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서 저희는 정말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원화의 하락과 엔고로 저희는 후원비를 한국에서 받고나면, 집세, 공과금, 언어훈련 때문에 빌린 돈 등을 갚고 나면, 20여일이 넘게 남는데도 1만엔 정도 밖에는 남지 않는 경험들을 하게 됩니다. 지난 달 부터는 WEC선교회에서 지원비가 나와서 좀 나아질 것 같았지만, 전달의 공과금을 내지 않은 것을 내고 나니 거의 3,4천엔 정도 남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교회에 가는 버스비만 880엔, (올때는 한국인 유학생이 집까지 픽업을 해줍니다) 주일이 3번 이상 남았는데.... 공과금을 좀 더 천천해 냈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도 들고 여러가지 생각들도 들었습니다. 부끄럽게도 십일조 중에서 일단은 쓰고 다음 달에 채울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국에 연락해서 이번 달은 후원비를 좀 빨리 보내달라고 할 것인가? 아니면 남은돈으로 죽기 살기로 버틸 것인가?
몇 번 '2,000엔의 행복'을 해 보았는데, (2,000엔으로 일주일 살기)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솔직히, 물론 그 가운데서 깨닫고 배운 것들도 많았지만, 쉽지 않은 것은 분명했습니다.
아내의 요사이 주된 일은 이사갈 집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는 일이었습니다. 복덕방에도 가보았는데, 설연휴여서 (이곳은 설 연휴 보통 1주일 정도는 쉽니다) 문이 닫혀있었습니다. 앞으로 2년 정도 일본어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생활비를 줄여야 하는데 줄일 수 있는 곳이 집이라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이사비용, 적응하는 문제 등을 생각해도 아내는 이사를 가야하지 않겠냐, 일단은 알아보자는 마음으로 인터넷 서치를 계속해왔습니다. 결론은 갈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연말이 되어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월의 GMS훈련, 동은교회의 파송 결정, 신용산교회의 결정, 여름성경학교, 그리고 출국전까지의 일들을 돌아보며 하나님께서 놀랍게 일하셨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파송교회의 결정과 9월파송의 결정도 사실은 저희가 어떤 인간적인 로비를 하거나 어떤 일을 해서 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놀랍게도 하나님께서 그 때 그 때 역사하셨음을 저희는 다시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 하나님께서 책임지시고 이끄시는 것을 저희는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순간, 일단 십일조에서 쓸까라는 마음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하나님께서 책임지실 것이라는 믿음이 왔습니다. 여러가지 생활에 대한 염려도 가셨습니다.
다음날 신년예배였습니다. 의외로 헌금의 시간도 있었습니다. 형편상 헌금전 망설이는 것도 있었지만, 신년 첫 예배였기에, 또 선교사로서 헌금을 했습니다. 그런데 전혀 생각지 않게 한 일본인 집사님이 승민이 새벳돈을 주셨습니다. (일본에도 세배는 않하지만, 설에 세뱃돈 같은 돈을 주는 풍습이 있습니다.) 정확하게 헌금한 돈이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채워짐이었습니다.
그 다음 날은 한국인 선교사님댁을 방문하였습니다. 3년 전 단기선교로 알게 된 분인데, 일본에 와서 한번도 찾아뵙지 못하다. 이번 방학에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교통비가 부담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믿음으로 살아야지 형편대로 살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며 갔습니다. 좋은 교제를 나누고 오는데, 그 선교사님이 승민, 승연이에게 세뱃돈을 주셨습니다. 차비를 제하고도 넘어서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때 한 과부의 '마르지 않는 기름병과 떡반죽 그릇'이 생각났습니다. 쓰고 나면 없어져야 하는데 더 채워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신기하고 재미가 있었습니다.
이틀 후에는 리타 선교사(독일)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2년의 언어기간은 일본어를 배우는 것이 첫째지만, 두번째로 중요한 것은 WEC팀의 선교사들과 교제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저희 교토와는 1시간 이상 떨어진 시가현에 선교사들이 살고 있어서 교제가 쉽지 않습니다. 저희는 아이들도 어리고, 차도 없고, 주중에는 일본어학교 다니느라 바쁘고... 그래서 방학이어서 방문을 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리타 선교사는 친절하게 멀리까지 나와서 저희를 맞아 주었습니다. 저는 사실, 이번에 만나면 언어지원비 1월분을 좀 빨리 줄 수 없냐는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리타 선교사는 저희를 위한 선물을 준 사람이 있다면서 하나는 사랑의 선물이고, 다른 하나는 이언미 선교사를 위한 언어훈련 헌금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저희는 종종 농담으로 여건이 안되면 다음 학기는 이언미 선교사가 비용이 덜드는 수업을 하던가 집에서 공부하라고 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아내가 정말 열심히 기도도 하고, 이사갈 집도 더 열심히 알아보곤 한 것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놀랍고 이언미 선교사를 위한 언어훈련 헌금을 다른 한 선교사를 통해서 주신 것이었습니다. 익명의 헌금이어서 누군지 알 수 도 없었습니다. 액수도 굉장히 많은 것이었습니다. 일본에서 이런 채우심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솔직히 기대하지 못했는데, 역시 하나님은 어느서나 동일하게 역사하시는 분이셨습니다. 엔고의 시대에나 IMF나 어떤 불황 기근에도 동일하게 역사하시는 분이시고, 어떤 장소에서도 동일하게 역사하시는 분이신 것을 다시 한번 체험했습니다. 사실, 저는 '일본에서도 하나님의 채우심은 동일합니다'는 제목의 간증을 적기도 했지만, 현실 속에 눈이 갇혀서 하나님을 바라보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신실하게 역사하셨습니다. 마르지 않는 정도가 넘치게 채우시는 하나님이셨습니다. 저희는 미리 지원비를 당겨서 달라고 부탁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이언미 선교사의 다음 학기 등록을 위해 미리 6개월치 언어지원비를 당겨받을 수 있느냐고 물으려 했던 것도 내려놓았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채우실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익명의 선교사의 큰 헌신에도 감사했습니다. 지금 엔고로 모든 선교사들이 어렵고 심지어 유럽선교사들도 30%정도 선교비가 주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세밀한 배려와 헌신에 감사했습니다.
게다가 더 좋은 소식 중의 하나는 필드 리더가 돌아오는 중에 한 일본인 목사님이 갑자기 사임을 하게 되는 일이 생겼는데, 잘 하면 저희에게 싼 월세의 집이, 보증금이나 주인에게 드리는 선물금이 없이 이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니 한 달 정도 기다려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할렐루야! 물론 결정이 된 것은 아니지만, 저희에게는 매우 놀랍고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물론 이언미 선교사도 인터넷에서 집을 찾는 일을 이제는 멈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동일하고 신실하십니다. 저희 부족했던 믿음을 회개합니다. 그리고 다시 형편대로가 아니라 믿음대로 사는 걸음을 걸어나가고자 합니다. 주님의 놀라운 영광을 바라보면서 말입니다. 기도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의 기도를 통해서 이런 일들을 저희에게 이루어주고 계십니다. 믿음으로 함께 싸워주십시요. (집문제가 잘 결정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요.)
첫댓글 정말 [벼랑 끝에 서는 용기]...일본편이네...^^ 나도 주님이 하셔야 되는구나...를 요사이 겨우 깨닫고 있는데...좋은 배움 하고 있네...역시 좋은 배움은 댓가 지불이 있어야...ㅎㅎ 나는 가진거 거의 다 털어먹고 배우고 있으니..ㅋㅋ
이효선집사님글-아멘♡ 선교사님 가정을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
송민혜권사-님글★ 할렐루야 선교사님 그것은 저도 동감입니다 하나님이 함께하시면 그 그릇에 기름과 떡반죽이 끝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참으로 크신축복이함께하는 가정되시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