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휠체어를 탄 중증장애인 11명을 비롯한 25명의 여행객은 지난달 30일부터 4월 1일까지 제주 올레 6, 8코스 일부구간을 체험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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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호 기자 |
장애인신문, 복지TV를 비롯해 민주당 장애인위원회 박은수 위원장,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이하 무장애연대), 휠체어배낭여행 동호회, 오토복 코리아 등이 주최한 제1회 전동휠체어 배낭여행 제주 올레투어에 대해 복지TV 이성수 제작팀장은 “비장애인의 전유물처럼 여겨진 올레를 보행장애인의 대표적인 이동수단인 전동휠체어로 돌아본 후 전 세계 이동약자들에게 제주 올레를 소개하고, 더 나아가 ‘베리어 프리한 제주도 만들기’의 시발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동휠체어가 이동 가능한 코스 선정부터 이동문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는 식당과 숙소 선정 등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중증장애인을 위한 이동수단, 복지 아닌 산업차원서 접근해야
가장 큰 문제는 이동수단의 부재였다. 제주도 내 전동휠체어를 실을 수 있는 차량은 ▲제주특별자치도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장애인콜택시 5대 ▲제주지체장애인협회에서 운영하는 특장차량 3대 ▲렌터카 업체에서 보유하고 있는 특장차량 3대 등 12대가 전부다.
이들 차량도 전동휠체어를 1대 밖에 실을 수 없으며, 제주지체장애인협회가 운영하는 차량은 도민전용이다. 그나마 장애인콜택시는 타지에서 온 이들도 이용할 수 있으나 여행지로의 이동은 불가능하고, 서귀포시 지역은 운행하지 않는다.
30분~1시간가량의 배차간격으로 저상버스도 운행하고 있으나 제주시 2개 노선(9대), 서귀포시 1개 노선(2대) 등 11대에 불과하며, 저상버스 노선도 등 정보부족으로 인해 사실상 이용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반드시 전동휠체어를 타야만 하는 이들의 모임일 경우 복지관이나 장애인생활시설, 특수학교 등에서 보유하고 있는 리프트 장착버스를 ‘인맥’을 통해 대여하거나, 중증장애인당사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수동휠체어 이용을 강요받고 있는 게 실정이다.
이번 투어에서도 11명의 전동휠체어 이용자를 한꺼번에 실어 나를 수 있는 특장버스가 제주도내에 없어서 ▲정혜재활원에서 지원한 18인승 휠체어 리프트 장착 버스에 중증장애인이 탑승하고 ▲비장애인 등은 제주특별자치도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지원한 승합차량에 ▲전동휠체어는 서귀포 자원봉사센터에서 지원한 트럭 2대로 각각 나뉘어 이동하는, 이른바 ‘몸 따로 전동휠체어 따로’ 인 채 여행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었으며, 이 문제로 인해 서귀포시청 등이 발칵 뒤집혔다는 후문을 듣고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이에 대해 휠체어배낭여행 전윤선 대표는 “장애인 여행 가이드를 하면서 일본과 중국 등의 중증장애인 여행객들에게 제주도를 찾고 싶어서 관련정보를 알고 싶다는 문의를 많이 받지만 이동문제로 인해 추천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갖고 있었다.”라며 “▲제주도를 원거리로 순환하는 저상버스 도입 ▲전동휠체어 1~2대를 실을 수 있는 차량 배치 ▲쿼터제 도입 등을 통해 렌터카 차량에 핸드콘트롤러 및 휠체어리프트 차량 보유 의무화 ▲(이동약자가) 접근 가능한 코스 및 식당, 숙소 등에 대한 정보만 갖춰진다면 발전가능성이 무한하다.”고 지적했다.
제주도 내에 전동휠체어를 타고 이동할 수 있는 차량이 없어서 전동휠체어는 트럭에 실어 이동해야 했다. 사진은 서귀포자원봉사센터 봉사자를 비롯해 제주지체장애인협회 관계자들이 나와 전동휠체어 수송을 돕고 있는 모습 ⓒ전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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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 이동약자 위한 정보 ‘없어도 너무 없어’
ⓒ전진호 기자
국내 올레꾼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올레를 찾는 관광객을 위한 정보는 넘쳐나지만, 중증장애인 등 이동약자를 위한 정보를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점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관광공사를 비롯해 제주도청, (사)제주 올레 홈페이지 등 올레와 관련한 정보를 담고 있는 사이트 내에 이동약자를 위한 구간 안내, 장애인이 접근 가능한 화장실·식당·숙소 등에 대한 안내가 없어 실제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사)제주 올레와 서귀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 등의 자문을 받은 결과 1, 1-1, 6, 7, 8코스 일부 구간 등이 전동휠체어로 접근 가능한 구간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번 여행은 이중 비교적 난이도가 낮고 구제역 통제구역이 아닌 6코스와 8코스 일부구간을 탐방했다.
8코스 일부구간의 경우 색달 하수처리장에서 출발해 논짓물 -> 작은코지 -> 큰코지(하예포구) -> 대평 해녀 탈의장 -> 대평포구에 도착하는 구간을 선택했으며, 6코스의 경우 외돌개를 출발해 삼매봉 입구(우회) -> 천지연 폭포 (밖에서 감상) -> 서귀포항 (우회) -> 이중섭 미술관 -> 정방폭포 (우회) -> 제주나루터 -> 검은여 -> 바다숲길 (우회) -> 구루미 포구 -> 배고픈 다리 (우회) -> 보목포구에 도착하는 코스를 선택했다.
이동권을 고려하다보니 두 코스 모두 아스팔트길이었으나, 8코스 일부 구간의 경우 한 구간을 제외하고는 이동에 큰 어려움이 없고, 바닷길이어서 여행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반면 6코스의 경우 오름 등 이동할 수 없는 구간을 우회해 걷다보니 차도를 끼고 여행을 할 수 밖에 없는 아쉬움이 남았으나 전동휠체어를 타고 올레를 둘러볼 수 없다는 선입견은 충분히 깰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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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호 기자 |
장애인만의 올레? 장애인도 함께하는 올레!
함께 올레 투어에 나선 박은수 국회의원은 지난달 31일 제주 외돌개 주차장 앞에서 열린 전동휠체어 배낭여행 제주 올레 투어 출정식에서 “갑자기 천국에 와 있는 듯 한 느낌.”이라고 극찬한 뒤 “세계7대자연경관에도 손색없는 제주 자연과 올레의 아름다움을 450만 장애인 중 선택받은 우리들만 즐길 수 있다는 건 가슴 아프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박 의원은 “국회의원 지위에 오르고도 올레에 도전하는 건 용기가 안나 간절히 바라고만 있었으나, 도전하는 이들과 함께 올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하자, 문대림 제주도의회 의장은 “평화와 인권의 섬인 제주도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배려가 부족했다. 자연환경을 최대한 보존하면서도, 이동약자가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올레 코스를 만들겠다.”며 (사)제주 올레 등과 협의를 통해 이동약자를 위한 올레 코스 탐방을 위한 정책을 추진해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제주 올레 측도 장애인·노약자·유모차를 탄 아동 등 교통약자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올레 개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문 의장의 이날 약속이 공언(空言)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으나, 한편에서는 ‘그들만의 코스’를 만들어지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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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레 6코스 구간을 돌던 중 천지연 폭포를 감상하기 위해 찾았으나, 잘못된 데크 설치로 인해 전동휠체어 이용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전진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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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화장실을 창고처럼 쓰고있는 대평포구 공중화장실 ⓒ전진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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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진호 기자 |
첫댓글 참 많이 불편 하지 않으셨나요.???
자기가 아니면 남의 고통을 모르는게 비장애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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