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유통업계의 시장 쟁탈전이 제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90년대 중반 향토 유통업체인 빅마트를 필두를 신세계·롯데·현대 등 이른바 백화점 ‘빅3’가 광주에 진출하면서 1라운드 전쟁이 시작된지 10여년 만이다.
1라운드 전쟁이 물량공세를 통한 영역 넓히기라는 다소 얌전한 다툼이었다면, 이번 2라운드 전쟁은 상대방의 것을 뺏어야만 자신들이 생존할수 있는 사활을 건 싸움이라는 점에서 훨씬 치열하다. 이 때문인지 지역 유통업계에선 이번 싸움에서 밀리는 업체는 곧 망한다는 살벌한 얘기도 나돈다.
대형 유통업체간 2라운드 전쟁은 지난해 7월 광주신세계가 백화점 옆에 이마트를 개점하면서 이미 시작됐다. 광주신세계는 이마트 개점으로 전국 최초의 백화점과 할인점이라는 복합쇼핑몰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2라운드 전쟁은 18일 문은 여는 롯데마트 월드컵점부터라고 할수 있다. 월드컵점은 영업면적이 9천평으로 단일 규모로는 전국 최대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들 두개 대형 유통업체가 불붙인 2라운드 전쟁은 전국 최초·최대라는 기록외에도 의류·잡화를 주 매출로 삼는 백화점과 신선식품 등을 위주로 한 할인점을 통합한 복합 쇼핑몰 시대를 열었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는 곧 규모의 경제에서 패한 업체는 앞으로 설곳이 더 없다는 것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현재 광주시내에는 백화점 3곳과 이마트 4개점, 롯데마트 3개점, 빅마트 11개점, 홈플러스 1개점 등 20여개의 대형 유통업체가 영업중이다. 8월께는 이마트 봉선점이 문을 열고 수완지구에 롯데마트가 입점 예정이다. 여기에 홈플러스가 주월점 신축을 추진중이고 옛 광주시청(계림동) 부지도 모 대형 유통업체가 매입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어쨌든 유통업계의 전쟁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은 싫지 않은 표정이다. 구매할 장소와 품목이 늘고 업체간 치열한 경쟁이 소비자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주는 돈있는 사람들이 살기 좋은 도시란 얘기가 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쇼핑장소는 넘쳐난다는 이유에서다.
그렇지만 마냥 즐거워하기보다 주변을 한번 쯤 돌아보길 권하고 싶다. 대형 유통업체가 광주에서 올린 매출은 2005년 1조3천378억원이었고 지난해는 11월까지만 1조2천983억원이다. 그만큼 우리주변의 동네 슈퍼는 매출이 줄었다.
도와준다고 일부러 동네가게에 갈 필요는 없다. 다만 찾아보면 동네가게에도 값싸고 신선한 제품이 많다는 얘기다. 무작정 차 끌고 백화점이나 할인점에 가기보다 소량의 물품은 집 근처에서 구매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현명한 소비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