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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여행기
런던 - 베르겐 - 오슬로 - 코펜하겐 - 스톡홀름 - 탈린 - 헬싱키 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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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여덟째 날 (2010년 6월 12일 - 토)
* 오늘의 일정
노르웨이/ 오슬로(09:00) - 스웨덴/ 예테보리(12:54 / 13:27) - 덴마크/ 코펜하겐(17:01) : 기차이동
코펜하겐/ 코펜하겐 역 - 유스호스텔 - 티볼리 공원 앞 - 시청사 - 스트뢰에 거리 - 야경
* 오슬로를 떠난다.
오늘은 오슬로를 떠나는 날이면서 노르웨이를 떠나는 날이기도 하다. 아침 6시에 일어났다. 씻고, 가방을 정리를 했다.
지난 밤에 널어놓은 빨래가 어느정도 말라서 안심이 된다.
오슬로는 북유럽 일정 중에 유일한 호텔 숙박이었는데, 가장 비싼 숙박비를 내고도 잠만 자고 바로 떠나게 됐다. 특히,
아침기차를 타기 위해 호텔식당의 푸짐한 아침식사를 여유있게 즐기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서 정말로 아쉬웠다. 아침
7시 20분에 호텔 체크아웃을 했다. 체크아웃은 카드키만 반납하고 간단하게 끝났다. 리셉션의 근무자가 우리를 위해서
준비한 아침 도시락을 내어준다. 도시락 내용이 궁금해서 열어봤는데, 정말로 소박한 도시락이어서 조금 실망을 했다.
호텔 밖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호텔 바로 옆이 트램 노선 17번과 18번의 종점이기 때문에 7시 25에 출발하는 트램을
바로 탈 수 있엇다. 오슬로 역으로 가는 동안, 캐리어가 비에 젖지 않도록 준비해간 세탁소용 비닐을 캐리어에 씌웠다.
20분만에 오슬로역에 도착해서 역광장을 향해서 걸었다. 역광장은 행사가 있는지, 대형천막들을 수없이 세워 놓았는데,
빗줄기가 제법 굵어서 행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슬로 역의 대합실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아침식사를 했다. 호텔에서 싸준 도시락과, 오슬로에서 제일 저렴한 버거킹의
커피 2잔이 오늘의 아침식사다. 호텔에서 도시락 내용물을 처음 보았을 때는 실망스러웠는데, 치즈와 햄이 들어있는 호
밀빵에 오렌지 쨈을 곁들여서 먹고 바나나 후식까지 먹고 보니, 생각보다 든든하고 훌륭한 아침식사 임을 깨달았다.
노르웨이 크로네 잔돈을 처리하기 위해서 아내가 아들녀석에게 줄 초콜릿을 사고, 버거킹에서 점심식사용 치즈버거
2개를 샀다. 잔돈은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 사용했고, 노르웨이 화폐는 100 NOK 지폐 1장만 남았다. 이만하면, 환전과
지출을 효과적으로 한 셈이다.
<호텔에서 준비해 준 소박한 아침 도시락>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본 오슬로 역>
출발시간이 다가와서 18번 플랫홈을 찾아가서 스웨덴의 예테보리행 기차에 올라탔다. 북유럽 최고의 부자나라 기차답게
열차시설이 깔끔하고 좋다. 좌석예약을 하지 않아서 적당히 빈자리를 골라서 앉았다. 정확하게 아침 9시에 기차가 출발했다.
<스웨덴 예테보리 행 기차>
북유럽여행을 위해서 구입한 유레일 스칸패스의 날짜표시에 3일째 날짜를 기입했다. 5일권 유레일패스에는 빈칸이 2개
밖에 남지 않았다. 표검사를 하는 차장에게 유레일 패스를 보여주자, 코인을 하나씩 준다. 자판기에서 커피나 티를 뽑아
먹을 수 있는 코인이라고 한다. 유럽을 여러차례 여행하면서 2등칸에서 음료 써비스를 받기는 처음이다. 왠지 기분이 좋
아졌다.
얼마 후에 정차한 기차역에서 건장한 남자들 한 무리가 올라 탔는데, 그들이 예약한 좌석에 우리 부부를 포함해서 오슬
로에서 탄 사람들이 미리 앉아 있는 것 같았다. 차장이 와서 자리를 확인하더니 나중에 탄 사람들이 다른 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배정을 다시 해 줬다. 기차안의 혼란을 최소화 시키면서 모두를 배려하는 차장의 신속한 행동에 감탄했다.
노르웨이 기차는 또 다른 특이한 점도 있었다. 우리 객실이 기관실과 함께 있는 첫번째 칸이 었는데, 중간 역에서 기차가
간이 정비를 받는 시간이 되자, 기관사가 승객들에게 기관실을 구경시켜줬다. 덕분에 첨단 장치가 설치된 기차의 조종실
을 구경하는 좋은 경험을 했다.
한가지 불만은 중간에 올라탄 남자 일행이 스웨덴의 예테보리까지 가는 4시간 동안 쉴새없이 떠들어서 많은 사람들을
피곤하게 했다는 것이다. 차장도 몇 차례 와서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줬으나, 술까지 한잔한 것으로 보이는 그 들은 막무
가내였다. 단체로 놀러가는 사람들의 소란스러운 특징은 잘 사는 나라 사람들에게도 예외는 아닌것 같다.
<노르웨이 기차의 내부>
* 노르웨이의 슈렉 부부 - 토마스와 리사
우리 부부와 마주보는 좌석에 북유럽 커플이 앉아 있었다. 기차가 출발을 하자, 남자가 여자에게 선물을 건넸다. 여자가
선물을 한가지 펴보고, 깜짝 놀라면서 기쁜 표정을 짓고 답례로 키스를 했다. 또 다른 선물을 펴보고 키스하고, 여러가지
의 선물을 확인하면서 무척이나 행복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그들과 이야기를 하게 됐다. 노르웨이 사람들인 그들은 부부였다. 토마스와 리사는 결혼 12주년 기념으로 아
이들을 떼어 놓고 예테보리에 여행을 간다고 한다. 남편 토마스는 영화 '슈렉'에 나오는 주인공 슈렉을 닮았다.
토마스는 고향이 송네 피오르드 지역이라고 하면서 우리가 많은 피오르드 중에 송네 피오르드를 선택했다는 것에 대해
서 반가워 한다. 우리 부부가 결혼 20주년 기념으로 북유럽 여행을 한다고 소개했더니, 의미 있는 여행이지만, 도시에서
도시(City to City)로 여행하는 일정이 안타깝다는 의견을 밝혔다. 문득, 베르겐에서 만났던 네덜란드 노부부의 여행일정
이 생각났다. 그들의 여행은 느긋하게 한곳에서 머물면서 여행하는 패턴이었다. 유럽인들의 여행방식이 부럽기도 하지
만, 자주 유럽을 찾지 못하는 우리들의 여행은 주마간산 식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토마스 부부에게 노르웨이의 물가에 대해서 물어 보았다. 그들도 노르웨이의 물가가 북유럽에서도 제일 비싼것을 인정
했다. 그러나, 교육을 비롯한 각종 복지혜택이 많기 때문에 노르웨이에서 사는 것이 행복하다고 한다.
<노르웨이 부부 - 남편이 만화영화의 주인공 '슈렉'을 닮았다...>
기차가 스웨덴을 향해서 동쪽으로 가면서 날씨가 점점 맑아진다. 오슬로에서 궂은 날씨에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비구
름이 코펜하겐까지 쫓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11시 30분이 되자, 핸드폰에 문자가 오기 시작했다. 외교부와 통신사의 안내 문자를 확인하면서, 노르웨이와 스웨덴 사
이의 국경을 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땅 위에 그어진 국경선 보다 전파에 의해서 나뉜 국경이 더 실감이 난다.
식당칸의 자판기에 가서 차장이 나눠준 코인을 이용해서 커피를 뽑았다. 여러종류의 커피와 코코아는 자판기에서 바로
뽑을 수 있지만, 차는 뜨거운 물을 받고, 옆에 놓여 있는 티백을 가지고 오면 되는 방식이다. 깔끔한 식당칸에는 과자와
음료수를 파는 자동 판매기도 설치되어 있었다. 오슬로 역에서 사온 치즈버거와 기차의 커피머신에서 뽑은 커피로 그럭
저럭 점심을 해결 할 수 있었다.
<차장이 나눠준 코인 - 기차의 커피머신에서 커피나 차 등을 뽑아 먹을 수 있다.>
<식당칸과 객실 여러곳에 설치된 커피 머신>
<식당칸>
<기차안의 점심식사 - 치즈버거와 커피>
* 스웨덴의 예테보리(Göteborg)
12시 54분, 기차는 정확한 시간에 예테보리에 도착했다. 오슬로에서 덴마크의 코펜하겐까지 직통으로 가는 기차가 없기
때문에 이 곳 예테보리에서 갈아타야 한다. 코펜하겐 행 열차는 오후 1시 27분에 출발하기 때문에 예테보리에 머무는 시
간은 30분 남짓이다.
사실, 예테보리는 30분 간 머물고 가기에는 그 존재감이 큰 도시이다. 스웨덴에서 수도 스톡홀름 다음으로 큰 제2의 도
시이자 제1의 항구도시이기 때문이다. 영어로 고텐부르그(Gotenburg)라고 불리기도 하는 '예테보리(Göteborg)'라는 이
도시의 이름을 '괴테보르그'가 아니라 특이하게도 '예테보리'라고 발음하는 것은 스웨덴어의 특징으로 보인다.
기차역의 창문 높이 설치된 스웨덴 왕실의 문양을 보고, 이 곳이 스웨덴 임을 실감했다. 역의 규모는 별로 큰 편은 아니
었다. 오래된 구역사에 증축된 현대식 역사가 덧대어진 방식의 건물이었다. 역 밖으로 나가보니, 성곽의 모양을 본 뜬 구
역사의 모습이 눈에 띈다.
역 광장에 설치된 예테보리 지도를 확인해 보았다. 예타 강을 따라서 조성된 도시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는 지도였다.
지도만 보아도 평화로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도시이지만, 더 이상 도시를 느낄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북유
럽여행을 떠나기 전에 회사동료 한명이 예테보리에서 6개월 동안 지낸적이 있는데, 예테보리는 정말 아름다운 도시라면
서 여행중에 시간이 되면 꼭 들러보라고 권해서 기억해 두었던 도시이기도 하다.
역으로 돌아와서 열십자 모양으로 배치된 역사를 구경했다. 구역사의 아치형태의 천정과 신역사의 유리천정이 묘한 조
화를 이루면서,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역사에 배치된 매장의 입구가 붉은 색칠을 한 목재로 되어 있어서 편
안한 느낌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느낌이 좋아서 사진을 몇 장 찍고 코펜하겐 행 열차가 기다리고 있는 플랫홈으로 발길
을 돌렸다.
<예테보리 역에 설치된 스웨덴 왕실의 문양>
<예테보리 역>
<예테보리 시내 지도>
<예테보리 역의 실내 모습들...>
* 코펜하겐으로 가는 열차
플랫홈에는 덴마크의 코펜하겐으로 가는 Inter City가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 1시 27분, 기차가 정확하게 출발했다.
오슬로에서 예테보리까지의 거리에 비해서 코펜하겐으로 가는 길은 훨씬 멀지만,시간은 오히려 조금 걸린다. 스웨덴 구
간의 철도 상태가 훨씬 좋기 때기 때문이다. 우리가 타는 기차는 덴마크와 마주보고 있는 스웨덴의 말뫼라는 도시에서 해
협을 가로 지르는 외레순트 대교를 건너서 코펜하겐까지 기차로 직접 연결된다.
<코펜하겐으로 가는 Inter City 열차>
주말 오후의 기차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았다. 예테보리까지 좌석예약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안하게 왔는데, 코펜하
겐까지 가는 길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게 유럽에서 기차여행을 많이 다녔으면서도 주말에 이동하는 기차의 좌석예약
은 필수라는 사실을 잊고 이렇게 마음고생을 하는지 후회가 된다.
* 스웨덴 루드비히 가족
적당한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조금 후에 자리 주인이 와서 일어났다. 자리 주인은 아들을 데리고 있는 부부였다. 남편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우리 부부에게 자기들이 다른 자리를 찾아 보겠다면서 앉아 있으라고 한다. 친절한 그들의 태도 때문
에 그 자리에 않아 있을 수 없어서 자리를 옮겼다. 스웨덴 부부는 아이의 자리에 아내를 앉도록 배려를 해 줘서 나만 통로
옆 좌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2살짜리의 귀여운 아들 '루드비히'와 함게 여행하는 스웨덴 부부는 정말로 친절한 사람들이었다. 아내는 귀여운 스웨덴
아이 루드비히와 장난도 치고 말도 가르쳐 주면서 재미있게 놀아 주었다. 어린아이가 더듬더듬 영어로 이야기를 하는 모
습이 사랑스럽다.
스웨덴 가족은 주말을 맞아서 처가 식구들과 캠핑을 간다고 한다. 1시간 거리의 다른 역에서 가족들을 만나기로 했다는
그들을 보면서, 이곳도 요즘의 한국사회처럼 처가 위주의 삶이 전개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루드비히' 엄마는 노르웨이 사람들이 물가가 싼 스웨덴에 와서 장을 보고 돌아 가는 것에 대해서 불만을 이야기 했다.
우리가 보기에는 삶이 풍요롭고 복지가 잘 되어 있는 북유럽 국가들 사이에서도 나라별 물가와 수입의 차이가 있어서 이
렇게 사소한 점에서 서로의 생각과 입장이 다르다는 미묘한 현실을 알게 되었다.
<코펜하겐 행 열차의 내부>
<열차 창밖으로 보이는 스웨덴 바다>
* 유럽의 청년들 - 네덜란드 청년과 터키 아가씨
스웨덴 부부가 중간에 내리고 나서 아내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우리 앞 자리에는 키가 큰 청년이 앉았고, 조금 후에 검
은 머리의 아가씨가 앉았다. 청년은 20대 초반의 네덜란드 사람이고, 아가씨는 터키 사람이었다. 우리는 가지고 있는 동
전을 서로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육상을 한다는 장신의 네덜란드 청년은 친구들과 함께 스칸디나비아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지리에 관
심이 있어서 여행을 많이 다녔다고 하는데, 동양에는 태국여행을 해 보았다고 한다. 축구를 좋아해서 유럽에 진출한 한국
축구 선수들의 이름도 다 알고 있었다. 한국의 남북한 대치상황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는데, 천안함 침몰 사건의 배경에
대해서 의견을 묻기도 했다. 유럽의 젊은 청년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들이 나이에 비해서 진지하고 생각이 깊은데에
놀라게 된다.
친구들과 함께 코펜하겐의 카스트루프 공항으로 간다는 터키 아가씨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잘 하지 않았다. 그러나 유
머와 재치가 있고 한편으로는 엉뚱한 면이 있는 재미있는 아가씨였다. 네덜란드 청년을 친동생 다루듯이 대하는 말투와
표정이 우리를 끊임없이 웃게 만들었다.
그들과 함께한 덕분에 코펜하겐까지 가는 4시간 30분은 결코 지루하지 않았다.
<네덜란드 청년과 터키 아가씨>
* 외레순트(Øresund) 대교
기차가 스웨덴의 말뫼를 통과해서 바다를 건너기 시작했다. 스웨덴의 말뫼에서 코펜하겐으로 건너가는 외레순트 대교는
총 연장이 14 km에 이르며 10년 전에 세워졌다고 한다. 두 나라가 외레순트 대교 건설에 합의 했을 때 발트해 안쪽에 자
리를 잡은 핀란드는 다리건설에 반대를 했다고 한다. 핀란드의 주력산업인 조선업에 타격을 주고, 교각의 높이 제한으로
선박의 이동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한 해양환경의 파괴 위험도 지적했다고 한다.
그러나 외레순트 대교의 개통으로 인해서 많은 유럽인들이 쉽고 편하게 유럽본토와 스칸디나비아를 오고 갈수 있게 된
것도 사실이다.
끝없이 이어진 외레순트 대교를 기차로 건너다 보면 외레순트 해협의 바다 곳곳에 풍력발전기가 단체로 설치되어 있는
것이 보인다. 런던에서 베르겐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북해의 곳곳에 설치된 풍력발전기를 본 기억이 살아났다. 친환경 대
체 에너지에 대한 북유럽 사람들의 노력이 느껴지는 풍경이다.
<외레순트 대교를 지나면서...>
** 덴마크
안데르센의 나라 덴마크는 동화 속에 나오는 나라와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역사속의 덴마크는
한때 영국을 통치하면서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의 무대가 되기도 했고, 칼마르 동맹에 의해서 노르웨이, 스웨덴을 통
합한 영광을 간직한 북유럽의 강국이었다. 19세기 독일제국의 부상에 따라서 영향력이 줄어들었지만, 북유럽 특유의 복
지제도와 100년 전에 세계 최초의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든 친환경 국가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흥미진진한 나라이다.
* 코펜하겐(Copenhagen) 역
코펜하겐은 덴마크어로는 괴벤하운(København)이라고 하며 '상인의 항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오레순드 대
교를 건넌 기차는 카스투르프(Kastrup) 공항을 지나서 17:00 정각에 코펜하겐 중앙역에 도착했다.
코펜하겐 중앙역은 유럽대륙의 대도시에서 볼 수 있는 역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대형아치 모습의 플랫홈이 수도 없이
이어져 있었고, 기차역의 홀은 훨씬 높고 넓은 아치로 구성된 공간에 다양한 시설들이 들어서 있었다. 코펜하겐이 유럽대
륙과 연결되어 수 많은 기차들이 오가는 대형 역임을 실감하게 했다.
역의 인포메이션에서 코펜하겐 지도를 하나 얻어서 유스호스텔로 향했다. 코펜하겐 지도는 시내 중심부의 모든 건물들
을 입체적으로 표시를 해서 관광객들이 지도만 있으면 어떤 곳이든 찾아 갈 수 있도록 배려한 정말로 편리한 지도였다.
<코펜하겐 중앙역>
* 코펜하겐의 5성급 유스호스텔 - Dan Hostel
코펜하겐에 숙소를 잡을 때에 최우선적으로 고려를 했던 것이 5성급 유스호스텔로 널리 알려진 'Danhostel Copenha
gen City'였다. 이 호스텔은 코펜하겐 중앙역과 시내 중심부의 주요관광지와 가까워서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 요지에 자
리를 잡고 있으면서 별등급이 5등급이나 되는 좋은 시설을 갖춘 호스텔로 유명한 곳이기 때문이다.
유스호스텔은 중앙역에서 약 10분 거리에 있었다. 중앙역에서 티볼리공원을 끼고 돌아서 뉘 칼스버스 미술관을 지나
크리스티안 하운으로 넘어가는 다리를 건너기 전에 나타난 17층의 고층 빌딩이 바로 유스호스텔이었다. 유스호스텔의
크기와 입구에 5개의 별이 그려진 마크를 보면서 숙소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코펜하겐의 5성급 유스호스텔 - Dan Hostel>
유스호스텔의 1층은 리셉션과 카페가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대형 유스호스텔 답게 복잡한 리셉션에서 체크 인을 했
다. 우리가 예약한 방은 8인실 Mixed Domitory 인데, 하루 숙박비가 1인당 160 덴마크 크로네(약 32,000 원)로써, 시내와
가깝고 시설이 좋은 유스호스텔로써는 저렴한 금액이었다. 사전에 인터넷으로 예약한 10%를 정산하고, 시트와 수건 임
대료로 1인당 60 DKK를 추가한 후에 신용카드로 결제를 했더니, 카드수수료를 추가로 19.14 DKK를 요구한다. 이 호스텔
이 특이하게도 카드수수료를 요구한다는 정보를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별로 기분이 유쾌하지는 않았다.
배정된 방의 카드키와 시트, 수건을 받아들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특이하게도 엘리베이터도 카드 인식을 한 후 가려는
층의 버튼을 누를 수 있다. 최신시설의 호스텔이어서 보안기능을 강화한 것 같은데, 엘리베이터의 카드 인식은 조금 불편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부부에게 배정된 4층의 8인실 도미토리는 비교적 깨끗하했고, 방안에 화장실과 목욕탕이 딸려 있어서 편할 것 같았
다. 비어있는 침대 2곳에 자리를 잡고 짐정리를 했다. 낮 시간에 체크인을 하니까 편안하게 짐정리를 할 수 있어서 좋다.
<유스호스텔의 리셉션>
<유스호스텔 1층의 카페>
<8인실 도미토리 내부>
* 코펜하겐 중심부 돌아보기
유스호스텔을 나서서 제일 먼저 갈 곳은 코펜하겐 중앙역이었다. 6/14(월), 코펜하겐에서 스웨덴의 스톡홀름으로 가는
특급열차 X2000을 예약해야 되기 때문이다. 오늘 오후 코펜하겐 중앙역에 도착했을 때에는 유스호스텔의 체크인을 하는
시간이 임박해서 미처 X2000 예약에 대해서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오후 7시가 넘은 시간이어서 예약은 야간업무창구에서 할 수 있었다. 창구에 스칸레일 패스를 보여주고 예약비로 108
DKK를 추가로 지불했다. 코펜하겐의 다음도시인 스톡홀름으로 가는 교통편까지 확실하게 확보했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
이 편안해졌다.
<스톡홀름으로 가는 특급열차 X2000 예약권>
코펜하겐 중앙역을 나와서 시청앞 광장으로 향했다. 우려했던 데로 오슬로의 비구름이 코펜하겐까지 쫓아 온 것 같다.
비가 오고 바람까지 불어서 날씨가 꽤 추워졌다. 여행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이런 날씨는 여행객의 기분을 우울
하게 만든다.
티볼리 공원의 입구를 지났다. 전세계 놀이공원의 원조라고 하는 티볼리 공원은 여전히 코펜하겐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놀이공원에 별로 관심이 없는 우리 부부에게는 흥미를 끄는 곳이 아니어서 입구만 구경하고 지나쳐
갔다.
<티볼리 공원 입구>
* 시청사 광장
티볼리 공원을 지나면 시청사 광장이 나타난다. 코펜하겐의 관광은 시청사 광장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펜하겐의 주요 장소에 가려면 시청사 광장을 지나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시청사는 코펜하겐 시내의 모든 건축물의
기준이 된다. 시청사의 탑의 높이가 105.6 미터인데, 코펜하겐에서는 시청사 탑보다 높은 건물을 세울 수 없었다고 한다.
시청사 광장은 독특한 양식의 시청사와 조화를 이룬 주변의 건축물로 둘러 쌓여서 코펜하겐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코펜하겐 시청사>
<시청사 광장>
시청사의 옆에는 안데르센의 동상이 있다. 덴마크를 대표하는 작가 안데르센 동상의 인기는 그의 무릎이 닳아서 색깔이
변한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안데르센은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 뭔가를 바라보고 있는데, 그의 시선을 따라가 보면 티
볼리 공원을 바라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책을 읽다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놀이시설을 응시하면서 생각에 잠겨 있는 위
대한 동화 작가의 모습에서 어린이들을 향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티볼리 공원을 바라보고 있는 안데르센의 동상>
시청앞 광장의 건너편에는 재미있는 건물이 있다. 건물 모서리에 온도계가 설치되어 있는데, 영하 20도부터 영상 28도
까지 온도를 표시할 수 있다. 온도계의 눈금으로 미루어 보아 코펜하겐의 온도는 영상 28도를 넘어가는 더위는 없는 것
같다. 현재의 온도는 영상 12도로 꽤 쌀쌀한 편이다.
건물의 온도계를 자세히 살펴 보면, 온도계의 위쪽에는 자전거를 타는 여자와 우산을 든 여자의 모습을 한 황금색 조각
이 설치되어 있다. 날씨에 따라서 어느 한쪽의 조각이 앞으로 나오는지 확인 할 수는 없지만, 아이디어가 재미있고 흥미
가 가는 건물이다.
<시청사 광장에서 보이는 온도계 건물>
시청사 광장의 한가운데에 특이한 조각이 있어서 살펴 보았다. 각 방위별로 지역이름과 함께 거리가 표시된 것을 확인하
고 이 조각이 코펜하겐 시의 도로원표 임을 알 수 있었다. 거리를 재는 기준점이 시청사 광장에 설치되어 있는 것이다. 서
울의 광화문 광장 옆에 우리나라의 도로원표가 설치되어 있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코펜하겐 시의 도로원표>
* 스트뢰에(Strøget) 거리
시청앞 광장에서 시작되어 콩겐스 광장까지 이르는 1.2km의 보행자 전용거리를 스트뢰에 거리라고 부른다. 코펜하겐에
서 제일 유명한 쇼핑가이며, 덴마크 특유의 디자인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시청앞 광장에서 길을 건너서 스트뢰에 거리로 들어섰다. 코펜하겐 시내의 최대의 번화가 스트뢰에 거리는 너무나도 한
산 했다. 불과 1주일 전, 런던의 레스터 광장에서 경험했던 시끌벅적한 주말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여행전에 코펜
하겐 시청사 광장과 스트뢰에 거리를 가득 매운 사람들의 사진을 보았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오늘 날씨가 좋
지 않아서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6월은 여전히 비수기여서 성수기라고 할 수 7~8월과는 분위기가 다른 것
인지 알수가 없었다.
<스트뢰에 거리>
스트뢰에 거리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레고 매장을 발견했다. 그제서야 전세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 레고가
덴마크 회사라는 사실이 생각났다.
작은 광장을 지나면서 발견한 아이스크림 가게도 눈길을 끌었다. 노란색의 화사한 인테리어와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예
쁜 아가씨가 손님을 위해서 아이스크림을 준비하고 있었다.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싶은 느낌이 들
게 하는 디자인의 힘을 느끼는 아이스크림 가게라는 생각이 들었다.
<덴마크의 유명상표 레고 매장>
<아름다운 디자인의 아이스크림 가게>
* 채식 뷔페 - RIZ RAZ
안내책자에서 찾아낸 채식 뷔페 RIZ RAZ에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안내책자의 설명만 보고 식당을 찾다가 고생을
했다. 저녁뷔페는 1인당 89 DKK 로 한국의 패밀리 레스토랑의 샐러드 바와 비교해서 특별히 비싼 것 같지는 않았다. 덴마
크 맥주를 추천해 달라고 해서 추가로 주문하고 아내는 생수를 선택했다.
채식뷔페의 메뉴는 제법 종류가 많았는데, 음식의 외형과는 달리 우리 입맛에 잘 맞지 않았다. 채소를 조리하는 방법과
양념의 기준이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채식을 좋아하는 아내도 저녁식사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
<채식 뷔페 RIZ RAZ>
식당에서 호스텔로 돌아오는 길에는 아름다운 코펜하겐 도시의 야경을 볼 수 있었다. 우리의 눈을 사로 잡은 것은 거리
에 설치된 식당의 식탁 모습이었다. 추운날씨에도 실외에서 식사를 하는 손님을 위해서 난로를 설치하고, 의자마다 두툼
한 담요를 준비해 놓고 있었다. 식탁과 파라솔에 장식된 예쁜 꽃들은 비오는 코펜하겐의 밤거리와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
었다.
<비오는 코펜하겐 거리의 모습>
시청사 광장에도 야경이 펼쳐져 있었다.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은은한 분위기의 코펜하겐 야경은 서유럽 대도시의 야경
과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길건너 티볼리 공원 건물의 야경은 소박한 시청사 광장의 야경에 나름대로 생동감
을 불러 일으키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코펜하겐 시청사 광장의 야경>
<티볼리 공원의 야경>
시청사 광장에서 도보로 10분거리의 유스호스텔로 돌아오니 1층 카페는 열기로 후끈 달아 오르고 있었다. 전세계에서
몰려온 여행객들이 대형 TV를 중심으로 모여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축구경기를 시청하고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
들이 모여있는 모습이 특이하고 재미있어 보여서 사진에 담아 보았다.
카페의 열기를 함께 하다가 갑자기 피로감이 몰려오는 것을 느꼈다. 오늘 하루도 장거리 이동을 하고 추운날씨속에 돌아
다니느라 몸이 혹사를 당한 것이다. 내일은 화창한 날씨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잠자리에 들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시청하는 사람들 - 유스호스텔 1층 카페>
* 지출 (2010년 6월 12일 - 토) - 기준환율 : 1NOK=196 원, 1DKK=207 원
- 아침용 커피, 버거킹 10 NOK
- 잔돈으로 초콜릿 구입, 오슬로 역 42 NOK
- 점심용 햄버거, 버거킹 34 NOK
- 유스호스텔 715.14 DKK * VISA Card
. 8인실 도미토리 숙박비 160 x 2명 x 2일 = 640 DKK
. 예약비 공제 - 64 DKK
. 린넨, 수건 60 x 2명 = 120 DKK
. 신용카드 수수료 19.14 DKK
- 스톡홀름행 X2000 예약, 코펜하겐 역 108 DKK
- 저녁, 채식뷔페 RIZRAZ 226 D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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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tal 86 NOK (노르웨이 크로네) / 1,049.14 DKK (덴마크 크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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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머!! 너무 환상적!!~~~유럽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곳....아마도 유럽대륙과 연결되어서 그런것 같네요...우후!! 아내분이 넘 젊으시네여ㅎㅎ 두분이 잘 어울리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