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14년 4월의 강진 문학기행 중 회원들이 나눈 의견 중에, 고흥의 문화적 자산인 사투리의 재생에도 관심을 기울이자고 했습니다. 고행을 떠나 사니까 많이 잊어버리기도 했지만 어르신들 밑에서 자란 분들이라면 몇 마디 특이한 사투리들은 기억하실 줄 압니다. 고흥의 특이하고 맛깔나는 사투리를 서로 서로 모아 의견을 나누며 바르게 정리해보자구요.^^
<내가 추억하는 고흥 말들>
아래에 여러 회원 분들이 이미 올린 귀한 자료들도 있습니다만 제 개인적으로 기억에 많이 남는 말들을 올립니다. 중복과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또한 고흥 지방만이 아닌 전라도 지역 전체와 넓게는 충청도나 경상도 지방에서까지 공용되는 사투리도 있을 수 있음을 양지 바랍니다.
참고로 고흥말의 가장 큰 특징은 의문문의 억양이 마지막에 가서 내려온다는 겁니다. 그러냐? 가 아니라 그라야~하고 물음표가 없어지면서 말꼬리를 내립니다.약간 영남지방의 억양의 흔적이 있다는 점이지요.그런데 이것을 문장으로는 표현 못함이 안타깝네요.
1. 달배가다: - 달려가다
달배가불드라: - 달려가버리더라
달배가불디야~?: - 달려 가버리더냐?
달배가불듬마; - 달려가버리더구만
달배가불드랑께: - 달려가버리더라니까
2. 왐마!: - 으마, 오매,워매,웜매 보다 더 강한 감탄사인데 고흥 말은 과장법이 좀 많은 편.
3. 니 이발 어이서 했냐~; - 너 이발 어디서 했냐?
4. 빠마대기를 쌔러벳겨 불거잉께 : - 뺨따구를 때려 벗겨 버릴 테니까
5. 콱 기양 쌔러불랑께; - 콰악 그냥 때려버리려니까
6. 그라먼 니가 시방 경마이 아들이야~?: - 그러면 네가 지금 경만이 아들이란 말이냐?
* 경만이를 경마니로 발음하지 않고 경마이로 발음하며 ㄴ이 탈락함. 영남 지방과 비슷함. * 전두환이= 전두화이
7. 오마 오마 내 자석아; - 오매 오매 내 자식아 (반갑거나 안타깝거나 슬플 때, 자식이 짠하게 보이거나, 자랑스럽거나, 반갑기 그지 없을 때) 오매는 본뜻이 어머니이지만 놀랍거나 기막힐 때, 탄식할 때 쓰는 아이고! 아유! 라는 의미의 전라도 감탄사.
8. 헤에 헤이 이거이 경마이 아들 아이라고~: -허! 어허! 이게 (이 녀석이/이게 누구야? 라는 의미를 포함) 경만이 아들 아닌가?(아니라고?)
9. 놔나 놔나; - 놔둬 놔둬
놔나봐바 놔나봐바: - 놔둬봐봐 놔둬봐봐(반복함으로 강조함)
10. 해봐봐바: 해봐 (해보라고 강조하는 말로써 반복함으로 더 다짐하듯 표현)
11. 징하게 잡째쌌네: - 징그럽게,질리도록,무섭게 재촉해 대네
왜 그라고 잡째쌌냐?:- 왜 그렇게 재촉해대냐?
12. 아짐차이(아즘차이/아즘찮이): - 미안하고 고맙게. *ㄴ이 탈락한 발음 * 비슷한 말로 함경도 사투리 <아슴찮이>가 있음
오마 아짐차이 멋하게 이런 걸 다 줄라가요? : - 아이고, 미안하고 고맙게도 무엇 하려고(무엇 때문에) 이런 것을 다 주려고 그러세요?
13. 녹동 하네하고 할매가 마이 아프다 가드라: - 녹동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많이 아프시다고 하더라
14. 니가 한번 갔다 온나;- 네가 한번 갔다 오너라.
15. 이날에 평상 나가 늑 압씨 밥믹임시롱 이라고 살었다. 인자 어짤거이냐? : - 이날까지 평생 내가 너희 아비 (압씨는 아비씨의 준말이며 남편과 아버지라는 뜻을 아울러 낮잡아 표현하는 말로 반댓말은 엄씨) 밥 먹여주면서 이러고 살았다. 이제와서 어떡하겠니?
* 압씨; 아버지, 엄씨: 어머니, 하낙씨: 할아버지, 함씨: 할머니
16. 그라일다 또는 그라이다: - 그렇게 하외다 (그러세요)
아이 당신이 좀 하일다(하이다); - 아 당신이 좀 하외다(하세요)
' -일다' 또는'-이다'라는 뜻은 '하외다'라는 약간 높여 말하는 요청과 권유의 뜻임
전화 좀 하일다(하이다); - 전화좀 하외다(하세요)
17. 좀 일찍 인나꺼이제마는 저라고 자빠져 자붐시로 나보고만 일 안한다고 머라 그라먼 나가 뭐이 될꺼이냐 말다 ; - 좀 일찍 일어날 것이지만(일어나는 것이 좋을 텐데도) 저렇게 누워서 자버리면서 나에게만 일 안한다고 뭐라고 하면 내가 뭐가 될 것이냐 말이다
18. 얼렁 가란 말다: 얼른 가란 말이다
19. 저거이 저!; - 저 것이 저!(저 놈이 저...) 자기와 동년배거나 아랫 사람이 마음에 안드는 행동을 하거나 자신을 놀리거나 말을 안 들을 때 저런 고얀 놈이..라는 뜻을 함유한 말로 상대의 행동을 금지시키려는 의도로 지적하여 나무라는 듯이 하는 말.
먼 말을 하먼...저거이 저! ; (어른이) 무슨 말을 하면 안 듣고 저 녀석이 저런!( 너 진짜 그렇게 할거냐?)
20. 암말 안했듬마 니가 뙨네 싼다이:- 아무 말 안 했더니 네가 깝죽대며 건방을 떤다
*뙨네뙨네: 상황 파악을 못하고 철없이 깝죽대며 건방을 떠는 모습을 비아냥 거리는 말
21. 금메 말시; 글쎄(그러니까) 말일세
22. 장끼미 아제가 아적부터 술묵고 오춘하고 쌈해가꼬 폴이 마이 아푸답디다: - 장귀미(구미) 아저씨가 아침부터 술 먹고 오촌당숙하고 싸움 해가지고 팔이 많이 아프답디다.
23. 참말로 먼 빙한다고 술묵고 쌈을 해싼당가. 놈부끄럽게. 아조 술쳐묵은 입을 문대불등가 다리를 뿔라부러야제 안그랄랑가. 해도해도 장끼미 아제 같을라등가. 인자 말도 말소 ; - 정말 무슨 병이 들어서 술 먹고 싸움을 해댄다던가?. 남부끄럽게. 아주 술 쳐먹은 입을 문질러버리든지 다리를 부러뜨려버려야 안 그럴 것인가? 해도 해도 장구미 아저씨만 같을 건가. 이제 말도 말게나.
* 빙하네; - 병났네. (몹쓸 병이 든 환자 같은 짓을 한다고 나무라는 욕지거리)
24: 머이 어채? 참말로 어리하네. 누가 닐보고 그라라디야? 안할라먼 말제 먼말을 그러케 하야? 니가 잘못한 거이 없는디 누가 닐보고 머라랄꺼이야. 니만 잘하먼 누가 머라래도 암시랑토 안해. 그건 니도 알꺼이 아이야. 에잉? 나가 멀 잘 못했냐?시방 에잉? 아이 말다. 조까 말잔 해봐바란 말다. 니만 잘하먼 누가 머라랄꺼이야 말다.:
- 무엇이 어째? 정말 어리석네. 누가 너보고 그러라고 하더냐? 안하려면 말지 뭔 말을 그렇게(그런 식으로) 하냐? 네가 잘못한 것이 없는데 누가 뭐라고 할 것이냐? 너만 잘하면 누가 뭐라해도 아무렇지도 않아. 그건 너도 알것 아니냐? 응? 내가 뭘 잘못했냐? 지금? 응? 아 말이다. 좀 말 좀 해보란 말이다. 너만 잘하면 누가 뭐라고 할 것이냔 말이다.
25: 그라씨요; - 그러시(세)요.
하씨요: - 하시(세)요
* ~ 씨요 ; -세요 혹은 ~시요 대신 세게 발음하는 것이 특징
26. 하, 그라제: - 그럼! 그렇지. <하>라는 말은 영남의 <하모>와 비슷한 말이다. 비슷한 말로는 암만(암, 그렇지의 뜻)이 있음.
26. 해나 너도 당할래이 조심해라이: - 행여나 너도 당할라 조심하거라
27. 한녕 그라고만 있겄냐? 이자 지도 머일라도 할라가겄제; - 항상(항용) 그렇게 하고만 있겠냐? 이제 저도 뭣이라도 하려고 하겠지.
28. 가이내가 열러와서 이리 오도 못하네 저. 허어 허이~ 먼 열럼을 그렇게 타야? : - 가시내가 부끄러워서 이리로 오지도 못하는구나 저것봐(저렇게).허! 어허~ 무슨 부끄러움을 그렇게 타니?
* 가이내: -가시내. 여자 아이. 반댓말은 머이매; -머스매. 남자아이
29. 빙한다 바라: - 병든 것처럼 하는 짓 좀 봐라.
30. 시나불로 비가 온디 쌔빠지게 얽은바로 달배가드라: - 시나브로 비가 오는데 혀 빠지게 얽은 모양의 밭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더라.
31. 그랑께 머이다야?: - 그러니까 뭐니??
32. 후제: - 후에. 훗날에,
후제후제 다시 온나:-후에후에 다시 오너라 (후일을 강조함)
33. 항꾸네: 한꺼번에, 다함께
* 항꾸네 가제 호자 기양 가부야? : - 다함께 가지 혼자 그냥 가버리냐?
34. 깨끄름하다: -꺼림칙하다
밥도 안묵고 기양 가부러서 맘이 깨그름하드라:- 밥도 안 먹고 그냥 가버려서 마음이 꺼림칙하더라
35: 머이매가 낮바닥을 깽께부러갖고 영 보기가 싫든마 그라네: - 남자 녀석이(남자애가) 얼굴을 다쳐서 까여가지고 상처가 나버려서 영 보기가 싫더니만 그러네
* 깽끼다: - 다쳐서 까지거나 긁혀서 상처가 나다
36. 보고자와 죽겄디야?: - 보고싶어 죽겠더냐?
잡다: - 싶다. 묵고잡다;-먹고싶다 묵고자와: 먹고싶어
37. 배람빡에다 종우 좀 발러라: - 바람벽(벽)에 종이 좀 발라라.
38. 새랍문 잔 고쳐라; -사립문 좀 고쳐라
39. 까끔에 나무 하러 가디야? : - 야산(산기슭)에 나무 하러 가더냐?
40. 갱본에 갯것 하고 포래 뜯으러 가자:- 강변(갯가,해변을 말함)에 해조류와 파래 뜯으러 가자. * 참고로 고흥에는 강이 없고 냇물만 있음. 그래서인지 바다를 강이라 표현해도 바다로 알아듣는 듯함.
41; 갯진질 ; - 잘피진질(해조류의 일종) 바닷가 갯들에 자람. 미역줄기 같은 색깔로 길다란 고무줄 처럼 생겨 먹기도 하고 뒷간에 쌓아두고 거름으로 쓰기도 함.
42. 깅물 통에 저본 빠졌다;- 설겆이 한 물(구정물) 통에 젖가락 빠졌다.
43. 강오;-탈곡기. 탈곡 소리에서 유래한 말인 듯.
44. 짓가닥; - 김치 가닥
45. 빼다지를 열어봐도 없을 거이다. 나가 아까 사진 깍구에다 너 낫을 거이다:- 서랍을 열어봐도 없을 것이다. 내가 아까 사진곽(사진액자)에 넣어 놓앗을 것이다.
* 까꾸: - 곽, 액자(격자)나 상자 따위를 말함(가꾸라는 일본어의 영향으로 추정됨)
46. 왐마~ 꾼내야!:- 오매! 구린내야!
47. 거슥: -거시기
48. 쉐람빤스;- 새로운 파스(옛날에 유행했던 붙이는 파스 이름)
* 쉐로: 새로 (새를 쉐로 발음)
49. 모방 창문으로 냉갈이 들어가불든마:- 모서리에 있는 방 창문으로 연기가 들어가 버리더구만
50. 져트랑에 공곳까지 나 있드란 말다: - 겨드랑이에 종기까지 나 있더란 말이다.
51. 아까는 쌕쌕하듬마 어느새끼 도구통도 못들고 먼일로 저라고 통 심을 못쓴다야?:- 아까는 생기 있게 힘이 넘치더니만 어느새 절구통도 못 들고 뭔일로 저렇게 통 힘을 못 쓴다냐?
52. *숟구락: - 숟가락 손구락:-손가락
53. 나가 그리 맨만하야?:- 내가 그렇게도 만만하니?
54. 무다이사 툭시발해 갖꼬 저라고 있다 시방:- 괜히 불만이 가득해서 저렇게 하고 있다 지금.
<계속>
첫댓글 ㅋㅋ 고맙습니다. 시에다 써먹어 볼게요..제가 쓰면 어설프려나...ㅠㅠ
마구 사용하여 보랑께요. 시는 무조건 일단 끼적이며 쓰고 봐야 합니다.자꾸 재고만 있음 안된당께^^
ㅎㅎ 사투리 많이 써먹어봐야겄네~~
아까와 아까와 항꾸네 다 못봐불겄네
조시인, 말은 삶의 질박한 정서이기 때문에 앵간찮게 쓰지 말고
조시인이 늘 써오던 착착 앵겨붙은 서울 말로 감칠맛 나게 써부씨요
^^ 참고하여 추가했슴다
어째야 쓰까 이~ 올리신 사투리 글 보담도 달린 댓글들이 더 재밌어 분당께요...^*^ 다들 잘 계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