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이면 흔히 우리는 물냉면과 비빔냉면으로 나눈다.
물론 조금 있어 보이려는 사람은
회냉면도 이야기도 하는데 웃기는 이야기이다.
또 어떤 이는 평양냉면은 물냉면을 말하는 것이고
함흥냉면은 비빔냉면을 이야기한다고 친절히 가르쳐 주었다.
얻어 먹는 입장이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냉면은 메밀면을 차가운 육수에 말아 먹거나 양념에 비벼 먹는 음식이다.
북한에서는 그냥 국수라고 부른다.
평양식 냉면에도 물냉 비냉 다 있다.
비빔냉면을 비빔국수라고 부른다.
냉면하면 평양냉면과 진주냉면이 있었는데
언제적 부터인지 함흥냉면이 끼어들고 진주냉면은 한물 가버렸다.
대중화된 평양냉면에 비해 진주냉면은 진주 지역에 소재한
소수의 요정에서 아주 엄격한 조리법에 의해 조리되던 고
급 음식이었기에 많이 보급화되지 못한 것이다.
함흥냉면은 본래 냉면이라고 불리지 않았다.
함흥냉면의 면은 메밀이 아니라 감자 전분이다.
역시 함흥냉면은 비빔냉면만 있는 것도 아니고
회냉면을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다.
비빔냉면과 물냉면 모두 있다.
하지만 비빔냉면이라고 하면 대충 함흥식 냉면이라고 통칭하기도 한다.
대구 5대 냉면집이라면 강산면옥, 부산안면옥. 대동면옥 그리고
대동강과 제형면옥이 알려져 있다.
대동강 빼고 다 옥(屋)이란 상호를 붙이고 있다.
일제 시대 때 궁중의 조리사(숙수)들이 궁을 나와 인근에 음식점을 차렸다.
숙수였던 안순환이 명월관이라는 고급 요정을 차린 것이 대표적이다.
이때부터 관(館), 가(家), 옥(屋)이란 상호를 단 음식점이 등장한다.
고급 음식점이란 뜻이다.
가보면 ‘옥’이란 이름 붙이기가 좀 거시기 하다.
요즘 프렌차이즈로 이름이 높은 ‘교동면옥’도 맛은 괜찮다.
강산면옥
대구를 대표하는 평양냉면집이라면 70년 역사의 강산면옥이다.
1951년에 문을 열어 7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내 기억엔 교동시장 안쪽으로 기억을 하는데 그 전엔 서문시장에서
한식형 대중 요리 집으로 불고기, 숯불갈비, 국밥, 비빔밥, 갈비탕까지
팔다가 냉면만 남아서 냉면 전문점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한다.
피난시절의 대표적인 가요인 "굳세어라 금순아"가 만들어진 곳이
바로 강산면옥이다. 당시에 오리엔트 레코드 사장과 가수 현인,
작곡가 박시춘, 작사가 강사랑이 강산면옥에서 냉면을 먹던 중
강사랑이 급하게 떠오르는 노랫말이 있었는데
이것이 굳세어라 금순아의 1절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그 당시 주인이 아니고 상호만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맛은 여전한 것 같은데.......
대동면옥
대동면옥은 김진호 사장의 특별한 조리법으로 유명하다.
식당 찾기도 쉽지 않게 골목 안에 위치해 있는데 줄을 선다.
당연히 번호표를 나눠주고 한꺼번에 부른다.
대동면옥 냉면의 맛은 육수에 비밀이 있다.
굵은 천일염과 깻잎 순을 켜켜이 쌓아 40분간 불에 올려 구운 후
깻잎 순은 잘게 다지고 바삭 말린 도라지도 잘게 다진다.
도토리묵은 무채를 올려 쪄낸 후 다진 재료들과
도토리묵을 청주와 함께 섞어둔다.
여기에 메밀죽을 쑤어 함께 섞어 준 후
양시와 사태를 넣고 반나절 숙성시킨다.
숙성시킨 고기는 특유의 잡냄새는 사라지고 담백함과 풍미는 극대화된다.
이렇게 숙성시킨 고기는 양파, 대파, 생강, 홍고추 등을 넣고
1시간 40분을 삶아내야 육수가 완성된다.
육수를 낸 고기는 수육으로 또 고명으로 사용된다.
부산안면옥
대구시티센터 노보텔 바로 동편에 있는 부산안면옥은
평양에서 ‘안면옥’을 하다가 전쟁 중에 부산으로 왔다가
1969년 부산에서 대구로 식당을 옮기면서 고 방수영사장이
'부산안면옥'으로 이름을 바꾼 것이다.
113년, 4대째 운영 중이고 비록 시설은 낡았지만,
단골이 많아 아직 성업 중이다.
겨울에는 몇 달 간 휴업을 하기도 한다.
인테리어라고 붙일만한 시설은 없다.
최근에 1층을 약간 수리해서 조금 깨끗해진 것 같기도 하다.
대동강
대동강은 봉덕시장에서 앞산 쪽으로 조금만 가다 보면 나온다.
대동강 식당 안에 붙어 있는 1965년이란 숫자가 육십년 전통을 말해준다.
명함에는 북한음식전문점이란 글자가 보인다.
식탁 위엔 두 개의 보온병이 있는데 하나는 메밀차이고 도 하나는 육수이다.
사실 육수를 즐기는 나로선 육수 맛으로 그 집 냉면 맛을 평가한다.
나름 육수맛에 그 식당의 진미가 나오기에 말이다.
육수가 많이 심심했는 데 마실수록 땡겨 한 보온탕을 다 비웠다.
면이 메밀답지 않게 퍽퍽하게 끊이지 않아 주인에게 물었더니
메밀의 함량에 따라 변한다고 답해준다.
이 집에선 빈대떡을 꼭 먹어봐야 한다.
제형면옥
제형면옥에서 맛본 평양냉면은 솔직히 경악스러울 정도로 놀랐다.
내가 알고 있던 냉면과는 전혀 다른 맛이기 때문이다.
대동강보다 더 닝닝한 맛이라고 보면 된다.
‘저의 가게 음식에는 감칠맛이 없습니다.’ 이렇게 붙여 놓았다.
사실 남한 사람들은 더운 지방이라 음식 자체가 간이 세다.
그래서 강산면옥이나 부산안면옥 육수 맛도 엄청 강하다.
이 집은 면도 불어 터진 국수같이 쉽게 끊어지고 퍼석하다.
내가 지금 냉면을 먹는지 밀면을 먹는지 모를 지경이다.
요즘 사람들은 진한 육수맛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도 많아
이 밍밍한 맛을 즐기는 사람도 꽤 생긴 것 같다.
시설도 크고 현대식이라 다른 냉면집과는 달리 젊은 사람들 이미지에 딱이다.
교동면옥
교동면옥에 가면 ‘육전’이란 게 눈에 띈다.
진주 냉면이 고급이라 다른 지방에 퍼져나가지 못했다는 것이
바로 이 육전을 포함한 고급 요리로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진주서 냉면을 먹어 본 분들은 아실 것이다.
고명이 엄청 올라간다는 사실을.
그리고 진주 냉면하면 바로 이 육전을 빼놓을 수 없다.
지금 하연규 사장 아내인 박군자 여사의 이름을 따서 하는
박군자 진주냉면집과 1945년부터 진주냉면을 만들어 왔다는
황덕이 할머니의 하연옥 냉면집이다.
하연옥은 갈때마다 번호표를 받아들고 1시간 기다려야 한다.
백종원이가 와서 맛있다고 한번 더 방송 한 뒤에는
기다리다 욕나올뻔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진주 3대 냉면집 하나인 황포냉면이다.
만화가 허영만 씨가 맛집으로 소개해서 한달음에 가서 맛을 보았다.
겨자와 식초를 넣지 말고 냉면을 먹으라는 이 집 냉면은 정말 또 다른 맛이었다.
여기서도 푸짐한 육전은 빼놓을 수 없다.
이들 진주 냉면에서 나오는 육전을 교동이 바로 접수해서
프렌차이즈로 만든 것이다.
교동면옥 육전
진주 황포면옥 육전
진주 박군자 육전
진주 하연옥 육전
첫댓글 노국장님 따라다니면 저런 거 다 맛볼 수 있으려나 ?
침 흘리고 읽다가
쩝~쩝 입맛 다시다가
그저 웃습니다.
아마도요
그럴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