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아침은 옵니다. 같은 아침이지만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 다르기에 다른 아침이라 생각하지만 6시 똑같은 아침입니다. 몸이 무거운지 아니면 더 자고 싶은 욕망인지 다들 늦게 일어났네요. 저도 늦어서 출발이 6시 30분이 되었습니다. 늦어서 실수해서 짜증나고 뭔가 잘못해서 큰일나지는 않습니다. 왜 늦었는지 돌아보는 거지요. 다행히 오늘은 20km밖에? 걷지 않습니다. 남은거리가 38km 걷기가 익숙해질법 하지만 여전히 다리는 무겁습니다. 그러나 기분은 좋네요. 그래서일까 달팽이 친구들도 잘 걷습니다. 보통 점심먹고 2ㅡ3시까지 걸었는데 4ㅡ5km 적으니 12시쯤 목적지인 뻬드로우소에 도착했습니다. 여기 알베르게는 같은 요금에 호텔수준입니다. 작은 방에 2ㅡ3명씩 머무르고 침대도 2층이 아니라 아주 편합니다.
달팽이 친구들의 개인용돈은 모두 똑같이 100유로입니다. 잃어버리거나 다른 곳에 헛되이 쓰거나 비슷하게 돈이 떨어질 때가 되었네요. 그러면 협상의 시간이 온 것이지요. 단체협상에 들어갑니다. 먼저 친구들의 토론 당연히 저는 빠집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협상. 순진한 친구들은 3끼 밥값만 요구합니다. 먹는것이 중요하겠지요. 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모두 다르지만 이제까지 사용했던 내역들은 협상근거가 되겠지요. 나름 요구하는 돈의 근거는 합리적입니다. 그러나 늘 헛점이 있는 법 예리한 꾸미를 이길 수는 없지요. 그전에 점심은 얼마주고 먹었나요? 그 금액을 주고 먹은 사람? 협상은 꼬이고 다시 토론하고 이어지는 협상. 하지만 늘 아이들 협상에서 저는 집니다. 달팽이 친구들 편인가봅니다. 친구들이 요구한 35유로에서 최종 금액은 40유로 협상이 잘 되었습니다. 돈을 어떻게 썼는지 돌아보면 참 좋아졌습니다. 처음엔 탄산음료에 과자를 많이 사먹지만 이제는 탄산음료는 거의 안사먹고 쥬스종류만 먹습니다. 과자는 아주 조금만 먹네요. 이날도 과일이 싸다며 많이 사오네요. 여긴 체리가 정말 싸고 맛있습니다. 나중에 개인협상을 하면서 돈의 개념에 대해 더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저도 늘 공부합니다. 돈이 전부가 될 수도 없지만 인생의 중요한 부분이지요. 어릴때부터 경제관념을 가르친다는게 기껏 용돈 기입장 쓰는 걸 가르치는게 한국의 교육수준이지요. 아이들이 돈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써야하는지 실수도 하면서 느끼게 해야합니다. 과연 돈이란 무엇일까요? 돌고 돌아서 돈이고 필요한 것을 살 수 있는 것.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지만 돈이 전부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하지요. 하지만 살아가는데 늘 돈때문에 싸우고 괴로워합니다. 저에게도 돈은 참 중요하지만 돈때문에 저의 인생을 저당잡히고 싶지는 않습니다. 꼭 필요한 곳에 사용하다보니 이제 적은 금액으로도 살 수 있더라구요. 그래서 버는 것 보다 쓰는 것(반대 개념으로 필요 이외 욕망에는 안쓰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때문에 현재를 저당잡힌체 돈만을 벌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겠지요. 첫 협상이후 아이들은 더 자세히 지출내용을 적고 짠돌이가 되지만 때론 친구들을 돕기도 합니다. 돌고 도는 돈, 잃어버리고 필요없는 것을 사기도 하고 욕심때문에 선물도 많이 사기도 하면서 배우는 것이겠지요.
이제 마지막날 남은 거리 19km 또 걷습니다. 익숙하다고 하지만 힘든것 비슷합니다. 오히려 마지막이라고 하니 더 힘드네요. 아침은 어제 슈퍼에서 산 과일 빵으로 먹었지만 카페(음식 음료 모두 파는 곳)에 가서 또 먹습니다. 잘 먹는게 좋지요. 저는 간단히 커피한잔 먹고 출발 아침이라 걷기 좋지만 휴가라 사람들이 정말 많네요. 사람들이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왜 순례자의 길에 한국사람들이 많이 오냐고 묻네요. 아마도 로망이 있나봅니다. 특별한 것 없지만 표지판이 잘 되어있고 경치가 좋고 숙박시설이 되어있어며 싼 것이 장점이겠지요. 무엇보다 걷는 것은 느리며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들지요. 안타까운 것은 이 길도 한국스타일이 있네요. 빠르게 많이 걷는 것이 경쟁처럼 느껴지네요. 달팽이 친구들은 적당히 걸었네요.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게 쉬고 걷고 놀고 이야기하며 재미있게 걸었습니다. 산티아고가 드디어 보입니다. 힘내서 곧바로 숙소부터 잡았습니다. 숙소에서 달팽이 친구들이 쉬는 동안 끼리랑 역에가서 기차표 예약부터 했네요. 약간의 실수도 했지만 잘 예약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14명을 예약해야하는 단체라 시간이 오래걸렸습니다. 예약 중간에 역무원 교대시간이 되었다며 5분 기다려라고 하면서 교대합니다. 다시 20분정도 걸려서 예약에 성공 하지만 작은 역이라 스페인페스 창구는 하나밖에 없어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7~8명이 30분 넘게 기다리지만 그 누구하나 제촉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미안한데 기차 직원도 기다리는 사람도 당연한듯 기다립니다. 항의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순간 우리는 너무 빠름에 익숙하구나라고 느껴지네요. 슈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이 걸려도 잔돈 하나까지 천천히 계산하는 모습을 보며 그들의 삶을 배웁니다.
숙소에서 가방없이 가볍게 산티아고 성당에 도착 순례자 증서를 받았습니다. 한눈에 다 보이지않는 성당 그 크기에 놀라며 다들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내일 또 오겠지요. 그리고 미사도 참석할 계획입니다. 매일 아침 5시 반에 일어났는데 내일은 미사외에 아무 할 일도 없이 놀 생각입니다. 이런게 여유이지요. 많은 것을 본다고 많이 남지 않습니다. 하나를 보고 또 보고 여운이 있어야 기억에 더 오래가고 더 감동이 늘어나지요.
순례자의 길 195km 9일간 일정 힘들었지만 더 친해지고 더 즐거웠던 순간이네요. 힘듦이 있어야 나머지 스페인 여행이 더 즐거울거라 생각합니다. 남은 기간 많이 보는 것보다 스페인의 다른 문화를 통해 아이들이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전 그저 그 길에 환경을 만들어주고 조용히 제 경험을 이야기해줄 뿐이지만 그것이 더 좋은 교육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기차타고 가면서 개인협상을 진행합니다. 각자 어떤 이야기를 할지 기대됩니다.
새벽길을 나서며..
빵을 먹으며 간단한 아침 해결.
첫 협상의 시간. 모이면 그냥 즐겁습니다.
산티아고 시내에 도착. 이제 다 왔다 친구들아~~
성당이 넚어서 어디가 입구인지 모르겠네요. 뒷편보고 다 왔다고 사진찍었는데 돌아가니 입구가 또 있네요.
증서 받고 나서 기념사진 촬영~~~
모두의 이름이 적혀있는 순례자 증서 잘 받았습니다. ㅎㅎ