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를 훔쳐라⑥
"모방은 곧 창작일지니 어쨌든 우리들이 1, 2학년 때 선생님한테서 걱정을 들어가며 배운 솜씨들을 한 데 모아 놓으니까 제법 근사한 교실이 된 것 같지 않니?"
소라가 스스로 자화 자찬을 하며 흐뭇하다는 듯이 말하자 나래도 교실을 빙- 둘러보며 거들었다.
"이만하면 됐어, 환경 미화 심사에서 우리 반이 등수에 들고 안들 고를 또나서 우리 손으로 우리들의 교실을 이렇게 말끔하게 꾸며 놨으니 우리 모두 일심 동체가 되어 일년간을 보람있게 보내면 돼!"
"이제 보니 나래가 제법 어른스러워진 것 같구나, 며칠 전까지만 해도 사춘기 소녀의 티를 못 벗어난 것 같더니만-."
"얘, 그럼 넌 이미 사춘기를 벗어났다는 말이니?"
현희가 야무지게 따지는 바람에 정숙이가 목을 움츠리며 어깨를 두어 번 오렸다 내렸다 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은 또 한바탕 깔깔거리며 웃어댔다.
"이젠 더 이상 웃을 기운도 없다. 어서들 가자, 밖이 어두워 졌다."
"벌써 여섯시가 넘었구나, 오늘은 이상 끝이다. 대신에 내일은 대청소를 깨끗이 하는 거야, 기름걸레로 바닥도 열심히 닦고 창틈 사이사이의 먼지도 제거하고-."
"그러고 보니 허소라야 말로 장래 며느릿감에게 시집살이 꽤나 시킬 애구나, 웬 잔소리가 저렇게도 많니?"
"그래서 책임이란 게 무서운 거란다. 만일 소라가 미화 부장만 아니었다면 벌써 집에 가서 발 씻고 주무시고 계실 걸!"
"맞다, 네말이 맞아 내가 이토록 열과 성의를 다하는 거도 순전히 책임감 때문이다."
"그럼 우리들은 뭐야?"
소연이가 교실 바닥에 떨어진 색상지 조각들을 주워 모으며 뾰로통해진 입으로 한마디하자 지선 이가 얼른 대답하며 나섰다.
"일심 동체! 내가 바로 너이고 네가 바로 나다 이거야 '주인 정신' 이란 말 못들어 봤니? 우리 모두가 이 학급의 주인이란 말일세-."
"야, 오랜만에 지선 이가 멋진 말을 했다. 우리 다같이 지선이에게 박수를-."
"하여틍 너희들 수고 많았다. 어서들 가자."
나래가 압장을 서서 책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오자 화연이가 뒤따르며 말했다.
"참, 나래야 너 떡볶이 안 살 거야?"
"너희들만 좋다면 살게, 나에게 용돈이 좀 있으니까-."
"와! 대환영이다. 기왕 늦은 거 허기나 채워야지."
"개나리꽃 진 갈래꽃 피고 아지랑이 강둑에 필 때, 순이야, 보고픈 나의 순이 나비처럼 내곁에 와주오.
아이들은 배가 고프다하면서도 학교 담길 을 내려오며 신나게 노래를 부르다가 왁자지껄 떠들어 대가 하하하하 큰소리로 웃어대는 것이었다.
아이디어를 훔쳐라⑦
"와, 우람이 오빠, 오랜만이야!"
떡볶이집 출입문을 밀고 들어서자마자 정숙이가 저쪽 편에서 떡볶이를 열심히 먹고 있는 남학생들 앞으로 달려가며 외치는 소리였다.
"쟤가 왜 저러니?"
화연이가 나래에게 묻자 갑자기 나래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너도 저 뚱뚱한 아저씨를 알고 있어?"
마치 형사라도 된 듯 화연이는 나래의 얼굴을 살펴가며 다시 묻는 것이었다.
"아내야, 꼭 한번 만난 일이 있던 오빠야, 정숙이 엄마의 친구 아들이래."
"그런데 네가 왜 그렇게 부끄러워하니?"
"부끄러워하긴-."
학교가 보이는 쪽 유리문 옆으로 아이들이 나란히 줄을 지어 앉자 떡볶이집 아줌마가 엽차를 한 잔씩 따라 놓고 갔다.
"여기 다섯 접시만 갖다 주세요!"
나래가 아줌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소리치자 어느새 왔는지 우람이가 여학생들 앞에 탁 버티고 서서 말하였다.
"아, 저 이우람 아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오늘의 떡볶이 값은 제가 내겠습니다. 마음 놓고 많이들 잡수십시오."
"네? 왜 댁이 냅니까? 우린 뭐 돈도 없이 떡볶이 집에 들어온 줄 아세요?"
현희가 기분 나쁘다는 듯이 대들자 우람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이 능글맞게 웃으며 대답하였다.
"아, 정숙이한테서 간단하게 들었습니다. 환경 미화하느라고 고생이 많으셨다죠? 또 지금 극도로 허기진 상타라는 걸, 아 참 강나래 양은 초면이 아니죠? 안녕하셨어요? 우리 악수 한번 합니다."
"와아. 강나래, 얌전한 강아지가 부뚜막엔 먼저 오른다고 저렇게 믿음직스러운 오빠를 언제 사귀었니?"
기원 이가 나래를 향하여 놀려주려하자 정숙이가 막고 나섰다.
"아내야, 얘는, 우리 옆집에 살던 오빠인데 지난번에 나래와 함께 이곳에서 만난 적이 있거든, 너희들 오해하지 마, D외고에서도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니까, 생김새는 꼭 뒷골목을 주름 잡는 사나이 같이 생겼지만-."
"하하하하!"
큰 소리로 웃어대는 사람들은 이쪽 여학생들이 아니라 저쪽 편의 남학생들이었다.
"야, 너희들은 조용히 먹고나가, 난 여기에 합석해서 잠깐 이야길 나눌 테니까-."
우람인 굳이 나래의 맞은 편에 자리를 잡아 앉으며 다른 남학생들에게 손을 흔들어 사인을 보냈다.
"우리 다른 집으로 옮길까?"
나래가 금세 언짢은 얼굴을 하며 일어서려하자 우람인 그 큰 손바닥으로 나래의 어깨를 꾹 놀러 앉히면서 태연스럽기 말하는 것이었다.
아이디어를 훔쳐라⑧
"제가 뭐 다른 뜻이 있어서 그러는게 아닙니다. 우리 학교 철학 선생님께서, 참 정숙아, 너 저번에 권영일 선생님 이야길 한 적이 있었지?"
우람인 여학생들을 하나하나 바라보며 말을 꺼내더니 정숙일 보며 환인을 하듯 물었다.
"응, 그런데?"
권영일 선생님의 이야기가 나오자 정숙이 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 모두가 눈빛을 반짝이며 우람을 바라 보았다.
"아, 글쎄 그 선생님께서 우리더러 혹시 Y중 학생들을 만나거든 친동생처럼 대해주라는 부탁 말씀을 어디 한 두 번 하셨어야 말이지-."
"으악, 이런 엉터리 오빠!"
정숙이가 기대에 어긋났다는 듯이 말하자 들은 아이들 역시 어이가 없어서 하하하!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건 그렇고, 오빠 우리 권영일 선생님은 안녕하시지? 내가 말한 대로 참 멋진 분이 시고 그렇게 안 느꼈어?"
정숙이는 아주 자연스럽게 그러면서도 권 선생님에 관한 누구 못지 않게 관심이 많다는 듯 적극적으로 캐어물었다.
아이들은 어느새 우람이는 불청객 남학생이 문제가 아니라 권영일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로 화젯거리가 바뀌어 서로들 한 마디씩 하느라 주위가 시끄러웠다.
'이런, 내가 말을 잘못 꺼냈나?'
당당하게 돌입하여 여학생들의 환심을 한꺼번에 사려했던 우람이가 어찌할 바 몰라 좌불안석할 때 화연이가 정숙을 보며 말하였다.
"야! 등잔불 밑이 어둡다더니 마정숙! 군 선생님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면 강나래 한테 물어보라고-."
"응? 그건 또 무슨 뜻이야?"
정숙이가 화연이와 나래를 번갈아 보며 눈치를 살피자 우람일 향하여 말했다.
"기왕 사 주시려거든 독촉좀 해주세요. 우린 지금 웃을 기운도 없으니까요. 얘들아, 금강산도 식후경!"
"아휴, 빨리 좀 갖다 주세요!"
이윽고 떡볶이가 나오자 아이들은 체면 불구하고 열심히 먹으면서 신실 같은 우람이 익살 때문에 까르르 웃어대곤 하였다.
"오늘 잘 먹었어요. 고마워요!"
뒤도 안 돌아보고 말로만 인사를 하며 우르르 빠져나가는 여학생들이 아니 말괄량이들의 뒷모습을 멍청히 바라다보고 서 있는 우람의 등을 누군가가 툭 건드렸다.
"값은 제가 낼게요."
다들 같 줄 알고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듯이 서 있던 우람이 깜짝 놀라며 뒤를 바라다보니 아직 정숙이와 나래는 가지 않고 있었다.
"오, 강나래 양, 그러면 그렇지, 제가 사람을 잘못 볼리는 없지요."
매우 겸연쩍은 듯 스포츠 머리를 박박 긇어대며 큰 소리 치는 우람에게 정숙은 눈을 흘겨주며 혀를 쯧쯧 찼다.
아이디어를 훔쳐라⑨
"아까 화연이가 한말 무슨 뜻이었냐고?"
어둑어둑한 골목길을 걸으며 정숙은 자꾸만 나래를 졸랐다.
"넌 내가 전화로 알려줬는데도 믿지 않았잖니."
"얘가, 무슨 소리야? 네가 무얼 말했는데-."
"기억이 안 나면 그만두자고-."
나래가 총총 걸음으로 앞장을 서자 정숙은 급히 뛰어와서 다시 나래를 졸라댔다.
"끝까지 말하지 않으려 했는데 다시 한 번 알려줄 테니 믿거나 말거나 그건 네 마음이야. 권영일 선생님께서 우리 옆집으로 하숙을 옮겨 오셨단 말이다."
"뭐? 뭐라고? 그게 정말이야?"
"아니-. 난 지금도 꿈꾸고 있는지도 몰라 더 이상 그이야기로 날 귀찮게 하진 말아, 알겠지?"
"와, 얘가 정말인가 보구나, 너 진짜 나에게 전화했었지? 난 믿을 수가 없어."
정숙은 직접 제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선 믿을 수가 없다는 태도였다.
"그럼 잘가!"
"너도-."
나래는 또 정숙이와 헤어지는 순간부터 왠지 가슴이 답답해옴을 느꼈다.
하늘을 보았다. 희미하게 보이는 몇 개의 별들이 어쩌면 제자리가 아닌 곳에 박혀있는 것 같았다.
다시 고개를 내려 앞을 보니 골목 방범 등이 누누 시게 빛을 쏟아내고 있었다.
'인가의 힘? 무서운 거, 어쩌면 사람살이도 그처럼 인위적으로 만들고 부수고 또는 옮기고 그렇게 적은 하며 살다 가는 거겠지-.'
나래가 부질없는 생각을 하며 막 동사무소 앞 골목으로 접어들 때였다.
"오, 우리 귀여운 막내 딸. 어서 오너라. 내내 집에서 기다리다가 지금 마중을 나오는 길이다. 잘 있었지? 왜 이렇게 늦었니?"
"네, 아바, 오늘 올라오셨어요? 전 학교에서 환경미화 때문에-."
"그래, 힘들지? 자, 어서 가자구나. 아직 저녁도 안 먹었을 테고, 우리 공주가 얼마나 배가 고플까?"
한 손으로는 나래의 등을 토닥거려 주며 한손으로는 나래의 손목으로 꼬옥 쥐어주는 아버지의 그 따스한 손! 나래는 다른 때처럼 아빠! 하면서 그 널따란 품에 안기고 싶었다.
하지만 왜 이렇게 마음과 행동이 일치가 되지 않는 건지 나래는 그저 기운 없이 아버지에게 끌려 집안으로 들어갔다.
"이제 오니? 참 나래야. 너희 선생님한테 전화가 왔었어. 아휴! 그 깍쟁이 최경진이가 우리 막내딸의 담임이 될 줄이야. 여보! 정말이지 세상은 넓고도 좁지요?"
어머니는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싱글벙글 웃으며 나래의 책가방을 받아들었다.
아이디어를 훔쳐라⑩
"아니, 그래요? 당신과 여고 시절에 계속 라이벌이라던?"
"네, 그렇다니 까요. 아침에 나래가 저기 주방에 걸려있던 자수액자를 학교로 가져갔지 뭐에요. 교실 벽에 건다고요. 그런데 그걸 보고 경진이가 금방 알아냈다지 않아요? 그 당시 그 액자를 완성한 아이들의 숫자는 손으로 꼽을 정도였으니까요. 아이들은 자라서 어른이 되고 그 어른들의 아이들이 다시 그 같은 길을 걷고 있는 걸 지켜보며 하루하루 늙고 있다니…."
"당신이야말로 나 없는 사이에 더 젊어지고 예뻐진 것 같은데?"
"어머나, 놀리시긴-. 흰머리가 셀 수 없이 많아졌을 걸요. 이젠 나도 염색을 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오늘뿐만이 아니다. 언제 보아도 나래의 아버지와 어머닌 잉꼬 부부라는 호칭에 걸맞게 다정하기만 하다.
서로 마주하면 무슨 이야기가 그렇게도 즐거운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사랑의 대화는 끝이 없었다.
"엄마, 저 배고파요."
나래는 지금 배가 고파서 그러는게 아니었다. 어쩌면 엄마를 질투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내 정신좀 봐라 하마터면 우리 나래 저녁을 굶길 뻔했구나."
어머니가 서두르며 주방으로 가자 나래는 아버지 곁에 앉았다.
"아빠, 솔직히 말해주세요. 집을 떠나시면 누가 제일 보고 싶으세요?"
아버지는 갑작스런 나래의 질문에 당황한 듯 눈을 크게 떠서 나래를 한 번 쳐다보고는 이내 웃음 띤 얼굴로 대답하였다.
"그래, 솔직히 말해서 너희들이 어렸을 때에 하루만 집을 비워도 너희들 생각만 나던데 지금은 즉 나이가 들어 갈수록 너희 엄마가 더 보고 싶더구나. 어때, 내가 대답을 잘 한 건지 못한 건지 모르겠구나."
아버지가 나래의 얼굴을 살펴보며 말하자 나래는 그대로 일어서서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이었다.
"어이구, 저녀석도 하하하하! 아직도 우리 나래가 어린애인줄을 깜박 잊었었구나. 나래야 내가 잘못했다. 솔직히 우리 나래가 제일 보고 싶지…."
아버지는 너털웃음을 웃으며 나래를 불렀다. 어머니도 식탁에 밥을 차려 놓았다며 노크를 했다.
그러나, 나래는 끝내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피곤해서 일찍 자겠다고 했다.
"우리 나래가 사춘기 병을 너무 심하게 앓고 있나봐요. 이따금씩 우울해 하고 철없이 까다로워지는 걸 보면-."
어머닌 좀 심각하게 말했지만 아버지는 계속해서 껄껄껄 웃으며 아무 것도 아니라고 잡아떼었다.
아이디어를 훔쳐라⑪
"얘들아, 희소식이다. 우리 학급이 환경미화 심사에서 우수 학급으로 뽑혔다지 뭐니?"
"정말이니? 우리 5반 만세!"
아이들은 나래의 말을 듣고 모두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이번 환경미화에서 가장 큰공을 세운 건 저 뒤에 걸려 있는 수 액자가 아닐까? 교실 앞문을 딱 들어서면 맨 먼저 환하게 눈에 띄는 게 교실 전체 분위기를 살려주지 않니?"
공연히 정숙이가 나서서 화연이를 또한번 건드려 보는 것이었다.
"맞아, 네발이 맞다고, 다음은 무엇이 괜찮았니?"
예상 밖으로 화연이가 기분 좋은 얼굴을 바꾸지 않고 정숙의 말에 호응을 하자 정숙은 열없어서 피식 웃으며 말을 계속했다.
"아내야, 네가 저 액자가 마음에 안 든다고 했지 않니? 그래서 한 말인데, 실은 우리 모두가 협동 단결한 덕분이었지, 해해해!"
"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진 않았어, 네가 할 일을 나래한테 미루었다고 했을 뿐이지."
"그래, 알았어, 공자 앞에서 문자 쓰다가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네."
정숙이가 일부러 식은땀이라도 씻어내듯 이마를 닦으며 바르게 앉자 화연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자세를 바르게 고쳤다.
"어쨌든 우리 반 학생 모두가 하나로 뭉치는 좋은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는 이렇게 잘 정리 정돈이 된 교실에서 얼마만큼 실력을 향상 시켜 나가느냐가 문제일 것 같습니다."
화연과 정숙이 잠깐동안 입씨름을 하고 있을 때, 반장인 나래는 '실력 있는 학생이 되자'자는 H·R 주제를 놓고 회의를 진행해 가고 있었다.
"이에 따른 실천사항을 발표해 주십시오."
나래가 반 아이들을 둘러보며 의견을 묻자 현희가 손을 들고 일어섰다.
"우리 학급이 환경미화에서 우수 학급으로 선정된 것은 순전히 우리들이 한마음한뜻이 되어 즐거운 마음으로 일했기 때문입니다."
"우와!"
말괄량이 현희가 제법 의젓한 발언을 하자 아이들은 감탄사를 연발하여 다음 말을 기대했다.
"그러니 공부도 즐거운 마음으로 하면 능률이 오르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저기 연통구멍을 덮은 나뭇잎과 무당벌레는 오로지 제 아이디어였고 그로 인해 우리 반이 뽑혔다 는걸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하하하하, 그러면 그렇지."
현희는 항상 잘 나가다가 삼천포쪽으로 빠지는 게 탈이다.
서기인 한솔이는 칠판에다가 '즐거운 마음으로 학습에 임하자.' 라고 써 놓았다.
몇 가지 실천 사항을 정한 뒤 기타 안건으로 '봄 소풍'이야기가 나오자 교실 안은 금세 설레임으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