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에서 퍼 왔습니다.
아궁이.
한글사전에는 "방이나 솥 따위에 불을 때기 위하여 만든 구멍. a fire place, a fuel hole"로 설명되어 있고 중국 쪽에서는 “火口”로 표현하고 있으며, 유럽의 하이포코스트(hypocaust)라는 바닥 난방 설비를 보면 "훠니스(Furnace)"로 표시 되어 있으며 지역에 따라서는 분구, 화구, 곡구락, 취구, 솥자리 등으로도 불려왔다.
아궁이란 말의 어원(語源)은 “솥이나 그릇으로 덮는 형태와 기능을 가진 담장 안”이라는 뜻으로 ‘아궁(襾宮)이’라 하기도 하고, 산스크리트語의 “불”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Agni"에서 유래 되었다고도 한다. 아직도 인도 어느 지방에서는 우리와 똑같이 아버지라는 말을 쓰고 있으며, 더욱 신기한 것은 자식들이 친근함을 가지고 부를 때 ”아부지“라고 발음하는 것을 볼 수 있으니 어느 면에서는 그럴 듯도 싶다.
어쨋건, 길고 긴 세월을 우리와 함께 있어 온 생활의 문화 한쪽인 아궁이가 갖는 의미는 우리민족 주거문화 속에 뿌리 내리고 있는 소중한 유산임에 틀림없다.
함실아궁이 부뚜막 아궁이
(그림 11)
아궁이는 쓰임새에 따라 취사와 난방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부뚜막 아궁이’와 난방만을 목적으로 하는 ‘함실 아궁이’, ‘가마형태 아궁이’로 나눌 수 있으며, 구들과 연결된 내용에 따라 ‘한방 한 아궁이(외방 구들)’, ‘두 방 아궁이(두 방 구들)’, ‘여러 방 한 아궁이(겹방 구들)’ 그리고 ‘여러 방 여러 아궁이(겹집 구들, 쌍통집 통고래 구들)’로 나눌 수 있다.
겹방 구들(통고래 구들)은 한 아궁이에 넣은 불이 두 개 이상의 방을 데우는 형태의 구들이다. 때문에 열기가 오랫동안 구들에 머물면서 가지고 있는 열기를 넓게 구들장에 전달해야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첫 번째 방의 고래 높이가 가장 높으며 비교적 추운 지방인 강원도와 경상도의 산간지역에서 발달했다.
겹집 구들(쌍통집 통고래 구들)은 2 - 3개의 아궁이로 3 - 4개의 방을 데우는 구들방식이다. 이 구들은 고래가 서로 연결되어 있어 어느 아궁이에서 불을 피워도 집 전체의 모든 방에 열기가 전달되는 것도 있다.
아궁이의 공통적인 구조는 ‘아궁이 후렁이’라는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인데, 이것은유선형의 내부구조로 되어 방 고래로 유입되는 불기운의 효율성을 높인다.
아궁이에 불이 너무 잘 들어가면 솥의 물이 끓지 않는다.
반대로 솥의 물이 너무 잘 끓어 불 땔 때마다 물을 부어 넣고 졸지 않나 살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자칫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으므로 용도에 맞춰 아궁이와 솥을 결정하고 상황에 따라 설비를 고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옛것에 대한 향수에 젖어 요즈음 나오는 무쇠 솥을 설치 할 경우에 부지런히 닦고 관리 해 주지 않으면 쉽게 녹이 생겨 볼품도 없고 쓸모도 마땅치 않게 되므로 이럴 경우 굳이 무쇠 솥을 고집 말고 다른 재질의 솥을 걸어 쓰는 여유도 가져 봄직 하다. 무쇠 솥에서 익는 밥 냄새, 그 맛이야 누룽지까지 있어 아무나 쓸 수 있는 물건이 아니지만, 요즘 것은 옛것에 비해 부뚜막에 얹히는 날개도 있는 둥 마는 둥 하여 품위가 떨어져 보인다. 그래도 그 속에다 감자, 고구마, 옥수수 등을 쩌 먹는 맛은 한 겨울 멋을 아는 이들의 또 다른 즐거움이니 아궁이 속에서 익는 군밤, 군고구마는 우리민족의 또 다른 맛의 문화이다.
무쇠 솥에서 스며 나오는 미량의 철분 등이 인체에 유익한 성분으로 알려져서 맛과
멋에 질까지 더해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