면서 아내가 접시체조 하는 것을 눈여겨 봤던 외국 여인이
배에 승선후 접시체조를 배우고자 합니다.
직업 무용사라는 그녀의 말대로 매우 유연하게 금방 익힙니다.
나중에는 우리가 먹을 요리 체험(만두)하라며 나온 접시로 실전까지 마스터 했는데
자기에게 배우는 학생들의 예비동작에 좋겠다네요...
하롱베이의 절경에 어울리는 '이사도라 던칸'의 살아있는 폼...
창문 밖에서 넘겨본 1층에 자리잡은 침대칸(우리가 머물면 대체로 저런 수준?)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는 호수같은 바다.....
이렇게 하롱베이의 투어는 끝이 납니다.
물론 이외에도 깟바섬엔
섬의 투어, 국립공원 트래킹, 몽키 아일랜드
수영과 낚시, 보팅, 여름 스노쿨링
작은 배로 섬 유람, 혹은 자전거나 오토바이 빌려 섬 일주..
기타 4박 5일 관광까지 아주 다양하게 준비 되어 있었는데,
우린 남의 오토바이 뒤나 움켜잡고 해돋이나 본 걸로 만족해야 했지만...
며칠 머물 가치가 충분할 듯 했답니다..
호텔로 돌아와
일요일에만 열린다는 야시장을 보아도 그것이 그거....
이 더위에 크리스마스도 그렇고...
이젠 모든게 심드렁하기만 합니다
그나마 며칠간 조용히 지내다
도시의 오토바이 소음과 무질서가 견디기 힘드니 빨리 떠나고 싶은 마음 뿐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