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대 있어 갑오징어, 제일 맛있어 참오징어
동해에 살오징어, 남해에 흰오징어가 있다면 서해에는 갑오징어가 있다. 몸통에 석회질의 뼈가 있어 흔히 갑오징어라 부르지만, 표준명칭은 참갑오징어이다. 참오징어라고도 부르는데 오징어 중에서는 제일 맛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값도 가장 비싼 편이다.
낚시인들은 이 갑오징어로 인해 호사를 누린다. 오징어 중에서도 가장 손쉽게 낚을 수 있고, 무리가 나타났다 하면 초보자들도 아이스박스를 가득 채우는 쾌거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값비싼 미끼도 필요 없다. '오징어뿔'이라 부르는 전용 루어만 있으면 된다.
가장 손쉬운 에깅(eging) 대상어
우리나라에 오징어낚시 붐이 일면서 그 가치가 재조명된 것이 갑오징어다.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지방의 흰오징어(무늬오징어)낚시 열기에 자극을 받은 중부와 수도권 낚시인들은 접근이 용이한 서해에서 흰오징어에 뒤지지 않는 낚시 대상으로서 갑오징어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에깅'이라는 일본의 신조어를 그대로 채용하면서 무늬오징어낚시가 상종가를 칠 무렵, 서해를 중심으로 에깅의 채비를 응용한 버림봉돌 채비로 갑오징어를 주꾸미만큼이나 손쉽게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갑오징어낚시의 매력은 우선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내항의 방파제에서는 물론 갯바위에서도 가능하고, 더욱이 배낚시를 하면 단시간에 풍성한 조과를 거둘 수 있다. 여기에 봄 · 가을 두 차례에 걸쳐 시즌을 형성하는 점도 갑오징어낚시의 인기 배경이다.
주요 출조지 거점은 서해의 경우 충남 오천항과 전북 군산항이 손꼽히며, 남해안 여수 · 남해 · 삼천포 · 통영 · 거제 · 진해 등지에서 폭넓게 낚인다. 산란기를 맞이하기 직전인 봄철이 대물 시즌이고, 늦여름부터 가을철에 걸쳐서는 마릿수 재미를 볼 수 있다.
Taste. 이렇게 먹어요!
껍질 벗기기
가로로 썰지 말고 세로로 썰어야!
완성된 갑오징어 회
다리는 데침이 좋아요!
갑오징어 볶음
갑오징어 라면 탕
갑오징어는 오징어 중에서도 특히 살이 두툼하면서도 외투막이 없어 살이 연하고 식감이 좋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오징어 종류 중에서도 값이 제일 비싸다.
몸통은 회로 먹고, 내장과 다리는 데침이 제격이다. 낚시인이 아니고선 갑오징어의 부위별 참맛을 보기 힘들다. 고급 중화요리의 재료로도 자주 사용된다. 그밖에 초무침 · 불고기 등은 물론, 여러 가지 서양식 요리의 재료로서 유명 세프의 레시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 따르면 '(갑)오징어의 살은 기력을 증진시키며, 정신력을 강하게 한다. 또한 오래 먹으면 정력을 키워서 자식을 낳는다'고 했다. 또 갑오징어의 뼈는 각종 부인과 질환이나 종기, 상처 치료에 좋다고 한다. 잘 말린 갑오징어 뼈를 곱게 갈아 상처에 바르면 금세 피가 멎는 점도 특기할 만한 약효 중의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