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5-22]
이야기를 풀어 가자면 고등학교 학창시절로 한참 거슬러 올라간다..
공업계 고등학교…. 요셋 말로 마이스터 학교에 다니다 보니 교과 과정에 음악, 미술 시간은 아예 없었고 신설 학교라 교가마저도 없었다.
해서 동기생과 선후배 사이에선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자연스레 우리학교의 교가는 당시 유행하였던 해운대 엘레지(Elegy)가 되었다.
졸업 후 홈 카밍 데이(HOME COMMING DAY)에 갔을 적에 후배가 부르는 교가는 낯설었고…오히려 이 노래가 학창시절의 향수로 내 마음에 더 다가 왔던 기억이다.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헤어지지 말자고

맹세를 하고 다짐을 하던 너와 내가 아니더냐
세월이 가고 너도 또 가고 나만 혼자 외로이
그 때 그 시절 그리운 시절 못 잊어 내가 운다.
백사장에서 동백섬에서 속삭이던 그 말이
오고 또 가는 바닷물 타고 들려오네 지금도
이제는 다시 두 번 또 다시 만날 길이 없다면
못난 미련을 던져 버리자 저 바다 멀리 멀리.
울던 물새도 어데로 가고 조각달도 기울고
바다 마저도 잠이 들었나 밤이 깊은 해운대
나도 가련다 떠나가련다 아픈 마음 안고서
정든 백사장 정든 동백섬 안녕히 잘있거라.
이 노래는 그 유명한 한산도 작사 백영호 작곡 손인호의 노래로 1958년도에 발표된 것이다.
엘레지란 비가(悲歌) 즉 슬픔을 노래한 악곡의 형식이지만 부산에 살았다 보니 용두산 엘레지와 함께 간혹 이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지난 추억을 더듬는다.
영원한 나의 고등학교 교가인 셈이다…..
지난해 년말이던가? 집안 결혼행사가 있어 해운대를 모처럼 방문하였고…백사장이 내려다 보이는 호텔 로비에서 주변을 살펴보니 저 멀리 오른쪽엔 동백섬 인어상이 보이고, 전망을 가로막는 조선 비치호텔, 좌측엔 당대 최고 일류 극동호텔이 자리하고 있었는데…동백섬과 긴 백사장, 달맞이 고개 언덕은 옛 흔적을 찾을 길 없다,,,,비좁은 백사장과 비싼 아파트와 최고급 호텔만이 젊은 시절 영화에서나 봐 왔던 미국의 롱-비치 해안처럼 온통 빌딩 숲이다.
변해도 너무 변한 것 같다…
우동 운촌의 낡은 쓰레트 벽돌집, 좌동 지역의 초록빛 들판과 드넓은 백사장은 어디로 가고,,,,,609 홍등가 아가씨와 군인 아저씨들, 백사장의 아이스 케키와 솜사탕 장수. 시내버스 여차장들은 그 어디에도 없고 주말 해수욕철에는 사람이 아니라 짐짝 취급 받던 그 순진한 해수욕객도 없다..
이제는 인간들의 욕심만이 자리한 곳..상업적 환락의 해변으로 변했다…이게 번영의 상징일까?…
이야기의 주제가 약간 빗나갔다.
엊거제 5월 20일(월) 밤 10시 ….
KBS 가요무대 1323회는 작곡가 백영호(1920~2003)선생의 서거 10주년… 동백아가씨 발표 50주년 기념 무대가 특집 형식으로 마련되었다.
10수년 이전에 즐겨 듣던 프로그램이지만 원로가수가 무대에서 점차 사라져… 등장하는 젊은 가수의 창법과 음색이 옛날 같지 않아 애써 외면하였지만 우연히 본 특집 예고를 보고 일찌감치 자리하였었다.
내가 즐겨 듣는 애청곡은 뭐니 뭐니 해도 이미자와 배호의 노래……
더 꼽으라면 정원, 손인호, 오기택, 박일남, 진송남, 박재란, 심연옥….등으로 이어지고,,,
노래는 위의 해운대엘레지, 황포돛대, 울어라 열풍아, 동숙의 노래, 새벽길, 섬마을선생님,흑산도아가씨, 석류의 계절, 잊을 수 없는 연인,그리움은 가슴마다, 비오는 명동,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빙점 등등……나열하기 조차 힘든다….
정리하면 가수는 이미자, 배호.,,,,,,작곡가는 박춘석, 백영호, 박시춘, 반야월, 이재호 선생이다.
방송을 통하여 백영호 선생은 약4,000여곡을 작곡하였고, 미도파 레코드사의 전속 작곡가로 악상이 떠오를 때면 하룻밤 12곡도 작곡하였다 한다.
선생은 노랫말에 따른 서정적인 작곡가로 천재 작곡가로 한 시대를 풍미하였다.
또한, 203명의 가수가 선생의 노래를 취입했다고 하니 대중 음악계의 큰 별이 아닐 수 없다.
선생의 곡은 우리의 정서에 맞는 서정성으로 저마다 심금을 울리고,,전후의 고달픈 삶과 한 많은 국민들에게 생명수와 같은 삶과 의식을 대변한 노래를 만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대중가요 중 유독 백영호 선생의 노래가 많은 것은 박춘석과 정두수 콤비 처럼 작사가 한산도 선생의 노랫말과 함께 아름다운 선율로 작곡하였고...….이 곡들을 가장 잘 표현해 내는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와 독특한 창법의 배호라는 동시대의 걸출한 가수가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나는 2004년도에 직장을 따라 귀촌하여…..현재…이곳 사천시 정동면 시골에 안착하였다.
이주하여 사는 아파트 주변을 산책하다가….우연히 선생의 묘소를 발견하였고…....
처음엔 긴가 민가하여 세워진 비석을 다시 또 다시 확인하였다..
아~~ !! 선생의 묘소가 고향이란 부산과 물리적 거리를 두고 왜 여기에서 영면하고 계실까??
이 시골 벽촌과는 무슨 사연과 인연이 있었을까?
순간~~~~ 숙연해져 머리를 숙였다….
과연,,,,이 자리에 엘레지의 여왕도 왔을까?? 동백아가씨, 추풍령 고개를 넘는 봇짐 아저씨, 여로의 주인공들도 여기에 왔을까? 한순간 머리가 복잡했던 기억이 새롭다.
따라 나선 아내에게 백영호 선생에 대한 긴 설명도 이어졌지만…아내는 무표정 모습으로 동백아가씨 노래만 아는 듯 고개만 끄떡 끄떡….잘 모르는 눈치이다..
나의 답답한 심정과 당시 의문만을 품은 채 내려왔던 기억이다..

이러한 나의 의문이 풀린 지는 최근이다.
인터넷을 통하여 노래를 검색하던 중 백영호 선생님의 맏아들 “백경권”씨가 의과대학을 나와 의사로써 현재 진주에서 서울냇과를 개업하여 운영 중이라고…..
그리고, 국민적 훌륭한 업적에도 기념관이 없어…자비로 병원 한 켠에 “백영호 기념관”을 마련하여 방문객에게 전시하고… 선생님의 힛트곡을 CD로 제작하여 기념품으로 보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타깝다....
지난해말 마침 우리 회사 직원이 서울냇과에 문진하려 간다기에 사진기와 함께 예의 나의 의문을 원장선생님에게 여쭈어 보라고 부탁하였다..
의문의 실마리는,,,,,,
백경권 원장의 처가가 진주라 여기서 병원을 개업하고……선생님이 영면하고 있는 곳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골짜기에 있는 모 “사찰”이 처가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엊거제 KBS 가요무대에 백원장 내외가 자주 클로즈 업 됨)
아~~하!!!!!
의문이 다소 풀렸다…
그래……
내가 좋아하는 노래….한국 대중음악사에 길이 빛날 백영호 선생님과 풍정리 한 마을에서 호흡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
이 다음 나의 건강 검진은 서울냇과에 하면서…..좀 더 깊은 의문을 풀어 보자고 다짐해 본다….
그리고,
이 참에 ….1966년도에 문주란의 대뷔곡 “동숙의 노래”를 한번 다시 들어보자……
그 시대……………………….
오직 가족을 위해 희생만을 요구 받았든 우리 누나들의 이야기..
이룰 수 없는 사랑 ……..”동숙”의 희생과 사랑... 애환을 그린 노래,
애절한 백영호 션생님의 선율에 실어보자
깊어가는 5월의 밤….
조용히 바늘을 내려 본다…………………………….!!

너무나도 그 님을 사랑했기에
그리움이 변해서 사모친 미움
원한 맺힌 마음에 잘 못 생각에
돌이킬 수 없는 죄 저질러 놓고
뉘우치면서 울어도 때는 늦으리
으으으~~음 때는~ 늦으리
님을 따라 가고픈 마음이건만
그대 따라 못 가는 서러운 이 몸
저주받은 운명에 끝나는 순간
님의 품에 안기 운 짧은 행복에
참을 수 없이 흐르는 뜨거운 눈물
으으으~ ~음 뜨거운~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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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동백 아가씨 발표50주년 "아버지를 기억해 주세요""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5/17/2013051700022.html
해운대 엘레지(색소폰).wma
[서울냇과 병원 .....백영호 기념관에서....2012.12]






첫댓글 언제 까지나 언~제까지나 헤어지지 말~자고~
다짐을하고 맹세를 하던~
너와내가 아~닌~가~~,,,
저도 이곡 참 좋아합니다. 요즘 트롯보다는 이런곡이 우리가요이죠 ^^
시간이 벌써 그렇게 되었군요...
맞습니다.....
서정적인 가사와 선율~~~~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젊을 적 내용 음미하지 못하고 흥얼거렸는데~~~~~
요즈음은 가사 내용이 조금은 세속적이지만 인생을 노래하고,,,,자연을 노래하여
오히려 더 마음에 와 닿는 답니다...
7~80년대의 발라드 곡보다 5~60년대의 트로트 곡이~~~~
너무 세대차이가~~~~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