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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닮은 건강밥상
제철 먹을거리와 함께 하는 건강 이야기. 이 책은 전망 좋은 산기슭에 손수 마련한 흙집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살고 있는 저자가 제철에 나는 식재료를 가지고 건강한 밥상을 만드는 방법을 자신의 이야기를 함께 담아 정리했다.
각 계절에 맞는 채소와 그것들을 이용한 57가지 자연요리 레시피를 수록했으며 각 장마다 찍은 자연 풍경 사진과 요리 사진을 곁들여 보여주고 현대사회에서 건강한 먹을거리란 과연 무엇인가에 관하여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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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장영란 사진 김광화 장영란 김광화 부부는 산골에서 논농사, 밭농사를 하며 틈틈이 글을 쓰고 있다. 아내 장영란은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고, 남편 김광화는 1957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한양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서울생활을 어렵사리 정리하고 경남 산청으로 내려가 간디공동체에 참여해 간디학교를 만들고, 1998년 전북 무주로 옮겨가 논밭을 마련해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지금은 전망 좋은 산기슭에 손수 흙집을 지어 살고 있다. 1988년생 딸과 1995년생 아들은 학교에 다니지 않고 집에서 식구들과 함께 일하고 공부한다. 아이들이 한참 자랄 때이니 먹고 싶은 것도 많다. 그럴 때면 손수 기른 먹을거리를 거둬서 뚝딱 해먹는다. 도시에서는 병치레가 잦던 식구들이 그렇게 자연의 생명력을 듬뿍 받고 건강해졌다. 부부 모두 정농회 회원. 그동안 쓴 책으로 『자연달력 제철밥상』(장영란), 『아이들은 자연이다』(장영란 김광화 공저)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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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자연밥상, 자연요리
1장 봄 아이들과 봄나물 먹기 봄나물 하는 맛을 아시나요 먼 길 가는 길손에게 된장주먹밥 밥 한 그릇 1 - 희망을 심는 모내기 나무한테 얻어먹는 맛, 앵두 손바닥 농사 대파와 쪽파도 이리 다른데 새가 알을 낳는 봄, 달걀도 제철 뼈대 있는 생선, 멸치 손수 담근 상큼한 식초
2장 여름 매실이 우리 밥상으로 들어오다 여름의 대표주자 오이 김매며 나물하기 하지감자 돼지감자 알곡 그대로 먹을 수 있어 좋은 옥수수 햇살을 가장 많이 닮은 토마토 까다로운 참깨와 거침없는 들깨 자연의 기운을 담은 효소차
3장 가을 남편 생일상 가을에 감이 없다면? 밥 한 그릇 2 - 가을걷이 우리 민족을 가장 오래 먹여살린 곡식, 기장 주렁주렁 호박, 껍찔째 먹는 단호박 으뜸양념인 고춧가루를 위한 고추 말리기 수세미 덕에 화장을 땅 속에서 나오는 배, 야콘
4장 겨울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덥혀주는 고구마 산삼기운을 끌어당겨 자란 김장 무 잔치음식에 떡이 빠질소냐 주전자 콩나물 몸이 찬 딸들에게 호두 잣 땅콩을 겨울다운 맛, 묵나물 피붙이 같은 곡식, 콩 꼬리꼬리 미끌미끌 청국장 철따라 바뀌는 김치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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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세이 발췌 이른 봄, 햇살이 따뜻하니 머윗잎 생각이 났다. (……) 봄이라지만 아직 들은 썰렁하다. 땅도 나무도 맨 몸뚱이 그대로다. 새들 지저귀는 소리만 들판을 울린다. 머위가 자라던 논둑에서 ‘여기 어딘데……’ 하며 땅을 뚫고 올라오는 머윗잎을 찾아 두리번두리번하지만 한눈에 척 보이지 않는다. 봄나물은 서서 찾으면 안 보이니 앉아서 찾으라는 말이 있다. 그 말대로 몸을 숙이는데 옳지, 저기 있다. 어린 머윗잎 하나가 눈에 들어오고 나니 여기저기 보인다. 머윗잎을 한 장 한 장 따서 모은다. 쌉싸래하면서도 향긋한 머위 향이 내 오감을 깨운다. (……) 꽃샘바람이 불어 문 밖에 나갈 엄두가 안 났다가도 이맘때 어디쯤에서 돋아났을 나물을 생각하면 몸이 가만있지 않는다. 들판에 쭈그려 앉아 나물을 하노라면, 그렇게 세게 부는 바람도 비껴 지나가는 걸 알기 때문이다. 햇살이 따스하고, 땅이 포근하게 사람을 맞아주니, 해 기운 땅 기운을 담뿍 받는다. -<봄나물 하는 맛을 아시나요>(봄) 중에서
시골 와서 닭을 기르기 시작했다. 직접 길러 싱싱한 알을 먹고 싶어서다. (……) 토종닭 알은 작다. 하지만 노른자가 진하고 탱탱해 양보다 질이 아닐까. (……) 닭에게 모이를 주다 보면, 좋아하는 모이면 귀신처럼 알고 좋아하는 걸 알 수 있다. 닭이 좋아하는 모이 가운데 하나는 싱싱한 푸성귀다. 배추나 양배추 잎을 넣어주면 우르르 몰려들어 콕콕 쪼아서 먹는다. 어찌나 맛나게 먹는지 나까지 먹고 싶어질 때도 있다. 실제로 싱싱한 푸성귀를 준 다음 날은 알을 잘 낳는다. 깨 보면 노른자가 옹골차고 맛도 좋다. 손수 닭을 기르고 나서부터 우리는 알을 냉장고에 넣지 않는다. 알이 살아 숨쉰다는 걸 알기에, 냉장고 안이 아닌 냉장고 위에 보관한다. -<새가 알을 낳는 봄, 달걀도 제철>(봄) 중에서
열대야가 이어지는 더위가 오면 오이가 한창이다. 아침에 일어나 오이 덩굴의 풋오이를 찾으러 가면 꿀벌이 웽웽거리며 모여든 것을 볼 수 있다. 그 기세에 한발 물러서서 보면, 노랗고 작은 오이꽃이 많이도 피었다. 오이는 호박처럼 암꽃과 수꽃이 있고, 암꽃이 지고나면 아기 오이가 조금씩 굵어지기 시작한다. (……) 여름 열매채소들은 줄줄이 열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오이 역시 날마다 따도 다음날 가보면 또다시 그만큼 달려 있다. 싱싱한 풋오이는 한마디로 양기가 충만한 여름 음식이다. 더운 기운을 먹고 자란 오이는 더위를 이길 힘을 주는 여름 보약이기도 하니 여름에는 오이가 맛있다. (……) 자연에서 서리가 내린 뒤부터 오이는 없다. 그런데 겨울에도 오이를 먹는 걸 보면 뜨끔하다. 그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며 한겨울 수박을 먹는 기분이다. 더운 여름에는 오이를 즐겨먹고, 추운 겨울에는 오이를 멀리하는 게 좋겠다. -<여름의 대표주자 오이>(여름) 중에서
우리는 토마토 농사를 넉넉히 지어 퓌레를 만들어 병조림을 해두고 1년을 먹는다. 햇살이 귀하고, 붉은 기운이 아쉬운 철에 이 토마토 병조림을 하나씩 따서 먹는다. 토마토는 보통 과일가게에서 팔지만, 내게 토마토는 과일이라기보다 채소다. 토마토를 넣고 찌개를 끓이고, 무침을 하고, 양념으로도 쓰고 (……) 우리나라에서 토마토는 과일로 대접을 받지만 사실 고추, 가지와 사촌인 가지과의 열매채소다. 고추, 가지, 토마토는 떡잎이 어찌 그리 똑같은지……. 본 잎이 나면서 자기가 토마토임을 드러내기 시작해 한여름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붉게 익어간다. 7월 말 8월 초가 가장 맛있는데, 온몸이 붉게 익은 토마토를 보면 모양이나 맛이 햇살을 가장 많이 닮아 보인다. 속살도 찰지다. -<햇살을 가장 많이 닮은 토마토>(여름) 중에서
감나무는 그 잎부터 대단하다. 잎은 두텁고 반질반질 윤이 난다. 나무 이파리 가운데 맏며느리감이라고나 할까. 비타민 C의 보물창고라, 초여름 그 감나무 잎이 연할 때 차를 만들어 두고두고 먹는다. 감은 된서리가 한 번 온 뒤 따는 게 좋다. (……) 감을 따오는 날은 저녁에 식구들이 모여앉아 감 일을 한다. 단단하고 상처가 없는 땡감은 곶감거리다. 껍질을 깎아 줄에 매다는데, 바람이 잘 통하고 햇살이 적당히 드는 안방 창문 밖 처마 밑에 매단다. 그러면 가을바람과 햇살이 알아서 곶감을 만들어준다. 곶감은 미래를 위해 저축하는 감이라면, 가을 감은 홍시가 최고다. 주황색으로 물들어 껍질은 말짱하나 물렁거리기 시작하는 감으로는 홍시를 만든다. (……) 물렁거리고 터진 감은 아예 더 주물러 터뜨려 식초를 담근다. 물렁거리지는 않지만 깨졌거나 감이 작으면 껍질째 납작납작하게 썰어 채반에 널어 말린다. 이를 상주에서는 ‘감또개’라 하는데, 감을 껍질째 먹을 수 있어 색다른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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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이 책 정말겁게 잘 읽었답니다. 요즘도 두고두고 곶감 빼먹듯 공부하며 읽는 책중에 하나랍니다..
저자의 [자연달력 제철밥상]의 도서가 좋아서 이 책도 구입하여 읽었는데,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