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중앙병원,'보완의료' 국제심포지엄 개최
서울중앙병원, '보완의료' 국제심포지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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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을 포함한 대체 의료는 환자의 만족도가 높아 21세기에는 제도권 의료로 한 몫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서울중앙병원이 개원 10주년 기념으로 마련한 '서양의학과 보완심신의학의 과학적 통합' 국제심포지엄에서 내려진 결론.
미국 하버드의대 학장을 비롯한 세계적인 석학들이 참석한 이 심포지엄은 그러나 서양의학을 대체하기 보다는 보완하는 의료행위로 봐야 한다고 전제, 지금까지 쓰여온 '대체 (代替) 의료' 대신 '보완 (補完) 의료' 로 지칭하기로 했다.
세계적인 동종요법전문가인 영국글래스고의대 데이빗 라일리 교수는 "21세기는 의사가 아닌 환자가 주도하는 시대" 라며 "서구인 3명 중 1명이 보완의학을 신봉하며 유럽에서 보완의료는 전자산업 다음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 이라고 발표했다.
보완요법의 대가인 미국하버드의대 데이빗 아이젠버그 교수도 "97년 미국인들이 보완의료 시술을 받은 횟수는 6억 3천회로 의사 진료 4억 2천회를 훨씬 능가하며 보완의료에 든 돈만도 90억달러 (10조8천억원)" 라고 밝혔다.
미국의과대학 가운데 64%가 보완의학을 가르치며 작년엔 미국의회 주도하에 보완의학을 연구하는 국립보완의학연구소 (NCCAM) 도 설립됐다는 것. 우리 나라 사람들의 보완의료에 대한 호응도 매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중앙병원 내과 홍창기 (洪昌基) 교수는 "전국 18세 이상 남녀 2천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작년 한해 18세 이상 한국인이 한방을 포함한 보완의료에 쓴 비용이 2조 2천6백억원이며 이는 양방을 포함한 전체 의료비의 41%" 라고 발표했다.
서양의료진을 찾은 환자는 23%인 반면 한방이나 보완의료를 찾은 환자는 37%나 됐다.
한방을 제외한 보완요법은 식이요법 (6.1%).약초요법 (4.7%).카이로프랙틱 등 물리요법 (3.4%) 의 순으로 이용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양의료가 보완의료보다 만족스럽다는 응답은 18%에 불과했으나 보완의료가 서양의료보다 만족스러웠다는 응답은 35%나 됐다.
보완의학 가운데 이미 학문적으로 성과를 인정받아 제도권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것도 있다.
척추지압을 의미하는 카이로프랙틱과 침술은 대표적인 예. NCCAM 윌리엄 할란소장은 "카이로프랙틱은 요통치료에, 침술은 통증완화와 항암치료시 구토를 억제하는 효과를 학문적으로 이미 입증받은 상태" 라고 말했다.
서울중앙병원 내과 김명환 (金明煥) 교수는 "담관질환자 11명을 대상으로 무릎 아래 경혈에 침을 찌른 결과 담낭을 조여주는 괄약근의 압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관찰했다" 고 발표했다.
침으로 담즙의 분비를 촉진해 담관질환으로 생긴 소화불량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 이밖에 명상으로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이완요법으로 고혈압을 치료한 사례, 질병을 일으키는 물질을 희석시켜 투여해 치료효과를 얻는 동종 (同種) 요법으로 천식을 치료한 사례 등도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보완의학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미국립과학학술원 의학연구소장 케네스 샤인박사는 "보완의료가 효능과 부작용에 대한 객관적 검증 없이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높다" 며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제도적 통제가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홍혜걸 기자.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