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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문장 부호의 사용 실태
양명희 / 국립국어연구원
1. 들어가는 말
국어의 문장 부호는 맞춤법이나 표준어에 비해 소홀히 다루어져 온 감이 없지 않다. 북한의 문장 부호 규범이 맞춤법, 띄어쓰기, 표준발음법과 대등하게 표기 4법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 것에 반해 국어의 문장 부호는 한글 맞춤법의 부록으로 올라 있으며 다른 규정과는 달리 해설도 없다. 그러나 최근 들어 문장 부호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현행 문장 부호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 지적되고(1) 국가 차원에서 문장 부호의 보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2) 본고에서는 현행 문장 부호의 사용 실태를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이러한 조사는 문장 부호 규정을 보완하기 위한 자료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한편 문장 부호의 올바른 사용을 일깨운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현행 문장 부호 규정은 19개의 문장 부호를 크게 7가지로 대분류하여 문장 부호의 용법을 규정해 놓고 있다. 본고는 주로 교과서와 신문, 홈페이지 등을 대상으로 현행 문장 부호의 사용 실태를 조사하였는데, 문장 부호의 보완이라는 측면에서 규정대로 잘 지켜지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규정에 용법이 명시되어 있음에도 잘 지켜지지 않는 부호의 사용과 많이 사용되는 용법이나 규정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용법, 그리고 문장 부호에 없는 부호 순으로 그 사용 실태를 기술하고자 한다.
2. 현행 문장 부호의 사용 실태
2.1. 마침표의 사용 실태
마침표의 사용 실태를 살펴보기 전에 먼저 명칭에 대한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흔히 마침표라고 하면 '.'를 떠올림에도 불구하고 현행 문장 부호 규정은 부호 '.'를 온점으로 명칭하고 마침표라는 명칭으로 온점, 물음표, 느낌표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이는 문장 부호 명칭의 일반적인 사용과는 거리가 있어 개정되어야 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데,(3) 역사적으로 온점이라는 명칭은 1940년 '개정한 한글 맞춤법 통일안: 새판'에서 인쇄상의 이름으로 쓰였던 것이(4) 1988년 '한글 맞춤법'부터 문장 부호의 명칭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개정된 대로 '.'의 명칭을 온점으로 쓰는 예는 초등학교 교실이 아니면 거의 없는 실정이다.(5) 흔히 '끝을 내다'라는 의미로 '마침표를 찍다'라는 관용구가 사용되는데 이때 '마침표'를 물음표나 느낌표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하나도 없을 것이다.
2.1.1. 온점(6)의 사용 실태
온점의 첫 번째 규정은 '서술, 명령, 청유 등을 나타내는 문장의 끝에 쓴다'이다. 그 예로 종결 어미로 끝나는 문장들만 제시되어 있는데, 일반적으로 종결 어미로 끝나지 않는 경우에도 서술이나 명령, 청유 등을 나타내면 온점을 쓴다. 그 예로 한글 맞춤법 규정을 보자.
제53항 다음과 같은 어미는 예사소리로 적는다.(ᄀ을 취하고, ᄂ을 버림.)
제57항 다음 말들은 각각 구별하여 적는다.
(전략)
걷잡다 걷잡을 수 없는 상태.
겉잡다 겉잡아서 이틀 걸릴 일.
제53항의 소괄호 안의 문장은 명사형으로 끝났지만 서술을 나타내므로 온점을 써야 옳다. 제57항의 '걷잡다, 겉잡다'의 풀이는 문장은 아니지만 서술이 끝난 것을 표시하기 위해 온점을 쓴 것이다. 이처럼 온점은 서술이나 명령, 청유 등이 끝났음을 나타내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문장이 아닌 경우에도 사용되는 예가 많다. 사전의 뜻풀이 뒤에 찍는 온점이나 교과서의 단어 풀이 뒤에 쓰인 온점, 책의 저자의 약력 뒤에 쓰인 온점은 온점이 문장 뒤에만 한정되어 쓰이는 것이 아님을 보여 준다.
사전(辭典) 어떤 범위 안에서 쓰이는 낱말을 모아서 일정한 순서로 배열하여 싣고 그 각각의 발음, 의미, 어원, 용법 따위를 해설한 책. (표준국어대사전)
서식지(棲息地): 동물이 깃들여 사는 곳. (고등학교 국어 상, 16)
1916년 4월 27일 개성 출생. 본명은 화순.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속지)
그러나 신문의 제목은 서술을 나타내도 마침표를 찍지 않는데 이것은 온점의 첫 번째 규정에서 '다만, 표제어나 표어에는 쓰지 않는다'는 규정이 적용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온점 (2)의 규정은 아라비아 숫자만으로 연월일을 표시할 적에 온점을 쓴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대부분 연(年)과 월(月) 뒤에는 온점을 찍는데 반해 일(日) 뒤에는 마침표를 잘 찍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동아일보, 한겨레 홈페이지: 2002. 11. 13(수)
조선일보 홈페이지: 11/13(수)
중앙일보 홈페이지: 2002. 11. 13. 수.
야후 코리아 홈페이지: 11. 13 수
조선일보 홈페이지는 서구에서처럼 빗금을 사용하여 월과 일을 구분하고 있는데 현행 규정에는 없는 용법이다. 중앙일보 홈페이지의 연월일 표기는 규정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데 요일 뒤에도 연월일과 마찬가지로 온점을 찍은 것이 눈에 띈다.
대한민국 법령문과 대한민국 정부 공문의 연월일은 예외 없이 일(日) 뒤에 온점이 없었으나, 공무원과 정부 기관에 대한 계도로 점차 개선되고 있다.(7)
온점 규정 (4)(8)는 요즘 거의 사용하지 않는 용법으로 실례를 찾기 어려웠는데 삭제해도 무방할 것으로 생각된다.
2.1.2. 물음표와 느낌표
문장 부호 물음표 규정의 예에는 의문형 어미로 끝난 문장이 주로 나오는데 물음표는 의심이나 물음을 나타내면 의문형 어미로 끝난 문장이 아니어도 어디에나 쓰인다.(9)
마찬가지로 느낌표 역시 감탄형 어미 다음이 아니라도 감탄이나 놀람, 명령 등 느낌을 나타내면 어디에나 쓰인다.
"제에미 키두!" (고등학교 국어 상, 108, 봄봄)
삼천만의 우리 민족이 옛날의 그리스 민족이나 로마 민족이 한 일을 못 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고등학교 국어 상, 80~81, 나의 소원)
"돌멩이를 땡기는 게 어떤 놈이냐!" (고등학교 국어 상, 270, 장마)
한편, 서술문이라도 물음이나 의심을 나타내면 온점 대신 물음표가 사용되기도 하며, 감탄을 강하게 나타내는 서술문의 경우에는 온점 대신 느낌표가 사용된다.(10)
그래 놓고서 이제 와서 안면 싹 바꾼다?(포구에서 온 편지(11), 98)
나는 고독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국어 상, 94, 두꺼비 연적을 산 이야기)
반갑다! / 기타의 神 (중앙일보 1997. 8. 27. 41면)
흥미진진한 그 서막이 지금부터 열립니다! (오! 한강(12) 권1, 12)
시나리오에서는 물음표와 느낌표가 출연자들의 얼굴 표정을 대신하는 지문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흥수: ......?(방 쪽으로 가는) (고등학교 국어 하, 129, 어느 날 심장이 말했다)
흥수: !(본다.) (고등학교 국어 하, 131, 어느 날 심장이 말했다)
통신언어나 만화에서는 의문을 나타내는 물음표와 감탄을 나타내는 느낌표가 하나가 아니라 몇 개가 겹쳐 나타나거나 물음표와 느낌표를 함께 쓰는 경우도 많은데 물음표와 느낌표가 풍부한 감정 표현의 도구로 사용된 예라 할 수 있다.
좋은 책을 추천해 주세요!! (다음 홈페이지)
보패 「화룡포」다!! (봉신연의, 264)
「남자 셋 여자 셋」 각본을?! (반항하지 마!, 263)(13)
물음표나 느낌표가 겹쳐 사용되는 것을 규범에 어긋난 것으로 지적하기도 하나 이러한 용법은 물음표와 느낌표가 갖고 있는 본래의 기능을 겹침에 의하여 강조하거나 물음표와 느낌표의 기능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 문장 부호의 본래의 기능에 충실하며 글의 종류에 따라 한정되어 나타나므로 그 사용을 강제로 규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2.2. 쉼표
2.2.1. 반점
온점이라는 명칭과 마찬가지로 ','을 가리키는 명칭으로는 규정의 반점보다는 '쉼표'가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반점의 규정은 15개나 되는 것처럼 그 쓰임이 다양한데, 그중 규정 (4)는 '대등하거나 종속적인 절이 이어질 때에 쓴다'고 되어 있어 마치 모든 연결 어미 뒤에 반점을 사용해야 되는 것처럼 해석되곤 한다. 이와 같은 해석은 교과서에 그대로 적용되어 연결 어미 뒤에는 예외 없이 반점이 사용되고 있다.(14)
10쪽의 그림을 보고, 물음에 답하여 봅시다. (초등학교 국어 쓰기 1-2, 11)
대한 제국이 전제 정치 국가이며, 황제권의 무한함을 강조하고, 통수권, 입법권, 행정권, 사법권, 외교권 등을 모두 황제의 대권으로 규정하여 전제 군주 체제를 더욱 강화하였다.(고등학교 국사(하), 94)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때에 한해 반점이 사용된다.(15)
마찬가지로 규정 (9)는 문장 첫머리의 접속이나 연결을 나타내는 말 다음에 반점을 쓴다고 되어 있으나 초등학교 교과서만이 이 규정을 예외 없이 잘 지키고 있으며(16), 일반적으로는 접속어 뒤에 반점이 사용되는 경우보다 사용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그때, 등불을 든 장님이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국어 읽기 2-2, 67)
먼저, 동물 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거북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초등학교 국어 읽기 2-2, 81)
옛날, 어느 마을에 독장수가 살고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국어 읽기 2-2, 98)
규정 (14)는 수의 폭이나 개략의 수를 나타낼 때에 반점을 쓴다고 하였으나 예의 '5, 6세기' 등은 '5~6세기', '5-6세기'로 쓰이는 경우도 많다.(17) 규정 (14)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표기도 조사되었다.
6, 70년대 (고등학교 국어 상, 19)
규정 (15)의 자릿점을 나타내는 반점은 연도, 번지, 전화번호, 주민 등록 번호, 쪽수 등에는 사용되지 않는다.
현행 규정에는 접속어 '및'이나 '또는' 등으로 어구가 연결될 때 반점 사용에 대한 규정이 없다. 일반적으로 이때는 반점을 쓰지 않는데, 다음 예의 '그리고'는 영어 번역의 영향으로 반점을 사용한 경우(18)와 '및'과 같이 반점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가 모두 발견된다.(19)
국가와 사람, 그리고 역사
사랑, 낭만 그리고 피아노
이명철의 고국, 조선족 그리고 통일
바람, 대지, 물, 그리고 나우시카
첫 번째 예의 경우처럼 접속 조사에 의해 선행어가 연결된 경우는 접속어 '그리고' 앞에 반점을 찍는 예가 더 많지만, 선행어가 반점에 의해 나열된 경우는 '그리고' 앞에 반점을 찍는 경우와 찍지 않는 경우가 비슷하게 나타난다.
'하다'나 '되다'같이 접사가 붙은 두 단어가 연결될 때는 보통 앞의 '하다'나 '되다'가 생략되고 중간에 반점이나 가운뎃점이 사용되거나 반점이 아예 없이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20)
신문 기사는 정보를 가공, 변형하는 '편집'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고등학교 국어 하, 61)
'정리하기'를 통해 단원 전체의 학습 내용을 확인·정리할 수 있도록 하였다. (고등학교 국어 하, 4)
민족 문화를 창조적으로 계승·발전시키는 (고등학교 국어 상, 2)
제조 기술을 발전 보호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오비그린가이드 홈페이지)
국내 산업과 비교 분석해 보는 기회를 마련할 예정. (스포츠 투데이 2000. 10. 5. 17면)
신문은 현행 문장 부호 규정에 없는 용법과 부호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주제어임을 나타내고 싶을 때 반점을 사용하는 것이다.(21)
盧·鄭, 단일화 방식 합의 (조선일보 11. 16. A1)
이라크 무기사찰 / 유엔, 4년 만에 재개 (중앙일보 11. 19. 1면)
이, 선관위에 계좌추적권 부여 (한겨레 2002. 11. 13. 5면)
2.2.2. 가운뎃점
가운뎃점은 한국과 일본에서만 사용되는 문장 부호로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많으나,(22) 국어에서 사용되는 폭이 대단히 넓다. 반점의 규정 (1)은 같은 자격의 어구를 나열할 때 반점을 사용한다고 하였으나 이 경우에 반점 대신 가운뎃점을 쓰는 예도 많이 발견된다.(23)
시인·평론가. (고등학교 국어 상, 33)(24)
신라·고려·조선 시대의 충신·효자·열녀의 사적 (고등학교 국어 상, 316)
신문에는 아래와 같이 반점보다 가운뎃점이 많이 쓰이는데 반점보다는 가운뎃점이 편집상 깨끗하기 때문인 듯하다.(25)
배해진(23·사진·도시개발공사) (한겨레)
김병현(23·다이아몬드백스) (동아일보)
가운뎃점은 마치 수학에서 인수분해를 하듯이 반복되는 말을 생략하기 위해 많이 사용된다.
국·한문, 국·공채, 농·어민, 영·정조 시대, 사회·문화적 상황, 비폭력·비협력주의, 10대 초·중반 여가수, 중·고교생, 초·중·고등 학교, 유·무형의, 작사·곡 : 하덕규(26)
이러한 예는 비단 교과서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신문이나 인터넷, 법조문 등에서는 더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27) 간편하다는 이유로 많이 사용되는 가운뎃점은 이미 사전에 올라 있는 '국한문, 국공채, 농어민' 같은 단어에도 사용되어 오용이 되기도 한다.
2.2.3. 쌍점
쌍점의 띄어쓰기는 예문에 근거하여 규정 (1)~(3)의 경우는 앞 말에 붙이고 그 뒤는 한 칸을 띄며, 규정 (4)의 경우는 앞뒤를 띄지 않는다.(28) 그러나 (1)~(3)의 경우 아래 예처럼 앞뒤를 적당히 띄어 쓰는 예가 많다.
날짜: 2002. 11. 23.
날짜 : 2002. 11. 23.
참고 문헌의 출판 연도와 쪽수 사이에도 쌍점이 쓰이는데 이때도 띄는 경우와 안 띄는 경우가 모두 발견된다.
주시경(1909:56)/주시경(1909: 56)
희곡이나 시나리오에서 대화자 다음이나 본제목과 부제 사이에도 쌍점이 사용되는데 현행 문장 부호 규정에는 없는 용법이다.
2.2.4. 빗금
빗금은 규정된 것보다 그 쓰임이 넓다.
2002/11/13
100미터/초
/김기철기자 (조선일보)
작문의 절차 / 崔明玉 (대학국어작문Ⅰ(29), 차례)
빗금은 연월일을 간편하게 나타내고자 할 때 온점 대신 사용되기도 하며, 수량의 단위를 표시할 때, 기사 작성자나 글의 저자를 표시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시의 행과 연을 구분하는 기호로 빗금이 사용되기도 하는데 행은 빗금을 하나 사용하는데 반해 연을 표시하기 위해서는 빗금을 두 개 사용한다. 그리고 아래의 예에서 보듯 행을 구분하는 빗금의 띄어쓰기도 제각각이다.(30)
'모든 山脈들이/바다를 戀慕해 휘달릴 때도/참아 이곳을 犯하던 못하였으리라.' (대학국어작문Ⅰ, 435)
선운사 골째기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했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상기도 남었습니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었습니다. (우리말·글과 생각(31), 315)
2.3. 따옴표
2.3.1. 큰따옴표와 겹낫표
큰따옴표는 대화, 인용, 특별 어구를 나타낼 때 사용된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특별 어구가 무엇을 뜻하는지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큰따옴표의 사용에 혼란이 있다.(32)
문장 중간에 나타나는 따옴표 안의 종결문에 쓰는 온점의 사용에 대한 규정이 없음을 문제로 제기하기도 하는데,(33) 큰따옴표 규정 (2)의 예를 보면 문장 중간에 나타나는 따옴표 안의 종결문에 온점이 찍혀 있고 교과서도 이를 따르고 있다. 신문은 독특한 인용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큰따옴표를 사용하면서 간접 인용 조사 '고'를 사용하고 이때의 인용문에는 마침표를 찍지 않는다.(34) 반면 아래 두 번째 예처럼 남의 말을 그대로 인용할 때는 마침표를 찍고 있다.
정 교수는 "어떤 주제를 다루느냐에 따라 토론의 방향이 많이 달라진다"며 "토론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끊임없는 고민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2002. 11. 18. C5)
"우리나라 토론 문화의 가장 큰 문제는 경청하는 자세가 부족한 겁니다. (중략) 무엇이 문제인지 패널보다 더 정확히 파악하는 것 같아요." (조선일보 2002. 11. 18. C5)
현행 문장 부호에는 겹낫표를 세로쓰기에 쓰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겹낫표와, 세로쓰기에서 작은따옴표 대신 사용하게 되어 있는 낫표는 책 제목이나 작품 제목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대학의 교양 국어 교재,(35) 신문 등에서 어렵지 않게 겹낫표와 낫표를 발견할 수 있는데,(36) 주로 단행본의 책 제목에는 겹낫표가, 작품 제목에는 낫표가 사용되고 있다.
이영희, 「제복과 유행의 사상」, 『우상와 이성』 (글쓰기와 삶(37), 176)
사진 이론서 『사진의 문법』(눈빛·2000), 『의미의 경쟁』(눈빛·2000)을 번역했고 (중앙일보)
2.3.2. 작은따옴표와 낫표(38)
작은따옴표는 간접인용과 마음속으로 한 말을 적을 때에 사용될 뿐 아니라 드러냄표 대신 쓰이기도 한다는 규정으로 사용의 폭이 아주 넓다. 중요한 부분을 두드러지게 하기 위해 사용되므로 신문의 기사 제목에서 주요어나 임시어 등에 작은따옴표가 사용되며, 책 제목이나 작품 제목에 사용하는 문장
부호가 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대신 작은따옴표를 책 제목이나 작품 제목에 사용한다.(39)
김대의-샤샤 '폭풍의 콤비', CF·영화 '앙코르 파워', '아햏햏' 신드롬, '슈퍼 땅콩' 김미현
신문의 따옴표 사용은 일반적인 용법과 다른 점이 많은데 그중 하나가 작은따옴표가 연속하여 올 때 그 사이에 반점을 찍지 않는 것이다.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우주로부터의 귀환' '21세기 지의 도전' '거악 vs 언론' 등 40권이 넘는 책을 써온 일본의 대표적인 교양인이자 작가. (조선일보 2002. 11. 16. D1)
작은따옴표에 의해 구분이 되므로 반점을 찍지 않은 듯하나 같은 자격의 어구가 연결된 것이기 때문에 규정에 따르면 반점을 찍어야 한다.
2.4. 묶음표(40)
2.4.1. 소괄호
규정에는 소괄호의 용법이 세 가지로 규정되어 있으나 소괄호의 사용 폭은 대단히 넓다. 그것은 규정 (1) 때문인데 '원어, 연대, 주석, 설명 등을 넣을 적에 쓴다'고 되어 있으므로 인용한 글의 출전을 나타낼 때(41), 생략을 나타낼 때(42) 등 괄호가 필요하면 대부분 소괄호를 많이 사용한다.
그런데 따옴표로 묶이는 말에 소괄호가 이어질 때 소괄호를 따옴표 안에 두는지 밖에 두는지를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있다. 대체적으로 소괄호의 내용이 짧을 때는 소괄호가 따옴표 안에 있으나 소괄호의 내용이 길 때는 소괄호가 따옴표 밖에 위치하는 경향이 있다.
'독립신문(1896년)' (고등학교 국어 하, 42)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 1447) '춘원'(6·25 때 납북)
소괄호 안의 문장이 다른 문장에 안겨 있을 때 온점의 사용도 일관성 있게 나타나지 않는다. 교과서와 달리 일반 출판물의 경우 소괄호 안의 문장이 다른 문장에 안겨 있을 때 온점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행 규정에 따르면 소괄호 안의 문장에 온점을 찍어야 한다.
한 문장이 끝난 다음 괄호를 친 문장이 이어질 때의 온점 사용에 대하여 이익섭(1996/1998:243~244)에서는 영어의 예를 따라(43) '괄호 안의 문장이 바로 앞 문장과 내용상 긴밀한 관계에 있을 때에는 두 문장의 마침표를 묶어 괄호 밖에 하나만 쓰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마침표를 각각 따로 쓰는 것'이 필요함을 지적하였다. 물론 이를 구분하는 것이 모호함이 있지만 그의 지적대로 온점 사용의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교과서에서는 현행 규정에 따라 문장이 끝나면 모두 온점을 찍기 때문에 괄호 안의 문장에 온점을 쓰고 소괄호까지의 내용을 하나의 문장으로 보아 마지막에도 온점을 찍는다.
물건을 바르게 정돈하여 봅시다(혼자 하기 힘들면 부모님과 함께 하여 봅시다.). (초등학교 생활의 길잡이 2-1, 23)
현수 : 놀라고 두려웠어요(소리내어 운다.). (초등학교 생활의 길잡이 2-2, 14)
그 설움은 아무도 몰라요(진짜, 며느리도 몰라요.). (고등학교 국어 상, 176)
2.4.2. 중괄호와 대괄호
문장 부호 규정의 중괄호는 컴퓨터에서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잘 사용되지 않는다.
대괄호의 규정 (2)는 묶음표 안에 묶음표가 있을 때 대괄호를 쓰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때 대괄호가 아닌 소괄호를 사용하기도 한다.(44) 그리고 다음 예처럼 현행 규정을 충실히 따르다 보면 소괄호 안에 대괄호를 써야 할 때도 있다.
큰따옴표는 ...... 그 세부 규정은 다음과 같다('한글 맞춤법' 문장 부호 따옴표 [引用符]).
교과서에서는 현행 규정을 충실히 따른다.
소나(素那)〔또는 금천(金川)이라고 한다.〕는 백성군(白城郡) 사산(蛇山) 사람이다. (고등학교 국어 하, 18)
2.5. 이음표
2.5.1. 줄표
줄표의 현행 규정에는 줄표의 띄어쓰기에 대한 내용이 없다. 교과서에서는 앞뒤를 한 칸씩 띄고 있는데 현행 규정의 예를 따른 것이고 신문은 편집상의 이유로 앞뒤를 다 붙이고 있다.
규정에는 없지만 줄표는 부제 앞에 많이 사용된다. 이때의 띄어쓰기도 띈 것과 붙인 것이 다 나타나는데 부제에 사용되는 줄표가 붙임표로 대신되는 경우도 많으며 이때의 띄어쓰기 역시 혼란스럽다.
'다나카 연구―그 인맥과 금맥' (조선일보 2002. 11. 16. D1)
한국 근대문학과 도시성 문제-도시문화를 중심으로
고유명사의 표기-한자 사용 (고등학교 국어 하, 18)
종합적인 표기 체계 - 향찰(鄕札) (고등학교 국어 하, 24)
줄표는 다음 예처럼 줄임표 대신 사용되기도 하고, 말을 길게 끌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부호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번에는 ― 산수가 내 차례였어." (고등학교 국어 상, 57,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저―번 주에도 제가 대신 했었잖아요? (고등학교 국어 하, 125)
그래서― (고등학교 국어 하, 126)
그리고 그 입은 바보처럼 '헤―' 하는 표정으로 벌인 데다가 입 속에는 파리도 아니요 벌레도 아닌 무언지 알지 못할 구멍 뚫린 물건을 물렸다. (고등학교 국어 상, 92)
2.5.2. 붙임표
현행 붙임표 규정의 일반적 용법은 붙임표 규정 (2)뿐으로 외래어와 고유어 또는 한자어가 결합된 경우에 붙임표를 사용한다고 되어 있다. '만주-퉁구스 어군, IMT-2000'과 같은 표기는 이 규정의 적용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붙임표는 규정에는 없는 여러 가지 용법으로 사용된다. 교과서에서 출전을 보일 때 사용하기도 하고,(45) 신문 표제에서 대립이나 밀접한 관계를 나타낼 때 사용하기도 한다.
- '삼국사기' 권 제47 (고등학교 국어 하, 18)
- 최인훈, '광장' (고등학교 국어 하, 99)
정부-시민 단체 배출 가스 허용 기준 놓고 갈등 (한겨레 11. 13.)
노-정 단일화 협상 전망 (한겨레 11. 13.)(46) 김대의-샤샤 '폭풍의 콤비' (조선일보)
문장 부호 규정에는 대비를 나타낼 때 쌍점을 쓰도록 하여 점수를 나타낼 때에도 쌍점을 쓰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으나, 신문에서는 점수를 나타낼 뿐 아니라 대전을 나타낼 때에 모두 붙임표를 사용한다.
3-4로 무릎을 꿇었다. 포항-성남 전 (조선일보)
10-0으로 7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부산-포항 (한겨레)
2-0으로 눌렀다. 부산-포항 (동아일보)
또 전화번호, 주민 등록 번호, 계좌번호, 우편번호, 법률 번호, 아파트 동호수, 번지 등에도 붙임표가 사용된다. 이 중 전화번호에는 붙임표뿐 아니라 빗금이 사용되기도 하고 지역 번호에는 반괄호나 소괄호가 사용되기도 하는 등 전화번호 표기 방식은 다양하다.
02-669-9722 02)669-9722 (02)669-9722 02/669/9722(47)
또 붙임표는 '내지'의 뜻을 나타내는 물결표 대신 사용되기도 한다.
장욱진(張旭鎭, 1917-1990)
신문 중에는 인터뷰 기사의 질문 앞에 붙임표를 사용한 예가 조사되었다.
-의욕이 앞선 건 아닌지. (중앙일보)
2.5.3. 물결표
물결표 규정 (1)은 '내지'라는 뜻에 물결표를 쓴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내지'의 뜻 외에도 물결표의 사용 예는 다양하다.
"우와~ 김치 잘 익었네." (고등학교 국어 하, 62(48))
대~한민국
온수~부천~부평역 (조선일보)
물결표는 위의 예처럼 감탄사나 음절 뒤에 사용되어 소리의 지속을 나타내기도 하고 역과 역 사이 즉 구간을 뜻하기도 한다.
2.6. 안드러냄표
2.6.1. 줄임표
줄임표는 할 말을 줄였을 때나 말이 없음을 나타낼 때에 쓰는데, 가운데 자리에 모두 여섯점을 찍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신문이나 만화, 방송 자막 등을 조사하면 모두 세 점을 사용하며, 만화나 방송 자막의 경우는 가운데가 아니라 밑에 점을 쓴 예도 많다. 여섯 점보다는 세 점이 공간을 덜 차지하고, 컴퓨터로 입력할 때 가운데보다는 밑에 점을 찍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행 규정을 준수하고 있는 교과서나 출판물에서는 가운데에 여섯 점을 찍고 있다.
2.7. 문장 부호 규정에 없는 부호
문장 부호 규정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출판물에 많이 사용되는 부호에는 꺽쇠표(〈〉), 겹꺽쇠표(《》), 쌍반점(;)(49) 등이 있다.
대학의 교양 국어 교재 중 몇 교재는 단행본에 겹꺽쇠표, 제목에는 꺽쇠표를 사용하고 있고,(50) 신문에도 꺽쇠표가 사용되며 교과서에서조차 꺽쇠표가 사용된다.
텔레비전 프로 일일연속극 <인어 아가씨> (신문의 방송프로그램)
<활동 3>에서 (중학교 국어 2-1, 51)
<보기>에 (중학교 국어 2-1, 62)
쌍반점에 대해서는 국어에 필요한 문장 부호이므로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과 쉼표나 가운뎃점으로 대신할 수 있기 때문에 국어에는 불필요하다는 주장이 팽팽한데,(51) 영어에서는 쌍반점의 기능이 분명하기 때문에 영어 번역서에 쌍반점이 많이 나타난다. 쌍반점의 도입을 위해서는 영문번역서에 대한 실태 조사와 함께 쌍반점의 필요에 대한 논의가 심도있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52) 그러나 아래 교과서에 나타난 쌍반점은 반점으로 대치가 가능하다.
셰익스피어(Shakespeare, William; 1564~1616) (고등학교 국어 상, 15)
이 밖에도 우리글에는 '=, ∥, |, *, ※, §' 등 이름도 분명하지 않은 부호들이 많이 사용되는데 이들 부호는 문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문장 부호라기보다 편집상 사용된 기호의 기능이 더 크기 때문에 본고에서는 다루지 않았다.
3. 문장 부호 규정의 보완 방향
흔히 외국의 경우는 문장 부호의 사용이 통일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참고 문헌만 보더라도 저자와 책명 사이에 반점이 사용된 책이 있는가 하면 온점이 사용된 책도 있고, 따옴표 안에 반점이 사용된 책과 따옴표 밖에 반점이 사용된 책이 모두 있다. 물론 우리나라는 국어와 관련한 표기를 규범으로 규정해 놓고 이에 맞게 쓰도록 교육하기 때문에 규범으로서의 문장 부호 규정은 꼭 필요하다. 그러나 실태를 무시하고 규정을 만들다 보면 출판물들의 문장 부호를 규범에 어긋난 것으로 지적하게 되어 국민들의 국어 생활을 편리하게 하기 위한 규범이 오히려 국민들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또한 각계의 문장 부호 사용에 대한 실태 조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오랫동안 관행으로 굳어져 온 전문적인 영역의 문장 부호까지 규범으로 다 규정하려고 하면 오히려 문장 부호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 국어의 문장 부호는 국민들의 국어 생활과 가까운 교과서, 도서, 신문, 정부 공문, 법률문 등으로 제한하여 사용법을 정해야 하며 기타 전문적인 분야는 ― 예를 들어 참고 문헌의 양식 ― '한글 맞춤법'의 문장 부호와 별도로 권장안을 정하여 보급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생각이다.
■ 참고 문헌
국립국어연구원(1998), 문장 부호 개정안.
국립국어연구원(2000), 어문 규범 준수 실태 조사 Ⅰ.
국립국어연구원(2001), 어문 규범 준수 실태 조사 Ⅱ.
국립국어연구원(2002), '문장 부호 세칙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토론집.
국어정보학회(1996), 간행물 양식과 문장 부호 실태 조사 및 표준화 방안 연구.
민현식(1999), 국어 정서법 연구, 태학사.
양명희(2000가), 교과서 문장 실태 연구 2, 국립국어연구원.
양명희(2000나), 교과서 문장 실태 연구 3, 국립국어연구원.
이익섭(1996/1998), "국어 문장 부호의 기능", 관악어문연구 21,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이익섭(1998)에 재수록.
이익섭(1998), 국어 사랑은 나라사랑, 문학사상사.
※ 참고자료 : 한글맞춤법 http://www.hangeul.or.kr/2.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