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9년 10월 26일 오전 30분, 경비가 삼엄한 만주 하얼빈역에 하차하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안중근 의사의 권총이었다.
혈혈단신으로 나선 안 의사는 이토에게 4발의 권총탄을 쏘아 그중 3발을 명중시켰다.
한국 침략의 선봉에 섰던 이토를 쓰러뜨린 안 의사의 총탄에는 한국인들이 일본 침략에 대한 저항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의지와 기개가 담겨 있었다.
그 의거에 사용된 권총이 바로 구경 7.62mm FN 브라우닝 M-1900이다. 1914년 오스트리아 황태자를 저격, 제1차 세계대전을 촉발시킨 사라예보 사건 당시 사용된 권총도 다름 아닌 M-1900이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작은 호신용 권총으로 위력도 그리 강한 편이 못 되는 브라우닝 M-1900이지만 총에 얽혀 있는 사연은 일화를 넘어 역사의 흐름까지 느껴질 정도다.
어디 그 뿐인가. 역사의 결정적 순간에 권총이 등장하는 장면은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국가 분열의 위기와 내전의 소용돌이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던 미국의 링컨 대통령의 목숨을 앗아간 것도 한 자루의 권총이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을 지낸 김구 선생을 1949년 저 세상으로 떠나 보내게 한 통한의 권총은 콜트 45구경 M-1911이었다.
전쟁기념관은 이처럼 역사를 바꾼 권총이나 영화 속의 권총 등 특별한 사연을 가진 권총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회를 마련했다. 25일부터 오는 9월 15일까지 기념관 2층 전시실 회랑에서 열리는 ‘이야기가 있는 권총’ 특별기획전에 전시된 권총은 모두 128점에 달한다.
전쟁기념관은 특정한 사건이나 영화에 사용됐던 바로 그 권총은 아니라도 동일 종류의 실제 권총을 전시하는 방식으로 이번 전시회를 꾸몄다. 진품 전시가 아니라는 한계는 있지만 권총만을 주제로 한 특별전이 국내에서 처음 시도됐다는 점에서 의미는 작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특별기획전에는 권총에 얽힌 역사뿐만 아니라 권총 자체의 역사적 발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코너도 마련돼 있다. 권총의 뿌리는 14세기 초에 사용됐던 핸드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총과 권총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시대는 아니었지만 이 시기에도 이미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고 짧은 휴대용 화약무기가 사용됐다.
우리나라에서 권총류에 해당하는 무기 중 가장 먼저 개발된 세총통의 복제품도 이번 전시회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심지구멍을 통해 직접 불을 붙이는 지화식 같은 초보적 발사장치가 사용됐으며 손잡이도 쇠집게를 이용하는 것이 세총통의 특징.
권총도 일반적인 총과 유사하게 화승을 사용해 화약을 점화시키는 화승식, 부싯돌을 이용하는 수석식, 화약을 담은 금속판에 직접 충격을 주는 충격식 뇌관(퍼큐션 캡) 격발 방식 등이 차례로 개발되면서 끊임없이 변신했다. 화승식·수석식·퍼큐션 캡 방식 등 시대에 따른 다양한 발사 방식 변화를 한눈에 살펴보는 것도 이번 전시회 감상법 중 하나.
이 밖에 6·25 해외 참전용사를 위한 기념문구가 새겨진 권총이나 금장 도장이 된 독일 PPK 권총 등 희귀 권총과 함께 여성들에게까지 인기가 있던 휴대용 호신용 권총의 대명사인 데린저 권총 등 특색있는 권총들도 눈길을 끄는 전시품이다. 대표적인 현용 미군 권총인 베레타 M92, 국군의 현용 권총인 K-5, 국군과 미군이 6·25전쟁을 포함해 가장 오랜 기간 사용했던 대표적인 군용 권총인 45구경 M1911 등도 전시 중이다.
회전탄창을 사용하는 리볼버와 현대 자동권총의 구조를 보여주는 안내판도 마련돼 있는 등 권총에 관한 상식을 늘릴 수 있도록 꾸며진 것도 이번 기획전의 특징이다. 4종류의 권총을 직접 분해 결합할 수 있는 곳과 고압공기로 사격 반동을 재현하는 권총 시뮬레이터 체험코너도 마련됐다.
전쟁기념관의 조성훈 팀장은 “권총은 인류 역사의 기로에 서 있던 여러 사건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영화 같은 문화콘텐츠상품에서 흔히 사용되는 소품”이라며 “가장 대중적인 무기인 권총이라는 색다른 관점을 통해 세계 역사의 이면과 영화로 상징되는 대중문화의 흐름을 접근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특별기획전의 의도”라고 말했다.
사진설명
①전쟁기념관에서 25일 열린 ‘이야기가 있는 권총 특별전’ 입구에 007 모양의 조형물이 설치돼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②안중근 의사가 1909년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할 때 사용한 브라우닝 M-1900과 동종의 권총.
③1988년 6·25 해외 참전용사들에게 선물용으로 전달할 목적으로 특별하게 제작된 권총(오른쪽)에는 ‘자유세계를 위하여’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④우리 군이 사용하는 K-5 권총(앞쪽)과 경찰용 권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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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사님의 권총.jpg
브라우닝 M -1900 7.65 권총.jpg
사진퍼온곳-http://www.littlegun.be/ma_collection/belgique/be%20fn/a%20be%20fn%201900%207.65%20gb.htm 문화재청, 구글이미지, 네이버 이미지.
유형: 반자동 권총/Semi-automatic pistol
개발국: 벨기에
생산社: FN
설계자: John Browning
개발연도: 1896년
기타모델: Modele 1899, Mle.1900
이 권총은 리볼버가 대세인 시기에 슬라이드 형식을 갖춘 반자동 권총으로 개발되었으며, 당시로서는 대단히 혁신적인 권총으로서, 기계적 신뢰성과 견고성으로 인하여, 생산될 당시에도 높은 평가를 받았음은 물론, 현재 수집가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명총으로 인정 받는 총기입니다.
# 데이터
구경: 7.65mm
중량: 625g
전체길이: 172mm
총열길이: 102mm
작동방식: 블로우 백, 싱글액션.
급탄방식: 탄창式
탄창용량: 7발.
사용彈: 7.65x17mm Browning SR(.32 ACP)彈.
2011-07-05 21:41:33
첨부파일 |
FN-Browning 1900 (20110705-2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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