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무대
임 문 혁
두만강 푸른 물은 임을 싣고 흘러가고
노래는 남아 나를 부르네
어린 시절 뒷산 진달래꽃에 피고
젊은 날 먹구름 속 천둥으로 우는데
노모와 함께 듣던 노래
오늘은 나 혼자 듣고 있네
기러기 울어 예는 하늘 구만리
노을 따라 가신 우리 어머니
미아리 눈물고개 맨발로 넘어
내 곁에 오셔 함께 들으실 것만 같은 밤
남몰래 눈물 훔치며 불효자가 우네
복면가왕
임 문 혁
쌍봉낙타 가면이 노랠 부른다
인생은 나그네,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 길에*
제비연꽃 가면이 노래를 한다
당신은 누구시길래 내 마음 가져갔나요?
당신은 누구시길래 내 마음 애태우나요? *
가면 속 가수를 추리해보는 티브이 프로그램
경연 패자는 가면 벗고 얼굴을 공개하고
승자가 이기고 이겨 끝까지 가면 가왕이 된다
가면 속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듣다가
문득 거울 속 내 얼굴 들여다본다
이 얼굴이 진짜 내 것일까
나 무슨 노래 어떻게 불러야
이기고 이겨 가왕이 될까
가면 속 나 누군지 사람들은 알까
가면과 나 어느 것이 진짜인지 알 수 있을까
* 최희준의 노래 ‘하숙생’
* 심수봉의 노래 ‘당신은 누구시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