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법무법인 바른길 법률사무소 칭다오대표처 문형철 수석대표 변호사

[칭다오저널]

인터뷰…법무법인 바른길 법률사무소 칭다오대표처 문형철 수석대표 변호사

“법률적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갈 터”

2012년 3월 2일 한국의 법무법인 바른길 법률사무소의 주칭다오대표처가 개소식을 열고 드디어 본격적인 법률상담 업무를 시작한다.
법무법인 바른길 법률사무소의 주칭다오대표처의 개소는 두 가지의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한국의 지방에 소재한 로펌이 중국에 진출했다는 것. 지금까지 중국에 진출하는 로펌은 서울에 소재해 있었다. 또 다른 하나는 중국 산둥성에서는 최초이자 유일한 외국인변호사가 상주하게 됐다는 점. 이 때문에 산둥성 사법청에서 법무법인 바른길 법률사무소 칭다오대표처를 바라보는 눈길이 예사롭지 않다.

법무법인 바른길 법률사무소 칭다오대표처 문형철 수석대표 변호사를 만나 개소 이후 업무추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개소하기까지 오랜 진통 겪어
법무법인 바른길 법률사무소 칭다오대표처의 개소는 지난 2005년에 개소한 굿모닝 코리아가 철수한 이후 두 번째다. 여타 법무법인이 진출해 있지만 변호사를 상주시켰다는 점에서 두 번째다.

게다가 한국의 중앙이 아닌 전라도 광주광역시에 설립된 로펌인 법무법인 바른길 법률사무소가 칭다오에 대표처를 설립했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주목을 받는 이면에는 오랜 진통이 있었다.

문형철 변호사는 “대표처 설립 인가를 신청한 후 1년 6개월만에 최종 인가가 났다”고 회상했다.

문 변호사는 지난 2010년 6월 9일 산둥성 사법청에 대표처 설립 인가를 처음으로 신청했다. 하지만 제출한 서류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반려됐고, 수정을 통해 다시 신청서를 접수했다.

꼬박 6개월이 걸려 서류가 통과됐다. 2010년 12월 산둥성 사법청의 심사를 통과한 서류는 다시 베이징의 국무원 사법부로 올라갔다. 역시 국무원 사법부의 심사는 더 까다로웠다. 지적받은 부분을 보완해 재신청을 거듭해 2011년 7월 최종적으로 보완서류를 제출한 법무법인 바른길 법률사무소는 2011년 12월 20일에야 칭다오대표처 설립을 최종인가 받게 됐다.

문 변호사는 “최초 대표처 설립 인가 신청서를 제출할 당시 104페이지였던 서류가 결국 244페이지로 늘어나게 됐다”며 “이마저도 덕형변호사사무소 한국팀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문 변호사가 덕형변호사사무소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문 변호사가 지난 2009년말부터 2010년 초까지 덕형법률사무소에 ‘방문학자’ 자격으로 몸 담았던 게 계기가 됐다.

▣ “칭다오가 아니었을 수도…”
문 변호사가 중국의 방문한 게 칭다오가 처음은 아니다. 법무법인 바른길 법률사무소의 대표처가 칭다오가 아닌 다른 지역이었을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문 변호사는 “지난 2001년과 2002년 광주지방변호사회 회장을 맡았었는데 2002년부터 저쟝성변호사협회와 교류를 시작했다”며 “교류가 진행되던 중 2006년에 광주지방변호사회로 발송된 팩스가 있었는데 이우에는 한국인이 많기 때문에(당시 1만~1만5,000여명) 한국인을 상대로 법률상담을 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대표처를 설립하면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2006년과 2007년 이우시를 방문한 문 변호사는 이우시에 법무법인 바른길 대표처 설립 계획을 세웠다. 또 착실한 추진을 위해 중국과 중국문화, 중국어 공부도 시작했다.

이후 2009년 이우시 진출을 확정했지만 거기까지였다. 당시 이우시 한인회장에 전화를 걸어 진출방침을 알렸지만 한인회장으로부터 되돌아 온 말은 ‘오지 마라’였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소상품시장으로 유명한 이우시를 빗겨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설을 맞아 한국에 간 한국사람이 돌아오지도 않았고, 상품도 팔리지 않아 상황이 어렵다는 설명이었다.

중국진출을 확정했지만 물거품이 된 상황에서 문 변호사는 우연찮은 기회에 한국사람이 많이 진출해 있는 칭다오를 가보라는 권유를 받게 된다. 문 변호사는 “중국진출을 작정하고 있던 터라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은 칭다오를 방문하게 됐다”며 “2009년 3월 용기를 내서 칭다오를 방문하게 됐고 또 덕형변호사사무소를 찾아가 협조를 요청, 지금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 “마지막 목표는 교민을 돕는 것”
‘과거 미국과 일본에 의존하던 한국경제의 방향은 이미 중국쪽으로 기울어졌다’고 말하는 문 변호사는 이 때문에 향후 한·중간 법률문제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문 변호사는 법률적 문제에 빠진 중국내 교민을 어떻게든 도와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하지만 녹록치는 않다. ‘외국변호사가 중국에서 관련업무를 하려면 법적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관리조례때문. 즉 ‘외국변호사사무소주화대표처관리조례’에 따르면 외국변호사는 중국의 법률을 해석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 대신 국제관행에 관한 ‘자문’만 할 수 있고 법정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으며 중국 현지의 로펌과 위탁관계를 맺어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이 때문에 법무법인 바른길 법률사무소 칭다오대표처는 덕형법호사사무소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

또 문 변호사는 향후 중점 업무추진 방향을 네 가지로 압축했다.

먼저 한국기업인과 한국교민, 중국기업과 중국인에게 한국의 법률체계를 정확히 소개해 한·중간 법률교류를 활성화시킬 방침이다.
두 번째로는 법률을 넘어 문화교류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양국간 좋은 문화의 교류와 법률문화의 교류를 동시에 이루겠다는 생각에서다.

세 번째로는 최근 실추된 한국, 한국인의 위상회복에 보탬이 되겠다는 각오다. 이는 문 변호사 개인을 포함해 법무법인 바른길 법률사무소 칭다오대표처가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네 번째는 특허권 등 지적재산권을 침해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영사관을 비롯해 코트라, 중진공 등과의 관계를 유지해 법적인 구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 중국기업이나 중국인이 한국에 가서 재판을 진행해야 할 사례도 있어 이 부분에 대한 대비도 단단히 할 계획이다.

문 변호사는 “법적인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찾아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중국내 교민을 미약하나마 돕겠다’는 마지막 목표를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문형철 변호사는…
1947년 8월 출생한 문형철 변호사는 광주제1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를 거쳤다. 1984년 10월 변호사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같은해 11월 문형철변호사사무소를 설립해 본격적인 변호사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2001년부터 2002년까지 광주지방변호사협회 회장과 대한변호사협회 부회장을 역임했고 2008년과 2009년에는 대한공증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중국진출을 위해 지난 2009년 11월부터 2010년 2월까지 칭다오덕형변호사사무소에 방문학자 자격으로 근무했으며 2010년 4월부터 지금까지 주광주중화인민공화국총영사관 법률고문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