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아리 이야기
산행이나 걷기 후에 뭉친 종아리근육을 푼다고 뜨거운 욕조 안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화약을 가지고 불속에 뛰어드는 것과 같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장시간 다리 운동으로 연골에 열이나 있고 근육이 풀려 흐물흐물한 상태인데 거기에다가 뜨거운 것이 닿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 시원~하다’하다는 얘기가 절로 나올지 모르겠지만 정작 연골이나 근육에는 그다지 이득이 될 게 없겠죠? 무리한 걷기 운동을 한 당일은 간단한 샤워나 냉욕을 하고 미리 얼려놓은 얼음으로 무릎주위를 수건에 감싸 냉찜질하는 것이 현명한 관리법입니다. 아마 다음날 무릎이 훨씬 가뿐해 진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마라톤선수들이 완주를 하고 난 뒤 얼음찜질로 열기를 빼내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가정에서는 비닐주머니에 얼음을 넣거나 종이컵에 물을 부어 얼려 사용하거나 얼음이 없으면 차가운 물수건과 더운 물수건을 교차로 사용해서 냉온작용이 되도록 하면 다리의 붓기와 통증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Q: 종일 하이힐을 신는 편입니다.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항상 하이힐을 신게 되는데 요즘 들어 발이 많이 붓고 근육 통증도 심하네요. 한의원에서는 테이핑으로 치료를 한다고 하는데 생소합니다. 테이핑 요법으로 정말 붓기도 빼고 통증도 완화할 수 있는 건가요?
Walkholic> 테이핑 요법이 생소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김연아 선수가 극심한 허리통증을 이겨내기 위해 썼던 방법이기도 합니다. 붙이는 파스처럼 약품이 발려 있지 않은 그냥 테이프지만 피부에 붙이면 움직임에 따라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할 수 있습니다.
테이핑 요법의 원리는 이렇습니다. 일반적으로 근육통이 생기면 근육이 부풀어 오릅니다. 근육통 부위에 테이프를 붙이면 테이프가 피부를 들어 올려서 혈액과 림프액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테이프가 지속적으로 자극해서 통증을 덜 느끼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리 통증에도 테이핑 요법은 효과적입니다. 걸을 때 종아리를 보면 두 갈래의 불룩 튀어나온 근육이 위로 올라가며 수축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근육이 종아리 바깥쪽에 붙은 ‘비복근’입니다. 이름이 조금 어렵긴 하지만 발가락 끝으로 땅을 딛고 가만히 서있어도 근육의 움직임이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비복근’은 무릎 아래쪽부터 뒤꿈치의 아킬레스건까지 붙어 있고, 무릎 관절을 지나가기 때문에 무릎을 펴주는 역할도 합니다. ‘비복근’을 무리하게 사용하면 장딴지가 단단해지면서 경련이 옵니다. 누구나 한번쯤 경험하는 ‘쥐’도 대체로 이 장딴지 경련 때문입니다. 특히 오르막이나 모래 위를 뛰거나 무리하게 걸을 때 ‘비복근’이 과도하게 수축하기 때문에 경련이 심해지는 것입니다.
장딴지 경련은 하이힐을 신는 여성이나 장거리 운전으로 발바닥을 계속 굽히고 있는 경우, 자전거 안장이 낮아서 발을 세우고 페달을 밟는 경우에도 자주 나타납니다. 이런 사람들은 밤에 자려고 누웠을 때도 발등과 다리가 일직선을 이루고 ‘비복근’이 계속 수축된 상태로 있기 때문에 자다가 쥐가 나서 깨는 경우가 많습니다.
테이핑 요법이 국내에 소개된 지 10여년이 됩니다. 전국의 200개나 넘는 한의원과 한방병원에서 시술하고 있는 안정적인 치료방법입니다. 방법만 숙지한다면 가정에서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치료법입니다.
-WALKHOLIC박사의 테이핑 요법 따라하기
1. 뒤꿈치부터 무릎 약간 윗부분까지 길이를 잰 후 위에서부터 비복근이 갈라지는 지점까지 테이프를 반으로 가른 Y자형 테이프를 준비한다.
2. 발바닥을 세워 근육을 최대한 늘인 상태에서 뒤꿈치부터 테이프를 붙인다.
3. 비복근이 시작되는 지점부터 양 갈래로 테이프를 붙인다. 스트레칭한 상태에서는 두 갈래로 당겨 올라간 비복근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4. 테이핑을 마친 상태. 아킬레스건 주변에 주름이 져 있어야 제대로 붙인 것이다.
Q: 걷기 운동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갑자기 운동을 시작해 후유증이 나타나지는 않을까 걱정입니다. 에비운동으로 적절한 것은 없을까요?
Walkholic> 장시간 걷기 운동을 시작하려고 한다면 벽 밀기 스트레칭으로 종아리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종아리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운동하기 전과 후에 반드시 근육을 유연하게 풀어줘야 합니다. ‘쥐’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운동입니다. 당장은 경직된 근육 때문에 고통스럽겠지만 전봇대나 나무를 붙잡고 벽 밀기를 하다보면 빠르게 근육이 풀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벽 밀기 스트레칭은 종아리, 정강이 통증은 물론 아킬레스건, 발꿈치 및 발바닥 아치 부분의 통증까지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근육이 유연하지 않은 초보자는 틈날 때마다 이 스트레칭을 따라 해 보세요.
Q: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고 있습니다. 자주 걸어야 하는 만큼 신발에 관심이 가게 됩니다. 발가락을 모아지게 하는 구두를 신고 걸은 날은 꼭 다리가 부어서 오히려 건강에 안 좋은건 아닌지 걱정이 되는데 어떤 신발을 골라야 할까요?
Walkholic> 뒤꿈치의 쿠션이 좋은 러닝화로 종아리 근육의 피로를 덜어주는 것도 방법 중 하나입니다. 약간 굽이 있는 신발은 발을 들어올리기 위해 아킬레스건이 지나치게 긴장하는 것을 막아줍니다. 종아리 통증이 있을 때 언덕훈련을 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뒤꿈치를 들면서 심하게 수축된 근육에 무리를 가하기 때문입니다.
종아리와 뒤꿈치의 통증은 심하게 아프다가도 조금 걸으면 괜찮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상태가 호전됐다고 방심해선 안 됩니다. 몸 안에서는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해야 무리한 사용으로 인한 심각한 상황을 막을 수 있습니다.
Q: 저는 걸을 때 종아리 근육보다 무릎이 시리고 아픕니다. 아직 20대인데 조금만 걸어도 무릎이 아픕니다.
Walkholic> 걷기를 많이 하는 사람들 중에는 종아리통증과 함께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릎 통증은 다리전체의 통증을 수반하기 때문에 무릎 보호대가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보호대가 근육을 압박하게 돼 근육이 보다 더 강하게 무릎뼈를 잡아 주게 됩니다. 다리의 통증을 완화시키고 회복을 도와줍니다.
<도움말: 대한자연학회 장영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