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30 - 05.09 일본 규슈여행 7일째 날이다. 토론토를 떠나서 부터는 여행 34일째 이다. 오늘도 최고의 날씨인데 일기예보에서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하더니 조금 멀리 보이는 곳은 모두 청명하지 못하고 스모그가 잔뜩끼어 있듯이 뿌옇게 보인다.
중국에서 날아온 미세먼지가 바람의 영향으로 한국의 중부지방을 피해서 호남과 영남지방, 일본의 관서지방으로 남동쪽으로 날아온다던 오늘 아침의 일기예보 그대로 적중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미세먼지 영향이 없는 날이니 좋은 하루가 될 것이다. 산간지방에서는 대개 항구도시로 가는 길은 높은지역에서 낮은 해안가의 항구로 내려가는 길이 되어서 경치가 아주 좋다. 나가사키가 가까워지니 항구도시 나가사키로 내려가는 길도 역시 매우 아름답다.
나가사키 원폭자료관에 도착했다. 원자폭탄의 피해를 학습할 수 있는 곳이다. 폭발 당시의 각종 피해상황을 다각도로 전시하여 놓고 있다. 크지는 않지만 구석구석 꼼꼼하게 원자폭탄과 전쟁의 피해에 관한 자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1945년 8월 19일 오전 11시 2분. 고도 9,600m 에서 투하된 원자폭탄이 나가사키 상공 500m 에서 폭발하였다. 원자폭탄이 터지자마자 즉시 7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그후에도 원자폭탄의 피해로 수만명이 고통스럽게 죽어갔다.
오래전부터 Portugal 과 교역하며 무역항으로 번성한 나가사키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천주교를 받아들이고 번성하였던 도시였다. 그러나 1587년 도요도미 히데요시에 의해서 기독교 금지령이 공포되고서 박해가 시작 되었고 3백년이 지나서야 금지령이 풀렸다. 나가사키는 종교적 박해와 원폭피해등 여러 고난을 겪어온 지역이다. 그래서 원자폭탄피해 건물중에는 천주교 교회 건물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나가사키에 투하되었던 원자폭탄의 실물 모형.
원자폭탄이 바로 옆에 떨어졌던 무라카미 천주교회의 벽이 잔해로 남아있다. 우라카미 천주교회는 1873년 천주교 탄압의 금지령이 풀려서 자유를 얻은 신도들이 33년에 걸쳐서 건축되엇다. 당시에는 동양 최대의 성당이었다. 파괴되었던 교회는 전쟁이 끝나고 14년후인 1959년에 재건되었고, 1980년에 벽돌로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매우 처참한 원자폭탄의 피해.
외국인 피해자 중에서 나가사키에 살았던 한국인 할머니가 한국어로 당시의 피해상황을 증언하고 있다.
나가사키 항구를 내려다볼 수 있는 이나사야마를 힘들게 겨우 운전해서 올라왔다. 경찰의 도움으로 제대로 된 목적지를 GPS 에 입력을 하고나서 어렵게 올라왔다.
홍콩과 더불어 동양의 항구중에서는 조망이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어서 힘들게 올라왔다. 구불구불 옛 산동네 길을 돌고 돌아서 정말로 힘들게 왔다. 화창한 날씨라서 기대가 컸는데..... 미세먼지의 위력이 정말로 대단한 것을 곧 실감하게 되었다. 온 세상이 뿌옇게 보이는 전망대에서 어느곳에 카메라의 초점을 맞추든지 제대로 된 사진을 얻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바다가 가로 지르는 풍경과 산중턱까지 올라와 밀집해 있는 시가지 풍경이 멋있는데 시야가 좋지 않아서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항구를 통해서 외국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기독교를 받아들이던 나가사키는 조선통신사가 오고간 곳이기도 하다. 한반도의 문화가 일본에 전파되는 규슈의 항구중에 하나이기도 했다.
일년중 최대의 휴일이 몰려있어서 전 일본열도의 국민이 움직인다는 최대의 휴일 5월 첫째주의 토요일이니 더욱 붐빈다.
일본의 산간지역 지방인 규슈의 조그마한 고속도로 휴게소가 몰려든 대인파로 아비규환 상태이다.
조그만 편의점 수준의 가게가 하나 있고 건물입구에 작은 먹거리 좌판이 몇개 있는 시골의 휴게소에 대인파가 몰렸다. 중국에서온 관광객들이 대형버스로 속속 도착한다. 그리고 모두들 편의점의 도시락 판매대로 몰린다. 십여명 정도면 북적거릴 가게안이 수백명이 열차표를 사려고 아우성치듯이 빼곡하다. 도저히 발을 들여놓을 수도 없다. 한국으로 가려던 여행객들을 갑자기 일본으로 돌려놓았으니.... 인사동이나 광화문, 동대문에 있어야할 중국여행객들이 갑자기 일본의 시골 규슈로 몰려서 난리가 나고 있다. 수백명씩 단체로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식당도 없으니 그냥 휴게소에서 도시락으로..... 여행중에 굶을수도 없고 단체로 다니니 무엇이든 먹을것을 챙기고 버스에 다시 올라야하니.... 난리법석이다.
아비규환의 편의점에서 몇 가게 떨어진 곳에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조그만 식당이 있는데 그리 붐비지 않아서 맛있는 식사를 하게 되었다. 여러종류의 우동, 덥밥의 메뉴가 있는데 일본에서는 드물게 다꾸앙, 백김치를 자유로히 가져다 먹게 하여서 마음에 흡족한 식당이었다. 내일은 다시 후쿠오카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