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AHEAD!! MAKE MY DAY!”
[그가 든 총은 한국전 참전 떄 쓰던 M1 소총.
내가 1965년 5월 논산훈련소 29연대 훈련병 때
지급 받았던. 그 묵직한 총이 그 시절 나의 애물 덩어리,
반동이 심해 얼굴을 멍들게했던개인 '화기'다.
한국참전용사인 그는 어린 친구 타오남매를 위해
손질만하였다. 나이가 무색하게 그의 눈 빛이
너무 강렬해서 마주 보기가 두려울 정도다..]
[뉴욕시경의 강력반 형사 그의 별명은 'DERTY-HARRY' 악당들을 잡는 귀신
DERTY-HARRY는악당에게 고한다. 'GO AHEAD! MEN. MAKE MY DAY!'
거의다타버린‘씨거’를질겅질겅씹으면서상대를노려보는그섬찟한눈길.
이글거리는그눈길이다소실룩거리는가싶을때, 번개처럼빼어든매그넘45에서불이뿜어져나오면먼저총을빼어들려던악당이풀잎처럼쓸어진다.
미국의범죄영화‘DIRTY-HARRY’씨리즈에서자주듣고보는장면이다.
‘크린트이스트우드’의판에박힌듯한그연기(演技)는
미국범죄영화의고전(古典)이된지오래다.
어디그것뿐인가. 마카로니웨스턴영화에서보여준그의소름끼치도록냉정하고통쾌한‘총잡이’의연기(演技)또한어느누구에게서도다시보기어려운마카로니웨스턴의진수로, 또‘카리스마’로영원히영화사에남을것이다.
또한마지막‘멜로물’이될것같았던‘메디슨카운티의다리’에서보여준뭉클하고도
가슴에파고드는애잔한그명연기또한불멸의영화로
우리들가슴속에남을것이분명하다.
그는자신의나이에대한강박관념때문인지, 매우어려운영화에승부를건듯하다.
이제 80을바라보는나이에, 그이영화에대한열정은또되살아났다.
새로운그의영화 ‘GRAND TORINO’가최고의입장수입을올리는쾌거를이룩했다.
아무도예측을하지못했던일이다. 그의제작감독주연영화다.
그는이영화의마지막장면에서 라이터를 꺼내는 트릭에 거미파가 쏜 수십발의
기관단총(機關短銃)을맞으며장렬한죽음을맞는다.
내가이제까지본그의영화중에서그가그렇게처참하게죽는광경을본일이없다.
글쎄단언할수는없겠지만아마도없을것같다.
그강렬한눈빛도, 그강인한체격도, 영원불멸(不滅)할것같던,
그의카리스마는어디로가고가녀린한잎의낙엽처럼 쓰러진다.
그는왜그런영화를만들었으며, 왜자신의노구(老軀)를마치학대라도하듯이그렇게비참한최후를연출(演出)을했을까?
영화‘GRAN TORINO’는미국영화에서는그동안금기(禁忌)로여겨져왔던
반이민(反移民)정서를소재로했다는점이특이하다. .
더구나이영화에는미국인보다오히려대부분의연기자들이중국인(中國人)이다.
주인공은물론‘이스트우드’지만, 절대적상대역은모두중국인이다.
영화주제의흐름이, 초반에반-이민정서(情緖)를부각시키려는듯하다가,
중반에서야반전(反轉)되는이유가조금억지춘향식같아보이지만,
그의연출의도(意圖)는
결국다민족사회로갈수밖에없는장차미국의미래를내다보는
돌파구역할을한것같이느껴진다.
한국군 참전용사인 월트 코왈스키는 매사가 불만인 홀아비 노인. 가족들이나 이민자 이웃들과도 관계를 멀리하는 그가 아끼는 것이라고는 포드 사에서 만든 1972년산 그랜 토리노 자동차뿐이다. 그러던 어느날, 이웃인 흐몽족 10대 타오가 자신의 그랜 토리노를 훔치려하자 라이플로 위협해 그를 쫒아낸다. 이를 계기로 뜻하지 않게 타오의 가족들과 관계를 가지게 된 코왈스키는 어딘가 자신과 비슷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그들에게 서서히 마음을 열어가게 된다.
급격히늘어나는아시안계통의 흐몽족 이민자들이자신이평생을살아온이웃으로밀려오는데대한불만과전혀생소한그들의문화에대한이질감이하루하루살아가는데,
적지않은짜증을불러일으키는데.
바로옆집으로이사를온 흐몽족소년과그의누나가 동족‘깽단’에게
여러번에걸쳐폭행당하는것을보고과거 1951년 부터 3년간 한국전참전(參戰)용사(勇士)로서의되살아난그는깽단으로부터그들을보호하려다가
더큰화(禍)를자초하게되고, 결국은그폭력을근절하기 결심한다.
사지로 가기전 죽은아내가 부탁한 애송이 신부에게 고해성사도 보고,
늙은 개 데이지는 옆집할머니에게 부탁하고, 함께 가기를 원했던 타오에게는
1951년도 중국인민군 토벌때 홀로 살아남아 받은 최고부대훈장을 준 후
지하실에 가둬놓고는
비장한 결심으로 홀로 사지를 향해갔다.
여기서주목을해야할것은바로감독의이민정서에대한시각이다.
철저한반이민정서를고집하는그가왜그들과그렇게빨리동화(同和)가될수있었나하는매우미묘한관점이다.
-옆집으로온가족으로부터받은따뜻한환대때문이었을까?
-자신을비롯하여대부분홀로사는미국노인들에대한일종의비애(悲哀)를
고발하고싶은심정이었을까?
-두아들이부모부양은커녕남은재산에눈독을들이고있는
유족에대한반발심이었을까?
나는그영화를보면서그 동양인과 서양인은 사고방식이 전혀 다름을 새삼 느꼈다.
포드사에서 50년간 근무한 아버지. 일본차 세일하는 아들 미치.
(함께 살기보다는 노인요양원으로 가기를 권유한다)
죽은 후 차를 노리는 손녀 애슐리.
영화의 전체적 흐름을 보면 그 답지 않은 연출의 무리(無理)가 많이 보이긴 한다.
그러나, 그는자신이이룩해놓은‘좋은놈’의‘카리스마’를
완전히무시해버리는모험을했다.
영화개봉(開封) 전에는많은비평가들이고개를갸우뚱거리며그영화의성공에의문을표한바있지만, ‘크린트이스트우드’는보란듯이 미국에서는
‘박스오피스"NO 1을차지했다.
뉴욕 포스트의 루메닉은 “정말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 작품은 관용의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했고,
버라이어티의 토드 맥카시는 “<체인질링>이후 올해 들어 두번째로 내놓은 이 이스트우드 영화는 최근 몇 년동안 나왔던 영화들중 가장 적나라하고 꾸밈없는 작품.”이라고
고개를 끄덕였으며,
릴뷰스의 제임스 베랄디넬리는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 최상급의 반인종주의 우화.”라고 했다.
또,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이버트는 별 넷 만점에 세개 반을 부여하면서
“ 첫째는 뒤늦게 꽃피운 한 남자의 선한 본능이고,
둘째는 21세기 들어 타인종에게 점점 더 마음을 열어가는 미국내 인종들이다.”
시카고 트리뷴의 맷 파이스는 “아직까지 이스트우드가
그 누구라도 육포처럼 씹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기분좋은 영화.”라고 했다.
뉴욕 타임즈의 마놀라 다지즈는 “레퀴엠(진혼곡)의 느낌을 지닌 작품.”했다.
무엇보다도, 80이넘은나이에제작감독연출을하여흥행1위에올랐다는것하나만가지고서라도, 그는‘위대한좋은놈’으로부족함이전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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