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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2일, 화요일, Matmata, Hotel Marhala
(오늘의 경비 US $30: 숙박료 21.5, 버스 10, 1.4, 0.7 택시 2, 환율 US $1 = 1.2 dinar)
오늘 Matmata로 생각보다 쉽게 왔다. 아침 7시 20분경에 louage 미니밴 정거장에 나가니 Gabes로 가는 미니밴이 있어서 올랐다. 나보다 먼저 탄 사람이 한 사람 있었다. 딱 한 시간 기다려서 8시 10분에 떠났다. 아직도 빈 좌석이 서넛은 된다. 이 나라 louage 미니밴은 빈 좌석이 있어도 어느 정도 기다린 다음에 떠나는 것 같다. 다른 나라에서는 만석이 되어야만 떠나는 것에 비하면 신사적이다.
길이 좋아서 그런지 불과 3시간 만에 해안도시 Gabes에 도착했다. 세 시간 전에는 알제리아 국경에 있는 사막도시 Tozeur에 있었는데 불과 세 시간 만에 지중해 해안도시라니, 이 나라는 별로 큰 나라가 아니다. 여행자에게는 오히려 편하다. Matmata로 가는 louage 정류장은 500m 정도 떨어진 곳에 따로 있어서 그곳으로 걸어갔다. 대기하고 있던 미니밴에 오르자마자 떠나서 금방 Matmata에 도착했다. 그러나 도착한 곳은 신도시이고 내가 가는 Old Matmata는 7km 더 떨어진 곳에 있어서 다른 미니밴으로 갈아타고 갔다.
Old Matmata 역시 관광도시인 모양으로 젊은 친구가 하나 달라붙어서 호텔을 소개하겠단다. 나는 Marhala Hotel로 간다니 순순히 물러난다. 나중에 박물관에 가자고 해서 나중에 보자고 했다. Marhala 호텔까지 걸어가는 동안 소년 두 명이 나에게 다가와서 "one dinar."하며 돈을 달란다. 이 나라는 좀 한심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이 나라뿐 아니라 그런 나라가 많다. 모로코나 이 나라나 프랑스 지배하에 있다가 독립한 나라인데 그때나 지금이나 남에게 매달려서 사는 것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이들 나라의 주 외화 수입원은 관광과 유럽이나 미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본국 가족에게 보내는 돈이란다. Matmata 같이 관광에 의지해서 사는 도시가 너무나 많다. 많아서 꼭 나쁠 것은 없지만 어린애들이 외국인만 보면 돈을 달라는 것은 나쁜 것이다.
한심스럽다는 생각이 들다가 또 다른 생각이 들기도 한다. 돈을 가지고 와서 뿌리듯이 쓰는 독일 사람들보다 이 나라 사람들의 얼굴이 더 행복해 보이는 얼굴이다. 이 나라에도 삼성, LG, 현대가 보이고 한국 TV 연속극이 돌아간다. 우리나라에는 튜니시아나 모로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것 같다. 이곳 사람들은 한국을 "good country"라며 부러워한다. 기분 좋게 들리는 소리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이 이곳 사람들보다 더 행복한가 하면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이 나라 사람들이 더 행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은 요지경이라는 생각이 든다.
Lonely Planet에서 추천하는 지하 호텔 Hotel Marhala에 들었다.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보이는데 식사만 하면서 구경만 하고 가는 사람들인 것 같다. 근처에 음식점이 없어서 세끼 음식도 포함시켜서 들었다. 별로 비싸지는 않지만 방이 침대만 달랑 있는 동굴 방이다. 방에 전기 플러그조차 없다.
호텔 외에도 호텔 근처에 있는 지하 가옥이 여럿 있었다. 거대한 우물처럼 땅을 깊게 파고 그 벽에 동굴 방을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지하 가옥들을 지하 복도로 연결 시켜서 일종의 지하 도시를 만들었다. 다른 곳에서 못 본 독특한 방식이다. 왜 그렇게 했을까?
이곳은 영화 "Star Wars"에서 주인공인 Luke Skywalker의 고향으로 소개된 곳이라는데 기억이 안 난다. 귀국해서 그 영화를 다시 한 번 봐야겠다. 이곳은 "Star Wars" 외에 다른 영화에도 여러 번 나온 곳이란다.
점심으로 이 나라 전통음식이란 couscous를 처음으로 먹었다. 돌솥밥 비슷하게 만든 곡식 밥인데 그 위에 또 다른 이 나라 전통음식인 Maraqa를 부어준다. 먹어보니 좁쌀 밥 같은 맛인데 별로 맛이 없다. 다시 먹을 생각이 안 난다. 그렇지만 오랜만에 먹는 정식 음식이라 배불리 많이 먹어두었다.
Gabes 가는 길은 사막길이다
조그만 모래 언덕들이 생기고 있다
간간이 길가에 고인 소금물이 보인다
Gabes에서 길에 삼각대를 놓고 내 사진을 찍고 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은 사진 찍는 것을 모른다
Matmata 마을 전경
내가 묵었던 지하 호텔 Hotel Marhala 입구
호텔은 로비부터 지하다
지하 가옥 여럿이 지하도로 연결되어있다
지하에서 더 지하로 내려가는 복도
완전 지하가 아니라 우물 같이 하늘이 보이는 지하다
지상에서 내려다 본 지하 마당
지상으로 Matmata 마을이 보인다
지상에서 보면 지하 호텔 구멍이 보인다
호텔 주위에 지하 가옥이 여러 군데 있는데 이곳은 외양간으로 쓰고 있다
이곳은 사용 안 되고 있는 것 같다
이 지하 가옥은 창고로 쓰이는 것 같다
또 다른 지하 가옥
내 방은 창문 하나 없는 동굴 방이다
호텔 근처에 있는 조그만 수퍼마켓에 가서 마실 물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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