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가발남이 성산일출봉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곳은
이전부터 꼭 한번 가 보고 싶었던 ‘올레코스’입니다.
간단히 ‘올레’는 11개로 이루어지 트래킹 코스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요기를 클릭해 주세요! http://www.jejuolle.org/
따로 돈이 들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충분한 체력만 있다면, 느릿느릿 걸으며 차로 둘러 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제주의 숨은 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값싸게 제주의 멋진 속 모습을 보고 싶은 헝그리 여행자들에겐 정말 딱인 곳이죠!
참! 제주 도착 첫날에 공항에서 올레에 대한 정보책자를 구하지 못했는데,
한국 관광청 (02-1330 꼭 기억하세요! 24시간 운영한답니다. 혼자 여행하다 길 잃었을 때 매우 유용함!! ^^ )에 전화를 해서 물어 보니
제주 월드컵 경기장 2층에 있는 ‘사단법인 제주 올레’ 사무실 전화 번호를 알려주어 직원분과 직접 통화 하게 되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가발남입니다. 지금 성산인데 서귀포 근처에 괜찮은 올레 코스는 뭐가 있을까요?
직원분 曰
“올레 6코스를 도전해 보세요. 서귀포로 가는 버스를 타시다 쇠소깍에서 내리시면 됩니다.”
그 올레 직원분의 소개로 올레 제6코스의 출발점인 쇠소깍으로 향합니다~!
2월 말이지만 이미 유채 꽃이 활짝 피어 있더라구요…
재미있게 버스 투어로 밖을 살피는데,
오늘 일출을 보려고 새벽 6시부터 기상한 탓일까요?
어느 샌가 잠이 들어 버리고 깨어 보니 이런!! 밖에는 서귀포 시내가 보이고 있네요…
성산으로부터 남쪽으로 내려 왔으니 목적지 쇠소깍을 지나쳐 버린 것이지요…ㅜ.ㅜ
으….우짤까나…망설이다가 (항상 모든 일이 뜻대로 되진 않죠? 이럴 때는 빠른 결단이 필요 합니다.)
버스 아저씨가 종점이 ‘제주 월드컵 경기장’이라 하시길래
제주 올레 사무실이 있는 월드컵 경기장에 가서 직원분과 올레 코스에 대한 조언을 좀 구하고자 종점까지 갔습니다.
덕분에 뜻하지 않게 월드컵경기장 구경까지 하게 됐네요…^^
여기는 제주올레 사무실!!
이 분 너무 친절 하세요~
사무실에 혼자 계셔서 바쁘시더라구요.
온김에 그토록 구하고 싶었던 Item(올레 책자)도 획득했습니다!!
직원 분께서는 제게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월드컵 사거리가 포함 되어 있는 올레 제 7코스의 중간부터 합류 할 수 있다며,
7코스로 갈 것을 추천 해 주셨습니다.
꺄아호~ 드디어 항상 가보고 싶었던 올레 길을 가는 구나~ 들뜬 기분으로 속히 이동합니다~
카메라 가방에는 아침에 먹다 남은 비가림 감귤을 간식으로...
간간히 저 멀리 보이는 한라산도 구경하고~
보도에 있는 유채꽃과
귤은 아니지만 뭔가 오렌지 같기도 한 딱딱해서 먹을 수 없는 과일 나무들을 따라 신나게 걷고 있는데…
이건 뭐 거의 1시간 반을 아무리 가도 올레길을 알려 주는 화살표 놈이 안 보이는 겁니다.
으이구…직원 분이 알려 주신 길을 잘 못 알고 엉뚱한 곳으로 가고 있었던 것이죠…
한번은 버스에서 졸다 놓치고, 또 한번은 길을 엉뚱한 곳으로 들어 놓치고... 2번이나 엉켜버려, 길지도 않은 일정에 시간은 길에서 다 허비하고…
기분이 아주그냥 확….
‘
내가 이거 뭔 고생이야~ 배도 고프고 한데 걍 올레는 포기하고 암데나 가서 쉬다가 내일 비양도나 다녀 올까?’
도 생각 했지만…
‘절대! 절대! 절대! 절대로 포기하지 마십시오.’
라고 예기했던 - 윈스턴 처칠 - 아지씨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일단, 올레를 갈 수 있다는 신나는 상상 때문에 너무 열심히 걸은 탓인지...등에 나는 땀을 식히기 위해 가방을 모두 내려 놓고,
다시 계획 수정에 들어 갑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지금 제가 가고 있는 방향에서 가장 가깝게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올레코스를 찾아 보니 ‘제9코스’가 있더군요.
자 7번 쓰러져도 8번째 다시 일어나는 가발남이 다시 계획을 수립했으니 이제 도입에 들어 갑니다.
제9코스인 대평~화순 올레 코스의 시작점 대평리를 가기 위해 일단 중문으로 가야 한답니다.
다시 버스를 잡아 타고 이동!!
버스를 타면 정류장 안내 방송이 나오긴 합니다.
그래도 불안하시거나, 어디서 내려야 할지 모르시겠다면 무조건 아주 순진한 표정으로
“아저씨 중문 우체국 가세요? 어디서 내려야 하죠?”
하고 물으며, 아저씨 바로 뒷좌석에 착석하면 목적지에서 친절히 내리라고 안내 해 주신답니다.
여기는 중문 우체국!
이제 중문우체국에서 대평리 가는 좌석버스로 갈아타 종점까지 가면 올레 제9코스의 시작점인 대평포구를 갈 수 있습니다.
여기가 바로 종점! 대평리 버스 정류장이에요.
아침을 제주산 우유와 비가림 감귤로 간단히 때운 터라 배가 급 고파진 가발남은 일전에 아침에 개인적으로 내건 조건에 의거!!
제주에서만 먹을 수 있는 뭔가 특별한 것으로 점심끼니를 때워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까 받아온 올레사무실에서 받아온 책자를 보니 올래 길 중에 있는 숙소 몇군데 소개 하고 있을 뿐아니라, 근처 갈만한 식당도 몇 곳 소개 되어 있어 그 곳으로 가기로 정했습니다.
9코스에서는 시작점인 대평리 버스 정류장의 ‘용왕 난 드르’란 식당을 소개 하고 있군요. 버스 정류장 바로 뒷 건물입니다.
(이곳은 주인이 따로 있는 식당은 아니고 마을회관 자리를 개조해서 만든 곳으로 마을 분들이 합동으로 운영하여 이익금을 공유하는 식으로 운영 되는 곳이라고 하네요…)
음식도 팔고 여러 체험도 가능하군요.
저는 마늘 강 된장 비빔밥(6,000원)을 먹었습니다. 밥집도 뭐 이런곳을 찾아 다닌다면 제주 여행 비싸지만은 않습니다.
회나 흑돼지는 아니지만, 몸에도 좋은 건강식에 가격도 걍 적당하고, 좋지 않습니까? ㅎㅎ
보말 수제비를 조금 달라고 떼 쓰면 아주머니가 작은 그릇에 수제비도 조금 주십니다.
최소 금액으로 최대 효과를 보자는 가발남은 생떼를 부려 비빔밥도 먹고 수제비도 같이 먹었다는...ㅎㅎ
참고로 이 곳은 마늘이 매우 유명하다고 하는 군요.
마늘, 보말(우렁이 같이 생긴 놈)과 된장을 같이 볶은 양념장을 넣어 먹는데 볶은 마늘의 향 내음이 볶은 된장과 어우러져
양념장만 먹어도 짭짤하면서 아주 고소한 것이 맛있습니다.
(배가 고파서 이거라도 먹어서 배 채워야겠다는 생각으로 너무 많이 넣었더니 조금 짜네요…
)
마지막으로 커피까지 든든히 배를 채우고,
(헝그리 여행에서의 커피는 선택으로 마시는 후식이 아니라 그날의 필요 칼로리를 보충해 주는 필수음료!!),
여기는 카드도 받네요~ 좋아요!! ^^
배를 든든히 채우고...
시간이 많이 지체 되어, 느즈막히 올레 길을 떠납니다!
'용왕난드르'에서 나와 대평 포구 까지 가는길(약 3분 소요)에 멋진 카페도 보입니다.
저는 직접 가보지는 못하고 나중에 전해 들은 예기지만, 여기 아주 분위기도 좋고, 주인 분도 친절하시다 하네요.
문 옆에 벽도 Gallery식으로 아기자기 하게 꾸며져 있고....
한번 들러 보지 못한게 한 이네요...
드디어 도착한 대평 포구, 이제 파란 화살표가 보이기 시작하네요~!
여러분이 찾아야 할 표시는 두가지 정도!!
요론 파란 화살표가 기본이구요.
산길에서는 나뭇가지에 매달린 파란 끈을 찾으세요~
무언가 새로 시작하는 기분은 가발남을 설레게 하지요.
이제 제 9코스의 올레길이 시작됩니다!
잘 모르는 곳을 누군가 해 놓은 단서들을 따라서 목적지 까지 가야한다는 것이 꽤 재미 있더라구요.
뭔가 길 찾는 게임 같기도 하고…ㅎㅎ
초반에 나타난 4갈래 길입니다!!
가발남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가발남을 이끌어줄 행운의 파란 신호는어디에...???
정답은 좌회전입니다.
아래 그림 표시 된 네모 박스 안에서 화살표가 보이시나요?
조금 더 확대해 보자면... 확실히 보이시죠?
포구를 돌아서면 오름이 시작 됩니다.
약간 숨이 차오르는 것이, 과연 제가 설정한 ‘체력 테스트 코스’로 딱! 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래저래 하다 길에서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나니, 오름에 막 오르기 시작할 때 거의 5시가 다 되었군요.
해가 떨어지면 표시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서두를 생각에 가발남의 걸음이 약간 빨라 졌습니다.
덕분에 등에는 땀도 좀 나고, 운동이 잘 되었군요!! ㅎㅎ
하지만, 부디 여러분은 밝을 때 일찍 시작하셔서 멋진 코스들을 천천히 즐기시길 바랍니다!
어느 정도 올라 잠시 고개를 돌리니 제가 처음 떠나온 대평포구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오름에서 보는 제주 바다의 경치가 참 좋네요~
조금 허술 하지만 작은 평상이 있어서 여름에 올라와서 대낮에 나무 그늘에서 멋진 경치 보다가 한 숨 자고 가면 딱 좋겠군요~ ^^
(평상 중간에 구멍 내고 도망간거 누군겨?
)
길따라 더 걷다보면 저 멀리 형제바위도 보입니다. 그 뒤에는 송악산과 마라도 인가요?
9코스는 중간에 두갈래 길로 갈리며, 오름을 하나 더 오를지 아님 그냥 갈지 선택하는 길이 있습니다.
가발남은 시간이 없는 관계로 걍 지나치는 다리로 갑니다. Go Go~
올레 길은 딱히 정돈된 길은 아니고, 원래 있던 동내 길에 어느 쪽으로 가는지 표시만 있을 뿐입니다.
때문에 제주도의 일상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습니다.
중간에 이렇게 폐가도 보이고, 있는 제주 그대로의 모습을 즐길 수 있는 게 올레 길의 가장 큰 장점이지요~
어느덧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마을 골목길을 지나 마지막의 파란 화살표를 따라 가니...
마지막 9코스의 종점인 화순 해수욕장에 도착했습니다. 갈대밭(??)(갈대가 꽤 많았는데 사진엔 조금밖에 안나왔네요..)과 산방산이 맞아 주는 군요.
이것으로 짧지만, 가발남의 체력 보강을 위한 제 2번째 미션 (올레 코스 중 아무 곳이나 접수하라)이 끝났습니다.
많이 쉬지 않고 짧은 길로 질러 와서 시간은 약 2시간 정도 소요 된것 같네요.
다른 코스는 보통 5~6시간 소요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금방 끝났네요.
출발이 늦어져서 도착하니깐 막 어둑어둑 해지더라구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으니, 제주 여행 하시다가 한번쯤 와 보실만 하죠?
여러 관광 상품들과 관광단지로 멋지게 꾸며진 제주도 좋지만,
제주 여행이 처음이 아니신분들 중 순수함이 묻어나는 참 제주의 모습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제주 올레 꼭 한번 걸어 보세요!!
여러분들은 조금 더 조사하고 가셔서 길에서 시간을 다 쏟아 버리는 가발남같은 실수는 아지 않으시길 꼭꼭! 빕니다~
여행도 그렇지만 인생을 살아 가는 것도 물론 항상 계획대로 되는 건 아니겠죠?
무언가 내 뜻내로 되지않을 때, 가만히 앉아서 짜증만 내고 있지 말고, 빠르게 새로운 대안을 찾아 내 자신을 Refresh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주는 짧은 올레 탐험이었습니다.
포기하지 않는자 그 뜻을 이루리니....ㅎ ㅓ ㅎ ㅓ ㅎ ㅓ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