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驚蟄)에 놀부 추위
경칩(驚蟄)에는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봄비소리에 놀라 뛰어나오는 것이라 하였는데 경칩날이 영하 8도나 되니 개구리는 언제 나올지 모르겠다.
경칩(驚蟄)의 뜻을 풀이하면 놀랄 경(驚)자에 숨을 칩(蟄)자 이다.
말 그대로 경칩(驚蟄)의 의미는 겨울잠을 자던 벌레들이 놀라 깨어난다는 뜻이다.
중국의 정사 역사서인 반고(班固)가 쓴『한서(漢書)』에는 열 계(啓)자와 겨울잠을 자는 벌레 칩(蟄)자를 써서 “계칩(啓蟄)”이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후에 한(漢) 무제(武帝)의 이름에 계(啓)자가 들어 가기 때문에 이 글자를 피하여 경(驚)자를 써서 경칩이라 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왕조시대에는 임금의 이름자와 같은 글자는 백성들의 이름에 쓰지 못하게 되어 있었는데 이를 피위(避諱)라 하였다.
보통 말하기를 경칩에는 『개구리가 놀라 튀어 나온다』라고 하는데 개구리의 한자는 와(蛙)자 이다. 벌레충(蟲)변의 의미는 뱀이 웅크리고 있는 형상의 글자로 뱀이나 개구리나 파충류를 상징하고 있다.
칩(蟄)자는 숨을 칩자로 경칩(驚蟄)이라는 말은 개구리만 숨어 있는 것이 아니고 모든 벌레들이 땅속에 동면(冬眠)을 한다는 뜻이다.
경칩(驚蟄)에는 동면에서 막 깨어 난 벌레 들을 죽이지 말라고 하였다.
소학(小學)을 인용한 말에 아래와 같은 문구가 있다
不履影 與人同行(불리영 여인동행)
같이 동행하는 사람의 그림자를 밟지 말라 이는 그사람의 인격을 존중하는 것이다
啓蟄 蟄初出不殺也(계칩 칩초출 불살야)
경칩에 처음나오는 벌레를 죽이지 말라 이는 시작되는 생명을 소중히 여김이다.
필자의 어릴때 기억으로는 아버님이 경칩때에는 들에 나가 땅을 밟지 말라고 하였다. 동면에서 막 깨어 나오는 벌레들이 땅을 밟으면 죽기 때문이다
벌레들이 땅 속으로 들어가 겨울잠을 자는 것을 폐칩(閉蟄)이라하는데 봄이 되어 밖으로 나오게 되는 것이 경칩(驚蟄)이다.
사람도 추위를 두려워하여 집 속에만 들어 박혀 있는데 이를 한칩(寒蟄)이라 한다.
사회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어떤 연유로 인하여 활동(活動)하지 않고 집에 틀어박혀 있는 것을 칩거(蟄居)라 한다.
또 마음이 우울하여 집 속에만 꾹 들어 박혀 있는 것을 울칩(鬱蟄)이라
한다.
음양오행에서 봄을 만물에 비유하기를-
오장육부에서는 간(肝)을 상징한다. 간은 피를 저장하는 곳이다.
계절로는 봄(春)을 상징한다. 봄은 시작을 의미한다.
기후로는 바람(風)을 상징한다. 바람은 움직이는 활동을 의미한다.
색갈로는 청색(靑)을 상징한다. 청색은 정직한과 바른 것을 의미한다.
음식맛에서는 신맛(酸)을 상징한다. 소화와 분산을 의미한다.
식물에서는 나무(木)를 상징한다. 나무는 위로 솟고 벋어나감을 의미한다.
인체 에서는 눈(眼)상징한다. 봄에는 눈을 잘 관리해야 한다.
곡식에서는 보리(麥)를 상징한다. 보리는 간의 열기를 식혀준다.
수치에서는 셋(三)을 의미한다. 3은 출발을 의미한다.
이처럼 경칩은 벌레들만 깨어나는 것이 아니고 삼라만상이 활동을 시작하는 계절이다.
우리 이칠회 회원들도 옷을 가볍게 입고 기지개를 크게 켜고 더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3월 30일에 개구리 처럼 관악산을 뛰어 오르기를 기대한다.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