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보를 읽고(2008,7)
발제자 최 향
발제일 2008,7,24
◎내가 읽은 동시- 같이놀자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은 ‘누구나 시인의 마음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마음을 글로 옮기는 사람만이 시인이다’라는 약 오르는 말을
돌려서 하는 것이 아닐까...
교실의 창가 쪽에 자리를 앉게 되는 때에는 나도 모르게 창밖으로 시선이 가고 고개를 돌리는 일이 많았던 학창시절이 영화처럼 스쳐가는 詩이다
참 단순하고 쉬운 단어들에서 마음을 온통 창밖에 둔 아이들과 껍데기만 앉아 있는 텅 빈 교실의 서늘함까지 느껴진다
글의 아이처럼 학교가 싫고 공부기 지겹지 않았어도 창가에 어른거리는 환한 목련은 나른한 봄 날 오후를 더 힘들게 하는 유혹이었다
◎옛 이야기 한자리-‘하도 재밌어서’ 우렁각시
옛이야기를 노래처럼 들려주시던 할머니를 떠올리며 읽어보려 해도 맛이 안 난다
구술자에 따라 달라지는 작은 차이들과 ‘재미있다’는 표현에 주목한 설명에서 뒤늦게 ‘그렇구나’ 하고 알게 되었다
‘재미나다’는 표현을 자꾸 하며 구술한 사람은 정말 재미가 있어서 이기도 했겠지만 매사에 긍정적인 사람이었을 거야... 생각하면서 이런 작은 공부들이 쌓여서 언젠가는 나도 눈이 밝아지기를 꿈꾼다
◎어린이 삶과 문화
중고등학생과 유모차를 탄 아기들까지 촛불집회 현장으로 나오게 만드는 정부의 광우병 쇠고기 수입, 일단은 꼬리를 숨긴 대운하 정책, 공교육을 말살하는 교육정책에 관해 늘 깨어 지켜보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했다
전기,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도 안하겠다고 해 놓고 원유가와 생산 원가 인상을 이유로 기어이 밀어 부친다.
학교 자율화의 포장을 하고 나타난 정책들이 알고 보니 80년대에 중고등학교를 다닌 나의 학창시절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29개 지침 일괄폐지의 자세한 내용까지는 못 알아봤지만 어린이 신문 집단 구독, 학습 부교재, 사설 모의고사, 0교시, 10교시 등은 관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이권을 챙기게 도와주면서 아이들을 이용하는 비교육적인 것들이다
21세기의 아이들을 위한 교육정책이 ‘미친교육, 우경화’라면 우리나라는 희망이 없다
◎내가 읽은 책
-랑랑별 때때롱은 권정생 선생님이 마지막으로 남기신 책이라는 의미 말고도 그 안에 들어있는 메시지나 그림에 관해 얘기할 거리가 많은 것 같아 모두 다 읽은 후에 얘기해 보고 싶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과 ‘문제아’는 글을 쓰신 분들이 책 내용보다는 수기나 반성문처럼 써서 그 자체로 감상하는 것이 더 재미있었다
엘마 할머니의 이야기는 따로 찾아 읽었는데 아이들에게 죽음이 두렵거나 공포가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해 주기에 적합한 책이라는 추천이 있었고, 문제아는 곧 우리가 공부하면서 직접 느끼고 비교하면 될 것이다
◎사는 이야기
장수풍뎅이의 일생에 관한 존경스러울 만큼 자세한 관찰 보고서이다
암컷과 수컷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장수풍뎅이를 보면서 엄마역할을
대비시켜 돌아보고 다짐하는 글이다
물고기나 화초를 좋아하여 오래 여러 번 길렀지만 그것들의 생태에 관하여 그렇게 자세히 알고 있는 것들이 없다
길이에 불만이 있었지만 그 관찰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