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우트 항건(Scarf)은 스카우트의 이념과 목적을 달성하는데 매우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항건은 스카우트의 선서와 규율의 실천을 다짐하는 상징이며, 스카우트의 선서와 규율의 실천을 다짐하는 상징이며, 스카우트의 표어인 '차리고 있다(준비)'와 '일일일선(1日1善)'을 실천해야 하는 의무가 담겨져 있다.
따라서 스카우트 제복과 함께 착용하는 항건은 스카우트로서의 명예와 자부심을 갖게 해주며, 세계 스카우트 형제의 표시인 삼지례와 함께 스카우트의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이제부터 대원이라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는 스카우트 항건에 담긴 뜻과 기능을 알아보고 우리 나라 항건의 변천사를 살펴보자.
◈ 스카우트 항건의 탄생
베이든 포우엘경이 아샨티 원정과 마페킹에서 얻은 체험을 바탕으로 스카우트 운동을 창설하게 된 배경은 소년들의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품성을 잘못 이끌면 엉뚱한 모습의 어른으로 성장하여 사회에 누를 끼치는 사람이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특히 그는 소년들의 욕구를 일정한 목표에 집중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스카우트 조직이 필요했고, 또한 그 조직을 일체화 할 수 있는 동기와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바로 스카우트 제복이었다. 그는 소년들이 어떤 행동을 함에 있어서 제각기 다른 옷을 입고 활동한다면 질서를 유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일체가 되기 어렵다는 것을 이미 아샨티에서 실험했던 것이다.
그는 제복의 스타일이 소년들의 마음을 끌어당길 수 있는 감각적인 디자인이어야 하며, 아울러 다양한 부착물이야말로 스카우트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스카우트 항건을 착용하게 하여 일체감을 조성하고, 소년들의 명예로운 자부심을 계발하여 습관화하도록 한 것은 대단한 발명이었다.
◈ 2억 5천만 명의 스카우트가 착용하는 항건
1907년 8월 1일 영국의 브라운씨섬에서 열린 최초의 야영 때, 참가한 소년들이 스카우트 항건을 착용했다는 기록은 없다. 하지만 베이든 포우엘경이 1908년 초부터 펴낸 「소년을 위한 스카우트 활동」에는 스카우트에게 항건이 왜 필요한지, 그 기능에 대해 삽화와 함께 다음과 같이 기술해 놓았다.
골절된 다리를 동여매기 위해서는 스카우트 항건과 같은 넓은 삼각 붕대가 필요하다. 항건 양끝의 길이는 1m 가량은 되어야 하고, 골절된 팔이나 쇄골을 목에 매달기 위해서는 항건(삼각붕대)을 환자의 목에 두르고 양끝을 맞매듭으로 묶은 후 붕대의 삼각 끝이 다친 팔 쪽으로 가게 한다. 팔을 항건 속에 넣고 끝을 돌려서 팔 뒤로 가게 한 다음 팔꿈치를 움직이지 않게 하기 위해 핀을 꽂는다.
머리 붕대는 머리에 입은 상처에 드레싱을 대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항건을 펼치고 밑부문이 약 5cm정도가 되도록 접는다. 그 중앙을 환자의 눈 바로 위 이마에 대어서 뾰족한 끝이 목뒤로 늘어지게 한다. 그 다음 양끝을 환자의 뒷머리 밑으로 돌려 이마에 맞매듭으로 단단히 맨다. 끝을 말아 올리고 머리 위에 핀을 꽂는다.
베이든 포우엘경은 초기의 스카우트 항건을 단지 스카우트 제복의 하나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삼각붕대로서의 기능성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의 모든 스카우트들로 하여금 보기 좋은 제복의 장신구가 아닌 응급 도구로 활용하게 했으며, 스카우트 표어인 '준비'와 함께 1세기를 함께 해오는 동안 지금까지 2억5천만여명이 스카우트 항건을 착용하게 된 것이다.
◈ 스카우트 제복의 바늘과 실
스카우트 제복은 원래 베이든 포우엘경이 남아프리카 수비대를 지휘했을 때 예하 장병들이 착용했던 제복과 유사했다. 그들은 활동하기 간편하고 실용적이며, 기상상태로부터 보호받을 수 잇는 복장이 어떤 것인가를 알고 있었다. 이를 개량한 것이 널리 채택된 것이다. 물론 극단적인 기상 조건 아래서는 제복을 계절에 맞게 변경해야 했지만 대체로 온난한 기후를 갖고 있는 나라들은 일치된 제복을 갖고 있으며, 제복에는 항건과 가락지 모양의 끈이나 가죽, 뼈 등으로 만든 '죔'을 함께 사용했다.
항건은 삼각으로 접어져서 착용해왔는데, 각 대(隊)에서는 각기 다른 항건의 색깔을 갖고 있었으며, 항건은 대의 명예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항상 깨끗하고 단정하게 착용하도록 했다. 또 항건은 목이 햇볕에 타지 않게 보호해 주며, 붕대 또는 비상 로프와 같은 여러 가지 목적에 사용되는 등 스카우트 제복의 바늘과 실 역할을 해 온 것이다.
◈ 우리나라의 스카우트 항건
1922년 10월 조선소년군과 소년척후단이 발대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스카우트의 상징인 항건이 만들어져 착용되기 시작했다. 기록에 의하면 조선소년군의 항건은 삼각형으로, 밑변은 약 1m, 다른 한 변은 70cm였으며, 자주색으로 염색된 천을 사용했다. 소년척후단의 항건은 사각건을 귀접어 삼각건으로 만들어 상의 뒤로 목에 둘러매었는데, 색상은 대마다 달랐다.
우리 나라의 항건은 1922년부터 1937년까지는 원단이나 색채, 디자인 등이 화려하지 않았으며, 특별한 규격을 정해놓지 않은 채 대별로 만들어 사용했다.
한편 1937년 7월 31일 조선소년군 총본부에서는 파고다공원에서 개최되는 시국강연회에서 안내와 장내 정리를 하고 있던 대원들의 항건이 문제가 되었는데 그 항건에는 적색 바탕에 선명한 태극 마크와 나라꽃인 무궁화, 그리고 스카우트 표어인 '준비'라는 한글 낱자가 도안되어 있었다. 이를 발견한 일본 경찰은 즉시 항건을 압수하고 조선소년군의 책임자를 구금하였으며, 조선소년군의 강제 해산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1953년 우리 스카우트는 대한소년단으로 스카우트 세계연맹에 정식가입은 되었으나, 아직도 제대로 된 제복을 갖추지는 못했다. 이때 스카우트임을 상징하는 것이 바로 항건이었다. 당시 제복은 미군 카키복을 변형하여 입거나 일반 교복에 항건만 매면 제복을 입은 것으로 인정되었다.
1960년대 후반, 비로소 스카우트 제복의 제조와 판매를 위한 민간 자본을 유치한 이후, 우리 나라의 스카우트 제복은 1969년 6월 제복과 기본 장구에 대한 특허를 받아 수품 제조와 공급이 제도화되기 시작했다.
1971년에는 각종 휘장의 크기와 디자인이 정해지면서 스카우트 대원과 지도자들의 호감과 일체성이 확립되었는데 이때부터 화려한 색상의 항건이 선을 보였다. 특히 선서식을 기념하기 위해 선배 스카우트들이 제작해 준 단위대의 항건과 대원들이 직접 도안한 항건이 제작되기 시작했으며, 지구연합회와 지방연맹의 기념 항건, 그리고 전국 단위의 행사 때마다 기념 항건이 제작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잼버리 항건과 자수로 수를 놓은 항건이 대원들의 관심을 모았다.
◈ 국내에서 가장 많이 제작된 스카우트 항건은?
지난 1991년 강원도 고성에서 개최된 제 17회 세계 잼버리 때 제작된 기념 항건은 종류나 규모면에서 단일 기념 항건으로는 가장 많이 제작되었으며, 그만큼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전 세계 133개국에서 2만 명 이상이 참가한 제17회 세계 잼버리 때 제작된 지렴 항건은 공식 항건 이외에도 단위대와 지방연맹, 그리고 스카우트 회원국들이 자국의 스카우트 휘장과 잼버리 휘장을 활용하여 제작하였는데, 형형색색의 항건 1백여 종 이상이 선보였으며, 제작 수량만 해도 약 5만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지난 1954년 인천 창영국민학교 컵스카우트가 본부에 최초로 등록한 이후 약 50여 년동안 약 2백만 개(연명균 4만 개)의 컵스카우트 항건이 제작되었고, 지난 1983년 11월 한국 보이스카우트 지원재단 설립 이후 지원재단을 통해 제조된 스카우트 항건이 20여 종에 50만 개에 이르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 나라에서 제작된 항건은 약 3백만 개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 한국스카우트의 공식 항건 탄생!
지난 79년 동안 우리 나라의 스카우트 운동과 그 역사를 함께 해온 항건은 이제 스카우트 활동이 펼쳐지는 곳이면 반드시 등장해야 하는 도구다. 스카우트 대원과 지도자가 스카우트 활동의 주연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준비해야 하는 소품이며, 스카우트 항건의 착용은 곧 스카우트 활동을 시작하는 의미이며, 스카우트의 표시이기 때문이다. 회원국들은 지금 스카우트 운동 탄생 100주년인 2007년을 맞아 자국의 스카우트 운동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스카우트의 새로운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스카우트의 새로운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해 스카우트 제복을 개선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것. 또한 그 동안 단위대를 상징하고 대의 전통만을 담고 있던 항건을 스카우트 운동의 상징적인 도구로 활용하기 위하여 공식 항건을 제작, 활용하기도 한다.
스카우트 운동의 발상지인 영국을 비롯 미국, 프랑스, 필리핀, 인도네이사 등 스카우트 단세가 비교적 많은 회원국들이 이미 오래 전부터 공식 항건을 사용해 왔으며, 일본을 비롯 아시아, 유럽의 회원국들이 공식 항건을 착용하고 있다.
우리 연맹은 올해 새로운 컵스카우트 제복을 개발, 보급하면서 지난 3월 공식 항건을 만들었다. 공식 항건은 컵스카우트 항건 디자인과 같이 우리 나라의 전통 구름 문양을 포인트로 하여 세계스카우트 휘장과 대한민국의 영문자인 'KOREA'를 삽입하였다.
공식 항건은 컵스카우트에서부터 지도자에 이르기까지 대집회를 비롯해 선서식, 진급식 등 특별 의식을 할 때 착용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