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4.30 02시10분 무거운 몸을 일으킵니다..
머리가 멍하니 무겁게 느껴져요..
산장에서 끓여 준 밥을 한공기 먹고 얼른 타이레놀 일정을 삼킵니다..
설산 주봉을 찍고 다시 산장으로 내려오기 때문에 저는 무배낭으로 오르기로합니다..(허대장님 배낭에 살짝 의탁하면서...ㅎㅎㅎㅎ)
꼭두새벽에 주봉에서 일출을 맞이하려는 산꾼들이 많군요..
허대장님의 등산복 스타일은 말그대로 "정석"입니다..
헤드랜턴에 핸드랜턴까지 준비성 인정입니다..^^
새벽 어둠이 내려 앉은 숲길을 오르고 있습니다..
이명숙 여사님은 잠을 못 주무시고 밤새 토하고 화장실 가고 그러셨다네요..
고산증이 온건데 계속 더 높은 곳으로 오르고 있으니 상태는 악화되고 있고요..
안타까운 눈빛외에는 해드릴수 있는게 없었답니다..ㅜㅜ;;;
깊은 심호흡과 함께 좌우가 보이지 않으니 얼마나 가파른지도 모르고 오르고 있어요..
깊은 산중에 일출이 찾아오는지 동쪽 하늘이 벌겋게 물들고 있습니다..
일출이 비친 고목의 구불구불한 가지가
고산 생존의 어려움을 보여줍니다..
인간을 비롯하여 지구상의 생물 증 어느 하나 쉬운 삶은 없는 것 같습니다..
날은 밝았고 현지 산악가이드들은 재촉하지만 걸음은 느릴대로 느려졌어요..
까짓 일출쯤,,,,,,,,,,,(서울서 보기로 하고....ㅡㅡ;;;;;;;;;;;;;;;;;;)
천천히 한발짝 한발짝에 집중합니다..(열발작 걷고 쉬고 열발작 걷고 쉬고..저는 후미니까요..;;;;)
실루엣으로 보여도 다 3,000m 이상인거 느껴지시죠??^^
태양의 붉은 빛이 펄덕이는 생명력처럼 느껴집니다..
그 기운을 담고 싶은데 기운이 없네...(아이고 힘들어........ㅡㅡ;;;;;;;;)
여긴 Cirques입니다..(자세한 설명은 아래에 있어욧!!)
사진 찍으면서 숨 한번 돌려봅니다..
정상을 앞두고 분지 같은 곳이 있어요..
저 멀리 녹지 않은 눈도 희끗희끗 보입니다..
정말 추웠어요..
손이 시려워서 스틱을(괜히 가져왔어..)번갈아 잡으며 한손은 호주머니에 넣기 바빴답니다..
겨울용 장갑이 필요했는데 얇은 장갑을 가져갔거든요..(짐 쌀 때, 겨울용 장갑을 만지작 거리다가 좀 오반가 싶어서 도로 서랍에 넣은게 어찌나 후회 되던지요..ㅡㅜ;;)
사모님 상태가 많이 안좋으니까 회장님께서 배낭을 앞 뒤로 맵니다..
사실, 제가 매드려야 하나 머리로 생각만 하고 몸이 행동에 옮겨지지 않았어요..(그것은 그냥 생존본능이니까.. 미안한 마음 없이 넘어갑니다..ㅡㅡ;;;)
많이 힘들어 보이십니다..
하지만 가이드들의 표정은 밝아요..^^
회장님, 사모님!!
짜이요!!!!
아무 말도 필요 없어요..
묵묵히 압도 되어 봅니다..
삼천의 고봉들은 이런 느낌이군요..
박차리 차장님 표정이 좋네요~~~^^
여기는 포인트였어요..
김종국 역장님 사모님도 많이 힘들어하셨습니다..
힘들어도 사진은 찍어야지요..ㅋㅋㅋㅋ
평생 간직할 사진이에요~~~~^^
저도 한컷합니다..
표정은 사진 찍을 때만 저런 거에요..(저는 프로니까요..ㅋㅋㅋㅋ)
세수 안 하는게 피부에 더 좋은듯..ㅋㅋㅋㅋ
다시 눈 앞의 주봉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깁니다..
두분을 보면서 왜 산을 오르는지 살짝 이해되려고 합니다..(극한의 자신과 마주하는 경험, 내면과의 만남, 내안의 집중,,,,,왓에버~아돈노우...;;;;, )
이정도의 산이라면 한국에선 바위로 우뚝 서있을텐데 대만은 지질학적으로 모래 산이군요..
웅장한 모습이 좋았어요..
글을 쓰는 지금도 저 떄의 힘들었던 기분과 멋진 경치에 매료되었던 마음이 떠오릅니다..
저 산을 바라보는 산악가이드의 뒷모습이 먼가 여운이 있어보입니다..
수십번(??)은 보았을 풍경을 보면서 저 전문가는 무슨 생각을 할까요??(궁금해지네요..)
거의 정상부근입니다..
말라 비틀어진 주목이 기괴한 느낌을 줍니다..
거센바람 앞에 춤추는 무용수 같기도 합니다..
삼천미터 이상의 저 연봉들이 웅장합니다..
산들이 파도치듯 다가오는 것만 같아요..(아름답지만,, 너무 추웠으요..)
아름다운 예술품을 소장하고 가까이 두고 보는 것, 웅장한 자연의 경치를 보며 감탄하는 것, 여린 감성의 솜털같은 실오라기 하나하나 건드려 주는 음악을 듣는 것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의식의 각성이죠..(열린 의식..)
마약이나, 러너스하이 같은 아드레날린의 격한 분출은 아니지만 그와 약간 비슷한, 좀 더 고급진 의식의 황홀경을 경험하게 되는 겁니다..(물론 경험은 감각이 열려있어야 가능하겠죠.. 무정하고 무감한 사람이 무엇을 느끼고 살겠어요..)
말이 길어졌습니다만,,
우리가 왜 산을 오르는지에 대한 답이 될 것 같습니다..
또 말씀드리지만 사진 찍을 떄만 웃는 표정이죠..
걸을 땐 죽상입니다..
어제 등반하면서 이런 얘기도 했었어요..
우리는 임종하다가도 카메라 들이대면 미소 지으며 브이 하다가 죽을 거라고..ㅎㅎㅎㅎ
마치 뒷 배경이 CG같아요..
비현실적인 느낌이 있네요..
드둇!!!!!!!!
정상입니다..^^(얼쑤얼쑤~~~~~춤이라도 춰야하는데 추워서 빨랑 내려가고 싶었다지요..ㅡㅡ;;;)
잠시 사진으로 나마 감상하시죠~~~~^^
참고로 대만은 3,000m 이상 산이 268개나 있다고 합니다..(대단하지욧!!!!^^)
여기다 쓰고 싶어서 첫날 가이드분이 얘기해주실 떄 막 기억해 두었어요..(268268268.........)
구자천과장님 표정 시크합니다..ㅋㅋㅋㅋㅋㅋ(머 이래...하시는 듯,,,ㅋㅋㅋㅋ)
두분도 재밌는 표정이라 찍어보았습니다..
쒼났네요..
제 호주머니가 볼록한 건 배낭 없이 오르려고 각종 먹거리(쵸코바, 하리오젤리, 껌..) 쑤셔 넣어셔 그런거죠~~~^^
할수만 있다면 저 정상 표지석을 집으로 가져가고 싶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00메타 산도 없는 한국에서 온 사람이 3,886메타 산을 오르다니,, 웬말입니까???
(넘나 감격적이어요.. 하지만 추웠다는거..ㅡㅡ;;;)
하산길입니다..
나무들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오를때 힘들어서 눈에 안들오던 안내문이 하산할 때는 보이는 군요..
특이한 지형이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Cirques 인지 Landside Valleys 인지 결정이 안난 모양입니다..
정확한 해석이 필요해서 구글 검색기를 돌려봅니다..
한번 읽보시죠~~^^(제 노고를 생각해서,,영자자판치기 힘들었어요..ㅡㅡ;;, 노안도 있는데..)
Cirques or Landside Valleys?
During Japanese occupation, explorer Kano Tadao saw 34 big hollow formations in this area and believed that they were cirques formed during the Ice Age.
However some geologists think that they are more likely to be landside valleys cause by natural landsides.
So far, by research of Mr, Yan Chen-Fu, a commitioned schalar by Shei-Pa Natural Park, some evidence shows that there had been glacial action here in the past.
Cirques(움푹한 원형의 지형) 또는 Landside Valley?
일본인이 점령하는 동안 탐험가 카노 타다 오 (Kano Tadao)는이 지역에서 34 개의 큰 중공 구조물을 보았고 빙하 시대에 형성 된 Cirques 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일부 지질 학자들은 자연 지반에 의한 토지 밸리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Shei-Pa Natural Park의 소장 인 첸 첸푸 (Yan Chen-Fu) 연구에 의하면 과거에는 빙하 작용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몇 가지 증거가 있다.
위의 움푹한 원형의 밸리를 지나면 이런 곳이 나옵니다..
깜깜할 때 지나가서 이런 곳이 있는 줄은 내려오면서 알았어요..
바위산이 아닌데 이 많은 바위덩이들이 어디서 온건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태풍 때 쓰러진건지 나무가 뿌리 채 뽑혔어요..
고도가 높으니 아열대 기후라도 침엽수가 많아요..(삼나무 처럼 보입니다..)
하산길에 기력을 회복하셨어요..
정상에서 너무 추웠는데 산장이 보이니 다시 따뜻해 졌어요..
중고등시절에 청춘시대(?)학창시대(? 긴가민가..)라는 잡지가 있었는데 마치 그 잡지 표지 같아요..ㅎㅎㅎㅎ
청순한 박차장님입니다..
산장은 바로 코 앞인데 지그재그 길이라 한참을 내려가게 되어 있고요,,
급하신 분들은 직선 코스로 내려갑니다..
파란하늘과 삼나무가 아름다워요..
경사가 있어요..
그래서 길이 지그재그로 나있고요..
산장에 도착합니다..
우리집에 온 것마냥 기쁩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
산장에서 준비한 칼국수(대만식)로 점심을 하고
이제 산장의 짐을 꾸려 본격 하산 준비를 합니다..
자외선이 강하니 얼굴에 머라도 발라야죠..
이명숙 여사님 썬스틱을 빌려 어제부터 세수도 안 한 얼굴에 쳐발쳐발 해줍니다..(내 피부는 소중하니까요..ㅋㅋㅋㅋ)
우린 3,886m 갔다온 사람이야!!!!!(^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자부심 넘칩니다..
2부로 넘어갑니다..♧
하산 후의 일정도 한가득입니다..
기대해주시죠!!!^^
첫댓글 정상을 올라본 꾼만이 만끽할수 있는 기쁨................. 후기보면서 웃다가 갑니다..
산의 풍경도 멋지고..산행하신 직원분들은 더 멋지십니다..^^
전 최고봉이 백두산 2700인데 대단들 하세요..제가 4600미터 갓다와서 시크한 모습 보여드릴게요??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