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서화를 벽면에 걸어서 감상할 수 있도록 비단과 종이로 꾸며준 축(軸)을 족자라 한다.
중국은 괘축(掛軸)이라 하여, 북송시대부터 서화를 표구하여 벽에 걸어서 감상한 것으로 알 려져 있다.
본래는 티벳민족이 초기 불상의 도상(圖上)을 벽에 걸기 위하여 만든 것이 시초 였으며 이것이 당대를 거쳐서 한국과 일본에 전파된 듯 하다.
일본은 족자를 괘물이라 부르며, 겸창시대(1185 1336년)에 중국의 한 선승(禪僧)이 족자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일본 족자의 전통을 세우게 되었다.
옛부터 족자는 소중하게 애완되었던 까닭으로 최고급의 값비싼 재료를 써 왔다.
특히 송대 왕실의 족자는 최고급의 비단과 백옥(白玉) 마류(瑪瑠)의 귀마개, 단향(檀香)의 족자축 등을 재료로 사용하여 매우 호화스러웠음을 알려준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왕의 어진(御眞) 족자를 재작할 때 배접(褙接)시 배판 위에 백단 향수를 연 이틀 동안 뿌려주거나 또는 하루걸러 6번을 뿌려서 잘 마르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과정은 물론, 어진 제작 동안 수시로 왕의 봉심(奉心)을 거쳐서 허락받은 옥축(玉軸), 락영 (絡纓), 홍사유소(紅絲流蘇), 봉안색환(奉安索環)을 부착했다는 기록이 전하는바 그 호사스러움을 짐작할 수 있다.
@족자의 종류
족자는 보통 전통 족자와 창작족자 절충식 족자의 세가지로 대별하며, 國別로서, 한국, 중국, 일본식 족자로 구분한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 제작하는 종류로는 평족자(平簇子) 명족자(明簇子) 이중선족자(二重線簇 子) 복륜족자(復輪簇子) 당족자(唐簇子) 등이 있다.
@족자 각부의 명칭
*주지(主紙): 서화, 자수, 탁본 등 표구하려는 본체를 말한다.
*표지(表紙): 주지를 제외한 전체의 앞면을 말한다. 여기에는 천장, 마루, 양 기둥과 중선, 내 선이 포함되며, 반달과 족자축은 제외된다.
중선 주지의 사위에 둘러 쳐주는 좁은 비단띠이며, 주지의 윗쪽에 붙는 것을 중선 천장, 아래쪽에 붙는 것을 중선 마루, 좌우 양쪽의 것을 중선 기둥이라 한다.
*천장, 마루, 기둥: 보통 일본식 족자에서는 중선의 천장과 마루에 바로 잇대어서 붙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전통적 양식인 평족자에서는 중선이 생략되므로 곧바로 작품의 위와 아래에 붙인다.
위쪽에 붙는 것을 천장, 아래쪽에 붙는 것을 마루라 하며, 좌우 에 붙는 것을 기둥이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천장, 마루, 기둥에 사용되는 바탕 비단은 중선에 사용되는 회장용 비단에 비해 서 약간 낮은 질의 것을 사용한다.
따라서 중선의 비단과 유사한 무늬, 혹은 색깔은 배색의 측면에서 피하는 것이 좋다.
*띠: 일본은 일문자(一文字)라 하고, 중국에서는 이를 양국(養局)이라 부른다.
금실비단, 은실비단 혹은 금은박 등의 상품(上品)의 비단을 마름질 해서 사용하며 주지의 상하에 잇대어 붙여준다.
위에 붙는 것을 천장띠라 한다.
*명조선: 족자의 좌우 양단에 붙여주는 비교적 좁은 세로의 띠이다.
보통은 이것을 명조식(明朝式)이라 부르는데, 명나라 족자라 함은 위와 같은 명조선이 들어간 족자를 지칭하는 것이다.
명조선은 무늬없는 비단이나 색지를 사용한다.
*깃: 일본식 용어는 풍대(風帶)이며 중국은 경연(驚燕)이라고 한다.
깃은 천장의 폭을 3등분한 자리에 천장띠와 동일한 2개의 비단을 수직으로 나란히 붙인다.
폭은 보통 마루띠와 같게 하거나 또는 마루의 폭을 1/25로 나눈 수치로 하기도 한다.
이 깃은 전통적인 우리 나라의 족자양식에서는 그 사용 예가 극히 드문 형편이며, 번거롭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윤선(輪線): 주지의 사위 및 그 주연(周緣)을 돋보이게 하기 위하여 둘러주는 좁은 색지 (0.5~2mm)를 말하며 이를 회선(回線)이라고도 말한다.
여기에 사용되는 색지는 금, 은, 적, 청, 흑, 황의 여러 가지가 있다.
또한 각 회장면(回裝面)의 이음새 사이에 넣어주는 좁은선 만을 따로 계선(界線)으로 구분 하기도 한다.
이것은 윤선이 사위를 둘러 주는데 비해서, 직선이라는 차이만 있을 뿐, 재료나 작업 과정은 윤선과 똑같다.
*족자끈: 백(白), 흑(黑), 청(靑)의 3색실로 짠 폭 0.3cm, 0.9cm, 1.2 ~ 1.5cm의 여러 가지가 있으므로 족자의 크기에 따라서 적당한 것을 골라서 사용한다.
족자끈은 걸끈과 맬끈의 두 부분으로 세분해 부르기도 한다.
*족자고리못: 족자끈을 매달기 위한 것으로 족자고리못과 이 고리못을 장식하는 고리장식의 두 개가 함께 사용된다.
고리못에 끼워 사용하는 고리 장식에는 국화형, 매화형 등의 형태가 있으며, 색깔도 금, 은, 동, 흑색 등 다양하다.
*보호천: 족자를 말았을 때, 겉으로 보이는 곳에 붙여준 얇은 천을 말한다.
족자가 벽면에 걸려 있을 때는 뒷면에 해당하며, 대개는 그림에는 연한 황색 글씨나 남종화 에는 백다색(白茶色)이나 엷은 남색을 사용하는 것이 무난하다.
*축받침: 족자의 뒷면, 곧, 족자 축의 양단에 파손을 예방하고 축을 보조하기 위하여 부착하는 폭 3cm, 길이 12cm정도의 종이쪽지이다.
보호지와 동일한 천을 사용하기도 한다.
*표제(表題): 명찰(名札), 외제(外題) 또는 표첨(標籤)이라 부르기도 하며, 족자의 내용을 명시하는 지편(紙片)이다.
보통 족자축의 길이가 30 ~ 60cm 이면 표제의 크기는 족자축의 1/3 을 길이로 하고 1/6을 넓이로 하는 것이 적당하다.
*족자축: 족자를 두루마리하는 환봉(環棒)을 말한다.
족자축은 적당한 무게로 족자의 균형을 유지해주며 나무를 둥글게 깍아서 사용한다.
일명 이것을 반달과 비교해서 보름달이라고 도 부른다.
*귀마개: 족자축의 양쪽 끝머리에 부착하는 장식물을 말하며, 축선(軸先), 축수(軸首), 축두(軸頭)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귀마개의 재료로는 상아, 자단(紫檀), 흑단(黑檀), 죽(竹), 금속, 수정, 도기(陶器)등이 다양하 게 쓰이며 그 형태도 종류가 무수하다.
요즘은 P. V. C제품의 귀마개가 대량으로 생산되어 주로 이것을 많이 사용한다.
*반달: 둥근나무를 절반으로 쪼갠 반달형의 모양으로 족자의 위쪽에 붙인다.
족자축과 동질의 목재를 사용하며 평탄한 쪽을 바닥, 둥근쪽을 등이라 하는데 등쪽에 쇠고리 장식이 부착된다.
반달의 굵기는 족자축의 굵기에 비례한다.
예를 들어 2.8cm의 족자축이라면, 반달은 바닥이 1.8cm, 등은 2.5cm가 적당하다.
*유소(流蘇): 족자의 미감을 높이고 권위를 부여하기 위하여 반달의 좌우 양쪽에 매달아 늘어뜨리게 되어 있는 매듭의 일종이다.
*풍진: 족자가 바람에 불려 흔들리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족자축의 양 끝에 다는 수정(水晶)구슬 같은 것을 꿰어논 추. 추 끝에는 짧은 매듭 술을 달아준다.
요즈음은 별로 사용하지 않지만 운치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